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4. 6. 20. 선고 2013구합6524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불교의 교리 및 부처님의 법을 홍보를 목적으로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130여명을 고용하여 방송사업 및 부대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은 1997. 1. 27. 원고 재단에 입사하였다.

나.

원고 재단에는 'A노동조합'(이하 '제1노조'라 한다)과 '재단법인 A 희망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이 있다. 참가인은 2007년, 2008년, 2010년에 제1노조의 위원장을 역임하였는데, 2011년도 제1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낙선하자 2012. 11. 1. 이 사건 노동조합을 설립하여 그 위원장으로 취임하였다.

다.

참가인은 2012. 11.말경부터 이 사건 노동조합 명의로 원고 재단 및 원고의 사장 C을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원고 재단의 건물 내에 수차례 게시하였다. 이에 원고 재단은 2013. 1. 3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이 원고 재단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등의 사유로 참가인에게 대기발령 2개월의 징계(이하 '이 사건 제1차 징계'라 한다)를 하였다. 참가인에 대한 위 징계는 2013. 2. 18. 개최된 재심인사위원회에서 확정되었다.

라.

그럼에도 참가인은 계속하여 원고 재단 및 C 사장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게시하였고, 2013. 3. 25.부터 같은 달 28.까지는 원고 재단이 있는 건물의 정문 앞에서 천막을 세우고 단식 농성을 하였다.

마.

이에 원고는 2013. 4. 26. 참가인이 원고 재단 및 사장의 명예를 훼손하고 2013. 3. 25.부터 같은 달 28.까지 무단결근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을 징계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고, 위 징계해고는 2013. 5. 7. 개최된 재심인사위원회에서 확정되었다.

바.

참가인은 2013. 7. 1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이자 불이익취급 및 지배·개입행위의 부당노동행위라며 구제 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3. 9. 5. 참가인의 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참가인이 무단결근하였다고 볼 수 없고, 명예 훼손을 이유로 한 해고에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 해고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위 해고가 부당노동행위라는 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

이에 중앙노동위원회는 "1.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2013. 9. 5.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2013부해1982/부노61 병합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건에 관하여 행한 초심판정 중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가 2013. 4. 26. 참가인에게 행한 징계 해고는 부당 해고임을 인정한다. 3. 원고는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 4. 이 사건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재심신청을 기각한다."라는 취지의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 2, 3, 16, 24, 2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참가인은 2013. 3. 25. 출근을 하지 않은 채 단식농성을 시작하였고, 그 날 오후 5시 넘어서 2013. 3. 26.부터 같은 달 28.까지 휴가를 내겠다고 휴가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위 휴가신청이 원고에 의해 반려되었으므로 참가인이 2013. 3. 25.부터 같은 달 28.까지 출근하지 않은 것은 무단결근이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달리 판단한 잘못이 있다.

2)

참가인이 2012. 11.말경부터 2013. 4.초경까지 약 12차례에 걸쳐 게시한 성명서에는 원고 재단과 C 사장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사실이 적시되어 있고, 그와 같은 행 위는 대외적 신인도에 의존하여 종교방송을 주된 영업으로 하는 원고 재단의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참가인의 무단결근 및 명예훼손 행위 등을 원인으로 참가인을 해고한 것이 징계양정을 일탈한 것이라 볼 수 없는데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달리 판단하였으니 위법하다.

나.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 사실

1)

원고 재단은 이사장이 대표권을 행사하나 사장이 실질적 경영을 하고 있다. 원고 재단의 이사장은 D였는데 D는 2013. 4. 19. 해임되었다. 원고 재단의 사장은 C이다.

2)

참가인이 대표하는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2. 11. 1. 설립되었고, 같은 달 26. 사장 취임 이후 1년간 지출한 비용에 대한 자료 공개를 요구하는 성명서(이하 '이 사건 제1차 성명서'라 한다)를 원고 재단의 사무소 내에 게시하였다.

