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5. 12. 2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5차별18 A기관 차별시정 통보재심 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59. 2. 3.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된 원자력 관련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상시 근로자 2,000여 명을 고용하여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참가인은 2011. 1. 4. 원고의 사내하청업체인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에 입사한 후 원고 연구원에 파견되어 근무하던 중 2013. 7. 26.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하 '이 사건 통보기관'이라 한다)의 불법파견 결정 및 직접고용 시정명령에 의하여 2014. 1. 10. 원고 연구원에 연구시설운영직으로 직접 고용되어(계약기간: 1차 2014. 1. 10. ~ 2015. 1. 9., 2차 2015. 1. 10. ~ 2016. 1. 9.) D(이하 'D'라 한다)<각주1> 과제 업무를 수행하는 기간제근로자이다.
참가인은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 A기관 비정규직지회(이하 '이 사건 지회'라 한다)의 지회장으로서(이후 이 사건 지회는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에서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으로 소속을 변경하였다) 2014. 11. 27. 이 사건 통보기관에 원고가 참가인과 동종·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기능직에 비하여 참가인에게 고정급여 (정액기본급, 연구활동비, 고정·차등평가급)와 복지수당을 차별하여 적게 지급하고, 경력산정 시 군 경력을 반영하지 아니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고 있다고 진정을 제기하였다.
이 사건 통보기관은 2015. 2. 17. 원고가 연구시설운영직 4등급인 참가인에게 기능직 8등급에 비해 정액기본급, 연구활동비, 고정 차등평가급, 복지수당(이하 '정액기본급 등'이라 한다)을 적게 지급한 것은 차별적 처우라고 판단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차액 총 12,947,836원을 같은 해 3. 24.까지 지급하도록 시정을 요구하였으나, 원고가 이에 불응하자 같은 해 4. 7.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을 통보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8. 3. 참가인과 비교대상근로자 간에 주된 업무내용, 수행방법 및 작업조건에 있어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하고, 상호 대체 가능성이 없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차별적 처우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정하였다.
참가인은 2015. 9. 1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12. 21.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가 2014. 1. 10.~2015. 12. 21. 기간 동안 참가인의 급여등급을 결정하면서 비교대상근로자인 기능직 F와 달리 군복무 기간을 경력에서 제외한 후 급여등급을 결정하고, 동일한 급여등급의 F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액기본급 등을 적게 지급한 것은 차별적 처우임을 인정하면서, 원고는 참가인에게 차별적 처우로 적게 지급한 정액기본급 등 23,816,950원을 지급하고, '연구시설운영직 활용지침' 중 차별적 처우의 근거가 된 제32조의2 및 별표 8을 개선하고, 개선된 내용에 따라 산정되는 정액기본급 등의 차액을 2015. 12. 22.부터의 근로에 대해 소급하여 지급하라'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2, 4, 7, 11,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3, 4, 5,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에 따르면 참가인의 비교대상근로자로 동종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무기계약 연구시설운영직 근로자가 선정되었어야 함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비교대상근로자가 될 수 없는 기능직 근로자 F를 선정한 잘못이 있다.
가사 F를 비교대상근로자로 본다 하더라도 참가인과 F는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차별적 처우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가사 F의 업무가 참가인과 동종 또는 유사한 것이라 하더라도 참가인에 대한 차별적 처우는 채용과정, 책임, 권한 및 임금 결정 방법 등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이 사건 재심판정이 '연구시설운영직활용지침' 중 차별적 처우의 근거가 된 제32조의2 및 별표 8을 개선하도록 명령한 것은 참가인 뿐만 아니라 모든 연구시설운영직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제 규정 등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다른 유기계약 연구시설운영직 근로자 및 기간제법상의 차별신청권이 없는 무기계약 연구시설운영직 근로자의 근로조건까지도 변동시키는 것이므로 부당하다.
관계 법령
■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차별적 처우"라 함은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 있어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말한다.
제8조(차별적 처우의 금지) ①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인정사실
F는 2003. 11. 18.부터 원고의 사내하청업체인 G 주식회사(이하 'G'이라 한다) 등에 입사하여 원고 연구원에 파견되어 근무하던 중 2007. 7. 1. 기간제근로자로 직접 고용되었다가 2008. 12. 1. 기능직으로 (공개)채용되었다.
