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7. 3. 9. 선고 2016구합6524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 7,700여 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섬유,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건설 및 무역 부분 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각 사업분야를 PG(Performance Group)로 나누고 각 PG 아래에 PU(Performance Unit)을 두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섬유PG, 산업자재PG, 화학PG, 중공업PG, 건설PG, 무역PG, 정보통신PG가 있고 그 중 중공업PG 아래에는 전력PU, 기전PU, HGS PU, 풍력사업단이 있다.

나.

참가인은 1997. 1. 1. 원고에 입사하여 중공업PG 기전PU의 기획관리팀장으로 근무하던 중 2015. 3. 2. 팀장에서 보직 해임되고 2015. 8. 1. 중공업PG 전력PU 세종공장 관리팀으로 전보발령(이하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 한다)을 받은 사람이다.

다.

참가인은 2015. 10. 26. 이 사건 전보발령이 부당전보라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5부해2743호로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12. 21. 원고 소속 근로자 중 팀장 보직해제 이후 팀원으로 계속 근무한 사례가 있고 세종공장에서 참가인과 같은 경력자의 전보를 요청한 바가 없으며 참가인이 세종공장에 전보된 이후 2개월 이상 고유 업무를 부여받지 못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전보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전보발령을 부당전보로 인정하고 원고에게 참가인을 원직에 복귀시키라는 판정을 하였다.

라.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6. 1. 21. 중앙노동위원회에 2016부해74호로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4. 21. 참가인이 기전PU에서 담당하던 업무가 축소되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고 세종공장에서 참가인과 같은 기획경력자를 요청하였다는 사정을 믿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전보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지 않고, 이 사건 전보발령은 참가인의 거주지와 업무장소를 달리하는 전보로서 신의칙상 협의절차가 중요한데 원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에 관하여 참가인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전보발령은 부당전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기전PU의 기획관리팀 팀장의 지위에 있던 참가인의 보직을 해제한 후 임시적으로 기획관리팀 팀원으로 배치하였다. 그리고 참가인이 기획관리팀에서 담당하던 해외법인 C 및 베트남 공장 업무에 많은 인원이 중복 투입되었고 위 업무들이 점차 안정화되어 가는 단계여서 참가인을 다른 부서로 배치할 필요가 있었다. 한편 전력PU의 세종공장은 신재생 에너지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하여 기획 관련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인력이 필요한 상태였다. 원고는 위와 같은 업무상 필요에 따라 참가인을 세종공장으로 전보하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전보발령을 사전에 통보하고 참가인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다. 또한 원고의 근로자들 중 다수가 연고가 없는 곳에서 근무하고 있고 원고는 참가인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등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전보발령은 원고의 인사권의 정당한 행사로서 적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발령을 부당하다고 잘못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이 사건 전보발령의 경위

가)

참가인은 2010. 6. 1. 중공업PG 기전PU 기획관리팀의 팀장으로 보직되어 근무하였는데, 원고는 2015. 3. 2. 참가인의 팀장 직책 보직을 해제하여 팀원으로 하고 중공업PG 기전PU 글로벌 영업1팀 팀장이었던 D을 위 기획관리팀의 팀장으로 발령하는 인사명령을 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2015. 5. 1. 기전PU의 조직을 개편하면서 기획관리팀 팀장 D을 중공업PG 기전PU 회전기영업담당으로 발령하고, 중공업PG 기전PU 기획관리팀 팀원이었던 E를 팀장으로 발령하는 인사명령을 하였다.

나)

원고의 기전PU장인 F는 2015. 7. 27. 참가인에게 창원공장 생산관리팀으로 전보될 것이라고 알려주었고, 다음날 참가인을 2015. 8. 1.자로 중공업PG 기전PU 기획관리팀에서 중공업PG 기전PU 창원공장 생산관리팀으로 전보하는 내용의 내부결재가 마쳐졌다.