3)

원고 재단의 감사 E은 2012. 11. 30. 감사보고서를 통해 C 사장이 이사회 고유권한을 침해하였고, 업무방해 및 업무상배임 혐의가 인정되며, 기타 직무상 의무 위반으로 민법상 손해배상책임 추궁이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C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였다. 이에 원고 재단의 이사회는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C 사장의 비위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였다. 감사가 지적한 C 사장의 구체적 비위 내용은 아래와 같다.

4)

한편, 위 감사보고서의 결론에는 앞으로 사장 후보자의 이력서에 자신의 신행이력은 물론 배우자의 종교를 기재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는 기재가 있어 마치 C 사장 및 사장 부인의 종교에 문제가 있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2. 12. 5.부터 2013. 1. 17.까지 네 차례(이 사건 제1차 성명서까지 포함하면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위 감사에서 지적된 내용에 대한 비판을 비롯하여 C 사장 및 그 부인의 종교가 불교가 아니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게시하였다. 종교에 관한 의혹을 구체적으로 보면, C 사장이 법회 때 건강을 이유로 절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골프를 치러 다녀 불교 신자인지 의심스럽다는 점, C 사장의 부인의 이름이 성당 홈페이지의 반장 명단에 기재되어 있어 타 종교 신자로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는 점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위와 같은 성명서 내용은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는데, 원고 재단은 종교에 관한 의혹을 제기한 부분에 대하여 정정 보도를 요청하였고, 'F'이라는 언론사는 2012. 12. 13. 이를 반론보도 형식으로 보도하였다.

5)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3. 1. 29. 위 감사보고서가 C 사장에 대해 지적한 혐의사실이 업무상 배임 및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C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였다.

6)

원고 재단은 2013. 1. 30.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에게 대기발령 2월의 징계를 내렸다. 그 과정에서 C 사장이 절을 하지 못한 것은 어깨 부분 회전 근개파열 때문이라는 점, C 사장이 골프를 치러 다닌 적이 없는 점, C 사장의 부인이 C 사장의 취임 이후에는 성당에 다니지 않고 있는 점이 해명되었다.

7)

그럼에도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3. 2. 1. C 사장이 천주교에서 불교로 개종하였고, 현재에도 불자(佛子)로서 보기 부끄러운 행동들을 하고 있으므로 원고 재단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며 C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이하 '이 사건 제6차 성명서라 한다)를 게시하였다. 위 성명서에서 C 사장이 불교 신자로 볼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제시한 근거들은 아래와 같다.

8)

A을 진행하는 스님들 중 일부는 2013. 2. 14. C 사장에게 종교 정체성 논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스님들의 법호를 함부로 부르며 폄하한 사실이 있는지 밝혀달라는 내용의 공개질의서를 발표하였다.

9)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3. 2. 18. ① C 사장이 업무상 배임 및 업무 방해로 검찰에 고발되었음을 알리고, ② 참가인에 대하여 2개월의 대기발령 징계를 내린 것을 비판하며, ③ C 사장이 자신을 비판하는 공개질의서를 낸 스님들의 주동자를 색출하려 하는 행태를 비판하고, ④ C 사장이 타 언론사에 대해 인사권을 요구하고 편집권에 개입하였다는 내용의 성명서(이하 '이 사건 제7차 성명서라 한다)를 발표하며 C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였다.

10)

이에 원고 재단은 2013. 2. 20. 참가인에게 징계 중에 있는 자로 근신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비방의 성명서를 게재하여 원고 재단에 물의를 일으키고 있으므로 다시 인사위원회에 회부됨을 안내하였다.

