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1986. 11. 15. 원고에 입사하여 아나운서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5. 10. 27. 편성제작본부 아나운서국 소속이던 참가인을 경인지사 인천총국으로 전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 한다).
참가인과 참가인이 위원장으로 있던 C노동조합은 이 사건 전보발령이 부당전보이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5. 11. 20. 및 2016. 1. 1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각각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2. 2. 이 사건 전보발령이 부당전보에 해당한다고 보아 그에 대한 구제명령을 하였으나, 부당노동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그에 대한 구제신청은 기각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6. 2. 2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5. 11. ① 이 사건 전보발령이 업무상 필요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② 이 사건 전보발령에 따라 참가인이 받는 생활상 불이익이 상당하며, ③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함에 있어 참가인과 신의칙상 요구되는 정도의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전보발령은 대외적 인지도를 갖춘 경력자들을 경인지사에 배치하여 각종 사업기획 및 설명회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하기 위한 업무상 필요에 기인한 것으로 원고의 인사원칙 및 관행에 부합하고, ②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해 참가인에게 중대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③ 원고의 인사규정에 전보발령 시사전 협의나 동의가 필요하다는 조항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전보발령은 원고의 정당한 인사재량권의 범위 내의 것이다.
인정사실
원고는 종래 직무의 특성에 따라 직원의 직무를 기자, 카메라기자, 편성프로듀서, TV프로듀서, 라디오프로듀서, 아나운서 등으로 구분하여(갑 제9호증 참조) 별도의 채용 절차에 따라 구분하여 채용하였다. 참가인은 아나운서 채용 절차를 거쳐 아나운서로 입사하였다.
원고는 2015. 10. 12.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직종'과 관련된 규정을 삭제하였다(갑 제8호증 참조).
원고의 조직은 미래전략본부, 편성제작본부, 보도본부, 드라마본부, 예능본부, 방송인프라본부, 미디어사업본부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아나운서국은 편성제작본부에, 경인지사는 미디어사업본부에 소속되어 있다.
원고는 경기·인천 지역의 방송서비스 강화와 지역 밀착형 행사 등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협찬과 사업행사 유치를 통한 수익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10. 6. 13.경 경인지사를 설립하였다. 경인지사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D' 제작을 담당하고, 지사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문화사업제작센터와 지역의 사업 및 행사를 수주하고 집행을 담당하는 4개의 총국(수원총국, 인천총국, 성남·용인총국, 고양·의정부 총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인지사의 연도별 인원 구성은 다음과 같다.
E는 참가인이 ① 라디오뉴스 조근조 근무 지시를 거부하여 그 경위서 작성을 지시하였으나 이를 거부하였고, ② 무단으로 뉴스 시간대를 변경하였으며, ③ 라디오뉴스 배당 담당자인 후배 아나운서에게 폭언을 하였고, ④ 장시간 자리를 비우면서도 상황판에 기재하지 않았으며, ⑤ 동료 아나운서와 회사 관계자에게 E(E는 참가인의 후배 아나운서이다)를 험담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인사부에 참가인에 대한 타부서 전보를 지속적으로 요청하였다.
원고는 2015. 11. 10.경 참가인이 소속된 C노동조합의 상급단체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등이 방문하여 이 사건 전보발령에 대하여 항의하자, 같은 달 12일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의 해소, 노조활동 편의배려' 등을 이유로 참가인의 근무 장소를 본사에 위치한 경인지사출장소로 변경하였다.
참가인이 인천총국에서 담당하는 업무는 다음과 같다(2016. 1. 4. 기준).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7 내지 9, 16, 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다46969 판결).
