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7. 9. 7. 선고 2016구합6733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변경 전 상호 C 주식회사)는 독일의 진공펌프 제조사인 D 유한회사(D GmbH)가 1990. 7. 12. 설립한 한국지사로서 성남시 분당구 E건물, 3층에 본점(이하 '분당사무실'이라 한다)을, 천안시 서북구 F에 서비스센터(이하 '천안서비스센터'라 한다)를 두고 상시 3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진공펌프 판매 및 수리업을 영위하고 있다.

나.

참가인은 2003. 11. 17. 원고 회사에 수리담당 서비스 엔지니어(Service Engineer, 과장)로 입사한 후 천안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다가 승진하여 AS(After Sales)부서의 서비스 매니저(Service Manager, 차장)로 근무하던 중, 2015. 8. 28. 원고로부터 3개월의 유급휴가명령(이하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이라 한다)을 받아 보직에서 해임되었다. 이후 참가인은 대기발령 상태에 있다가, 2015. 10. 21. 같은 달 26일부터 분당사무실로 출근하라는 명령(이하 '이 사건 출근명령'이라 한다)을 받았다.

다.

참가인은 2015. 11. 19.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은 부당대기명령 및 부당보직해임에 해당하고, 이 사건 출근명령은 부당전보 및 부당대기명령에 해당한다면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인사명령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1. 11.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은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이 사건 출근명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며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이 클 뿐만 아니라 참가인의 동의가 없으므로 부당하다'는 이유로 이를 인용하였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6. 2. 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2016. 5. 6. 다음과 같은 이유로 기각되었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호증, 을가 제6, 10호증, 을나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1)

이 사건 인사명령은 후속 인사발령에 앞선 잠정조치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은 이 사건 출근명령으로 잠정적인 유급휴가 상태가 해소되었고, 이 사건 출근명령은 참가인이 2015. 11. 23. 원고로부터 특정시장 개발 영업담당(Sales Account Manager Specific Market Development)으로 보직을 부여받아 잠정적인 무보직 상태가 해소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명령에 대한 참가인의 구제이익은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이미 소멸하였다.

또한 참가인이 2016. 4. 21. 징계해고되어 참가인과 원고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이 점에서도 이 사건 인사명령에 대한 참가인의 구제이익은 소멸하였고, 설령 위 징계해고가 부당하더라도 그 이전의 2016. 3. 17.자 자택대기명령이 확정됨에 따라 참가인으로서는 이 사건 인사명령이 취소되더라도 자택대기상태에 있게 될 뿐이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이 사건 인사명령의 취소를 구할 구제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

2)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은, 원고 회사가 2014년부터 AS부서 통합을 추진한 결과 참가인이 보직을 잃을 상황이 되자 참가인의 자질부족, 참가인과 천안서비스센터 직원들과의 좋지 않은 관계, 참가인이 통합된 AS부서의 부서장 G 밑에서 근무하기 어려워 보이는 점, 참가인의 장거리 출퇴근 상황 등을 고려하여 부여한 것으로서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징계절차와 관련이 없는 부서통합의 결과일 뿐이다. 나아가 참가인은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 전후로 급여 및 기타 복리후생에 있어서도 불이익을 받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은 인사권의 정당한 행사결과에 불과하다.

3)

이 사건 출근명령은 참가인에게 보직을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서 실제로도 그 이후 참가인과의 논의를 거쳐 2015. 11. 23. 보직부여가 이루어진 이상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나아가 이 사건 출근명령으로 참가인이 받은 불이익이 없고, 원고가 취업규칙 제8조에 따라 이 사건 출근명령으로 참가인의 근무장소를 변경하는 경우 참가인의 동의를 얻을 필요가 없으며 참가인도 이 사건 출근명령에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으므로, 이 사건 출근명령 역시 인사권의 정당한 행사결과일 뿐이다.

나.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 회사의 구성 및 AS부서의 통폐합

가)

원고 회사는 현재 대표이사 아래 인사(HR), 재무(Finance), 일반영업(Sales), 반도체영업(Key Account), 영업지원(Sales Application), 물류(Logistics), AS(After Sales)의 7개 부서로 이루어져 있다.

