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3. 4. 10. 원고에게 한 유족급여장의비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망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배우자로서, 망인은 2012. 10. 10. 구 미시 시미동 169번지에 소재한 주식회사 영파워시스템(이하 '영파워시스템'이라 한다)에 생산직 근로자로 채용되어 약 3개월 동안 근무하던 중, 2013. 1. 17. 21:30경 휴게실에서 작업장으로 돌아오다가 쓰러져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해'라 한다).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유족급여 및 장의비지급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13. 4. 10.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고, 이에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의 심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의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13. 7. 11. 최종기각결정을 받았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모두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망인은 3교대 근무로 인해 근로기준법상 보장되는 휴일을 보장받지 못한 채 휴식 없이 변경된 교대근무에 투입되는 등 열악한 근로조건에 근무하면서 육체적·정신적 과로가 누적되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므로 이 사건 재해와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관계 법령
별지와 같다.
판단
망인의 근로관계 및 업무내용
근무내역 및 직업력
입사일 : 2012. 10. 10.
근무형태 : 3교대근무제로서 주1회 휴무일이다.
근무시간 및 휴게시간
조반 : 근무시간 07:00부터 15:00까지(실근무시간 7시간 30분, 휴게시간 30분)
야반 : 근무시간 22:30부터 07:00까지(실근무시간 7시간, 휴게시간 30분)
석반 : 근무시간 15:00부터 22:30까지(실근무시간 7시간, 휴게시간 30분)
망인의 업무내용
업무내용 : 폴리에스터 원사 묶음의 끝부분을 수작업으로 매듭처리하는 공정
세부업무내용
실(폴리에스터 원사)이 지관에 자동적으로 감겨 12묶음을 실을 수 있는 대차에 자동 안착되어 망인에게 전달되면, 망인이 개별 묶음의 실 끝을 찾아 에어서커(실을 빨아들이는 장치)에 실끝을 투입하여 1분정도 당겨낸 뒤, 매듭을 하여 출고장소로 대차를 밀어 제품을 이동하는 작업이며, 1대차당 작업하는 시간은 약 4-5분 정도이고, 통상적으로 하루에 45-50대차를 작업한다.
망인의 업무는 연속공정은 아니고 대차에 제품이 실려 나왔을 때에만 작업하는 업무이다. 휴식시간은 1일 3-4회 정도 각 1회에 10-20분 정도 개별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작업은 계속 서서 하여야 한다.
3교대 근무는 5일에 한번씩 근무하는데, 조반에서 야반으로 변경될 경우에는 31.5시간의 휴식시간 후 조반근무를 하고, 야반에서 석반으로 변경될 경우에는 8시간의 휴식시간 후 석반근무를 하며, 석반에서 조반으로 변경될 경우에는 8.5시간의 휴식 후 조반근무를 하게 된다.
망인은 2012. 10. 10. 입사 이후부터 재해발생일인 2013. 1. 17까지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불과 2일(2012. 11. 19., 2012. 12. 26.)만 휴무하고 계속하여 출근하였다.
망인의 주당평균근로시간은 2012년 10월 60.4시간, 11월 57.7시간, 12월 57.4 시간이었다가 2013. 1. 2. 부터 같은 달 4.까지 및 같은 달 10. 4시간씩 연장근무하는 등 2013년 1월 65.9시간으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의학적 소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감정서
신체 전반에서 심폐소생술 소견 외에 특기할 손상을 보지 못하는 점, 심장에서 고도의 관상동맥경화 소견을 보이는 바, 이러한 심장병변이 있는 경우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급성 증상이 발생하여 심장의 이상으로 사망할 수 있는 점, 심장 병변 외에 사망에 이를 만한 다른 질병을 보지 못하는 점, 혈액 및 위 내용물에서 사망과 연관시킬 만한 독물이나 약물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 점, 기도 내강에서 소량의 이물을 보나, 이는 심장의 이상으로 사망하는 과정에서 위 내용물이 역류되어 나타난 현상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망인의 사인은 관상동맥경화에 의한 급성심장사로 판단된다.
급성심장사는 해부학적으로 증명되는 심장의 질병 유무와 관계없이 사망시간이나 양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급성 증상이 발생하여 짧은 시간(1시간)내에 의식소실과 함께 심장의 이상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고, 심장성돌연사라고도 한다.
급성심장사의 원인질환 중 80% 정도가 관상동맥질환이고, 심근비대, 심근질환(심근염, 심근증), 심전도계 장애, 심장판막질환, 선천성 심질환 등 거의 모든 심장질환이 원인이 된다.
급성심장사와 같은 내인성급사는 수면이나 휴식과 같은 안정시보다는 어떠한 자극이 가하여졌을 때 비교적 잘 일어나는데, 법의학에서는 이러한 자극을 사인과 대비하여 유인이라고 한다.
신체에 스트레스를 가할 수 있는 육체적 자극이나 정신적 자극은 모두 유인이 될 수 있고, 육체적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도 물론 급성심장사의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문의 의견서
재해 발생 당시 최근의 특이한 과로의 소견은 관찰되지 않은 것으로 사료된다.