이 사건의 경우
참가인이 받던 급여나 대우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전·후하여 변동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참가인의 근무지를 본사에 위치한 경인지사출장소로 변경해 주었으므로 이 사건 전보발령에 따른 참가인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크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거시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에 앞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원고는 인사권의 재량을 일탈하여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원고는 경인지사 인천총국의 사업 수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방송진행 경험이 있고, 대외적 인지도가 있는 아나운서로 인력을 충원할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경인지사 인천총국은 인천 지역의 사업·행사 수주 및 집행을 담당하는 부서로 그곳의 업무는 그 동안 참가인이 아나운서로서 담당해 왔던 방송 업무와는 판이하고, 인천총국은 방송진행 경험을 갖춘 직원이 없던 2014년도에도 'F 사업'을 수주한 적이 있으므로 방송진행 경험을 갖춘 직원의 유무에 따라 사업 수주 경쟁력이 좌우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2016. 1. 4. 기준으로 참가인이 인천총국에서 담당하는 업무는 지역 사업 정보 수집, 영화제 대행사 섭외, 영화제 조직위원회와 주기적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아나운서로 근무해왔던 참가인의 업무적 능력이 필요한 업무인지도 의문이 든다. 또한 원고가 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참가인에게 업무 불성실이나 직원간의 인화 문제가 없었다면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아도 원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면서 인천총국의 사업 수주 경쟁력 강화라는 업무상 필요성을 주된 요소로 고려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종합편성방송, 뉴미디어의 광고수입이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원고를 포함한 지상파방송의 광고수입이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하면서 광고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던 원고로서는 새로운 수익사업 개발 등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조직개편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원고의 직원들도 종전에 국한된 업무만이 아닌 새로운 업무를 담당할 것이 요구될 수 있다.
그러나 원고의 직원들은 기자, PD, 아나운서, 방송기술 등으로 구분되어 채용되었고, 각자 전문 분야에서 다른 직종과는 준별된 업무를 해왔으며 참가인의 경우 아나운서로 종사한 기간이 30년에 이를 뿐만 아니라, 원고가 주장하는 새로운 수익사업의 개발은 다른 직종의 직원들이 각자 전문 분야에서 담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지상파방송국이 전통적으로 해오던 방송 업무가 아닌 새로운 업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강조하는 업무상 필요성의 측면에서도 직원들에게 새로운 업무를 부여함에 있어 해당 직원들이 종전에 담당해오던 업무와의 연관성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경인지사의 업무 중 로컬 프로그램 등 콘텐츠 제작에 있어 아나운서의 필요성은 있다고 할 수 있다(인천총국에 소속된 아나운서 직종 입사자 4명 중 참가인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콘텐츠 제작 및 기획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참가인에게 부여된 사업 수주 등의 업무는 아나운서의 업무와는 무관해 보이고, 사업 수주 등의 업무에 능통하다고 보기 어려운 참가인을 인천총국에 배치한 것이 원고가 주장하는 새로운 수익사업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의문이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이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등 조직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였기 때문에 조직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할 업무상 필요가 있었다고도 주장하는 바,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이 후배인 아나운서 국장과 원만하지 않은 관계에 있었고, 라디오뉴스 시간 배당 등에 불만을 표시하는 등 다소간 성실하지 못한 근무태도를 보였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도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을 판단함에 있어 고려될 사항이기는 하나, 이는 자칫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갈음하여 전보명령을 하거나,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을 빌미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전보명령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를 위하여 행해 진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은 엄격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건대, 앞서 인정한 위 사정만으로는 참가인을 아나운서국에서 전보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아나운서국의 조직질서가 훼손되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원고는 기자, PD, 아나운서, 방송기술 등으로 직종을 구분하여 별도의 채용절차를 통해 직원을 채용해왔고, 참가인은 아나운서로 채용되어 약 30년간 아나운서로 근무해 온 터라 향후에도 아나운서로 근무할 것으로 기대하였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아나운서 업무는 다른 직종의 업무와는 그 내용이 판이하여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원고는 참가인을 다른 직종으로 전보발령함에 있어 근무내용이 한정된 근로자에 준하는 정도의 협의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함에 있어 참가인과 아무런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의무를 준수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이희수 김영일
각주1) 2016. 12. 5. 수원총국과 성남·용인총국을 통합하여 3개의 총국으로 개편하였다.
각주2) 인천총국에 소속되어 있던 G 앵커는 2013년 4월경 보도국으로 전보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