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9. 3. 28. 선고 2017구합7560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아산시 B에 주소지를 두고 1979. 5. 10.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40여 명을 사용하여 운수업을 경영하는 법인이다. 대표사원은 C이고 실질적 경영자는 D이다.

나.

E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2000. 5. 8. 서울 성북구 F, G호에 주된 사무소를 두고 H운송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노동조합이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4. 9. 30.부터 원고 소속 근로자인 I을 분회장으로 하는 J분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 분회'라 한다)를 두고 있다.

다.

원고 내부에는 이 사건 노동조합 분회 외에 아산시 B를 소재지로 하고 원고 소속 근로자인 K을 위원장으로 하는 기업별 노동조합인 L노동조합이 있고, 그 조합원 수는 31명 정도이다.

라.

이 사건 노동조합은 '원고가 2016. 9. 12. 이 사건 노동조합 분회의 분회장인 I의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은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이고,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이 근로조건 변경에 대한 논의를 요청하였다는 이유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강행하고, 원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L노동조합에 가입하도록 가입원서를 작성하게 하고 가입일자를 조작하도록 한 것은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6. 12. 5.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3. 10.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 구제신청을 기각한다는 판정을 하였다.

마.

이에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7. 4. 1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7. 11. 위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 중 일방적 근로시간 변경, 조합원 가입 유도 행위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가 2016. 9. 12. 이 사건 노동조합 분회장의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은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임과 원고가 원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L노동조합에 가입하는 원서를 작성하게 하고 가입 일자를 조작하도록 한 것은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원고의 근로조건 변경행위와 관련하여, I이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지 않겠다고 한 것과 원고가 1일 8시간 근무제로 변경한 것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고, 1일 8시간 근무제로 변경한 것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으며, I이 퇴직금 중간정산에 대하여 이의를 한 것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이 아니다.

2)

원고의 노동조합가입 유도 행위와 관련하여, 원고는 사무실에서 입사일자를 묻는 기사들에게 입사일자만 알려주었을 뿐 L노동조합 가입원서를 작성하도록 유도한 사실이 없다.

나.

인정사실

1)

원고는 2009. 9. 10. 당시 근로자 대표 K과 사이에 1년 단위로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기로 합의하고, 2009년경부터 2015년경까지 원고 소속 전체 근로자들에 대하여 퇴직금을 매년 중간정산하여 왔다.

2)

원고는 2011년 이전부터 1인 1차제(M가 배차되면 근로자는 M를 운행한 후 매일 회사에 입고하지 않고 자신의 집에 M를 가지고 갔다가 다음 날 M를 운행하는 제도), 재량근로시간제, 일정 사납금제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였다. 원고는 2014. 8. 15. I 분회장과 사이에서도 1인 1차제, 재량근로시간제, 1일 사납금(N.F. 차량 115,660원, E.F. 차량 112,660원), 월급 600,000원을 내용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다만, I을 비롯한 원고 소속 근로자들은 월급 600,000원을 실제 지급받지 않고 이를 선 수령한 것으로 하고 1일 사납금 115,660원이 아닌 1일 77,000원 정도를 납입하였다.

3)

I 분회장은 2016. 8. 말경 원고에 퇴직금 중간정산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위배되므로 개선을 요청하면서 앞으로 자신은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4)

원고는 2016. 9. 12. '이 사건 노동조합 분회 근로시간 조정'이라는 제목으로 '2016. 10. 1.부터 운행시간 1일 8시간(출근시간 9시, 종료시간 18시)으로, 차량은 회사에 입고하고 5일 근무 1일 휴무 월 25일 근무, 이 사건 노동조합 분회 위원장께서는 시간을 꼭 준수하시고 모범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의 공고문(이하 '이 사건 근로시간 변경 공고문'이라 한다)을 게시하였다.

5)

이 사건 노동조합 충남세종지역본부 의장 N은 2016. 9. 21. 원고에 임금협상 및 단체협상 교섭을 요구하였다. 원고는 이를 이 사건 노동조합의 교섭요구로 보아 2016. 9. 26.부터 2016. 10. 3.까지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하였고(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이 사건 노동조합과 L노동조합), 2016. 10. 3.부터 같은 달 8.까지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참여 노조로 이 사건 노동조합과 L노동조합)를 하였으며, 2016. 10. 9.부터 같은 달 14.까지 L노동조합을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하는 공고를 하였다. 원고는 이 과정에서 교섭참여 노동조합들에게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하지 않았다.

6)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6. 10. 12.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과반수노동조합에 대한 이의신청(O)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같은 달 20. 자율적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기간을 2016. 10. 20.부터 같은 해 11. 3.까지로 하여 공고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 이의신청에 대하여 각하 결정을 하였다.

7)

원고는 2016. 10. 17. 원고 소속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밤샘주차(차고지이탈)가 시청교통행정과에 신고되어 2016. 11. 1.부터 출고 8시, 입고 16시로 근로시간을 변경한다'는 취지의 공고문을 게시하였다.

8)

원고는 2016. 11. 1.부터 이 사건 노동조합 분회 조합원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위 1일 8시간(출고 8시, 입고, 16시)으로 근로시간을 변경한 것을 철회하고 2017. 1. 1.부터 이전과 같이 1인 1차제, 재량근로시간제, 1일 사납금 77,000원 정도를 납부하는 것으로 하였으나, 이 사건 노동조합 분회 조합원들에 대하여는 1일 8시간 근로하는 방식을 계속 유지하였다.