원고 연구원 내에는 H 주식회사, 주식회사 I 등 6개의 사내하청업체가 있었는데,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73명 중 28명이 2012. 8. 24.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이 사건 지회가 설치되었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2. 11.경 원고를 상대로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위반 진정사건을 제기하였고, 이 사건 통보기관은 2013. 7. 26. 원고에게 6개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73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내용의 시정지시를 하였다.
원고는 2013. 11. 19. 연구시설운영직의 활용에 관한 제반사항을 정하기 위하여 '연구시설운영직활용지침'을 제정하였다(연구시설운영직 활용지침은 2014. 11. 11. 개정되었는데 개정된 내용을 반영한 연구시설운영직활용지침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14. 1. 10.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이 사건 통보기관의 중재로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중 이미 퇴직하거나 정규직으로 채용된 45명을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 28명을 직접 고용하는 내용의 아래와 같은 중재합의서(이하 '이 사건 중재합의'라 한다)를 작성하고, 같은 날 이 사건 지회 조합원 28명을 포함한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54명을 연구시설운영직으로 고용하였다. 참가인도 같은 날 유기계약 연구시설운영직으로 고용되었다.
원고는 원장 산하에 크게 연구개발부원장과 전략사업부원장을 두고 그 외 원자력정책개발본부와 경영지원본부, 소듐냉각고속로개발사업단과 수출용신형연구로실증사업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바, 연구개발부원장 산하에는 원자력안전연구본부, 첨단방사선연구소, J이용연구본부, 융복합기술개발본부, 원자력재료기술개발단 등의 5개 조직이, 또한 전략사업부원장 산하에는 미래원자로개발본부, 핵연료주기기술개발본부, 연구로기술개발단, 소형원자로개발단, 핵연료기술개발단 등의 5개 조직이 있다. 참가인이 연구시설운영직으로, F가 선임연구기술원(기능직)으로 함께 근무하는 E응용기술부는 J이용연구본부 산하 5개 부서(E응용기술부, E과학연구부, E장치개발관리부, 동위원소이용연구부, J운영부) 중 하나로서 원고 연구개발부원장과 전략사업부원장에 속한 41개 부서의 하나이며, 그 외 원자력정책개발 본부 또는 경영지원본부 등 산하 부서를 포함할 경우 원고는 총 51개 부서로 구성된다.
원고는 소속 근로자들의 직종을 연구직, 행정직, 기술직, 기능직(정규직), 연구시설운영직(유기계약직, 무기계약직), 비정규직(기간제계약직, 연구실험직, 아르바이트 대학생)으로 구분하고 있다.
원고 연구원은 F에 대한 기능직 채용 시 모집분야 '원자력공학(원자력공학, 물리학)', 채용자격 기준 '학력: 전문학사, 학사'로 각 공고하였고, 서류심사, 전공필기시험 및 영어시험, 면접시험, 신체검사를 거쳐 F를 선발하였다. 이와 달리 연구시설운영직에 대한 채용자격기준은 별도로 정함이 없고, 다만 참가인에 대한 사내하청업체 채용 당시 자격 기준으로 '기계장치 경력자'일 것이 요구되었으며, 별도의 외국어능력 검증은 없었다.
F는 2001. 2. 24. L대학교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하였고 J운전면허증과 방사성동위원소취급자일반면허를 각 보유하고 있다.
참가인과 F는 사내하청업체 입사 시부터 현재까지 계속 D 과제 업무를 수행해 왔는데, F는 기능직으로 채용되기 이전까지는 반도체 도핑<각주2>(조사) 업무를 주로 수행하였다.
D 과제 업무흐름도는 아래와 같다.
D 과제 자체사업 계획서상 참가인은 '조사시설운영'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F는 '조사감독/품질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참가인과 F가 포함된 연구시설운영직의 구체적 업무에 대해 업무조사서에 기재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각주3>
E조사를 이용한 반도체 도핑 과제 업무분장 현황(2015년 기준)에 의하면 F는 선임연구기술원으로서 조사감독/품질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참가인은 연구시설 운영직으로서 E조사시설운영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 조사그룹 업무체계도는 아래와 같다.