다)

이에 참가인은 2015. 7. 29. 원고의 인사담당 G 상무에게 위와 같은 전보발령에 대하여 창원공장은 주거지인 서울과 거리가 멀고 현실적인 주거 확보 등의 준비가 불가능하다고 하며 면담을 요청하였고, 원고의 인사총괄 전무인 H은 중공업PG 전력PU장인 I에게 참가인을 세종공장에 배치하는 것이 가능한지 문의하여 그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라)

원고는 2015. 7. 31. 참가인을 2015. 8. 1.자로 중공업PG 기전PU 기획관리팀에서 중공업PG 전력PU 세종공장 관리팀으로 전보하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였다.

마)

한편, 원고는 정기적인 인사발령은 하지 않고 필요시에 인사명령을 하고 있는데, 2015년도에 특정부서의 팀장에서 다른 팀의 팀장으로 즉시 전보된 경우는 67명, 특정부서의 팀장에서 다른 팀의 팀원으로 전보된 경우는 53명, 특정부서의 팀장에서 해당 팀의 팀원으로 계속 근무하는 경우는 3명, 특정부서의 팀장에서 해당 팀의 팀원으로 근무하다 다른 팀의 팀장으로 전보된 경우는 3명, 특정부서의 팀장에서 해당 팀의 팀원으로 근무하다 다른 팀의 팀원으로 전보된 경우는 3명이다.

2)

이 사건 전보발령을 전후한 참가인의 업무

가)

원고의 중공업PG 기전PU 기획관리팀은 원고가 2015. 1.경 인수한 독일 법인인 C 관련 업무 및 원고의 베트남 공장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참가인은 기획관리팀 팀장으로 위 업무들을 담당하였으며, 참가인은 2015. 3. 2. 팀장의 보직이 해제된 이후에도 위 업무들에 관여하였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의 보직 해제 이전인 2015. 2. 17. 중공업PG 기전PU 창원공장 생산관리팀 소속 J, K을 베트남법인 관리본부 지원실로 발령하였다가, 2016. 3. 31. J을 국내로 복귀하도록 하였다.

나)

세종공장은 크게 용접기팀과 관리팀으로 구성되어 있고, 관리팀은 기획 파트, 인사/총무 파트, 환경/시설 파트, QA 파트, 신사업 지원 파트, 원가/회계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원고는 2015. 10.경 세종공장의 업무분장을 하면서 기획파트는 참가인에게, 인사/총무 파트, 환경/시설 파트, QA 파트는 L 차장, 신사업 지원 파트, 원가/회계 파트는 M 과장에게 각각 배정하는 내용의 업무분장을 하였다. 그런데 참가인에게 배정된 기획파트에는 참가인이 단독으로 배정되었고 담당업무로는 경영 계획 관리, 세종공장 A/P 관리 – 공장 활용도 향상, 지표 관리, 공장 기획이 정하여졌다.

다)

원고는 2016. 6. 1. 참가인에게 세종공장의 기획, 원가, 신사업에 관한 업무를 배정하는 내용의 업무분장을 하였고, 2016. 8. 9. 참가인에게 품질 업무만을 배정하는 내용의 업무분장을 하였다.

3)

원고의 세종공장의 현황

가)

원고의 세종공장은 세종특별자치시 N에 위치한 공장으로서 생산제품으로는 용접기, PCS(전력변환장치), STATCOM(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 ESS(에너지 저장장치), ECMS, 디지털릴레이, 철탑 등이 있다.

나)

세종공장의 생산제품 중 PCS, STATCOM, ESS는 신재생 에너지사업에 속하는데, 실제로 PCS의 경우는 원고의 안양연구소에서 동작(회로) 부분을 설계하고 부품을 배치하는 구조설계는 외주업체에 일괄 발주한 후 외주업체에서 생산한 제품을 세종공장에서 시험만 하는 정도이고, STATCOM의 경우는 설계, 개발은 안양연구소에서 하고 세종공장에서는 기계 시험 및 자재 입출고 관리를 하고 있으며, ESS의 경우는 인버터 전원 장치만을 세종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한편, 원고의 신송전 부문 생산 경영계획에 의하면, STATCOM 부문은 세종공장의 생산설비를 2017. 6.경 창원공장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다)

원고는 2013. 7. 30. 경영기획팀에서 세종공장의 운영현황을 진단하고 활용도를 제고하는 방안을 검토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세종공장의 유형 고정자산(2012년 장부가 기준 367억 원) 고려시 자산 회전율이 0.5로서 중공업 평균 회전율 2.5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기존제품인 철탑 사업 철수, 용접기 사업 부진과 STATCOM, PCS 등 신규 제품의 시장 진입/확대의 어려움으로 세종공장의 효율성 제고가 어려운 상황에 있으므로 세종공장의 활용도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타 사업부 생산공장으로 활용하는 방안, 중공업에서 검토 중인 신사업 아이템의 사업성이 담보되는 경우 개발 및 양산공장으로 활용하는 방안, 세종공장을 창원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있다는 것이었다.