의사 D의 진료기록감정결과
부검 소견에 좌전방 관상동맥은 심한 동맥경화 소견이 있었으나 기타 장기에는 사인이 될만한 뚜렷한 이상 소견이 없었고, 사망경과로 보아 증상 발현후 수시간 이내 사망하여 급사에 해당되며 의학적으로 급사의 원인 중 70-80%가 심혈관질환이며 이중에서도 급성심근경색증 대부분이므로 망인의 사인은 관상동맥 질환에 의한 급성심근경색증이다.
급성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에 동맥 경화증으로 생긴 경화반의 파열로 생긴 혈전에 의해 관상동맥이 갑자기 폐쇄되어 심근에 비가역적 허혈성 괴사가 생기는 질병이다. 관상동맥에 동맥 경화를 생기게 하는 여러 가지 위험인자가 있고, 그 중 주요위험인자로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당뇨병이 의학적으로 증명되어 있으며 기여도가 적은 위험인자로 비만,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이 알려져 있다. 기존에 관상동맥질환에 있는 환자에서 질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유발인자)으로 만성적으로 심한 육체적 활동, 정신적 스트레스, 외부기온의 변화(기온 저하), 과음, 과식 등등 여러 가지 있으나 유발인자가 없거나 명백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스트레스가 만성적으로 지속되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혈관 수축과 혈압, 맥박을 상승시키는 호르몬 및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가 증가되므로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심근경색증 발생에도 기여할 수 있다.
기존에 관상동맥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있다면 질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심근경색증 발생에도 기여할 수 있음
급성심근경색증에서 관상동맥의 급성폐쇄로 심근허혈 및 손상이 생겨 이로인해 심실빈맥과 심실세동과 같은 악성 부정맥이 생기면 심정지가 생긴다. 급성심근경색증의 사망률은 병원도착 1시간 이내 15-20%이고, 30일 이내 사망률도 30%로 사망률이 높다.
앞서 채택한 증거들, 갑 제3 내지 12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 정한 '업무상의 재해'라고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다.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두12844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하여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함으로써 사망에까지 이르렀다고 추단할 수 있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망인은 일용직 업무에 종사하다가 2012. 10. 10. 영파워시스템에 입사하여 3교대 근무를 바로 수행하였기 때문에 업무환경 변화로 인한 육체적, 심리적 부담이 상당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조반에서 야반으로 야반에서 석반으로 석반에서 조반으로의 순서에 따라 교대근무가 이루어졌고, 조반에서 야반으로 변경될 경우 31.5시간을, 야반에서 석반으로 변경 시에는 8시간을, 석반에서 조반으로 변경될 경우에는 8.5시간을 휴식한 후에 근무조를 변경하여 교대 근무가 이루어졌는데, 망인은 생산라인의 교대근무 특성상 근무시간보다 30분 일찍 출근하고, 퇴근시간 또한 교대근무자가 도착한 후 퇴근하기 때문에 10분 내지 20분 늦어지는 점과 망인의 출·퇴근시간(왕복 1시간 거리)을 고려하여 보면, 망인은 특히 야반에서 석반으로, 석반에서 조반으로 변경되는 경우 충분한 휴식이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교대근무가 이루어졌다고 보이고, 이로 인한 육체적 스트레스가 상당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망인은 이 사건 재해 발생 3개월 전에 입사하여 근무환경에 적응이 되지 않은 상태였을 뿐만 아니라, 영파워시스템에 입사한 후 3개월 수습기간 동안 단 2일만 휴무하였다. 또한, 망인은 2012. 12. 27.부터 사망시까지 20일 이상 하루도 휴무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2013. 1.경 4시간의 추가근무마저 3일간이나 하게 되어 이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인 피로가 상당히 누적된 상태로 보인다. 특히 영파워시스템은 수습기간 중 근무태도, 업무 수행능력, 자질, 성실성, 건강상태 등을 종합하여 평가한 뒤 정식 근로계약의 체결여부를 정하기 때문에 망인이 개인별 휴게시간을 자유로이 이용하기에 쉽지 않았으리라고 보인다.
망인에 대한 의학적 소견들은 이 사건 재해와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밝히진 못하고 있으나, 스트레스가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혈관 수축과 혈압, 맥박을 상승시키는 호르몬 및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가 증가되므로 심근경색증 발생에도 기여할 있다는 소견이다. 또한, 순환 교대근무 근로자는, ① 1주기 리듬이 교란되고, ② 순환하는 교대근무 근로자들은 순환하지 않는 근무자들에 비하여 심리적인 업무부하량이 많고 업무재량도 더 낮으며, ③ 교대근무자들의 생활습관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심장질환의 발생률이 높다는 의학 연구도 있다.
망인은 평소 흡연을 하였으나 당시 급성심장사를 일으킬 만한 다른 질환으로 인한 치료를 받은 적은 없었고, 평소 건강상 별다른 문제없이 정상적인 근무를 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망인을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만한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병수(재판장) 김재령 김태균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13구합61814
판결선고
2014. 12. 12.
서울행정법원
제3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