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 회사가 참가인을 채용할 당시에는 인사규정 등이 마련되지 않아, 원고 회사와 참가인은 근로계약기간을 정하지 않는 대신 향후 제반규정이 제정되면 이에 따르기로 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 모든 직원을 2년 계약직으로 채용한 후 기간 종료 시 심의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인사규칙이 제정되었고 이에 따라 참가인을 비롯한 기존 직원들의 근로계약기간을 2년으로 변경하게 되었는데, 참가인은 B팀장으로 근로계약기간 변경 업무를 주관했던 자로서 그 변경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 변경에 동의하였던 것이므로 근로계약기간의 변경에 대한 동의는 참가인 진의(眞意)에 의한 것으로 유효하다.
2)「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은 사용자로 하여금 2년 내에서는 자유롭게 계약기간을 정하여 유연하고 효율적인 고용을 가능케 하면서도, 제2항에서 2년 이상 사용된 기간제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전환시켜 근로자를 보호함으로써, 사용자의 이익과 근로자의 이익을 균형 있게 형량하고 있으므로,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는 참가인과 같이 근로기간이 2년이 안 된 기간제 근로자에게는 판례상 인정되어 오던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고, 원고 회사는 참가인에 대한 갱신을 거절하기 이전에도 직원 중 일부에 대하여 정규직 전환 없이 당연퇴직시킨 바 있어, 참가인은 2년 후에 정규직으로 당연 전환될 것이라고 신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가사 참가인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 회사의 인사규정에 따르면 최초 2년의 계약기간이 종료될 때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규직원 임용 여부를 결정하고 징계를 받은 자는 정규직원 임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참가인은 2012. 5. 8. 견책의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원고 회사는 그를 정규직원으로 임용하지 않았던 것이고, 참가인의 2011년도 근무평정이 매우 낮고 업무상 실수나 불성실한 근무태도로 인하여 견책처분이 아니었더라도 정규직 임용은 되지 않았을 것이므로, 참가인에 대한 갱신거절은 정당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사실
원고 회사는 2010. 5. 14. 설립되었고, 주식의 100%를 정부출연기관인 이 사건 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다.
원고 회사는 2010. 6. 10. 참가인을 B팀장으로 채용하면서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B팀의 소관 업무는 예산 및 회계, 자금관리, 일반행정(인사, 구매, 자산관리, 홍보 등), 투자 관련 업무 지원 등이다.
원고 회사의 인사규정(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은 참가인이 입사한 이후인 2011. 4. 19. 제정되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취업규칙은 그 제정일인 2011. 4. 19.부터 시행하도록 규정(부칙 제1조)하고 있었는데도, 원고 회사는 참가인을 비롯하여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기존 직원들에 대하여도 이 사건 취업규칙의 내용에 부합하도록 계약기간 2년의 계약직 근로계약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였고, 참가인은 인사업무의 주무부서인 B팀의 팀장으로서 계약직 전환의 세부내용을 마련하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등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일을 담당하였다.
참가인을 포함한 정규직으로 입사한 직원들과 원고 회사는 2011. 5. 26. 내부 협의를 진행하였는데, 그 진행과정에서 회사는 '입사일로부터 2년이 경과되기 2개월 전 인사위원회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계약직으로 전환하여도 복리후생, 승진 및 퇴직금 반영 등의 조건은 동일하게 한다'는 조건을 제시하였고, 이에 대하여 직원들은 '정규직 전환에 있어 B팀에서 평가 기준과 지표를 마련하여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 등을 요구하였으며, 양측은 '입사 시 체결되었던 정규직 고용계약 조건에서 계약직 고용계약 조건이라는 불합리한 재계약이 체결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취업규칙의 내용과 고용계약서의 내용을 일치시키고 고용과 관련한 사회적 분위기에 동조하고자 고용계약을 재체결하는 것이며 이에 재계약 체결에 동의하고 본 재계약 체결건이 완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에 합의하였다.
참가인은 이러한 합의에 따라 2011. 6. 1. 기존의 근로계약기간을 2년으로 변경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변경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계약기간은 그 시기를 입사일로 소급하여 2년(2010. 6. 10. ~ 2012. 6. 9.)으로 정하였다.
원고 회사와 직원들은 2011. 6. 7. 내부 협의에서 논의되고 합의된 사항을 정리한 문서를 공증하였다.
한편, 원고 회사는 2011년 7월경 신한회계법인에 회사경영에 대한 진단을 의뢰하였고, 위 회계법인은 회사 설립 시부터 2011. 6. 30.까지 기간에 대한 원고 회사의 경영활동에 대하여 실사를 하고 2011. 8. 10.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기재한 보고서(이하, '경영진단 보고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2012. 3. 26. 개최된 원고 회사의 정기 이사회는 위 경영진단결과에서 지적된 사항에 관하여 관련자를 징계조치하고, 그 결과를 대표이사가 다음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하였다.
원고 회사는 2012. 4. 3. 참가인에 대한 징계 및 정규직원 임용 등의 안건을 의결하기 위하여 제1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이사회의 징계요구와 관련하여 참가인만을 징계하기로 결정하고 징계의 수위는 다음 인사위원회에서 참가인의 진술을 듣고 판단하기로 하였고, 징계가 결정된 참가인에 대한 정규직원 임용 심의 건은 징계를 받은 자는 정규직원 임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이 사건 취업규칙에 따라 안건에서 제외되었다.