나)

원고는 2010. 5. 25.경부터 AS부서 조직을 내부수리(In-House Service)를 담당하는 AS부서와 현장수리(Field Service)를 담당하는 CS(Customer Support)부서로 분리하여 참가인으로 하여금 AS부서를, G 부장으로 하여금 CS부서를 각 관리하게 해오다가, 2015. 10. 1. 다시 양 부서를 통합하였다(이하 '이 사건 부서통합'이라 한다).

2)

이 사건 인사명령의 경과

가)

참가인은 2003. 10. 27. 원고와 '6개월간 좋은 성과를 내면 새로운 직위로 조정해 준다'는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3. 11. 17. 원고 회사에 TMP(터보펌프) 수리담당 서비스 엔지니어(과장)로 입사하였다. 참가인은 그 후 2004. 4. 1. AS부서의 서비스 매니저(Service Manager, 차장)로 승진하여 같은 달 2일 원고와 새로운 임금계약을 체결하였고, 2007. 1. 1.에는 부장으로, 2010. 6. 1.에는 이사로, 2013. 1. 1.에는 상무로 승진하였다.

나)

참가인은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 전까지 AS부서의 서비스 매니저로서 천안서비스센터에서 계속 근무하였는데, 근무기간 동안 참가인의 근무평가결과, AS부서의 업무성과 중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참가인이 AS 부서의 서비스 매니저로 근무한 기간 중 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손익계산서상 상품매출 및 서비스매출 금액은 다음과 같다.

라)

참가인은 2015. 6. 23. 원고의 대표이사 H로부터 AS부서의 실무를 G에게 맡기고, 참가인이 전체적인 관리를 맡는 방안을 제안받았으나, 이를 거절하였다.

마)

참가인은 2015. 6. 25. 원고 회사의 글로벌 서비스 부문 아시아지역 총괄책임자인 I가 이메일로 비공식 수리업체(3rd Party)의 수리서비스 제공에 따른 시장잠식에 대한 우려와 함께 대응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보냄에 따라 원고 회사에 대한 내부 조사를 시작하였다. 참가인은 2015. 7. 10. H에게 'G의 부하직원인 J 차장이 개인적으로 고객에게 수리업무를 제공하고 있고, Service Agent사인 K사가 정품을 사용하지 않고 비공식 수리업체와 거래했다는 혐의를 구두로 보고하였으며, 같은 달 17일 H와 원고 회사의 관리이사 L에게 같은 내용을 이메일로 보고하고 진상조사의 필요를 피력하였다. 그 후 참가인은 2015. 8. 26. 원고 회사의 '내부고발 정책(M Whistleblowing Policy)' 제4조에 근거하여 위 내용을 M그룹 아시아 지역 담당자인 소외 N에게 이메일로 보고하였다.

바)

H는 2015. 8. 28. 10:00경 L과 함께 천안서비스센터를 방문하여 참가인에게 통합된 AS부서의 부서장으로 G을 내정한 사실을 알리고 3개월분의 특별급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권고사직을 종용하였다. 참가인이 이를 거부하자, 원고는 같은 날 오후 참가인에게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을 내려 참가인을 서비스 매니저의 보직에서 해임하고 대기발령을 조치한 뒤 업무용 핸드폰, 노트북, 사내 인트라넷(SAP)을 회수 또는 차단하였다.

사)

원고는 2015. 8. 28. 전체 임직원들에게 참가인이 AS 매니저 직위에서 해임되었고, 그 후임자를 물색하는 동안 임시로 G이 AS 매니저를 맡을 것이라는 내용을 인사소식(PEOPLE NEWS)을 통해 공지한 후, 2015. 10. 1. 이 사건 부서통합을 단행하고 G 부장을 통합된 AS부서의 임시 부서장으로 임명하였으며, 같은 날 원고 회사의 조직도에 참가인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아)

원고가 2015. 10. 21. 참가인에게 이 사건 출근명령을 함에 따라 참가인은 분당사무실에서 무보직 상태로 대기하면서 원고와 보직부여에 관한 협의를 하였는데, 원고는 AS부서의 업무를 맡고 싶어하는 참가인의 제안을 AS부서 등의 의견을 이유로 거절하였다.

