판결요지
취업규칙 등에서 당연퇴직 사유에 대하여 다른 징계해고 등과는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연퇴직 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와는 달리 당연퇴직 처분을 함에 있어서 징계 등에서 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다.
회사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 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서울행정법원 제12부 판결
* 사 건 : 2013구합18063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A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1. B 2. C
* 변론종결 : 2014.01.23.
* 판결선고 : 2014.03.06.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지방공기업법 제49조 및 ‘A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8,980여 명을 사용하여 서울지하철 제1 내지 4호선의 건설 및 운영을 사업 목적으로 하는 공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B는 1997.4.30. 원고에 입사하여 전기통신사업소 소속 전기신호 담당 6급 주임으로, 참가인 C는 1992.6.1. 원고에 입사하여 궤도신호사업소 소속 전기신호 담당 5급 대리로 각 근무하던 사람들이다.
참가인 B에 대한 유죄판결 선고 및 확정
참가인 B는 2007.7.19.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피고인(참가인 B를 말한다)은 D 트라제액스지 승용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자인바, 2007.1.8. 09:00경 위 승용차를 업무로 운전하여, 서울 광진구 광장동 247의 22 소재 광장중학교 앞길을 워커힐동문 방면에서 광장중학교 방면으로 불상의 속도로 진행함에 있어, 그곳은 전방에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자동차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는 속도를 줄이고 전방 및 좌우를 잘 살펴 길을 건너는 사람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안전하게 운전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한 채 그대로 진행한 과실로, 때마침 진행방향 좌측에서 우측으로 위 횡단보도를 건너던 피해자 E(남, 69세)를 뒤늦게 발견하고 급제동조치를 취하였으나 미치지 못하고 위 승용차의 좌측 앞부분으로 피해자를 들이받아 그 충격으로 피해자로 하여금 서울 광진구 F 소재 G병원에서 가료 중 같은 달 11. 06:35경 두개골 골절로 인한 외상성 뇌경막하 및 뇌지주막하 출혈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의 범죄사실(이하 ‘제1 범죄사실’)로 금고 1년 및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2007고단583, 이하 ‘제1유죄판결’이라 한다)을 선고받았다.
위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하였으나 2007.10.11. 같은 법원에서 “피고인(참가인 B을 말한다)은 이 사건 범행 이전까지 아무런 전과 없이 성실히 살아온 점, 이 사건 사고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피고인이 이와 별도로 유족들을 위하여 2,000만 원을 공탁한 점, 피고인이 이사건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한 항소기각판결(2007노682)이 선고되었고, 2007.10.19.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참가인 C에 대한 유죄판결 선고 및 확정
참가인 C은 2010.5.25.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피고인(참가인 C을 말한다)은 2009.12.31. 17:00경 H 아반떼 승용차를 운전하여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대림대학 사거리를 안양 방면에서 서울 방면으로 그 도로 4차로를 따라 진행함에 있어 정지신호를 위반하여 진행한 업무상 과실로 피고인 진행방향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 진행신호에 따라 진행하던 피해자 I(46세) 운전의 J 오토바이의 왼쪽 측면 부분을 위 승용차의 앞 범퍼 부분으로 들이받아 그 충격으로 피해자로 하여금 약 1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발꿈치뼈의 개방성 골절상 등을 입게 하였다”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의 범죄사실(이하 ‘제2 범죄사실’이라 한다)로 금고 6월 및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2010고단333, 이하 ‘제2 유죄판결’이라 한다)을 선고받았다.
한편 참가인 C이 운전한 위 차량은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고, 참가인 C는 2010.3.18. 피해자 I와 참가인 C이 I에게 730만 원을 지급하고 I은 참가인 C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위 판결에 대하여 참가인 C이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하였으나 2010.7.27. 수원지방법원에서 항소기각판결(2010노2588)이 선고되었고, 참가인 C이 상고하였으나 2010.10.5. 대법원에서 상고기각결정(2010도10698)이 선고됨으로써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의 참가인들에 대한 당연퇴직 처분
원고는 2012.12.6. 및 2012.12.21. 두 차례에 걸쳐 참가인들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2012.12.21. 개최된 인사위원회에서 제1 유죄판결 확정을 이유로 참가인 B에 대한 당연퇴직 조치를, 제2 유죄판결 확정을 이유로 참가인 C에 대한 당연퇴직조치를 각 의결한 다음 같은 날 참가인들에게 “원고의 인사규정 제33조제1호에 의거하여 그 직을 면한다”는 내용의 각 당연퇴직의 인사발령(발령일자는 위 각 판결확정일에 맞추어 참가인 B에 대하여는 2007.10.19, 참가인 C에 대하여는 2010.10.5.로 하였다)을 통지(이하 ‘이 사건 각 당연퇴직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참가인들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및 구제명령
참가인들은 이 사건 각 당연퇴직 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3.1.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이하 ‘서울지노위’라 한다)에 각 부당해고 구제신청(참가인 B은 서울2013부해70호, 참가인 C은 서울2013부해69호)을 하였고, 서울지노위는 2013.2.26. 이 사건 당연퇴직처분이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고에게 “원고는 참가인들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구제명령(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13.3.15.