라)

세종공장의 2016년 그룹 경영방침 실천방안은 '1. 경영효율 극대화, 2. 글로벌 경영역량 강화, 3. 신뢰의 기업문화 구축, 4. 지속가능 경영체제 확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참가인이 세종공장에서 배치된 부서인 관리팀이 담당부서인 부분은 2. 글로벌 경영역량 강화의 전략 및 Action-plan 중 '작업과실에 의한 불량 유출 방지', 'QA프로세스 강화' 및 4. 지속가능 경영체제 확립(윤리경영의 실천, 고객/협력사와의 동반성장, 사회공헌 활동 강화)이고, 그 외 대부분은 용접기팀이 담당부서로 되어 있다.

마)

원고의 감사팀이 2016. 7. 5. 작성한 '전력PU 세종공장 업무진단 결과'에 의하면 세종공장은 제품 경량화(태양광 인버터)를 통한 비용절감 노력이 없어 경쟁사 대비 원가경쟁력이 떨어지고, 고객불만(용접기 다이오드 소손)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판매하여 시장의 신뢰를 잃었으며, 조립이 안 된 반제품을 납품토록 한 후 대금을 선지급하거나 장부 대비 실물재고 차이가 크게 발생하는 등 공장관리가 투명하지 않은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7, 8, 9, 11, 12, 23, 26, 27, 30, 33호증, 을나 제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O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관련 법리

전보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당해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데,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사용자가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참조).

2)