참가인은 자신의 주된 업무인 반도체 도핑(조사) 업무 수행을 위하여 주로 원자로 내부에서 조사통, 냉각통, 흡착기, 초음파 세척 도구, 계측기 등을 이용하고, 사무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원자로 외부의 사무실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하며, F는 주된 업무인 조사일정 등 계획 수립, 해외 고객 주문 대응, 각종 서류 작성 등의 업무 수행을 위하여 주로 원자로 외부의 사무실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한다. 참가인을 포함한 연구시설운영직은 교대제로 근무하는 반면, F는 09:00부터 18:00까지 정해진 시간에 근무를 한다.
F는 2014. 3. 3.부터 2014. 3. 18.까지 참가인을 비롯한 연구시설운영직에게 조사업무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F는 2013. 1.경 'X' 과제, 2014. 6.경, 2015. 3.경 및 6.경 'Y' 과제, 2016. 4. 30.부터 2016. 5. 5.까지 'Z' 과제에 연구 인력으로 참여하였고, 그 밖에 'AA(발전로용 SPND 민감도 측정)' 과제 연구에도 참여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기관의 조사과정에서 이 사건 지회 소속 기간제근로자 19명 중 연구시설운영직은 무기계약직 4명과 유기계약직(참가인 포함) 8명이 있으나 상호간 임금, 근로조건 등에 차이가 없다고 진술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는 '연구시설운영직활용지침'에 따라 군복무 기간을 포함하지 않고 경력을 산정한 후 급여등급을 결정하여 급여를 지급하고 있고, F에 대하여는 정규직에 적용하는 '연봉제운영요령' 및 '경력평점기준'에 따라 군복무 기간을 포함하여 결정된 등급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이에 의한 참가인과 F의 연간 급여 비교 내역은 아래와 같다.
연구시설운영직인 O은 2015. 7. 24.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 참가인 측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F가 하는 일은 사무업무이고, 연구시설운영직이 하는 일은 현장에서 일어나는 중점적인 일이라는 것은 맞지만, 궁극적으로 D 과제가 잘 수행되는 것을 목표로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다. F가 사무업무를 집중적으로 하는 이유는 업무효율 및 속도에 있어 이상적이고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이다.'라고 진술하였고, 연구시설운영직인 참고인 O, AB은 '2014년의 경우 자신들이 D 실제 생산 업무를 하였고, F는 행정업무가 중심이나 과거에는 행정업무도 연구시설운영직들이 수행한 사실이 있으며, 연구시설운영직과 F의 업무가 세부적으로 구분이 되긴 하지만 모두 D 과제 수행을 위한 직무구분일 뿐이다'라고 진술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18, 35 내지 39, 44, 47, 48, 53 내지 56호증, 을가 제1 내지 10, 13호증, 을나 제5, 6호증의 각 기재, 증인 M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기간제근로자에 대하여 차별적 처우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비교대상 근로자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를 들고 있다. 여기서 비교대상 근로자로 선정된 근로자의 업무가 기간제근로자의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명시된 업무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아니하고 업무의 범위 또는 책임과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1두7045 판결 참조).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갑 제7 내지 14, 16, 17, 19, 20, 22 내지 29, 31, 40 내지 4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과 F는 그 업무내용 등에 있어 다음과 같은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이므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과 F는 D 과제의 성공적인 수행을 공통의 목표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이들이 D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기여하는 부분에는 차이가 있다. 참가인은 D 과제 업무흐름도상 ⑤, ⑥, ⑦, ⑧의 업무를 수행하나, F는 ⑤, ⑥, ⑦, ⑧의 업무를 총괄하고 ①, ②, ③, ④, ⑨의 업무를 직접 수행한다. 즉, F는 조사일정을 수립하고, 조사율을 결정하며 방사선 작업허가서, 원자로사용신청서 등 각종 서류를 작성한다. 