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07. 5. 30.경부터 'C'이라는 상호로 상시 약 6명의 근로자들을 사용하여 중기 대여업을 영위해 온 사람이다. 원고는 2014. 4.경부터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가 쿠웨이트에서 시행하고 있는 교량 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 현장'이라 한다)에 크레인 등 중기를 대여하기로 D와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직원인 E을 통해 참가인, F, G을 채용한 다음 이들 4인을 2014. 6. 14.경 또는 2014. 7. 9.경 이 사건 공사현장으로 파견하여 그곳에서 기중기 기사로 근무하게 하였다.
E은 2014. 9. 4. '카카오톡'이라는 휴대전화 메신저 프로그램(이하 '카카오톡'이라 한다)을 통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상황에 관하여 불만을 제기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 불만의 요지는 '출근 시간은 있지만 퇴근 시간은 없을 만큼 일이 과다하다', 'D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대가로 해외수당을 추가로 지급한다고 하나 D 소속이 아닌 원고의 직원들에게는 이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E은 2014. 9. 5. 카카오톡을 통하여 원고에게 '자신과 G은 비자가 만료되는 2014. 9. 14.까지만 근무하고 귀국할 테니 그때까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기중기 기사 두 명을 보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E은 2014. 9. 11. 카카오톡을 통하여 다시 원고에게 자신과 G뿐 아니라 F과 참가인도 귀국하기로 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 메시지에는 특히 참가인과 관련하여 '참가인도 요구 사항이 힘들 것이라는 판단하에 귀국 결정을 한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E은 2014. 9. 18.경 쿠웨이트에서 한국으로 귀국하였고, G, F도 2014. 10. 초순경 쿠웨이트에서 한국으로 귀국하였다. 한편 원고는 2014. 10. 말경부터 참가인에게 기존에 지급하던 월급에다가 수당 50만 원을 더하여 지급하기 시작하였다.
원고는 2014. 12. 19.경 참가인을 대체할 기사를 이 사건 공사 현장으로 보내는 한편으로, 2014. 12. 20. 카카오톡을 통하여 참가인에게 '지난번에 퇴사 의사가 있다고 하여 교체할 기사를 들여보냈으니 출국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카카오톡을 통하여 원고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메시지를 보냈으나, 결국 2014. 12. 22.경 쿠웨이트에서 한국으로 귀국하였다.
참가인은 '원고가 2014. 12. 20. 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했다'고 주장하면서 2015. 3. 5.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2015부해108호로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5. 12. '참가인의 사직의 의사표시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그 근로관계의 종료가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위 구제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참가인은 위 초심판정에 대하여 2015. 6. 26. 중앙노동위원회에 2015부해628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10. 12.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참가인의 사직의 의사표시에 따라 종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가 2014. 12. 20. 참가인과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이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며 이에 따라 원고에게 참가인의 복직 등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갑 제5호증의 1, 2, 7, 12, 13, 17, 19, 20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2014. 9. 11.자 의사표시의 성격
E이 2014. 9. 11. 카카오톡을 통하여 원고에게 '참가인도 요구 사항이 힘들 것이라는 판단하에 귀국 결정을 하였다'는 내용을 담아 자신과 G, F과 함께 참가인도 귀국을 하기로 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음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그리고 갑 제5호증의 17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2014. 12. 20. 참가인에게 '참가인의 퇴사 의사에 따라 교체할 기사를 보냈으니 출국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하여 참가인이 이의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퇴사 의사는 월급 인상 전이었고 월급 인상 후에는 퇴사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원고에게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2014. 9. 11. E을 통하여 원고에게 귀국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원고에게 퇴사 의사, 즉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참가인이 한 위와 같은 사직의 의사표시의 성격과 관련하여, 원고는 이를 민법 제660조에 따른 해지통고(해약고지)라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는 이를 합의해지의 청약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먼저 그 의사표시의 성격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근로자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지통고(해약고지)인지 아니면 사용자에 대한 근로계약 관계 합의해지의 청약인지 여부는 그 의사 표시가 적힌 사직서의 구체적인 내용, 사직서 작성·제출의 동기 및 경위, 사직서 제출 이후의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로부터 또는 갑 제5호증의 8, 9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2014. 