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7. 7. 25. 원고에 대하여 한 시정요구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주식회사 A(이하 'A'이라고 한다)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으로서, 방송 민주화의 실천, 회사운영의 민주화 추진, 근로조건의 개선, 노동 3권의 확립, 조합원 교육과 후생복지 등을 목적으로 한다.
피고는「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7조에 따라 같은 법 제10조에서 정한 고용노동부장관의 노동조합 설립신고서의 수리, 제12조에서 정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신고증의 교부, 보완요구 및 반려 등의 권한을 위임받은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이다.
시정권고 및 시정요구
피고는 2017. 6. 29. 원고의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여 원고에게, 원고의 조합원들 중 그 직책상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한 4명의 직원들(B, C, D, E, 이들을 통틀어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로 하여금 위 일자로부터 20일 이내에 노동조합에서 탈퇴하도록 할 것을 시정권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시정권고'라고 한다).
피고는 2017. 7. 25.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은 노동조합 가입 불가함'을 이유로 위 근로자들로 하여금 2017. 8. 25.까지 노동조합에서 탈퇴하도록 할 것을 시정요구하였다(이하 '이 사건 시정요구'라고 한다). 위 시정요구서에는, '위 시정기한 내 시정결과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에는 노동조합법에 따른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원고는 현재까지 이 사건 시정요구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시정요구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각 목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같은 호 단서의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구체화하여 알려준 것에 불과하고 원고에게 새로운 권리·의무의 변동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므로 위 시정요구가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안 전 항변을 한다.
행정청의 어떤 행위를 행정처분으로 볼 것이냐의 문제는 추상적, 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관련 법령의 내용 및 취지와 그 행위가 주체·내용·형식·절차 등에 있어서 어느 정도로 행정처분으로서의 성립 내지 효력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여부,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당해 행위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439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는, 노동조합을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로 정의함과 동시에 그 소극적 요건으로서 같은 호 가목은,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한편 노동조합법 제10조 내지 제12조에 의하면,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자는 행정관청에 신고서를 제출하여야 하고 행정관청은 소정의 심사와 보완요구 등을 거쳐 신고서의 반려 또는 신고증의 교부를 하여야 하며, 같은 법 제12조 제4항은, "노동조합이 신고증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설립신고서가 접수된 때에 설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들의 내용과 형식에 비추어 보면, 노동조합은 행정관청으로부터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경우 설립신고서가 접수된 때로 소급하여 적법하게 설립된 것으로 간주되므로, 사후적으로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단서에 해당하여 설립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이 아니게 되는 법적 효과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단서는 일반적·추상적인 규율을 하고 있을 뿐이고, 행정관청이 설립신고증의 교부를 취소 또는 철회하거나 적극적으로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통보와 같은 집행행위를 매개로 하여서만 국민의 권리·의무나 법적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등의 법률상 효과가 발생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시정요구를 단순한 사실의 통지로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위 기초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시정요구를 하면서, 일정 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을 수 있음을 통보한 이상,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을 조합원에서 배제할 의무를 지게 되는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시정요구에 않게 되면,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노동조합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하여야 하고, 이후부터 원고는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 및 부당노동행위의 구제 신청을 하거나, 노동조합의 명칭을 사용하는 데에 사실상 장애를 가지게 되는데(노동조합법 제7조), 실제로 원고는 현재까지 이 사건 시정요구를 이행하지 않고 있어 그와 같은 어려움이 사실상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시정요구로써 노동조합법에 따라 부여받은 권한을 행사하지 못할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시정요구의 적법성을 다투어 그 법적 불안을 해소하도록 하는 것이 원고에게 이러한 불안정한 지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주는 방법이 될 뿐만 아니라, 이로써 이 사건 시정요구의 후속 조치로 인해 발생할 수많은 분쟁을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되어 법치행정의 원리에도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시정요구는 단순한 사실의 통지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노동조합의 지위에서 가지는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시정요구가 법률에 근거하지 아니한 행정규제에 해당한다는 주장
원고의 주장
행정규제기본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행정기관은 법률에 근거하지 아니한 규제로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없는데, 이 사건 시정요구는 원고의 권리를 제한하고 의무를 부과하는 행정규제임에도 노동조합법 시행령에 근거가 있을 뿐 법률에는 그 근거가 없으므로 위법하다.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시정요구가 원고의 권리·의무에 변동을 일으키는 행정행위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시정요구는 행정규제기본법상 행정규제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 뒤에서 상세히 살펴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시정요구는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라고 한다)에 근거한 것인데, 위 시행령 조항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단서의 취지에 따라 그 세부적인 내용을 구체화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법률에서 정하지 아니한 새로운 입법사항을 규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단서에서 정한 행정규제사항의 세부적인 내용을 정한 것으로 적법하고, 이 사건 시정요구는 법률에 근거한 행정규제에 해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이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라는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법률의 위임을 받지 아니한 채 시정요구의 불이행을 이유로 노동조합의 자격과 권한을 박탈하는 내용을 정하고 있고, 이는 사실상 구 노동조합법에서 규정하고 있던 노동조합 해산명령과 마찬가지이므로 위 시행령 조항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고 헌법 제75조의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여 위헌이고, 이에 근거한 이 사건 시정요구 역시 무효이다.
