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5. 24. 선고 2016구합65701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5. 5. 8. 원고들에 대하여 한 체당금 지급대상 부적격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주식회사 N(이하 '이 사건 회사')는 2014. 12. 3. 구 임금채권보장법(2015. 1. 20. 법률 제130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 제7조 제1항 제3호, 구 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2015. 6. 15. 대통령령 제263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 제5조 제1항 등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사업의 폐지로 미지급임금 등을 지급할 능력이 없다'는 사유로 '도산등사실인정'을 받았다.

나.

원고들은 2015. 4. 15.경 법 제7조 제6항, 시행령 제9조, 제10조 등에 근거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라고 주장하면서 체당금(替當金, 고용노동부장관이 사업주를 대신하여 지급하는 임금 등) 지급 청구와 함께 체당금 지급 사유의 확인신청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5. 5. 8. 원고들이 이 사건 회사가 아닌 농업회사법인 유한회사 O(이하 'O')의 근로자라는 이유로 체당금 지급대상 부적격 통보(이하 '이 사건 처분')를 하였다.

다.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16. 2. 29. 이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는 P의 지시로 형식적으로 근로관계를 O 소속으로 하였을 뿐 실제로는 P 등의 관리, 감독 하에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이다. 따라서 피고가 관련 사실을 오인하거나 근로관계의 실질을 잘못 평가하여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P는 부동산 매매업을 영위하기 위하여 이 사건 회사를 설립하고, 농지 매매업도 가능하도록 O을 설립한 다음, 제3자를 대표이사로 두고 위 두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

2)

이 사건 회사와 O의 법인등록번호, 대표자, 소재지, 업종 및 회사설립 일자는 아래 표와 같다.

(생략)

3)

P는 관리부 직원들과 실장 이상의 일부 영업부 직원들을 이 사건 회사 소속으로, 텔레마케터 등 영업부 직원들을 O 소속으로 구분한 다음, 직원들을 모두 이 사건 회사 소재지의 사무실에서 근무하게 하고, 원고들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에게 이 사건 회사의 주 업무인 일반 부동산 매매와 O의 주 업무인 농지 매매를 같이 처리하도록 하였다. 원고들을 포함한 영업부 직원들에 대한 근태 관리는 이 사건 회사 소속인 W이 하였다.

4)

P는 '이 사건 회사와 O을 함께 경영하면서 두 회사의 사업자금과 회계를 구분하지 않았고, 필요에 따라 수시로 두 회사의 계좌 사이 자금이체 거래를 하였다. 직원들의 임금은 세금과 관련된 비용 처리 때문에 형식상 급여 주체를 일치시켰고, O 명의로 채용한 근로자들에게는 O 계좌에서 임금을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이 사건 회사와 O 명의 각 계좌의 거래내역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 명의 계좌와 O 명의 계좌 사이에 여러 차례 상당한 금액의 돈이 오간 내역이 있고, 일부 입금자 명의도 중복된다. 한편 농지 매매의 경우 O 명의로 계약이 체결되는 등 거래 실적이 있었고, O 명의 계좌에 각종 경비지출과 토지 매매계약금, 등기비 지출 등으로 보이는 내역이 나타난다.

5)

P가 정한 위 구분에 따라 영업 업무를 담당한 원고들은 O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O의 계좌에서 임금을 지급받았다. 원고들이 피고에게 신청하여 지급받은 체불금품 확인원과 원고들의 체당금 확인신청서 상의 각 입사일 및 퇴사일 내역은 아래와 같다(그 일자가 다를 때는 체불금품확인 신청서, 체당금 확인신청서 상 기재 내역을 순서대로 함께 기재한다).

6)

P는 2013. 2.경 직원들을 전원 퇴직 처리하였고, 2013. 5.경 이 사건 회사를 폐업한 이후에도 2013. 8.경까지는 O을 단독으로 운영하였는데, 그 이후로는 O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나 영업이 없었다. O은 2013. 12. 31. 직권 폐업되었다.

7)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인 W은 2013. 6. 3. 피고에게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4. 2. 27. '이 사건 회사와 O은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체로 운영되었는데, O의 사업자등록이 유지되고 사업주가 위 신청서가 접수된 2013. 6.경 이후에도 사업을 운영한 것으로 보이므로 사업이 사실상 폐업되거나 폐지과정에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도산등사실인정 거부처분을 하였다.

