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7. 10. 26. 선고 2017구합6537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서울 용산구에서 상시 약 700명을 사용하여 시내버스 운송업 등을 하는 법인이다.

2)

참가인은 2009. 5. 28. 원고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후 2010. 6. 1.부터 정규직 운전승무원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해고의 경위

1)

참가인이 2016. 7. 16. 부천시 고강동에서 테크노타운 방향으로 버스를 운행하던 중 승객(여, 48세)(이하 '피해자'라 한다)이 버스 내에서 미끄러져 요추압박골절 등의 상해를 입게 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고,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전국버스공제조합은 원고와의 보험공제계약에 따라 2016. 7. 27.부터 2017. 1. 26.까지 피해자에게 총 24,837,640원의 손해를 배상하였다.

2)

원고는 2016. 8. 24.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해액이 50,000,000원으로 취업규칙 제55조 제36항 제1호의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하며, 과거 1년간 사고횟수가 3회 및 사고금액이 1,200만 원 이상이어서 같은 항 제5호의 징계해고 사유에도 해당한다'는 것을 명시하여 2016. 8. 27. 개최 예정인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였다.

3)

원고는 2016. 8. 27. 참가인이 참석한 가운데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였고, 2016. 8. 30.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로 징계해고를 결정하고, 2016. 9. 1. 참가인에게 그 결과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4)

한편, 참가인의 이 사건 사고를 포함한 교통사고 및 징계 전력, 취업규칙 위반 전력은 아래와 같다(아래 '과실 비율'은 전국버스공제조합 등에서 보험금 지급과 관련하여 처리된 비율을 지칭한다).

가)

교통사고 및 징계 전력

나)

그 밖의 취업규칙 위반 전력

다.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절차

1)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2016. 11. 2.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2016부해1487호로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12. 27.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그 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원고에게 참가인에 대한 원직 복직과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명하는 판정을 하였다.

2)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7. 2. 8. 중앙노동위원회에 2017부해140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4. 10.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라.

한편 이 사건과 관련된 원고의 내부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8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5, 6, 7,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 당일 비가 내리고 있어 승객들 우산이나 신발의 물기로 인해 버스 바닥이 평소보다 미끄러운 상태였고 이 사건 사고 당시 버스정류장 근접한 곳이어서 승객들이 하차를 위해 일어서거나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여서 운전자의 주의의무 정도가 높았다고 할 것인데, 참가인은 이러한 상황에서 안전에 주의하지 않은 채 교통안전공단에서 제시한 버스의 급감속 및 급정지 기준(1초당 7.5km/h)을 초과한 1초당 10km/h로 급감속을 하였고, 이러한 참가인의 중과실로 인해 피해자가 넘어지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점, 피해자가 안전손잡이를 붙잡았더라도 넘어졌을 개연성이 높게 인정되는 등 피해자의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취업규칙 제55조 제36항 제1호에서 정한 해고의 기준인 700만 원의 3배를 넘는 24,837,640원의 피해액이 발생한 사고인 점, 원고는 2016. 1. 이후에는 취업규칙 제55조 제36항 각 호에 해당하는 교통사고를 야기한 운전직 종사원 14명 전원에 대하여 징계회부한 후 권고사직 또는 징계해고 등을 하여 예외 없이 고용관계를 종료하여 왔으므로, 이 사건 해고가 다른 징계 사례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그 양정이 적정하여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참가인의 과실로 피해액 24,837,640원인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이는 취업규칙 제55조 제36항 제1호(사고로 인하여 추산 700만 원 이상의 교통사고)에 규정된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의 사유 중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그러나 참가인은 이 사건 사고 시점을 기준으로 과거 1년간 이 사건 사고 외에 2015. 9. 8.자 사고를 발생시켰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달리 위 2회의 교통사고 외에 과거 1년간 추가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사고발생 횟수가 총 3회 이상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는 없다. 따라서 취업규칙 제55조 제36항 제5호(과거 1년간 사고발생 횟수가 3회 이상인 교통사고 다발자)의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정당한 이유란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것을 말하므로, 징계해고 규정에서 정한 사유가 있다는 점만으로써 당연히 그 징계해고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는 볼 수 없고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위와 같은 의미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야 비로소 그 징계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27518 판결 참조). 또한,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11. 10. 선고 97누18189 판결 참조).