이 과정에서 연구시설운영직에게 일정한 지시를 하면서 조사량을 확인하거나 제어봉에 따른 조사위치 등을 조정하는 등 조사장치운영을 총괄한다. 반면 참가인은 외국의 거래처로부터 인수한 단결정의 외관 손상 등을 검사하고 단결정이 파손된 경우에는 이를 확인하여 보고하며 F로부터 지시받은 조사일정 및 조사율에 따라 조사(반도체 도핑)업무를 수행한다. 참가인은 조사가 완료된 단결정을 작업수조로 운반하여 냉각시키고, 이 과정에서 단결정의 위치를 기록하며, 냉각시킨 단결정의 E 조사랑을 측정하여 기록하고 조사가 완료된 단결정을 세척하여 출고한다. 참가인은 조사업무와 함께 청소 등 기타 현장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출고작업이 완료되면 F는 해외 거래처와 사이에 반송일정을 조율하고 측정결과를 알리는 업무를 수행한다. F와 참가인은 모두 과제책임자인 M의 지휘 하에 있으나 F는 참가인을 포함한 연구시설운영직의 조사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서 참가인에 비하여 보다 많은 의사결정권한 및 관리권한을 보유하고 있고, 참가인은 M 및 F의 의사결정에 따라 실제 조사업무를 수행하는데 업무의 중점이 있다.
F는 직접적으로 조사와 관련된 업무 외에도 해외 고객의 주문에 대응하거나 송장, 반출서류 등 각종 서류를 작성하고 해외 QA감사에 대응하는 등 대외 고객 접촉 업무를 수행하며 원고 연구원 및 ISO QA 감사일정을 수립하여 수검·대응하는 등 품질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F는 연구원 내 각종 연구과제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반면 참가인은 직접적인 조사업무에 부가하여 조사시설 점검, 유지보수, 수리, 설치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을 뿐이다.
참가인의 주된 근무장소는 원자로 내부이고 종종 사무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 한하여 원자로 외부의 사무실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반면, F는 주로 원자로 외부의 사무실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하여 행정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참가인은 교대제로 근무하는 반면 F는 평일 정해진 시간에 근무하므로 서로 근무형태도 다르다.
참가인은 1999. 2. 10. AC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원고의 사내하청업체인 C에 입사하여 원고 사업장에서 파견근무를 수행하다가 2014. 1. 10. 이 사건 중재합의를 통해 원고 연구원에 직접 고용된 반면, F는 원고의 사내하청업체인 G 등에 입사하여 원고 연구원에서 파견근무를 수행하다가 기간제근로자 직접 고용을 거쳐 2008. 12. 1. 기능직으로 공개채용되었으므로, 양자의 채용절차에는 차이가 있다. F는 L대학교 원자력공학과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자로서 J운전면허증과 방사성동위원소취급자일반면허를 보유하고 있어 이러한 학력 및 자격을 토대로 기능직으로 입사하여 조사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F는 채용절차에서 영어시험을 통해 해외 거래처와의 의사소통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영어능력을 검증받기도 하였다.
F는 과거 사내하청업체에서 현재 연구시설운영직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를 동일하게 수행한바 있고 현재 연구시설운영직 중 O, AB은 F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 행정업무 중 일부를 과거에 수행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참가인이 연구시설 운영직으로서 기능직인 F와 사이에 동종·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여부는 참가인이 연구시설운영직으로 직접 고용된 2014. 1. 10. 이후의 사정을 토대로 판단하여야 하고, F가 과거 연구시설운영직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를 수행한 적이 있다거나 F의 현재 업무를 과거에는 연구시설운영직이 수행하였다는 사정은 직접적인 고려 대상이 아니다.
F는 과거 사내하청업체 소속으로 현재 연구시설운영직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를 수행한바 있어 참가인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반면, 참가인이 F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업무를 대체하기 위해 필요한 원자력공학에 대한 전공지식 및 해외 거래처와의 의사소통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그 대체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참가인을 포함한 연구시설운영직이 2014. 1. 10. 이후 F의 업무를 실제 대체한 적도 없다고 보인다.