9)

한편, D은 '2016. 10. 1.경 원고 사업장에서 M운전사로 근무하는 이 사건 노동조합 분회장인 I이 회사에서 2016. 9. 10. 지급한 퇴직금 중간정산에 이의를 제기하자 일방적으로 I의 근무형태를 실질임금이 줄어드는 기존 1인 1차제에서 1일 8시간 근무제로 변경하는 방법으로 불이익을 주고, 2016. 10. 5.경 위 사업장에서 L노동조합의 가입서류를 P, Q, R 등의 근로자들로부터 받아주고 교섭창구 단일화기간 중인 2016. 10. 16.경 일방적으로 노동조합을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확정하고 L노동조합과 사이에 임금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개입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2017고정623)은 2018. 10. 29.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D에 대하여 벌금 300만 원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D이 항소하여 현재 위 사건은 항소심(대전지방법원 20183214호)에 계류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4 내지 16호증, 을 제1,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근로조건 변경 행위 관련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과 갑 제16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퇴직금 중간정산의 문제를 지적하며 중간정산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이고, 원고가 이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이 사건 노동조합 분회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그 근로조건을 변경한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1호가 정한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이와 동시에 원고의 위 행위는 I 분회장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할 의도로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가 정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1)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지급하는 것을 무주택자인 근로자의 주택 구입에 필요한 경우 등 꼭 필요한 경우로 한정하도록 정한 것은 퇴직금이 퇴직 시점까지 노후에 사용할 재원으로 보존되도록 하기 위함인 점과 I은 이 사건 노동조합 분회장의 지위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I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중간정산의 요건을 충족하였는지와 무관하게 매년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고 있는 원고의 관행을 지적하고 향후 중간정산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원고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2)

원고는 I이 퇴직금 중간정산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때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건 근로시간 변경 공고문을 게시하였는데, 그 사이 기간 동안 I과 원고 사이에 개인적인 다툼이 있거나 I이 원고에게 1일 8시간 근무를 먼저 요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3)

위 공고문은 '이 사건 노동조합 분회 조합원'만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는 원고가 I의 퇴직금 중간정산에 대한 이의제기를 I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조합의 문제로 인식하였기 때문으로, 이 사건 노동조합 분회의 활동을 위축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4)

I은 이 사건 근로조건 변경 공고문에 따라 1일 8시간 근무를 하기 이전에는 평균 월 25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의 수입이 있었으나, 1일 8시간 근무를 시작한 이후에는 월 125만 원에서 130만 원으로 수입이 줄어들었다. 원고는 위 공고문을 게시하기 이전에 I에게 근로시간 변경과 관련된 의견을 물은 사실이 없고 I에 대하여만 근로시간 변경이 필요한 이유가 발생한 것도 아니다.

5)

D은 2016. 10. 5.경 I이 "아니 시간 조정 뜻 아는데 시간 조정이 왜 그렇게 갑자기 된 거예요?"라고 묻자 "갑자기 본인이 급여 영수증 안 쓰고, 퇴직금도 다들. 퇴직금도 일년에 한 번 딱 주게 다 해가지고 여지껏 잘 받아갔다가 이거 쓰라니까 나 한꺼번에 받아갈 거예요. 아 그게 자기가. 자기가 한 정의는 모르고 상대방이 한 것만 서운하다고 하면 안 되는 거야"라고 대답하였다.

라.

L노동조합 가입원서 작성 유도 및 가입일자 조작 행위 관련 판단

1)

갑 제1호증, 을 제3,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P은 2016. 10. 7.경 S과의 통화 당시 "형, 혹시 노동조합 가입했어요?"라는 S의 물음에 "그 쓸데없는 소리를 해. 무슨 노동조합을 가입을 해 이 사람아. 내가?"라고 대답하였고, S이 다시 "아니, 회사에서 회사 노동조합이라고 가입하라고 해서"라고 묻자, "뭐뭐뭐 조합이라고 뭐 가입하라고 해서 가입했지. 그거는, 사모님이 하라고 그래갖고"라고 대답하였다. P은 2017. 6. 19.경 'D이 2016. 10. 5.경 L노동조합 가입원서를 받았고 이것이 뭐냐고 묻자 "아무 상관 없는 것이니까"라고 하면서 L노동조합 가입원서를 쓰라고 하여 썼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나)

Q는 2016. 10. 7. S과의 통화 당시 "형님 혹시 저기 회사 노동조합 가입했어요?"라는 S의 물음에 "어 이번에(2016. 10. 5. ) 먼저 서류 주길래 가입했어"라고 대답하고, 이어 다른 질문들에 대하여도 "가입하라고 서류 주대? 왜?", "저기 한 거 없다고 하길래 그냥 쓰라고 하길래 썼지"라고 대답하였다.

다)

R은 2016. 10. 15.경 I과의 통화에서 "(가입원서를) 언제 썼냐고 하면 2년 전에 썼다고 얘기 좀 해달라고 그러더라고, 엇그제 쓴 것이 아니라"라고 말하고, I이 "K이가?"라고 묻자 "어.부탁하더라. 나한테 " 라고 대답하였다.

2)

여기에 앞서 본 인정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L노동조합은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그 조합장인 K은 2009년경부터 근로자 대표의 지위에서 원고와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를 하고 2015년경에도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으로 원고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이 교섭요구를 한 상황에서 이전처럼 L노동조합과 교섭을 하기 위해서는 L노동조합을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할 필요가 있었던 점, ③ L노동조합은 2016. 10. 5.에 원고 소속 근로자들의 대다수로부터 가입원서를 받았는데, 그 시기는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한 2016. 10. 3.과 L노동조합을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하는 공고를 한 2016. 10. 9. 사이인 점 등을 더하여보면, 원고는 원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L노동조합에 가입하는 원서를 작성하게 하고 가입 일자를 조작하도록 하는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이 추단되고, 이는 원고가 L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려 한 것으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가 정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마.

소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언지 이원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