판단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 취지는 모든 대통령령의 제정에 있어서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대통령은 국민의 기본권 제한 등 헌법이 반드시 법률에 의하여서만 규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법률의 집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 등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제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며(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4두10432판결 등 참조), 위임명령은 원칙적으로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하는 위임근거가 있어야 하나, 다만 예외적으로 모법의 해석상 가능한 것을 명시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모법의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 경우(대법원 1990. 7. 24. 선고 89누7276 판결 참조), 모법 조항의 취지에 근거하여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경우(대법원 1995. 12. 12. 선고 94누9221 판결 참조) 등에는 모법에 별도의 위임규정이 없더라도 무효로 되지 아니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어떠한 법률의 위임을 받았는지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면서, "노동조합이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후 노동조합법 제12조 제3항 제1호에 해당하는 설립신고서의 반려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행정관청은 30일의 기간을 정하여 시정을 요구하고 그 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당해 노동조합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조합법 제12조 제3항 제1호가, "행정관청은 설립하고자 하는 노동조합이 같은 법 제2조 제4호 각목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①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본문, 단서 및 같은 호 각 목을 체계적·합리적으로 해석해 보면 위 규정은,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가진 결사체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각 목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라는 내용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고 이와 달리 해석될 여지는 없는 점, ② 이와 같이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에서 노동조합의 소극적 요건과 효과에 대하여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이상, 노동조합의 지위에 대한 기본적인 제한요건은 법률인 노동조합법에서 직접 규정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③ 한편 구 노동조합법상 해산명령은 노동조합 자체의 해산을 명하는 것이어서 단지 이 사건 시정요구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노동조합법상의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 것에 불과한 경우와는 그 법적 효과가 같지 아니하므로 양자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는 점, ④ 나아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의 내용 중 시정요구에 관한 부분은 노동조합에게 시정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서 오히려 노동조합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단서의 범위 내에서 같은 호 각 목에 해당하는 경우 위 단서에 따라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하는 효과가 발생하였음을 구체화하여 명시하는 내용일 뿐이고,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단서에서 규정한 사항 이외에 새로운 법률 사항을 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법률의 수권 없이 새로운 법률사항에 해당하는 것을 규정하여 헌법상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헌법 제37조 제2항, 제75조 및 제96조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시정요구시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의 절차 이행을 누락하였다는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이 사건 시정요구를 하면서 행정절차법에서 정하는 사전통지(행정절차법 제21조)나 의견제출의 기회(같은 법 제22조 제3항)를 주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시정요구는 그와 같은 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판단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4항 제3호에 의하면, 행정청은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를 통지하고, 처분에 대한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며, 다만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아도 된다.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의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시정요구에 앞서 이 사건 시정권고를 하였고, 위 시정권고를 통하여 일정한 기간 내에 사용자의 이익대표자로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수 없는 자들로 하여금 노동조합에서 탈퇴하도록 할 것을 권고하였으나, 원고가 위 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결국 이 사건 시정요구가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처분의 상대방인 원고로서는 이미 이 사건 시정권고의 내용을 통해 이 사건 시정요구의 원인이 되는 사실이나 법적 근거에 대하여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는 위 시정권고에서 정하는 20일 간의 시정기간 동안 피고에게 이를 이행할 수 없는 이유, 향후 계획 등에 관하여 얼마든지 자신의 의견을 진술할 수 있었던 점, ③ 그렇다면 비록 피고가 이 사건 시정요구를 하면서 원고에게 의견제출의 기회가 있음을 상세히 안내하지 않았다거나 구체적인 의견제출기한을 미지정하는 등 처분의 절차 과정에 일부 미진한 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하자는 이미 치유되었거나, 이 사건 시정요구를 취소할 정도의 위법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나아가 청문 절차 없이 어떤 행정처분을 한 경우에도 관계 법령에서 청문 절차를 시행하도록 규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그 행정처분이 위법하게 되는 것이 아닌바(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누18969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법 등 관련 법령에서 청문회나 공청회 개최 등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시정요구로 인한 사회적 영향력이 광범위하여 그 처분 전에 널리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시정요구를 하면서 행정절차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적법하게 사전 통지를 하고,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는 등의 절차를 모두 이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시정요구가 행정절차법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사용자의 이익대표자가 아니라는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근로자들은 모두 사용자로부터 아무런 전결 권한을 부여받지 아니한 채 단순히 보조적·조언적 역할을 수행하는 자들로서,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제4호 단서 가목에서 정하는 사용자의 이익대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시정요구는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위법하다.