자)

참가인은 2015. 11. 19.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인사명령에 대해 구제신청을 하였고, 원고는 그 직후인 2015. 11. 23. 참가인에게 O 상무가 맡고 있는 영업(Sales)부서의 특정시장 개발 영업담당으로 보직을 부여한 후(이하 '이 사건 보직부여'라 한다) 이를 인사소식을 통해 공지하였다.

차)

원고가 2015. 11. 23.자 보직부여 이후 참가인에게 명함을 지급하지 않고 사내 인트라넷인 SAP에도 접근을 허용해 주지 않자, 참가인은 2015. 12. 7. L에게 명함의 지급, SAP 접근권한의 부여 등을 요청하였다.

카)

참가인은 2015. 12. 3. 영업부 팀원들에게 메일로 업무일지 양식의 공유를 부탁하고, 같은 달 7일 L에게 독일 본사로부터 이 사건 보직부여에 관한 승인을 받을 때 사용되었던 플라스틱 성형시장(Plastic Forming Process Market)에 관한 자료를 요청하였다. O은 2015. 12. 7. 회의 도중 참가인에게 원고 회사 내의 누구에게도 이메일을 보내지 말고(Email/Communication = Do not send anyone of A!) 주 1~2회 신규고객을 발굴하고 방문하라고 요청하였다.

타)

참가인은 2016. 2. 17. 이 사건 보직부여가 부당하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4. 12. 이 사건 보직부여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인용하였다.

파)

원고는 2016. 3. 1. G을 통합된 AS부서의 정식 매니저(천안서비스센터장)로 임명하였다.

하)

원고는 2016. 3. 25. 2015년도 개인성과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참가인에게 2015. 8. 28.부터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에 따라 근무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개인목표의 68%에 해당하는 금액의 지급을 제의하였으나, 참가인은 부당한 인사명령으로 인하여 근무하지 못한 것을 인센티브에 반영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동의하지 않았다. 한편 참가인은 개인성과 인센티브로 2013년에는 개인목표의 97%에 해당하는 약 1,089만 원을, 2014년에는 개인목표의 95%에 해당하는 약 1,100만 원을 지급받았다.

거) 원고는 2016. 3. 17. 참가인에게 사규 및 방침 위반 행위에 대한 조사와 징계절차의 진행을 이유로 다시 자택에서 대기할 것을 명령한 후, 2016. 4. 15. 참가인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고, 같은 달 19일 참가인에게 다음과 같은 사유로 같은 달 21일 자로 해고한다는 내용이 담긴 해고통지서를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너) 참가인은 2016. 5. 18. 원고의 2016. 3. 17.자 자택대기명령 및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7. 11.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으며, 중앙노동위원회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원고와 참가인의 재심신청에 대하여 2016. 11. 11. 기각결정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8, 16호증, 을가 제1, 3 내지 12, 14 내지 20호증, 을가 제2호증의2, 을나 제1 내지 3, 6, 7, 10, 14 내지 21, 45호증의 각 (일부)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구제이익의 존부

가)

관련 법리

근로자들이 전보명령 이후 해고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해고의 효력을 둘러싸고 법률적인 다툼이 있어 그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가 확정되지 아니하였고, 더군다나 위 해고가 전보명령에 따른 무단결근 등을 그 해고사유로 삼고 있어서 전보명령의 적법성 여부가 해고의 사유와도 직접 관련을 갖고 있다면, 전보명령에 대한 구제의 이익이 인정된다(대법원 1995. 2. 17. 선고 94누795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를 기준으로 참가인에게 이 사건 인사명령에 대한 구제이익이 인정되고, 그 구제이익은 이 사건 보직부여나 이 사건 해고에도 불구하고 소멸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사용자의 인사명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를 신청하는 것은 해당 인사명령의 취소를 통해 종래의 지위를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그 구제이익은 '근로자가 해당 인사명령이 취소됨으로써 종래의 지위를 회복하게 되는 이익'을 의미한다. 따라서 후속 인사명령에 의하여 재심판정 당시를 기준으로 구제이익이 소멸하였다고 하려면 해당 인사명령이 취소되어 근로자가 이전의 지위 또는 그와 동등한 지위를 회복하였거나 근로자가 후속 인사명령을 수용하여 이를 다투지 않는 등 종전 인사명령의 취소를 통해 추가로 회복될 이익이 없는 경우라야 한다. 만약 구제이익이 해당 인사명령 이후에 이루어진 사용자의 불충분한 후속 인사명령으로 인해 소멸한다고 해석한다면, 이는 구제절차의 실효성을 없애버리는 결과로 되고, 사용자가 이를 악용하여 구제절차제도의 취지를 잠탈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부당하다.