을나 제1호증의 영상에 의하면, 참가인이 왼쪽에는 황색 빗금이 쳐진 안전지대가 있고 오른쪽에는 인도가 있는 편도 2차로에서 2차로를 저속으로 주행하던 중 전방에 정지한 견인차량이 있어 1차로로 차선을 변경하게 된 사실, 그 직후 왼쪽의 안전지대 공간과 오른쪽에 인도가 있던 공간이 차로로 변하여 편도 4차로가 되었고, 이로 인해 참가인이 진행하고 있던 편도 2차로의 1차로가 편도 4차로의 2차로가 된 사실, 참가인은 2차로를 진행하던 전방의 차량들이 신호대기로 정지하자 차량이 별로 없는 3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려 한 사실, 그 순간 4차로에 정지해있다가 막 출발한 트럭이 비상등을 켜고 3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려 하였고, 이로 인해 2차로의 전방에 정지해 있는 차량과 매우 낮은 속도로 3차로로 차선을 변경 중인 위 트럭 사이의 공간이 좁아지자 참가인은 위 트럭의 속도에 맞추어 감속(이하 '이 사건 감속'이라 한다)을 한 사실, 참가인의 이 사건 감속으로 인해 손잡이를 잡고 서 있던 승객들은 무게중심이 전방으로 잠깐 쏠리는 현상이 나타난 사실, 이때 자리에서 일어나 뒤쪽 출입문으로 걸어 나와 버스카드를 태깅한 후 손잡이를 잡지 않은 채 서서 두손으로 가방을 뒤지고 있던 피해자가 이 사건 감속으로 인해 무게중심이 전방으로 쏠리는 순간 버스 바닥에 발이 미끄러지며 넘어지게 되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 당시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 버스 바닥이 평소보다 다소 미끄러운 상태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이와 함께 앞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참가인이 이 사건 감속을 하게 된 것은 갑자기 인도 쪽에 생긴 4차로에서 정지해있다가 막 출발한 트럭이 비상등을 켜고 3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려 한 것이 주된 원인 중의 하나로 보이는 점, ② 참가인이 이 사건 감속을 하기 전에도 저속인 상태였고, 이 사건 감속의 정도도 손잡이를 잡고 서 있던 승객들이 모두 무난하게 중심을 잡고 서 있을 정도였던 점, ③ 위와 같은 도로의 상황과 감속의 정도를 고려할 때 참가인이 이 사건 감속을 하여 이 사건 사고를 발생하게 한 것이 중과실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피해자는 버스가 운행 중인 상태임에도 걸어 나와 뒤쪽 출입문에 버스카드를 태깅한 후 손잡이를 잡지 않고 서 있으면서 주변 상황을 주시하지 않은 채 가방만을 두손으로 뒤적이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전적으로 참가인에게만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⑤ 당시 강수의 영향으로 피해자가 서 있던 버스 바닥이 미끄러운 상태였던 사고 발생 당시의 환경, 피해자의 사고 당시 자세, 피해자의 연령 등이 피해의 확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참가인은 2009. 5. 28. 입사 이후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사건 사고를 제외하고 4건의 사고를 낸 전력이 있는데, 그 피해액수는 각 170만 원, 140만 원, 30만 원, 40만 원 정도로 경미한 편이었고, 전부 안전운전의무위반으로 참가인의 중과실로 인한 사고였다고 보이지도 않으며, 원고로부터 받은 가장 무거운 징계는 출근정지 20일이고 나머지 징계는 견책에 불과하며, 그중 이 사건 사고 시점 기준으로 과거 1년 사이에 일어난 2015. 9. 8.자 사고의 경우 참가인의 과실 비율이 20% 정도에 불과하였고 이를 이유로 징계를 받지도 아니한 점, ⑦ 원고는 참가인이 교통안전공단에서 제시한 버스의 급감속 및 급정지 기준(1초당 7.5km/h)을 초과한 1초당 10km/h로 급감속을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증거로 공학감정기술평가서(갑 제3호증)를 제출하고 있으나, 위 증거는 소송절차 밖에서 원고가 일방적으로 제시한 자료 등에 기하여 시행된 사감정으로서 법원의 의뢰에 따라 시행되는 정식 감정에 비하여 자료의 채택이나 분석기법의 정확성 면에서 신빙성이 떨어지고[위 증거상 참가인의 이 사건 감속 무렵 속도에 관하여 제시된 두 그래프(평가서 23쪽)가 서로 다르고, 참가인의 이 사건 감속이 위 증거에 나타난 대로 08:50:44부터 08:50:45까지의 1초 동안 이루어진 것인지 정확히 확정할 수도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 감속 무렵 속도와 브레이크 작동 여부 등이 전체적으로 나타난 위쪽 그래프에 의하면 원고의 주장이나 감정 결과와 달리 08:50:44에는 21km/h이고 08:50:45에는 13km/h로 1초당 8km/h로 감속한 것으로 교통안전공단에서 제시하였다는 기준에 근접하고 참가인이 브레이크를 밟은 것은 08:50:40부터 08:50:51까지로 보이는데 위 시간 동안의 평균 감속의 정도는 1초당 약 3.2km/h{(35 - 0) ÷ 11}에 불과하고 감속의 정도가 가장 높은 08:50:42부터 08:50:46까지 사이의 평균 감속의 정도도 1초당 6km/h{(31 - 7) ÷ 4}에 불과하며, 위 증거에서 초당 7.5km/h의 감속을 위험운전행동으로 분류한 기준의 출처와 취지, 내용도 정확히 확인할 수 없고 이 사건 경우처럼 브레이크를 밟을 당시 속도가 35km/h 정도로 저속일 경우에는 고속일 경우와 급감속의 기준을 달리 평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 증거상 나타난 자료에 의하더라도 당시 버스의 속력과 앞서 본 교통상황 등을 고려할 때 참가인이 이 사건 감속을 한 것이 중과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이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로 보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그 양정이 지나치게 과중하여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이를 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의 일부는 인정되지만 나머지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고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그 양정이 지나치게 과중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이호동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