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참가인 공사(한국농어촌공사)는 청렴성이 강조되는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하청업체로 부터 공사감독 과정 전반에 대하여 편의를 봐준다는 명목으로 현금 300만 원을 건네받아 기소되었고 법원은 원고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하였는바, 현금 3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의 돈을 뇌물로 받은 것으로서 그 비난의 정도가 크다. 원고는 자신이 형사절차에서 형을 선고유예 받았으므로 비난가능성이 낮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형을 선고유예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파면 처분을 받았다는 사정이 참작되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위 선고유예의 판결을 근거로 징계양정의 과다함을 지적하는 것은 적절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참가인의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43조제1항 [별표 6]의 「금품 향응수수 징계양정기준」은, 2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의 금품수수 행위에 대하여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는 파면의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시행세칙 제44조제1항 단서는 금품수수 비위행위에 대하여는 징계를 경감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기준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참가인이 앞서 본 비위사실을 원인으로 원고를 파면에 처하였다 하여 참가인이 자신에게 허용된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 서울행정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13구합18230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A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한국농어촌공사
* 변론 종결 : 2014.10.01.
* 판결선 고 : 2014.11.07.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86.7.1. ○○농지개량조합(2000.1.1. 농업기반공사에 합병되면서 참가인과 같은 형태와 명칭을 갖게 되었다)에 입사하여 2008.1.1.부터 참가인의 강원지역본부 ○○ 지사 지역개발팀에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08.1.2.부터 2010.1.2.까지 참가인이 발주한 ○○시 B에 있는 C지구 개보수 공사의 주감독관 직책을 수행하면서 위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공사 진행 및 안전 관리 등의 업무를 지도·감독하였다. 그러던 중 원고는 2008.11.12. 15:00경 위 공사의 하청업체인 D 소속 현장소장 E에게 공사감독 과정 전반에 대하여 편의를 봐준다는 명목으로 D로부터 현금 300만 원을 건네받았다.
원고는 위와 같은 범죄사실로 2012.3.16. 기소되었고(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12고단305), 2012.7.17. 제1심 법원은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하였으나, 원고의 항소(대구지방법원 2012노2353)에 따른 항소심 법원은 2013.1.24. 원고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하였다.
참가인은 2012.10.29. 원고를 파면(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한다)에 처하였다. 원고는 2013.1.10.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면서 이 사건 징계는 그 징계시효가 도과되었을 뿐만 아니라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는 취지로 다투었다.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13.3.7. 징계시효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징계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판정을 내렸다.
이에 참가인이 2013.3.2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3.6.5. 이 사건 징계의 징계시효가 도과되었다고 볼 수 없고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위 초심 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 신청을 기각하는 취지의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내렸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3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52조에 따르면 징계의결의 요구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면 하지 못한다. 원고가 뇌물을 수수한 날은 2008.11.12.인데 참가인은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12.10.10.이 되어서야 비로소 징계의결을 요구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는 징계시효가 도과한 비위사실을 대상으로 한 징계로서 부적법하다.