이 사건 전보발령의 업무상 필요성 유무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참가인을 세종공장으로 전보발령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없거나 설령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리 크지 않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먼저 참가인을 기존의 중공업PG 기전PU의 기획관리팀에서 다른 부서로 전보발령할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즉, ① 특정부서 팀장의 보직이 해제된 후 다른 팀으로 전보되지 않고 해당 팀에 팀원으로 계속 근무하는 것은 원고가 행한 인사명령들에 비추어 이례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원고가 참가인의 보직을 해제한 후 참가인을 배치할 마땅한 부서를 찾지 못하였다고 자인하고 있는 바와 같이 원고는 참가인을 배치할 만한 다른 부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참가인의 기획관리팀 팀장 보직을 해제함으로써 위와 같은 이례적인 상황을 스스로 초래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중공업PG 기전PU가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이고 있어 인적 쇄신의 차원에서 참가인을 비롯한 기전PU의 팀장들의 보직을 해제한 것이라 주장하나,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이 업무에 능숙한 기존의 팀장들을 교체한다는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참가인의 후임 팀장을 불과 2개월 만에 기존 기획관리팀 팀원이었던 E로 교체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중공업PG 기전PU 기획관리팀의 인적 쇄신을 위하여 참가인의 팀장 보직을 해제한 것이라고 보기는 의문스럽다. ② 그리고 원고가 특정부서의 팀장에서 보직을 해제한 근로자를 주로 다른 팀의 팀장 내지 팀원으로 전보하는 사례가 많고 같은 팀의 팀원으로 계속 근무하는 경우가 이례적이라고 하더라도 같은 팀의 팀원으로 계속 근무하는 경우가 전혀 없지 않으므로, 팀장에서 보직이 해제된 참가인을 반드시 기획관리팀이 아닌 다른 팀으로 전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③ 원고는 참가인이 기획관리팀의 팀원으로 근무하며 담당하였던 해외법인 업무 및 베트남 공장 업무가 그 업무량에 비하여 담당 인력이 과도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원고는 참가인의 팀장 보직 해제 무렵 베트남공장 업무를 담당할 근로자들을 추가로 현지로 파견하여 2016. 3.에 이르러서야 파견한 근로자 중 1명을 복귀하도록 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발령 당시 참가인이 담당하던 해외법인 업무 및 베트남 공장 업무의 업무량이 줄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설령 참가인이 기획관리팀에서 담당하던 업무량이 줄어들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해외법인 업무 및 베트남 공장 업무만을 전담한다거나 기획관리팀의 업무가 전체적으로 축소된 것이 아닌 이상 참가인은 기획관리팀의 다른 업무를 추가적으로 부여받을 수도 있는 것이므로 참가인이 담당하던 업무의 양이 줄어들었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을 기획관리팀이 아닌 다른 부서로 전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다음으로 이 사건 전보발령 당시 원고의 세종공장에 참가인과 같은 기획업무에 특화된 인력이 요구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즉 ① 원고는 당초 참가인을 세종공장이 아닌 창원공장으로 전보하기 위하여 결재까지 마친 상태였고, 참가인이 창원공장으로 전보되는 것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자 원고의 인사담당자가 세종공장을 관할하는 전력PU장에게 참가인을 세종공장으로 전보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어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였다. 그리고 참가인이 2015. 8. 1.자로 세종공장으로 전보되었음에도 참가인에 대한 정식적인 업무분장은 2015. 10.경에서야 이루어졌고, 참가인이 위와 같이 업무를 분장받은 이후 두 차례 업무 분장의 변경이 있었으며 2016. 8. 9.에는 기획 업무와 관련성이 낮아 보이는 품질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 이전부터 세종공장에 인력수요가 발생하여 참가인을 세종공장으로 전보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이 창원공장으로의 전보에 대하여 주거지와 거리 등을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자 상대적으로 참가인의 주거지와 거리가 가까워 참가인의 반발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세종공장으로 전보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② 이에 대하여 원고는 세종공장에서 신재생 에너지사업을 추진하는 등 공장의 활용도를 제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으므로 세종공장에 이를 뒷받침할 기획 업무 담당자가 필요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경영기획팀에서 제시한 세종공장의 활용도 제고방안(타 사업부 생산공장으로 활용, 중공업의 신사업 아이템 생산공장으로 활용, 창원공장으로 이전)은 세종공장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므로 참가인을 단독으로 세종공장으로 발령한다고 하여 세종공장의 활용도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③ 더욱이 원고는 신재생 에너지사업 제품(PCS, STATCOM, ESS 등)에 관하여 세종공장은 제품의 일부 부품만을 생산하거나 외주업체에서 생산한 제품을 시험만 하도록 하고 있고, 세종공장의 STATCOM 생산을 창원공장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하기도 하였으며, 세종공장의 그룹 경영방침 실천 방안 및 업무진단 결과에는 신재생 에너지사업이 주된 내용으로 검토되어 있지 않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 당시 구체적으로 세종공장에서 신재생 에너지사업 등을 추진함으로써 세종공장의 활용도를 제고하려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 여부

갑 제11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의 주거지는 서울 은평구 P에 위치하고 참가인은 조모인 Q을 부양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의 세종공장은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참가인은 주거지를 옮기거나 서울과 세종특별자치시 사이를 출·퇴근 하는 등의 불편함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이고, 특히 참가인은 조모를 부양하며 서울에 거주하고 있으므로 일반적인 근로자들보다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4)

신의칙상 협의절차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기 이전 참가인을 창원공장 생산관리팀으로 전보하기로 결정하고 결재까지 마친 후 이를 참가인에게 통보하였다가 참가인이 여러 가지 사정을 들어 창원공장으로 전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이의를 제기하자 다시 참가인을 세종공장 관리팀으로 전보하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의 소속 부서 및 담당 업무에 변경을 가져오고 기존 참가인의 주거지에서 출·퇴근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전보발령을 함에 있어 사전에 전보발령에 관하여 참가인과 협의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을 전보발령할 것을 결정하고 참가인에게는 단지 통보만을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함에 있어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비록 원고가 참가인이 전보발령을 받을 공장을 변경하여 준 사정은 인정되나 이는 이미 참가인의 전보발령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이를 들어 원고가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라.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전보발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그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이 적지 않으며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함에 있어 참가인과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도 거치지도 않았으므로, 이 사건 전보발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인사명령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서범욱 이호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