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6. 23. 선고 2015구합69508 판결

부당정직구제 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와 내용

가.

원고는 1980. 12. 29. 설립되어 여객자동차운송사업 등을 하는 회사이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7. 4. 1. 원고에 재입사하여 버스기사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15. 1. 16. 참가인에 대하여 "2014. 10. 20. 17:10경 마교리 부근 정류장에서 승객의 승차를 거부하여 민원을 발생시켰다"는 사유로 '정직 1개월(2015. 2. 4.부터 2015. 3. 3.까지)'의 징계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라고 한다).

다.

참가인은 2015. 1. 27.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3. 19. '징계 사유는 인정되나 징계 양정이 부당하고 징계 절차상 하자도 있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그에 불복하여 2015. 4. 2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6. 18.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6, 9, 1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A 노동조합(참가인을 포함한 원고 소속 버스기사들 대부분이 가입함, 이하 '노동조합'이라고만 한다)과 민원 발생 등의 사유로 조합원을 징계할 경우 상벌위원회의 심의 없이 또는 약식 상벌위원회의 심의만을 거치기로 합의하였고, 그와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문을 작성하였다. 이 사건에 적용되는 2014년도 노사합의문에서 상벌위원회 생략 규정을 삭제한 것은 단체협약과 중복되는 조항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단체협약에서 정한 상벌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징계를 하였더라도 그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참가인에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그 하자는 치유되었다.

참가인은 고의 또는 업무상 과실로 이 사건 승차거부를 한 것이므로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

참가인은 이 사건 승차거부 전에도 동종의 비위행위로 13건의 민원을 발생시킨 적이 있는데, 그 횟수가 다른 버스기사들에 비해 지나치게 과도한 점, 노사합의문에 따르면 '면직'까지 징계가 가능하였던 점, 참가인은 반복된 징계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 양정은 적정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판단: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인정 사실

1)

원고와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은 다음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2)

한편 원고와 노동조합은 단체협약과 별도로 매년 노사합의문을 체결하였는데, 그 중 2013. 1. 1. 체결된 노사합의문(갑 4호증의 1, 이하 '제1차 합의문'이라 한다)은 아래와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3)

그 후 원고와 노동조합(조합장 C)은 2014. 1. 1. 다시 노사합의문(갑 4호증의 2, 이하 '제2차 합의문'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 측은 원고에 상벌위원회 없이 일방적인 징계가 이루어지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로 제1차 합의문에서 정한 "상벌위원회는 생략할 수 있다"라는 조항을 삭제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제2차 합의문에서 그 조항이 삭제되었다.

4)

참가인은 2014. 10. 20. 17:10경 버스(차량번호: D)를 운행하다가 충남 예산군 봉산면 마교리 부근 정류장에 도착할 무렵 그 버스를 타려고 손을 들고 있던 승객이 있었음에도 그 정류장에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통과하였다. 이에 그 승객은 당일 원고에 민원을 제기하였다.

5)

원고는 2014. 12. 31. 상벌위원회의 개최 없이 참가인에 대하여 '정직 2개월'의 징계를 하기로 결정한 다음 이를 참가인에게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그에 불복하여 2015. 1. 초순경 원고에 이의를 제기하였다.

6)

원고의 총무팀장, 총무과장 등 3명은 2015. 1. 15. 노동조합 조합장실에서 C(당시 노동조합 조합장)를 참가시킨 다음 참가인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하였다(이른바 '약식 상벌위원회'). 원고는 2015. 1. 16. 참가인의 징계를 '정직 1개월'로 변경하기로 결정한 다음 이를 참가인에게 통보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3~5, 7, 11, 15~17, 26호증, 을 1, 2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증언, 증인 E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징계 절차가 적법한지 여부

우선 이 사건 징계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것인지에 관하여 본다.

1)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서 근로자를 징계하고자 할 때에는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명하고 있는 경우,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한 징계 처분은 원칙적으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5누12613 판결,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다42044 판결 등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 그리고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징계는 원고와 노동조합 사이의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한다.

가)

단체협약 제23조는 "회사가 조합원에 대한 상벌을 행하고자 할 때에는 상벌위원회의 심의·결정에 의한다(제1호). 상벌위원회는 노사 동수의 위원으로 구성하고(제2호), 상벌위원회에서 가부동수일 때는 위원장이 결정권을 갖는다(제4호). 단, 노사합의로 별도 조항이 있는 경우 생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6조는 "조합원이 기타 징계의 사유가 현저하다고 인정되는 자(제6호) 등에 해당할 때에는 상벌위원회에서 심의·결정하여 징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문언과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근로자(조합원)에 대한 징계는 원칙적으로 노사 동수의 위원으로 구성된 상벌 위원회에서 심의·결정하여야 한다고 본다(즉 노사 합의로 '기타 징계 사유'를 정한 것만으로는 상벌위원회를 당연히 생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

제1차 합의문에 "상벌위원회는 생략할 수 있다"는 별도 조항을 두고 있었는데, 원고는 제2차 합의문 체결 과정에서 그 부당함을 지적하는 노동조합 측의 의견을 수렴하여 그 조항을 삭제하였다. 따라서 조합원에 대한 징계는 원칙에 따라 노사 동수의 위원으로 구성된 상벌위원회에서 심의·결정되어야 한다.

이에 관하여 원고는, 조합원에 대하여 민원 발생 등의 사유로 징계를 하는 경우 노동조합 측의 요청으로 상벌위원회를 생략해 왔고, 제1차 합의문에 기재된 위 조항은 단체협약과 중복되는 것이어서 규정을 정비하는 의미로 제2차 합의문에서 삭제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 22호증의 기재, 증인 E의 일부 증언은, 앞서 살핀 단체협약 조항의 해석, 제1, 2차 합의문 체결 과정에 직접 참여한 증인 C의 증언 등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다)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를 하는 과정에서 노사 동수의 위원으로 구성된 상벌위원회의 심의·결정을 거치지 않았다.

라)

약식 상벌위원회를 통한 징계가 참가인에게 더 유리하였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이 사건 징계가 단체협약에서 정한 바와 달리 원고 측 위원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됨으로써 그 공정성과 형평성을 잃는 결과가 초래되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한 이 사건 징계는 단체협약에 징계의 종류로 규정된 '정직'을 택한 것이고, 이는 참가인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징계 수위이다. 이런 사정들을 감안하면 원고가 그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고 노동조합 조합장을 참가시켰다는 사정만으로는 징계 절차의 중대한 하자가 보완·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징계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징계 사유가 있는지, 징계 양정이 적정한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 사건 징계는 위법하다고 본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홍진호(재판장) 박광민 김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