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라 한다)에 이 사건 구제명령에 대한 재심을 신청(중앙2013부해231)하였고, 중노위는 2013.5.28. “이 사건 각 당연퇴직 처분의 근거인 인사규정은 적법·유효하고, 위 각 당연퇴직 처분에 절차상 하자는 존재하지 아니하며, 원고가 위 각 당연퇴직 처분을 함에 있어 해고사유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나, ① 집행유예의 확정판결을 받은 범죄는 비록 그 죄가 가볌다고 할 수는 없으나 본질상 과실에 의한 범죄로서, 불구속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아 현실적인 노무제공에 장애가 발생하지 않았던 점, ② 참가인들의 범죄행위와 그들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기술직, 전기신호) 사이의 관련성 내지 사업장의 안전이나 질서유지에 대한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원고의 직원들에게도 일반 사기업 소속의 직원들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하더라도 과실에 의한 범죄로 인하여 참가인들의 도덕성 자체를 부인할 만한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사회통념상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한 고용관계의 계속이 어렵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각 당연퇴직 처분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에 규정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위 각 당연퇴직 처분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8호증, 을나 제1호증의 1 내지 3, 을나 제3호증의 1, 2, 을나 제4호증, 을다 제1 내지 4호증, 을다 제5호증의 1 내지 3, 을다 제7, 8호증, 을다 제9호증의 1, 2, 을다 제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제1, 2 범죄사실로 인한 피해가 중대한 점, ② 참가인 B의 업무에는 야간에 모터카를 타고 다니면서 전차선을 점검하는 업무가 포함되어 있고, 참가인 C의 주된 업무는 열차자동운전장치 시스템에 대한 유지·보수 등 신호업무이므로, 제1, 2 범죄사실은 참가인들의 담당 업무와 관련성이 있는 점, ③ 원고는 무면허음주운전으로 징역4월 및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직원, 음주운전 등으로 금고 8월 및 집행유예 1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직원, 각종 범죄행위로 인하여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은 직원에게 모두 당연퇴직 처분을 한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당연퇴직 처분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므로,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별지 생략>
판 단
원고의 인사규정 제17조제4호에서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기간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를 직원채용의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같은 인사규정 제33조제1호에서는 “직원이 제17조 각 호(다만 제5호는 제외)에 해당하게 된 때”에 당연퇴직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 B을 금고 1년 및 집행유예 2년에 처하는 제1 유죄판결이 2007.10.19. 확정된 사실, 참가인 C을 금고 6월 및 집행유예 2년에 처하는 제2 유죄판결이 2010.10.5.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참가인들은 원고의 인사규정 제33조제1호, 제17조제4호의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한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 B은 자신이 제1 유죄판결에 관하여 2008.8.15. 형 선고실효 사면 및 특별복권을 받았으므로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을나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 B이 그 주장과 같은 형 선고 실효 사면 및 특별복권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사면법 제5조제2항에 의하면 형의 선고에 따른 기성의 효과는 사면, 감형 및 복권으로 인하여 변경되지 아니하고, 이는 사면의 효과가 소급하지 아니함을 의미하는 것인바(대법원 1993.6.8. 선고 93다852 판결 참조), 제1 유죄판결 확정으로 참가인 B이 이미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하게 된 이상 위 형 선고 실효사면 및 특별복권으로 인해 그와 같은 효과가 소멸하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참가인 B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 C은 원고가 자신에 대하여 당연퇴직 처분을 하면서 통지 및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당연퇴직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취업규칙 등에서 당연퇴직 사유에 대하여 다른 징계해고 등과는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연퇴직 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와는 달리 당연퇴직 처분을 함에 있어서 징계 등에서 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7.14. 선고 95다1767 판결). 원고와 A노동조합이 2012.12.10. 체결한 단체협약 제36조, 제37조에 의하면 원고는 조합원을 징계할 때 출석요구서에 징계사유 및 징계양정을 표시하고 상벌(인사)위원회 개최 7일 전까지 본인 및 조합에 날짜, 명단을 통보하며, 상벌(인사)위원회는 징계대상 조합원이 지정하는 조합간부 1인의 변론기회 부여 및 증인신청 요청시 상벌(인사)위원회 위원장이 이를 판단하여 허용한다고 규정되어 있을 뿐 위 단체협약, 원고의 취업규칙, 인사규정에 직원에 대한 당연퇴직 처분시 사전통지 및 소명의 기회 부여를 요구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는 참가인 C에게 당연퇴직 처분을 하면서 사전통지 및 소명의 기회를 부여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이어서 참가인 C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들은 이 사건 각 당연퇴직 처분이 원고의 인사규정 제52조제1항의 징계시효를 도과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연퇴직은 통상해고의 일종이므로 징계시효가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어서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회사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 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3.10.26. 선고 92다54210 판결).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서 알 수 있는 아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당연퇴직 처분에 근로기준법 제23조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들이 범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는 과실로 인한 범죄이다. 또한, 비록 제1 범죄사실로 피해자 E이 사망하였고 제2 범죄사실로 피해자 I이 전치 16주의 상해를 입어 그 각 피해가 중대하기는 하나, 참가인 B은 피해자 E의 유족들을 위하여 2,000만 원을 공탁하였고 참가자 C는 피해자 I에게 73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하는 등 각 피해회복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들이 제1, 2 유죄판결을 선고받음으로 인해 원고의 명예나 신용에 어떠한 악영향을 끼쳤다고 볼 근거가 없다.
통상해고는 근로자의 일신상 사유에 의한 해고로서 여기서 ‘일신상 사유’란 계약상의 급부 의무의 이행에 필요한 정신적·육체적 또는 기타의 적격성을 현저하게 저해하는 사정이 근로자에게 발생하여 그 결과 근로자가 사업장 안에서 자신의 지위에 상응하여 정당하게 요구되는 업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없게 된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 참가인들이 원고에서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을 보면 제1, 2 유죄판결 확정과 참가인들의 업무수행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각 당연퇴직 처분은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같이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이승한
판사 곽상호
판사 지창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