9. 11. 원고에게 한 위 사직의 의사표시는 민법 제660조에 따른 해지통고가 아니라 합의해지의 청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의 위 2014. 9. 11.자 사직의 의사표시는 직접 원고에게 사직서와 같은 문서를 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E을 통하여 원고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러한 의사표시의 간접성·비정형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위와 같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할 당시 그 의사표시의 도달과 동시에 다른 여지 없이 확정적·무조건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거나 그러한 효과를 의욕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민법 제660조에 따른 해지통고는 그 의사표시의 도달로써 일정 기간(같은 조 제2항, 제3항 참조) 경과 후의 근로관계 종료가 곧바로 확정되므로, 해지통고가 있었다고 하기 위해서는 표의자에게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근로관계의 종료를 곧바로 확정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
또한 위 사직의 의사표시의 내용을 보더라도 참가인은 요구 사항, 즉 E을 통해 2014. 9. 4.경부터 불만을 제기하고 있었던 '일이 과다한 것'과 '추가적인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것'에 대한 개선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하에 귀국을 결정한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그 내용 자체로도 위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전제로 하는 불확정적·조건적인 의사표시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D의 직원으로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원고의 직원들에 대한 관리를 담당했던 H는 E 등이 제기한 불만과 관련하여 2014. 9. 6. 원고에게 카카오톡을 통하여 '원고의 직원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핵심은 월급의 인상이든 수당의 지급이든 금전적인 보상을 해 달라는 것'이라는 취지가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2014. 9. 11. 원고에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은 '원고가 추가적인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이 주된 동기를 이루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참가인의 위 사직의 의사표시는 결국 원고가 참가인의 수당 지급 요구를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 유동적인 성격의 것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참가인은 2014. 9. 11. 위와 같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후에도 2014. 12. 20.경까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계속 근로를 제공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참가인의 행위는 민법 제660조에 따른 해지통고를 한 사람이 취할 수 있는 행동으로 보기는 어렵다. 즉 위 조항에 따른 해지통고를 한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상대방이 그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개월 또는 당기 후의 1기가 지나면 근로관계가 종료하므로(같은 조 제2항, 제3항 참조), 참가인이 만약 해지통고를 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면 위 기간을 넘어서까지 원고에게 계속 근로를 제공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원고는 해외건설 현장의 특성상 파견된 기사가 사직을 하더라도 대체 기사가 현장에 투입될 때까지는 계속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관행 또는 묵시적 약정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오히려 참가인의 위 2014. 9. 11.자 사직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인 원고의 의사나 사정과는 무관하게 그 의사표시의 도달로써 근로관계의 종료 여부와 그 시점을 확정 짓는 해지통고가 아니라 대체 기사의 채용·투입이 가능하고 그것이 선행되는 경우에만 효과를 발생시키는 불확정적인 것임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합의해지 청약의 실효 여부
이상에서 살핀 바와 같이 참가인이 2014. 9. 11. 원고에게 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합의해지의 청약이라고 보아야 하는데, 참가인이 그 의사표시를 하면서 승낙 기간을 정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이는 승낙 기간을 정하지 않은 합의해지의 청약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민법 제529조는 '승낙의 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계약의 청약은 청약자가 상당한 기간 내에 승낙의 통지를 받지 못한 때에는 그 효력을 잃는다'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상당한 기간'은 청약이 상대방에게 도달하여 상대방이 그 내용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여 회신을 함에 필요한 기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는 구체적인 경우에 청약과 승낙의 방법, 계약 내용의 중요도, 거래상의 관행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정하여진다.