11)

위와 같이 공개질의서를 발표한 스님들은 2013. 2. 26.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C 사장 측이 공개질의에 대해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답변하지 않고 오히려 주동자 색출을 시도하는 등 승가를 모독하고 있다며 C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였다. 이에 원고 재단의 국장급 직원들은 같은 날 일부 스님들의 위와 같은 행보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12)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3. 3. 6. ① C 사장이 원고 재단의 재정이 어렵다며 직원들에 대한 임금은 체불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불필요한 출장비를 수령하고 자신에 대한 해임안을 막기 위해 원고 재단의 비용으로 합계 700만 원 상당의 설 명절 선물을 돌리는 등의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② 국장급 직원들이 발표한 위 성명서가 C 사장의 스님들에 대한 모독의 일환으로 나온 것처럼 언급하면서 C 사장이 여전히 자신에게 반발하는 스님들의 주동자를 색출하려 하고 스님들에게 불경한 태도를 보이는 점이나 C 사장이 절을 하지 않는 점을 보면 C 사장이 "이교도"인 것이 분명하다며 종교 의혹을 다시 제기하는 성명서(이하 '이 사건 제8차 성명서'라 한다)를 발표하였다. 위 성명서에도 C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13)

A을 진행하는 스님들 7명 전원이 2013. 3. 13. C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방송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14)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3. 3. 16. ① 위 스님들의 집단행동을 지지하고, ② C 사장이 스님들에 대해 마지못해 고소를 취하한 행태에 대해 불자로서의 정체성이 의심된다고 비판하며, ③ C 사장이 직원들의 밀린 월급은 도외시한 채 특정 사찰에 보시금 1,300만 원을 지출한 것을 비판하고, ④ C 사장이 이사회 동의 없이 광고유치수수료를 지급받은 것(이는 앞서 본 감사보고서에도 지적된 내용이다)을 비판하면서 C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이하 '이 사건 제9차 성명서'라 한다)를 발표하였다.

15)

제1노조는 2013. 3. 18. 기자회견을 열고 원고 재단의 당시 이사장이었던 D를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3. 3. 19. ① 제1노조의 위와 같은 기자회견을 비판하면서 C 사장의 비리 및 종교 정체성 논란에 집중된 관심을 분산시키지 말 것을 촉구하고, ② C 사장 및 제1노조의 전(前) 위원장이 스님들을 폄하하고 모독하고 있다며 이들의 종교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들을 비판하는 취지의 성명서(이하 '이 사건 제10차 성명서'라 한다)를 발표하였다.

16)

제1노조는 위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2013. 3. 20. D 전(前) 이사장을 업무상 횡령 및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였고, 참가인은 2013. 3. 21. 원고 재단의 정문 앞에서 방송진행을 거부한 스님들과 장외집회를 열었다.

17)

참가인은 2013. 3. 25. 'A 정상화를 위한 천막단식농성'을 시작하면서 같은 날 17:24경에서야 원고 재단에게 정기휴가 3일(2013. 3. 26.부터 같은 달 28.까지)을 신청하기 위해 휴가계를 제출하였으나, 원고 재단은 이를 반려하였다. 그럼에도 참가인이 출근하지 않은 채 천막 농성을 계속하자 원고 재단은 참가인에게 근무지 이탈에 대하여 경고하였다.

18)

C 사장의 비위사실을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원고 재단 이사회 내의 소위원회는 2013. 3. 28. '혐의사실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이에 따라 같은 날 개최된 원고 재단의 이사회에서 C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통과되지 못하였다.

19)

제1노조는 2013. 3. 29. 이사회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3. 4. 3. 위와 같은 이사회 결정을 비판하며 C 사장 및 이에 동조하는 세력들(제1노조 등)을 비판하는 성명서(이하 '이 사건 제11차 성명서'라 한다)를 발표하였다.

20)

D 전(前) 이사장은 2013. 4. 4. C 사장에 대해 대기 명령을 내렸는데, 이에 원고 재단의 국장, 부장들 중 일부가 반발하는 등의 집단행동을 보였다. 이에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3. 4. 5. ① D 전(前) 이사장의 조치를 환영함과 동시에 국장·부장들의 집단행동을 비판하고, ② C 사장이 성경에 나온 구절을 인용한 것을 두고 C 사장의 종교관을 재차 비판하는 취지의 성명서(이하 '이 사건 제12차 성명서'라 한다)를 발표하였다.