이 사건 중재합의에서 연구시설운영직의 급여 등 근로조건에 관하여 정규직(기능직) 대비 일정 수준의 고정급 급여 등급표를 신설하고 연구원에서의 업무수행기간에 따라 급여등급을 부여하기로 정한 것은 그 문언상 연구시설운영직과 기능직의 급여수준을 동등하게 하겠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연구시설운영직과 기능직의 급여에 차 등을 두도록 하되 기존 정규직 중 비교적 근로조건이 하위에 있는 기능직을 일응의 기준으로 하여 연구시설운영직에 대한 새로운 급여 등급표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될 뿐이므로 이 사건 중재합의가 연구시설운영직과 기능직 사이의 업무의 동종·유사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고 할 수 없다.
비교대상근로자 선정의 정당성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간제법 제8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차별적 처우의 금지는 사용자가 기간제근로자라는 이유로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차별적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정규직 근로자 중 가장 높은 처우를 받는 근로자를 비교대상근로자로 선정하는 경우 가장 낮은 처우를 받는 정규직 근로자는 기간제근로자보다 더 불이익을 받게 되는 역차별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비교대상근로자로 가장 낮은 처우를 받는 정규직 근로자를 선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가사 참가인과 F가 동종·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무기계약 연구시설운영직은 참가인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하여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비교대상근로자가 될 수 있다 할 것인데, 무기계약 연구시설운영직은 기능직에 비하여 낮은 처우를 받고 있고 달리 무기계약 연구시설운영직 보다 더 낮은 처우를 받고 있는 정규직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비교대상근로자는 무기계약 연구시설운영직으로 선정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비교대상근로자로 기능직인 F를 선정한 것은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
피고 및 참가인은, 비교대상근로자를 위와 같이 가장 낮은 처우를 받는 정규직 근로자로 제한할 경우 사용자가 무기계약 연구시설운영직과 같이 낮은 근로조건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를 둠으로써 기간제근로자과 통상적인 정규직 사이의 차별적 처우를 시정할 수 있도록 한 기간제법상 차별시정 제도의 입법 취지가 몰각될 수 있으므로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그 주된 취지가 있다 할 것인데 당해 기간제근로자와 동일한 처우를 받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가 있다면 그 기간제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다른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낮은 처우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차별시정 제도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간제근로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를 두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그러한 차등은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한 차별적 처우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통보기관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진정에 따라 원고에게 6개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73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내용의 시정지시를 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연구시설운영직 활용지침을 제정하여 무기 및 유기계약 연구시설운영직을 채용할 근거를 마련한 다음 이 사건 중재합의를 체결하게 되었는데, 이 사건 중재합의는 파견법에 따라 고용이 의제되는 사람은 무기계약직으로, 고용의무를 부담하는 사람은 유기계약직으로 각 구분하여 직접고용하기로 정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지회의 조합원 9명이 무기계약 연구시설운영직으로 채용된 것이므로 위와 같은 무기계약 연구시설운영직의 도입 경위에 비추어 원고에게 차별시정 제도 회피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참가인을 포함한 이 사건 지회 및 조합원들도 이 사건 중재합의에 동의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달리 원고가 기간제법상 차별시정 제도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무기계약직을 두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이 사건에서 무기계약 연구시설운영직 근로자를 비교대상근로자로 삼도록 하는 것이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의 입법취지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 및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참가인과 비교대상근로자 F는 동종·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할 수 없고 가사 동종·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하더라도 F를 비교대상근로자로 선정한 것은 적법하다 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차별적 처우를 하였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부당하여 취소되어야 한다(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나머지 주장의 점은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철(재판장) 김남균 강민기
각주1) 원자로 내에서 E를 조사(원자로나 조사장치에 의하여 물질을 전리방사선·감마선·중성자선 등에 쪼이는 것)하여 반도체를 생산해 내는 과정을 말한다.
각주2) 원자로에서 실리콘 단결정(원자가 3차원적으로 질서정연하게 배열된 실리콘)에 E를 조사하여 고품질 실리콘 반도체를 생산하는 과정을 말한다.
각주3) Quality assurance의 약자로 품질보증 업무를 의미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