8)

W은 이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청구하였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14. 11. 18. '① 이 사건 회사와 O은 별도의 독립된 회사로 보아야 하므로 사업의 폐지 여부는 이 사건 회사만을 기준으로 보아야 하고, 이 사건 회사의 사업이 폐지된 것으로 보이고, ② 설령 이 사건 회사와 O이 하나의 회사라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사업주 P의 진술에 따르면 O의 사업도 처분일인 2014. 2. 27. 이전에 이미 폐지되었거나 폐지과정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위 거부처분을 취소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4. 12. 3.경 W에게 이 사건 회사에 대한 도산등사실인정을 통지하였다.

9)

피고는 2014. 4. 8. W과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 30명의 신청에 따라 이 사건 회사에 관한 체불금품확인원을 작성하여 교부한 적이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6, 8 내지 15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증인 W, P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체당금이란 법 제7조 제1항, 제2항 및 시행령 제5조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퇴직한 근로자에게 도산등사실인정이 된 사업주를 대신하여 지급하는 임금 등을 말한다. 그리고 법 제2조에 따르면, '근로자'란 근로기준법 제2조에 따른 근로자,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하고, 근로기준법 제2조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라고 정의하고 있다. 위와 같은 법 규정을 종합하면, 체당금 지급대상이 되는 근로자와 사업주 사이에는 사용종속관계 아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받는 내용의 실질적 근로관계가 성립하여야 한다. 여기서 실질적 근로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근로계약서 작성 명의나 산업재해보상보험 관계 신고내용, 사업자등록의 신청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근로관계의 실질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원고들과 이 사건 회사 사이에 근로관계의 성립 여부

위 인정사실과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비록 O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O의 사업에 근로를 제공하였으며, O이 농지 매매업을 운영한 실적이 있는 등 그 실체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P가 O과 이 사건 회사의 사업이나 조직 관리, 재정 등을 구분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체로 운영하였고, 원고들이 이 사건 회사의 사업장에서 그 사업에 근로를 제공하였으며, O과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 경영자로서 양자를 대표하여 원고들을 고용한 P나 원고들도 고용관계의 성립에서 O과 이 사건 회사를 구분하여 인식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들과 이 사건 회사 사이에도 사용종속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한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P는 부동산 매매업을 목적으로 이 사건 회사를 설립하고, 농지 매매업도 가능하도록 농지법상 농지취득 자격을 갖추기 위하여 O을 별도로 설립하였다.

나)

P는 농지를 포함하여 부동산 매매 사업을 위하여 관리직과 영업직 근로자를 채용하였는데, 편의상 원고들 등 영업직 근로자 일부를 O 소속으로, 관리직 근로자 모두와 나머지 영업직 근로자를 이 사건 회사 소속으로 구분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세금 관련 비용 처리 등을 위해 그 소속에 따라 이 사건 회사와 O의 계좌에서 구분하여 임금을 지급하였을 뿐이다.

다)

영업직 근로자들은 모두 위와 같은 소속 구분에 상관없이 이 사건 회사의 사무실에 출근하여 농지와 그 밖의 부동산을 구분하지 않고 그 매매를 위한 영업 업무에 종사하였다.

라)

O은 소속된 관리직 근로자가 아무도 없어, 독립된 사업조직을 갖추지 못하였다. 이 사건 회사 소속의 관리직 근로자 W이 O 소속의 영업직 근로자들에 대한 근무태도 관리나 근무지시·감독 등을 수행하였다.

마)

P는 이 사건 회사의 계좌와 O의 계좌를 혼용하여 구분 없이 사용하였다.

바)

W은 원고들도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피고에게 이 사건 회사에 관한 도산등사실인정을 신청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회사와 O이 사실상 같은 하나의 사업체'임을 전제로 도산등사실인정을 거부하기도 하였다.

사)

W과 원고들은 위 거부처분이 유지된 상태에서 피고에게 모두 이 사건 회사 소속임을 전제로 체불금품확인원을 신청하여 피고로부터 신청취지대로 확인받기도 하였다.

아)

O도 피고가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최초 도산등사실인정을 거부한 즈음에 사업이 이미 폐지되었거나 폐지과정에 있었다. 만약 원고들이 이 사건 회사 소속이 아니고 O의 근로자라고 생각하였다면 따로 O에 대한 도산등사실인정 신청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이 사건 회사에 관한 체당금 지급절차에서 본인들도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로서 체당금 지급대상이 된다고 여기고 위와 같은 절차를 따로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3)

따라서 피고가 이와 달리 원고들과 이 사건 회사 사이에 근로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이 사건 청구는 타당하므로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김나경 홍승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