21)

원고 재단의 이사회는 2013. 4. 19. D 전(前) 이사장을 이사장 및 이사직에서 해임하기로 결정하였고, 원고 재단은 2013. 4. 26. 참가인의 성명서 게시행위 및 무단결근을 징계사유로 삼아 참가인을 징계해고하였다.

22)

참가인은 위와 같이 해고되었음에도 2013. 6. 21. C 사장의 인사권 남용, 종교정체성에 대한 의심 등에 관한 호소문을 발표하였다. 원고 재단 이사회는 2013. 7. 1. 신임 이사장으로 G를 선출하였다.

23)

한편, D 전(前) 이사장과 C사장 사이의 위와 같은 분쟁은 법보신문, F과 같은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는데, 일부 보도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노동조합은 D 전(前) 이사장을 지지하는 노동조합으로 보도되었고 이 사건 노동조합이 C 사장에 대해 위와 같은 성명서를 게시하는 이유가 바로 위와 같은 분쟁 과정에서 이 사건 노동조합이 D 전(前) 이사장을 지지하기 때문이라는 점도 보도되었다.

24)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2013. 11. 12. 이 사건 노동조합이 C 사장을 업무상 배임 및 업무방해죄로 고소한 것과 관련하여,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혐의 없음 결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 2, 5, 6, 7, 8, 11, 12, 13, 14, 15, 17, 18, 19, 21, 22,23,24, 25, 30, 31, 55, 57,58, 59, 6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무단결근이 해고사유를 구성하는지 여부

가)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2013. 3. 25.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채 농성을 시작하였고 같은 날 오후 늦게야 그 다음날인 2013. 3. 26.부터 같은 달 28.까지 휴가를 내겠다는 휴가계를 제출하였으므로 참가인이 농성을 시작한 2013. 3. 25.에는 무단결근한 것으로 판단된다.

나)

다음으로 참가인이 2013. 3. 26.부터 같은 달 28.까지 무단결근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에 의하면 휴가는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한다. 따라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2013. 3. 25. 그 다음날부터 같은 달 28.까지 휴가를 내겠다고 청구한 이상 원고로서는 참가인의 휴가로 인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지 않는 한 위 기간 동안 참가인에게 휴가를 부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에서 정한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라 함은 해당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여 그 직접적 효과로서 발생하는 업무의 공백으로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고, 해당 근로자가 휴가 기간이라는 개인적 시간에 펼치는 활동으로 인해 사업 운영에 지장이 있는 경우를 지칭한다고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라 근로자에게 보장된 휴가는 근로기준법 제55조에서 정한 휴일과 마찬가지의 근무 외 시간으로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무 외 시간의 활용 방법에 따라 휴가 부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면 사용자의 근로자의 사적 생활에 대한 간섭을 허용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근로자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지정권이 침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물론, 휴가 기간 동안의 활동으로 사용자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이를 사유로 징계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한다).

그런데 당시 참가인은 이 사건 제1차 징계로 인해 대기발령 중이어서 특별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 않았으므로 참가인이 2013. 3. 26.부터 3일 동안 휴가를 낸다 하여 업무상 공백이 발생한다 할 수 없다. 원고 재단은 참가인이 위 휴가 기간 동안 원고 재단의 정문 앞에서 천막 농성을 할 것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위 휴가계를 반려한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는 근로자가 휴가 기간 동안 펼치는 활동을 이유로 휴가계를 반려한 것으로 정당한 반려 사유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원고 재단이 참가인의 2013. 3. 26.부터 같은 달 28.까지의 휴가 신청을 반려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이 보장하는 근로자의 휴가지정권을 부당하게 침해한 것으로 위법하므로 참가인이 위 기간 동안 출근하지 않은 것을 두고 무단결근이라 할 수는 없다.

다)

원고 재단의 인사규정 제64조 제14호에 따르면 무단결근이 3일 이상 지속된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2013. 3. 25. 하루만 무단결근한 것이므로 위 무단결근을 이유로 참가인을 징계할 수는 없다.