징계시효가 도과하지 않았다 하여도, 원고가 뇌물을 먼저 요구한 것이 아니고, 그 수수금액도 적으며, 20년 넘게 참가인을 위해 근무하는 등의 참작사유가 있다. 원고에 대한 형사판결 또한 이러한 점을 참작하여 원고에게 선고유예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원고에게 가장 무거운 징계인 파면을 내렸는바, 이 사건 징계는 원고가 저지른 비위행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하다 할 것이어서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판단
징계시효의 도과 여부
갑 제3호증, 을나 제l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해보면,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52조는 원래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면 징계요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였는데 참가인이 2009.6.1. 이를 개정하여 일반적인 비위사실에 대하여는 징계시효를 2년으로 단축하고,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에 대하여는 징계시효를 5년으로 연장하여 이를 위 개정일부터 시행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처럼 원고가 뇌물을 수수하였을 당시에는 해당 비위사실에 대한 징계 시효가 3년에 불과하였는데, 그 후 인사규정이 개정되어 징계시효가 5년으로 늘어났다. 피고와 참가인은 비위행위 시로부터 5년 내에 이루어진 이 사건 징계는 위 개정 인사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인사규정상 징계시효가 도과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의 비위사실이 일어난 후에 개정된 인사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불소급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사업자가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하면서 시행일을 정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취업규칙은 정해진 시행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므로 징계사유의 발생 시와 징계절차 요구 시 사이에 취업규칙이 개정된 경우에 경과 규정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징계절차 요구 당시 시행되는 개정 취업규칙과 그에 정한 바에 의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 개정 취업규칙이 기존의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적용대상으로 하면서 근로자에 대한 징계시효를 연장하는 등으로 불리한 법률효과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러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가 개정 취업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완성 또는 종결된 것이 아니라면 이를 헌법상 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되어 근로기준법 제96조제1항에 따라 효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6.12. 선고 2013두25382 판결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참가인의 징계시효에 관한 인사규정은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한 기존의 징계시효가 도과하기 전인 2009.6.1. 개정되었으므로 비록 원고의 비위행위 이후에 징계시효가 연장되었다 하더라도 연장된 징계시효를 원고의 비위행위에 적용하는 것이 헌법상 불소급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고, 달리 원고의 신뢰보호를 위하여 위 개정 인사규정의 적용을 제한할 여지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징계가 이루어질 당시에 시행 중이던 인사규정이 적용되어야 하는바, 위 인사규정 제52조에 따르면 금품 수수와 같은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는 5년이므로, 원고가 비위행위를 저지른 날(2008.11.12.)로부터 5년 이내에 이루어진 이 사건 징계는 징계시효 내에 이루어졌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5.4.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살피건대, 갑 제3호증, 을나 제2호증의 3, 을나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앞서 본 비위사실을 원인으로 원고를 파면에 처하였다 하여 참가인이 자신에게 허용된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근무한 참가인 공사는 「한국농어촌공사 및 농지관리기금법」에 따라 자본금 전액을 국가가 출자하여 설립된 공사로서 농어촌정비사업과 농지은행사업을 시행하고 농업기반시설을 종합관리하며 영농규모 적정화를 촉진함으로써 농업생산성의 증대 및 농어촌의 경제·사회적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국가가 출자하고 공익의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참가인 공사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으로서 그 임직원은 업무수행에 있어 공공성 및 청렴성이 특히 요구되는 관계로 같은 법 제53조에 따라 형법상 수뢰죄 등을 적용함에 있어 공무원으로 의제되고 있다.
참가인의 「임직원 행동강령」 제15조는 금품 수수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고, 참가인이 발주한 공사에 관한 감독업무에 관한 지침을 담은 「공사감독 업무지침」 제8조제6항도 원고와 같은 감독원으로 하여금 「임직원 행동강령」을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은 위와 같이 내부규정으로 청렴성을 강조하는 것 외에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윤리경영 사이버교육을 실시하는 등 임직원들로 하여금 업무수행에 있어 청렴성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원고 또한 참가인이 추진한 윤리의식 제고를 위한 사이버교육을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총 7회 받았으며, 2008.8.1.부터 같은 달 31.까지 “윤리경영에 항로를 묻다”라는 사이버 교육을 이수하였다.
위와 같이 참가인 공사는 청렴성이 강조되는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현금 3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의 돈을 뇌물로 받은 것으로서 그 비난의 정도가 크다. 원고는 자신이 형사절차에서 형을 선고유예 받았으므로 비난가능성이 낮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형을 선고유예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파면 처분을 받았다는 사정이 참작되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위 선고유예의 판결을 근거로 징계양정의 과다함을 지적하는 것은 적절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참가인의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43조제1항 [별표 6]의 「금품 향응수수 징계양정기준」은, 2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의 금품수수 행위에 대하여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는 파면의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시행세칙 제44조제1항 단서는 금품수수 비위행위에 대하여는 징계를 경감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기준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징계가 적법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승택
판사 하정훈
판사 김태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