(2)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 이후 이 사건 출근명령 및 이 사건 보직부여로 참가인의 대기발령 상태가 해소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참가인은 이 사건 출근명령 이후 이 사건 보직부여 전까지 무보직 상태였고, 이 사건 보직부여 이후 영업부서에서 부서장이 아닌 직원의 보직을 부여받았으며, 유급휴가 및 무보직 상태로 인해 2015년 개인성과 인센티브가 2014년에 비해 낮게 책정되는 불이익을 받았으므로, 이 사건 출근명령이나 이 사건 보직부여가 참가인을 종래의 지위로 돌려놓는데 불충분하였다고 보인다. 나아가 참가인은 이 사건 보직부여에 대해서도 구제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재심판정의 판정일 전인 2016. 4. 12. 이 사건 보직부여가 부당하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인하여 변경된 지위를 회복할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3)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고, 실제로 참가인은 이 사건 재심판정 직후 원고의 2016. 3. 17.자 자택대기명령 및 이 사건 해고에 관하여 구제신청을 하여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재심판정을 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로 인하여 참가인과 원고의 근로관계가 확정적으로 소멸한 것은 아니므로 여전히 이 사건 인사명령에 대한 구제이익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2016. 3. 17.자 자택대기명령이 확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인사명령의 구제이익이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16. 3. 17.자 자택대기명령은 이 사건 해고의 전제로서 참가인에 대한 징계절차가 개시됨에 따라 원고의 취업규칙 제48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이루어진 잠정적이고 부수적인 조치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일 경우 위 자택대기명령의 근거 또한 상실된다. 따라서 위 자택대기명령이 확정적이었다는 것은 독자적인 의미를 가질 수 없고,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 경우 원고는 참가인을 '위 자택대기명령 이전의 지위'로 돌려놓아야 하는데, '자택대기명령 이전의 지위'는 이 사건 인사명령 및 이 사건 보직부여가 정당한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므로, 참가인으로서는 여전히 이 사건 인사명령의 정당성 여부를 다툴 이익이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이 정당한지 여부

가)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의 성격 및 판단 기준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은 '유급휴가'라는 명칭을 사용하였지만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휴가나 휴직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의 주된 이유가 AS부서의 통합으로 인하여 참가인의 직무가 소멸된 데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 사건 재심절차에서도 취업규칙에 명시적인 근거는 없지만 원고의 취업규칙 제48조 제1항 제4호('기타 계속 근무를 담당하게 할 경우 업무상의 장애가 예상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자택에서 대기하라는 취지로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을 한 것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대기발령은 근로자가 현재의 직위 또는 직무를 장래에 계속 담당하게 되면 업무상 장애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를 의미하고, 이는 근로자의 과거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 징계와는 성질이 다르므로, 근로자에 대한 대기발령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대기발령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대기발령에 관한 절차규정의 위반 여부 및 그 정도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참조).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은 참가인의 보직을 해임하여 종전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대기발령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나, 여기에 출근중지명령이 추가되어 있고, 아래에서 보듯이 참가인에 대한 징벌적 제재 내지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의 단초가 된 측면이 있으므로, 그 정당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점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