2)

명예훼손이 해고사유를 구성하는지 여부

가)

징계사유가 되는 성명서의 범위

참가인은 2012. 11. 26. 이 사건 제1차 성명서의 게시를 시작으로 2013. 1. 17.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성명서를 게시하다가 2013. 1. 30. 그와 같은 성명서 게시를 징계사실로 하여 이 사건 제1차 징계를 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위 다섯 차례에 걸친 성명서의 게시를 징계사유로 삼을 경우 같은 비위행위에 대해 이중으로 징계하는 결과가 발생하여 허용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는 이 사건 제6 내지 12차 성명서 게시 행위에 국한된다(참가인이 2013. 6. 21. 발표한 호소문은 참가인에 대한 징계 이후의 행위로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나)

참가인의 성명서 게시행위가 징계사유를 구성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노동조합활동으로 배포된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에 의하여 타인의 인격·신용·명예 등이 훼손 또는 실추되거나 그렇게 될 염려가 있고, 또 그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실 관계의 일부가 허위이거나 그 표현에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문서를 배포한 목적이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원들의 단결이나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또 그 문서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한 것이라면, 그와 같은 문서의 배포행위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문서를 작성·배포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대법원 2011. 2. 24. 선고 2008다29123 판결).

(2)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이 사건 노동조합 명의로 성명서를 게시한 행위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

(가)

원고 재단의 사장이 불교 신자이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으나 원고 재단의 설립 목적, 구성원들의 성향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재단의 사장이 불교 신자가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될 경우 사장의 업무 수행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할 것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반면, 사장의 내밀한 영역에 속하는 종교가 원고 재단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런데도 이 사건 노동조합은 최초에 C 사장과 그 부인의 종교와 관련하여 제기하였던 의혹(C 사장이 절을 하지 않으면서 골프를 치러 다닌다거나 C 사장 부인이 성당을 다닌다는 의혹)이 대부분 해소되었는데도 C 사장이 절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하며 종교 의혹을 제기하였다. 또한, 당시 C 사장과 D 전(前) 이사장 측이 대립하고 있었으므로 C 사장이 D 전(前) 이사장 측을 지지하는 스님들에게 비판적 발언을 하는 것이 통상적으로 예상될 수 있는 일이었음에도 참가인은 이를 두고 마치 C 사장이 불교 신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와 같이 스님들을 모독한다며 사실을 왜곡하였다. 또한 참가인은 일부 신문에 C 사장이 합장하지 않은 사진이 보도되었다거나 강의 시간에 휴대폰을 만졌다는 지엽적 이유만으로 C 사장의 종교에 대해 다시 의혹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나)

이 사건 제6 내지 12차 성명서 중에서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에 직접적 관련성이 있는 부분은 이 사건 제6차 성명서에서 일부 직원들을 지방전보, 대기발령, 해고하였다는 것을 언급한 부분(이 또한 C 사장의 종교를 문제 삼는 전체적인 내용에서 간략히 언급되었을 뿐이다)과 이 사건 제8차 성명서에서의 미지급 임금 및 상여금 해소를 촉구하는 부분밖에 없다.

(다)

또한, 이 사건 제7차 성명서부터 이 사건 제12차 성명서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노동조합은 D 전(前) 이사장을 지지하는 스님들의 행동을 지지하고, D 사장을 반대하는 원고 재단 내의 세력(제1노조 및 일부 부장·국장)을 비판하는 내용을 게시하는 등 D 전(前) 이사장과 C 사장 사이의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였다.

