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4. 28. 선고 2015구합6002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5. 4. 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5부해100호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은 2001. 4. 24.부터 대전 유성구에서상시 근로자 약 10명을 고용하여 산업용 코팅장비를 제조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14. 7. 14.경부터 참가인 회사에서 본부장 직책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4. 7. 14.경부터 참가인 회사 건물의 1층 사무실(이하 '이 사건 사무실'이라 한다)을 숙소 겸 사무공간으로 사용하던 중,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인 C으로부터 2014. 9. 16. 이 사건 사무실에서 퇴거하여 달라는 요구(이하 '이 사건 퇴거요구'라 한다)를 받았다.

다.

원고는 2014. 11. 10. 이 사건 퇴거요구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1. 6.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에는 해당하나 이 사건 퇴거요구가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라.

원고는 2015. 2. 3.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4. 2.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6,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4. 7. 14.부터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를 시작하며 이 사건 사무실을 숙소로 사용하기로 한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인데,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 C은 2014. 9. 16. 원고에게 숙소로 사용하던 사무실에서 퇴거할 것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 그럼에도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퇴거요구가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피고 및 참가인 회사의 주장

이 사건 퇴거요구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

인정사실

1)

원고와 C은 이 사건 퇴거요구 당일인 2014. 9. 16. 오전 회의에서 언쟁을 벌였고, 같은 날 23:00경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2)

C은 원고와 위와 같은 대화를 나누던 도중 참가인 회사 직원들인 D, E에게 이 사건 사무실 내부에 있던 원고의 짐을 사무실 밖으로 꺼내도록 하였다.

3)

원고는 2014. 10. 1.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참가인 회사를 상대로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을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참가인 회사의 직원인 E는 같은 날 원고에게 '결근 중이니 같은 달 2일자로 출근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체불임금을 먼저 지급하고 대표이사의 공식적인 문서를 통해 의사를 밝혀달라'는 취지의 답변을 문자메시지로 하였다.

4)

참가인 회사의 이사 F은 2015. 2. 11.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원고는 2015. 2. 13. 아래와 같은 이메일을 보내어 답변하였다.

5)

참가인 회사의 직원인 D은 2015. 9. 3. 대전지방법원 2015고정910호로 이 사건 퇴거요구 당시 원고에게 상해를 가하였다는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되어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6, 9, 11, 16, 19, 39, 4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 퇴거요구가 해고인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참조).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 및 갑 제16, 19, 2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나타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퇴거요구는 그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참가인 회사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근로계약관계의 종료인 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C이 이 사건 퇴거요구 당시 원고에게 형식적으로는 회사에서 나가달라는 등 근로관계의 종료를 의미하는 말을 한 사실은 없고, 단지 방을 빼달라고 말을 하거나 헤어지지 않는다고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처음부터 이 사건 퇴거요구를 근로관계의 종료로 이해하고 밀린 임금을 지불해달라고 하는 등으로 항의하였고, 이에 대하여 C은 일단 퇴거를 한 후 이야기하자며 일방적으로 퇴거를 요구하였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C은 이 사건 퇴거요구가 실질적으로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그 인식을 같이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참가인 회사의 소재지는 대전 유성구이고 원고의 주거지는 서울인 이유로,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를 시작한 때부터 이 사건 퇴거요구가 있기 전까지 일반적으로 월요일에 서울에서 대전으로 출근하여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대전에서 서울로 퇴근하였고, 그 사이에는 이 사건 사무실을 숙소로 사용하여 왔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사무실에서 퇴거하는 것은 참가인 회사의 건물의 2층에서 원고가 근무할 수 있다는 점과 관계없이 원고의 근로조건에 중대한 변경을 가져오는 사항으로 보인다.

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게 숙소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이사건 사무실을 약 2개월 가량 숙소로 사용하였고, 이 사건 퇴거요구가 있기 전까지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이 사건 사무실에서 퇴거하여 별도의 숙소를 마련하도록 요구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 사건 퇴거요구 당일 오전 원고와 C은 회의 중에 언쟁을 벌였고, 19:30경부터 C의 지시를 받은 참가인 회사 직원 D, E가 원고에게 이 사건 사무실에서 퇴거할 것을 요구하기 시작하였다.

라)

참가인 회사는 회사 보안상 문제 등을 이유로 원고에게 이 사건 퇴거요구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퇴거요구 당시 원고와 C 사이의 대화내용에는 참가인이 주장하는 보안 관련 문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C은 원고에게 근무기간 동안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이유로 비난을 가하였다.

마)

이 사건 퇴거요구가 피고 및 참가인 회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단지 원고가 이 사건 사무실에서의 퇴거를 요구하는 것에 불과하다면, 이를 위하여 굳이 늦은 밤인 23시 무렵에 참가인의 직원 2명을 동원하여 원고가 사용하던 물건을 강제로 사무실에서 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참가인의 직원인 D이 원고에게 상해를 가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2)

이 사건 퇴거요구의 적법 여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근로기준법 제27조). 그런데 참가인 회사가 근로기준법상 해고라 할 이 사건 퇴거요구를 함에 있어서 원고에게 해고사유와 시기를 기재한 서면통지를 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본 이 사건 퇴거요구의 전후 경위 및 이 사건 퇴거요구가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참가인 회사의 태도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는 해고사유와 시기를 기재한 서면통지를 하지 않았음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 사건 퇴거요구에는 절차상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원고에 대한 구제이익의 소멸 여부

나아가 이 사건 퇴거요구 이후 참가인 회사의 복직 통보로 해고가 적법히 철회되어 구제이익이 소멸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참가인 회사의 직원이 이 사건 재심판정 이전에 2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복직할 것을 통보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참가인 회사의 직원 E가 원고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날은 이 사건 퇴거요구일로부터 15일이 경과한 후로서 원고가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참가인 회사를 상대로 진정을 한 날이고, F 이사가 통화를 하고 이메일은 보낸 날은 이 사건 퇴거요구일로부터 5개월 가까이 경과한 후로서 이 사건 재심판정 심리 중인 때였던점, ② 위 복직 통보는 참가인 회사 또는 그 대표이사의 명의로 형식을 갖춘 공문이 아니라 해고의 철회에 적법한 권한이 있는지 분명하지 아니한 E, F이 보낸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에 의하여 있었던 점, ③ 한편,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퇴거요구일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원고에 대한 해고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입장에 서 있는 점 등, 복직 통보의 주체, 시기, 형식 및 해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참가인 회사의 입장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회사의 위 복직 통보에 해고를 철회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한편 해고가 철회되기 이전의 원고에게는 참가인 회사의 복직명령, 출근명령 등 업무명령권이 미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와 같이 해고의 철회를 인정하기 어려운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업무명령에 불응하여 위 복직 통보에 적시한 기한 내에 다시 근무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위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참가인 회사의 복직 통보에 불구하고 원고에 대한 구제이익은 여전히 인정된다.

마.

소결론

결국 이 사건 퇴거요구는 절차의 위법으로 효력이 없는 해고에 해당하고, 그에 대한 구제이익이 여전히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퇴거요구를 해고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서범욱 이호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