원고 회사는 2012. 4. 12. 제2차 인사위원회를 열어 참가인의 소명을 들은 후 견책을 의결하였고, 참가인의 재심청구에 따라 2012. 5. 3. 제3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견책처분을 최종 의결하였다. 인사위원회가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은 사항과 이에 관한 경영진단 보고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13호증(가지번호가 있는 서증의 경우 가지번호 각 포함),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변경계약의 효력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는데(대법원 2005. 9. 9. 선고 2005다34407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근로관계에 관한 주무부서인 B팀 팀장으로서 근로계약기간 변경에 관하여 직원들과 원고 회사 사이의 의견을 조율하고 이 사건 변경계약의 초안을 작성하는 등 근로계약기간 변경의 의미 등에 대하여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에 동의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 사건 변경계약의 체결이 참가인의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의 정규직원 임용에 대한 기대권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해당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해당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① 참가인은 최초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되었던 점, ② 이 사건 취업규칙은 참가인이 입사한 후에 제정·시행된 것이어서 참가인으로서는 회사의 계약직 전환 요구를 따라야 할 법률상 의무도 없고, 이에 따른 반대이익도 특별히 존재하지 않는 상황(원고는 기지급된 2010년도 상여금을 재산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직원들이 근로계약변경에 동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갑 제16호증의 기재, 증인 C의 증언이 이에 부합하나, 갑 제9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회사는 2011. 5. 26. 직원들과의 내부 협의에서 근로계약기간 변경되더라도 2010년도 상여금 액수는 재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켰던 점에 비추어, 기지급된 2010년도 상여금을 문제삼지 않는다는 것이 계약변경의 반대급부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러한 사항이 계약직 전환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라고 보이지도 않는다)에서도 회사의 처지나 사규의 통일적 적용 등을 위하여 이 사건 변경계약에 동의하였던 점, ③ 참가인의 재직 중 제정·시행된 이 사건 취업규칙에 의하더라도, 원고 회사는 모든 직원을 우선 계약기간 2년 이내의 계약직 근로자로 채용하고 2년이 종료될 때 심의를 거쳐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어 최초 2년의 계약기간은 그 후의 계속고용을 전제로 한 수습기간 또는 관찰기간의 의미를 지니는 점, ④ 이 사건 취업규칙 제12조 제4항은 정규직 임용의 절차와 결격사유 등을 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참가인은 채용 시 보장되었던 정규직 근로자의 지위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다시 회복되어 계속고용이 보장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진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원고는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는 갱신기대권의 법리가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나, 기간제 근로계약을 반복 갱신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장기간 사용함으로써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해고제한 제도를 회피하려는 시도에 법적 제한을 가하여 근로자의 고용을 보호하고자 한 기간제법 제4조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기간제법 제4조를 오히려 기간제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갱신기대권을 제한하는 근거로 해석할 수는 없으며, 기간제법 하에서도 취업규칙의 내용이나 사용자의 언동 등에 의해 갱신에 대한 기대권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갱신거절의 정당성
징계처분을 이유로 한 갱신거절의 정당성
원고 회사는 경영진단 결과 지적된 업무추진비 추가집행, 클린카드 사용원칙위반, 2010년 3분기 정기이사회 미개최, 이사회 승인 없는 임원대여금 집행 및 연봉인상 결정, 인상된 연봉의 부당 소급 지급 등의 사항이 B팀장인 참가인의 책임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사유로 징계처분을 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① 위 경영진단 결과는 참가인 개인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관리부서 전체에 대하여 문제점을 지적한 것에 불과하고, 문제된 사안들은 임원들과 직접 관련되어 있거나(업무추진비, 임원대여금, 클린카드,<1> 정기 이사회 개최) 참가인이 임의로 처리할 수 있는 사항(연봉 인상 및 소급지급)이 아닌 점(갑 제15, 16호증, 갑 제17호증의 4의 각 기재, 증인 D, C의 각 증언만으로는 참가인이 이러한 사항을 임의로 처리하였거나 처리과정을 주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② 그럼에도 인사위원회는 위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참가인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설명하지 않은 채 단지 참가인이 위 징계사유와 관련된 업무를 총괄하는 B팀장이라는 이유로 참가인 1인에 대하여만 징계처분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취업규칙은 '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을 징계의 유형으로 규정하고(제28조), '견책은 태만 또는 과실로 인하여 징계사유가 생긴 경우'로 규정하고 있어(제34조) 견책은 이 사건 사규에 따른 징계 중 가장 가벼운 유형의 징계로 보이는데, 원고 회사는 참가인에 대하여 가장 가벼운 징계인 견책을 선택하고도 곧바로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정규직 임용심사에서 탈락시킨 점, ④ 징계사유 중 정기이사회 미개최, 임원대여금, 연봉인상에 관한 사항은, 징계처분을 정규직원 임용의결격사유로 규정한 이 사건 취업규칙이 제정되고 참가인이 이 사건 변경계약에 동의하기 이전에 발생한 사유인데도(그 이후 기간에 대한 징계사유는 클린카드 건과 37,665원의 업무추진비를 초과 집행한 것 등 경미한 사항뿐이다) 원고 회사는 이 부분까지 징계사유로 하여 견책처분을 받은 것을 정규직 임용에 대한 결격사유로 기계적으로 적용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회사가 정규직원 임용에 대한 기대권을 가지는 참가인에 대하여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거치지 않고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에 기초한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23조가 금지하고 있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해당한다.
인사평정 결과 등에 따른 갱신거절
원고 회사는 견책처분을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정규직원 임용심사 자체를 진행하지 않아 인사평정결과나 참가인의 근무태도는 갱신거절을 함에 있어 전혀 고려된 바 없으므로, 원고 회사는 인사평정 결과 등을 갱신거절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주장할 수 없다.
소결
따라서 참가인에 대한 갱신거절을 부당해고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택(재판장) 이병희 김태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