(라)

위와 같이 ① C 사장이 자신의 종교에 대한 의혹을 해명하였음에도 참가인이 위와 같이 사실 왜곡 및 과장을 통해 근로자들의 근로조건과 무관한 종교에 관한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점, ② 참가인이 발표한 일련의 성명서에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관련된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 ③ 참가인이 D 전(前) 이사장과 C 사장과의 분쟁에 개입하여 일방적으로 D 전(前) 이사장을 지지하는 입장의 성명서를 계속하여 발표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게시한 위 각 성명서들은 D 전(前) 이사장과 C 사장 사이에 벌어진 분쟁에서 D 전(前) 이사장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C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으로 비춰질 뿐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주된 목적으로 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결국, 참가인의 활동은 노동조합 활동으로 정당화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C 사장의 종교에 관한 의혹이 해명되었음에도 지속적으로 C 사장의 종교 의혹을 제기하여 C 사장을 비방하였고, 경영사항인 사장 퇴진 여부에 관한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사내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등 원고 재단의 원활한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였고, 이는 인사규정 제64조 제4호를 위반한 것으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3)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다만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 징계사유를 원인으로 참가인을 해고한 것은 원고에게 허용된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

참가인의 성명서 게시 활동은 원고 재단의 건물 내에서만 이루어졌을 뿐이고, 참가인이 위 성명서 내용을 외부에 배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또한, 그 성명서 내용에 근로자들의 위법한 집단행동을 촉구하는 내용도 없으며 위 성명서로 인해 원고 재단의 사업에 차질이 빚어졌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나아가, 참가인은 17년간 원고 재단에 장기 근속하면서 이 사건 노동조합을 비롯하여 제1노조의 위원장도 수차례 역임하였고, D 전(前) 이사장과 C 사장 사이의 분쟁이 격화되기 전까지 그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은 채 위 근무 기간 동안 비교적 성실하게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

물론 참가인의 성명서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어 원고 재단을 넘어서까지 파급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 보도내용 중 상당수는 참가인의 성명서가 진실한 것처럼 보도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노동조합이 D 전(前) 이사장 측을 지지하는 노동조합이라는 보도와 함께 위 성명서가 위와 같은 분쟁의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도되었고, 이에 대응한 C 사장 측의 해명 등에 대해서도 보도되었다. 그렇다면 독자로서는 위 성명서의 내용이 진실이라고 받아들이기보다 분쟁 과정에서 일방의 주장을 담은 내용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므로 위 성명서로 인해 명예가 크게 훼손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2012. 11. 30. 발표된 감사보고서에 이미 C 사장 및 그 부인의 종교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하는 문구를 비롯하여 위 각 성명서에서 제기된 의혹들 중 일부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또한, 참가인이 위와 같이 성명서를 게시할 무렵 D 전(前) 이사장과 그를 지지하는 스님들도 지속적으로 C 사장의 종교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C 사장이 승가를 모독하였다고 주장한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와 같이 참가인이 성명서를 통해 제기한 의혹 등은 C 사장과 D 전(前) 이사장 사이의 분쟁 과정에서 D 전(前) 이사장을 지지하는 세력에 의해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의혹들인 점, 위 분쟁의 실질적 당사자가 D 전(前) 이사장과 C 사장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위와 같이 성명서를 게시하였다는 점만으로 참가인이 주도적으로 C 사장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D 전(前) 이사장 측이 C 사장에 대하여 제기한 의혹 등을 참가인이 성명서를 통해 반복하는 방법으로 비방행위에 동조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도 있다.

라)

한편, 원고 재단의 제1노조도 C 사장과 D 전(前) 이사장 사이의 분쟁에서 C 사장 측을 지지하면서 D 전(前) 이사장에 관한 비위사실을 폭로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의 범위 내에 있는 행위로 보기 의심스러운 활동들을 하였다. 그런데 D 전(前) 이사장이 해임되고 C 사장이 사장직을 계속 유지한 결과 제1노조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는 아무런 제재가 취해지지 않은 반면, C 사장을 반대한 이 사건 노동조합 위원장인 참가인에게는 해고라는 징계가 이루어졌다. 경영상 분쟁에 개입한 두 노동조합에 대한 처우가 그 분쟁 결과에 따라 이와 같이 다르다는 점을 보면 이 사건 해고는 D 전(前) 이사장을 지지한 참가인에 대한 보복성 징계의 일환으로 이루어 진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4)

소결

결국,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한 것은 원고에게 허용된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택(재판장) 하정훈 김태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