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7. 6. 선고 2017구합579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2009. 11. 13.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약 25명을 사용하여 레미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4. 10. 10.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배차플랜트 조종원 팀장으로 근무하던 자이다.

나.

참가인은 2016. 11. 15. 원고에게 '취업규칙 제10조 제2항에 따라 원고가 만 66세가 되는 달의 말일인 2016. 11. 30.자로 정년퇴직하게 된다.'는 취지의 정년퇴직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년퇴직 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17. 2. 23.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이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정년을 만 66세로 하는 규정을 신설하였는데, 위 새로운 취업규칙은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변경된 것이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새로운 취업규칙에 근거한 이 사건 정년퇴직 처분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구제신청'이라 한다).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4. 24. '만 66세를 정년으로 정한 참가인의 새로운 취업규칙은 유효한 취업규칙이므로, 이에 근거한 이 사건 정년퇴직 처분은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전북2017부해29,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7. 5.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17. 8. 4. 이 사건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2017부해522,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3호증, 을나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이 2016. 7.경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정년퇴직 조항을 신설하였는데, 이와 같은 불이익한 내용의 취업규칙 변경은 '참가인 근로자 전체 또는 단위 부서별 회의를 거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근로자 전체 또는 단위 부서별 회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참가인 근로자로부터 취업규칙 변경 동의를 얻은 것이므로, 취업규칙이 유효하게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참가인은 무효인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이 사건 정년퇴직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나.

관계법령 및 참가인의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근로자 대표인 C과의 의견 조율 등을 거쳐 '사원의 정년은 만 66세가 되는 달의 말일로 한다.'는 조항(이하 '이 사건 정년조항'이라 한다)의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취업규칙 변경을 추진하였고,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 24명은 2016. 7. 28.자 취업규칙 변경동의서에 서명을 하였는데, 변경된 취업규칙의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위와 같은 참가인의 취업규칙 변경을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이라 한다).

2)

위 취업규칙 변경 과정에서 참가인 근로자 전체 회의가 개최된 바는 없고, 참가인 회사에 노동조합이 별도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한편 원고를 제외한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한 24명의 연령분포는 아래와 같다.

3)

참가인은 2016. 9. 28.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익산지청에 취업규칙 변경신고서를 접수하였다. 위 취업규칙 변경신고서에는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의견청취일 또는 동의일이 '2016. 7. 28.'로 기재되어 있고,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 24명이 서명한 위 취업규칙 변경동의서가 첨부되어 있다.

4)

참가인은 이 사건 재심판정 과정에서 참가인 회사의 직원 D가 작성한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는데, 위 사실확인서에는 "2017. 5. 9. 19시경 원고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근로자 전체가 모여 토의를 한 적이 없다는 의미에서 '토의한 적이 없다'고 대답한 사실이 있으나, '부서별로 모여서 토의한 적이 있었느냐'고 물었다면 당연히 '토의하였다'고 대답하였을 것이다."고 기재되어 있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 을가 제2, 5호증, 을나 제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나,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한편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 관련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 5. 선고 99다70846 판결,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1다16722 판결 등 참조).

나)

취업규칙에 규정된 근로조건의 내용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없는 때에는 근로자들의 회의 방식에 의한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그 회의 방식은 반드시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 근로자가 일시에 한자리에 집합하여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다25055 판결,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1다18322 판결 등 참조).

다)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란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5974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에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하였는데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 위와 같은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한 취업규칙이 유효 한 이상 그러한 사유의 발생만으로 그 사유발생일 또는 소정의 일자에 당연히 근로관계가 종료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법리를 토대로 살펴본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년퇴직 처분은 적법·유효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에 근거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가)

참가인 회사에 노동조합이 없는 상황에서 비록 참가인 회사의 전 근로자가 한 자리에 집합하여 회의를 개최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단위 부서별로 근로자 상호간에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의 찬반 여부에 관한 의견을 교환한 다음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 24명이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참가인이 근로자들에게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등 사용자 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만한 정황도 보이지 아니한다.

나)

가사 참가인이 단위 부서별 회의를 거쳐 근로자들로부터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동의를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은 그 변경의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고 하여 변경된 참가인 취업규칙의 적용을 부정할 수도 없다.

(1)

참가인이 종전 취업규칙에 직원의 정년에 관한 아무런 제한규정을 두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직원인 원고가 그 연령에 관계없이 무한정 참가인 회사에 근무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참가인으로서는 적절한 수준의 정년퇴직 규정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9조, 부칙 제2호 등에 따라 상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는 2017.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되어있는데, 참가인은 위 관계법령의 시행에 맞춰 취업규칙에서 정년 규정을 신설하려고 한 사정도 엿보인다.

(2)

참가인의 변경된 취업규칙은 위 관계법령에서 요구하는 최소 정년보다 6세 많은 66세를 참가인 근로자의 정년으로 두고 있어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으로 인해 참가인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비교적 크지도 아니하고, 정년퇴직과 관련하여 국내 사업장의 다른 근로자들에 비해 더 불리한 처지에 놓인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을 통해 육아기근로시간단축 제도 및 태아검진시간 허용 제도 등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규정을 도입하기도 하였다.

(3)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과정에서 참가인 근로자 대표인 C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기도 하였고, 이 사건 정년조항으로 인해 가장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60대 근로자 2명 및 50대 근로자 9명 등을 포함한 24명(원고를 제외한 참가인 근로자 전원)이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하였다.

다)

결국 적법·유효하게 변경된 참가인 취업규칙에 따라 원고의 정년 도달이라는 사유의 발생만으로 그 사유발생일 또는 소정의 일자에 당연히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 관계가 종료하였으므로, 이 사건 정년퇴직 처분은 위와 같이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통지한 것에 불과하며, 참가인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해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다.

마.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정년 도달로 인해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하였고,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어 근로기준법상의 부당해고가 성립할 여지가 없으므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이슬기 강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