위와 같은 법률의 규정과 법리를 바탕으로 보건대, 앞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원고는 2014. 9. 11. 참가인으로부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합의해지의 청약에 해당하는 사직의 의사표시를 받은 후로부터 약 3개월 10일이 지난 2014. 12. 20.에서야 참가인에게 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리하는, 즉 합의해지의 청약을 승낙하는 의사를 표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로부터 또는 갑 제6호증의 1, 갑 제8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E의 증언을 비롯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의 위 2014. 12. 20.자 승낙의 의사표시는 청약을 받은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에 이루어진 승낙의 통지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이 한 위 2014. 9. 11.자 사직의 의사표시, 즉 합의해지의 청약은 원고의 위 승낙의 의사표시가 있기 전에 이미 민법 제529조에 따라 효력을 잃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설령 그 후에 원고의 위 승낙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합의에 따라 해지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일 단위로 근로 제공이 이루어지고 월 단위로 임금 지급이 이루어지는 근로계약의 성질에 비추어 볼 때, 약 3개월 10일이라는 기간은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에 대한 청약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통상 소요되는 시간을 훨씬 상회하는 긴 기간이다.
원고는 대체 기사를 쉽게 구했던 E 등과는 달리 참가인이 운전하는 '메니토워크'라는 장비를 운전할 수 있는 기사를 쉽게 구할 수 없었던 사정 때문에 3개월 남짓이 지난 후에야 참가인에게 승낙의 의사표시를 하게 된 것이므로 그 의사표시가 상당한 기간이 도과한 후의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원고는 대체 기사가 채용·투입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승낙을 하는 방법 등을 통해 2014. 12. 20.보다 전에 참가인에게 승낙의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그러한 방법으로라도 승낙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채 3개월 이상 승낙의 통지를 지체하였다면{한편 이 점과 관련하여 원고는 2014. 12. 20. 승낙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자인하고 있을 뿐 아니라(소장 6쪽 등 참조), 갑 제6호증의 1의 기재, 증인 E의 증언을 비롯하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에 따르더라도 원고가 위 일시보다 전에 참가인에게 승낙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증인 E의 증언에 따르면 원고는 참가인을 대체할 기사를 구한다는 말을 E에게만 하였을 뿐 참가인에게 직접 그러한 말을 한 적은 없으며 E이 위와 같은 말을 참가인에게 전했는지 역시 불분명하다)} 그와 같은 통지의 지체는 원고에게 책임을 돌려야 할 사정으로 보일 뿐이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을 민법 제529조에서 정한 '상당한 기간' 내에 승낙의 통지가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데 고려할 것은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참가인이 원고에게 한 위 2014. 9. 11.자 사직의 의사표시는 원고가 참가인에게 추가적인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을 주된 동기로 하고 있음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그런데 원고가 2014. 10. 말경부터 참가인에게 기존에 지급하던 월급에다가 수당 50만 원을 더하여 지급하기 시작하였음 역시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적어도 위와 같이 수당을 더 주기 시작함으로써 원고가 참가인의 위 사직의 의사표시에 전제되어 있던 앞서 본 요구 사항을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그 사직의 의사표시의 주된 동기가 사라지게 된 2014. 10. 말경에는 위 사직의 의사표시, 즉 합의해지의 청약의 기초를 이루는 사정이 변경·소멸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 시점 이후에는 더 이상 위 합의해지의 청약에 대한 승낙을 기대할 여지나 실익이 없게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적어도 위 시점 이후에는 민법 제529조에 따라 승낙의 통지를 할 '상당한 기간'은 지났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론
결국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합의에 따라 해지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이 2014. 12. 20. 참가인에게 '퇴사 의사에 따라 교체할 기사를 보냈으니 출국하라'는 취지의 의사표시를 한 것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해고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갑 제5호증의 14 내지 17, 19, 20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참가인에게 위와 같이 해고를 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해고 사유를 들지 않았고 그 해고의 사유와 시기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지도 않았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를 위반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서범욱 이호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