판단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제4호 단서 가목에 의하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와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는 노동조합에 참가가 금지되는데, 그 취지는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 여기서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하고(대법원 1989. 11. 14. 선고 88누6924 판결 등 참조),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에 대한 인사, 급여, 징계, 감사, 노무관리 등 근로관계 결정에 직접 참여하거나 사용자의 근로관계에 대한 계획과 방침에 관한 기밀사항 업무를 취급할 권한이 있는 등과 같이 그 직무상의 의무와 책임이 조합원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에 직접적으로 저촉되는 위치에 있는 자를 의미하므로, 이러한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일정한 직급이나 직책 등에 의하여 일률적으로 결정되어서는 아니 되며, 그 업무의 내용이 단순히 보조적·조언적인 것에 불과하여 그 업무의 수행과 조합원으로서의 활동 사이에 실질적인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자도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08두13873 판결).
살피건대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시정권고 및 시정요구 당시 C은 인사부에 근무하면서, '파업 관련 근태 관리 지침 수립', '對 노조 단체교섭 대응자료 작성', '개별적 근로관계와 관련한 법률검토' 등의 업무를, B는 인사부에 근무하면서, '임금협상, 연봉 인상율 산정(對 노조 단체교섭 대응자료 작성)' 등의 업무를 각 담당하고, D은 재무운영부에 근무하면서 차장대우로서, '회사의 주요 정책결정 사항에 대한 세무적 이슈 검토' 등의 업무를, E는 예산 기획부에 근무하면서, '기획본부, 편성제작본부 등 예산 관리' 등의 업무를 각 담당하는 사실, 이와 관련하여 "인사, 노무, 예산, 경리·회계 등 업무를 담당하는 자 등은 통상적으로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이 존재하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시정권고 및 시정요구 당시 이 사건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수 있는지 여부는 객관적으로 보아 불명확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에 따라 피고로서는 위와 같은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에 따라 이 사건 시정요구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 갑 제4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A의 직제규정상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독자적인 업무명령권 및 전결권한 등은 부여되지 않은 점, ②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나머지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근로관계의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거나, 사용자의 근로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 등 기밀로 처리할 사항과 관련된 업무를 취급할 권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③ 비록 직제상으로는 이 사건 근로자들 중 C과 B가 인사부에 근무하면서 노동조합 대응과 관련된 업무를 일부 담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 B는 계약직 채용 및 관리, 시간외수당 지급, 외부활동 신고 등록, 출장관리, 연봉제 설계, 급여 및 퇴직금 지급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C은 시간외수당 확인 및 계산, 지급에 관한 사항, 직원 휴가 사용 확인에 관한 사항, 대휴제도 운영 및 연차 미사용 수당 지급에 관한 사항 등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나아가 이로써 단체교섭 과정에서 노동조합에게 불리하게 행동하였다거나, 노동조합의 교섭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었다는 등의 사정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④ 또한 D 및 E가 담당하는 예산, 경리·회계 등의 업무 역시 급여액수 등이 이미 결정된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 등을 집행함에 그치는 것으로 보일 뿐, 근로관계에 대한 향후 계획, 방침 등의 기밀 업무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이 모두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제4호 단서 가목에서 정하는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 시정요구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의 이익대표자가 아님에도 그와 같은 이익대표자임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철(재판장) 이현정 강민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