나)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은 대기발령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원고의 취업규칙 제48조에서 정하고 있는 사유나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업무상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는 등 합리적인 인사재량권의 행사라고 볼 수 없으므로 부당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은 참가인이 2015. 8. 28. 오전에 원고의 권고사직을 거절하자 같은 날 오후에 곧바로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참가인은 곧바로 업무용 노트북, 컴퓨터 및 핸드폰을 회수·정지당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내 인트라넷의 접근권한도 차단당하였다. 또한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48조 제2항은 대기발령 기간 중 당해 직원에 대해 출근을 금지하려면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의하도록 하고 있는데, 원고는 이러한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출근중지명령까지 부가하였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은 원고를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시키기 위해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조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의 주된 사유로 주장하는 이 사건 부서통합이 2015. 10. 1.에 이루어졌는데, 그로부터 1개월 여 전에 참가인을 업무에서 즉시 전면적으로 배제시켜야 할 만큼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거나, 참가인의 업무수행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중대한 업무상의 장애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2)

원고 회사의 인사담당 이사인 L이 2015. 7. 10. 본사에 보낸 이메일에서 '가능한 한 빨리 참가인을 내보내고 G을 임시 AS Manager로 임명할 계획'이라고 밝힌 점(을나 제40호증의 2)이나, 이 사건 인사명령에 대해 참가인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직후 사실상 강등에 해당하는 이 사건 보직부여를 하고, 여기에 대해 참가인이 다시 구제신청을 하여 그 절차가 진행되는 중에 징계절차를 진행하여 2016. 4. 19. 참가인을 해고한 점,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사유로 들고 있는 대부분의 비위행위들은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 이전에 발생한 사유인 점 등으로 미루어 보면,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은 본래의 의미의 대기발령이라기 보다 실질적으로는 원고가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되, 다만 그에 따르는 법적인 제한을 회피하기 위하여 취한 조치로 볼 소지가 다분하다.

(3)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명령의 실질직인 사유가 자신의 내부고발 즉, 비공식 수리업체와 관련한 내부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비리를 본사에 알린 것에 있다고 주장하는바,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 당시 원고가 참가인의 위 내부고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볼 직접적인 증거는 없으나, 참가인이 원고에게 진상조사의 필요성을 피력하는 등 원고의 대응조치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점은 원고로서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원고가 대기발령에 더하여 출근금지명령과 함께 사내 통신수단의 이용까지 철저하게 차단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참가인이 위 문제를 확대시키거나 본사에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다고 보고 이를 방지하려는 차원에서 이 사건 유급휴가 명령을 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

이 사건 출근명령이 정당한지 여부

가)

이 사건 출근명령의 성격 및 판단 기준

이 사건 출근명령으로 인하여 참가인의 근무지가 천안서비스센터에서 분당사무실로 변경되었으므로 이는 전보명령에 해당한다.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출근명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참가인에게 그로 인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협의절차 역시 거치지 않았으므로 합리적인 인사재량권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1)

이 사건 출근명령은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의 후속조치로 이루어진 것이기는 하나 참가인을 무보직상태에 그대로 두되 근무지만 분당사무실로 변경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으로 인하여 참가인이 AS부서 및 천안서비스센터로부터 격리된 상태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유급휴가명령에 의해 참가인을 AS부서의 업무로부터 곧바로 격리시킬 업무상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그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출근명령 역시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2)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보직부여에 관하여 이 사건 출근명령 이전에는 2015. 6. 23. 제안을 1회 하였을 뿐이고, 이 사건 출근명령 이후에도 약 1달 정도 보직 부여 없이 협의만 하다가 참가인이 2015. 11. 19. 이 사건 인사명령에 대한 구제를 신청하자 비로소 같은 달 23일 보직을 부여하였으며, 그 협의과정 중에도 참가인의 제안에 대한 조율 없이 관련 부서의 입장만을 관철하였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출근명령은 충분한 사전검토 없이 미봉책으로 이루어진 조치로 보이고, 참가인과 충분한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이 사건 출근명령으로 인해 참가인은 보직 없이 분당사무실에서 약 1달 동안 대기해야 했다. 참가인은 이로 인해 약 1개월 동안 근무를 하지 못함에 따라 2015년도 개인성과 인센티브를 낮게 책정받았고, 참가인에 대한 조직 내의 사회적 평가도 사실상 하락했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상무로서 부서장 지위에 있었던 참가인의 입장에서 보직이 없는 상태로 소속된 곳이 없이 출근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이 사건 출근명령으로 인한 참가인의 불이익도 상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이희수 김영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