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3. 30. 선고 2017구합83805 판결

시정지시처분취소

주문

1.

원고들의 소를 모두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시정지시의 경위

가.

원고들은 인력공급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주식회사 파리크라상은빵·케익·페스츄리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개인사업자들(이하 '가맹점사업자들'이라 한다)과 가맹계약을 체결하여 '파리바게뜨'라는 상호로 가맹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나.

원고들은 주식회사 파리크라상과 가맹점사업자들에게 원고들 소속 제빵기사와 카페기사의 노무를 제공하기로 하는 내용의 업무협정을 체결하였다.

다.

이후 원고들은 가맹점사업자들과 가맹점사업자들에게 원고들 소속 제빵기사와 카페기사의 노무를 제공하고 가맹점사업자들로부터 그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도급계약을 체결한 후, 원고들 소속 제빵기사와 카페기사로 하여금 가맹점사업자들에게 노무를 제공하도록 하였다.

라.

피고들은 2017. 7. 11.경부터 2017. 9. 19.경까지 원고들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한 후, 2017. 9. 28. 원고들에 별지 1 목록 기재 각 시정지시(이하 '이 사건 각 시정지시'라 한다)를 하였다.

마.

원고들은 피고들에 이 사건 각 시정지시의 시정기한을 연장해줄 것을 요청하였고, 피고들은 2017. 10. 24.과 같은 달 25. 이 사건 각 시정지시의 시정기한을 '2017. 11. 14.'로 연장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 7, 12호증, 을 제3,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들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본안 전 항변의 요지

이 사건 각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들의 소는 모두 부적법하다.

나.

관계 법령 등

별지 2 관계 법령 등 기재와 같다.

다.

이 사건 각 시정지시의 법적 성격

이 사건 각 시정지시가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이 사건 각 시정지시의 법적 성격을 살펴본다.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은 '근로감독관은 사업장감독 결과 확인된 위법사항에 대하여는 별표 3의 위반사항 조치기준에 따라 처리하고 본부에서 위반사항과 조치해야 할 내용 등을 고려하여 별도의 조치기준이 시달된 경우에는 이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별표 3]은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56조를 위반할 경우 사용자에게 시정 기간을 14일 이내로 정하여 시정지시를 한다. 사용자가 기한 내에 시정완료하면 내사 종결하고, 기한 내에 시정하지 아니하면 범죄인지 보고 후 수사에 착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 3]에 의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각 시정지시는 행정청이 일정한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사인 등 상대방에게 지도·권고·조언 등의 방법으로 일정한 행위를 하거나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비권력적 사실 행위로서 그 자체로 일정한 법적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다만 상대방의 임의적인 협력을 통하여 사실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행정지도(행정절차법 제2조 제3호)에 해당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근로기준법 등 관계 법규명령 어디에도 근로감독관에게 근로기준법 제56조를 위반한 사용자에 대한 범죄인지에 앞서 우선적으로 시정지시를 하도록 강제하는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고용노동부는 무분별한 범죄인지로 전과자를 양산하는 것보다는 사용자에게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사용자뿐만 아니라 근로자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하여 행정규칙인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 3]에 사용자에 대한 범죄인지에 앞서 사용자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수 있도록 사용자에게 시정지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 3]에 따른 시정지시는 사용자에게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며 사용자의 임의적인 협력을 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2)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의 개념적인 특징은 '상대방의 임의적인 협력'을 구하는 데에 있으므로, 상대방이 임의적인 협력을 거절하여도 그것을 이유로 제재를 가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면 사실상 원고들에게 그에 따를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다를 바 없게 되므로, 그와 같은 경우에는 이 사건 각 시정지시가 행정지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1> 그러나 관계 법령 어디에도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근로기준법 제109조에 의한 형사처벌은 근로기준법 제56조 위반에 대한 제재이지 이 사건 각 시정지시 불응에 대한 제재가 아니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시정지시는 근로기준법 제13조와 제102조 제1항에 규정된 보고명령에 해당하는바,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피고들이 근로기준법 제116조 제1항 제1호, 제3호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각 시정지시는 행정지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13조와 제102조 제1항은 근로감독관이 원활하게 행정조사<2>를 할 수 있도록 근로감독관에게 '행정조사와 관련하여 필요한 사항'의 보고를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규정에 불과하다. 이 사건 각 시정지시는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사업장 근로감독이 종료된 이후 그 결과에 따라 범죄인지를 하기에 앞서 원고들에게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지 다시금 새로운 행정조사를 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근로기준법 제13조와 제102조 제1항에 규정된 보고명령에 해당하지 않는다(이 사건 각 시정지시서 말미에는 '시정 결과에 대한 증빙자료를 첨부하여 2017. 10. 25.까지 보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사용자가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하였음에도 근로감독관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여 범죄인지를 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사용자에게 시정결과를 사전에 통지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에 불과하므로, 위 문구의 '보고'라는 단어만을 근거로 이 사건 각 시정지시가 근로기준법 제13조와 제102조 제1항에 규정된 보고 명령에 해당한다고 해석해서는 아니 된다). <3>

라.

이 사건 각 시정지시의 처분성 인정 여부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추상적 일반적으로 결정 할 수 없고,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 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법치행정의 원리, 당해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과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행정청 내부에서의 행위나 알선, 권유, 사실상의 통지 등과 같이 상대방 또는 기타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아니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4두4397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각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시정지시는 그 자체로 일정한 법적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상대방의 임의적인 협력을 통하여 사실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에 불과하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수당을 지급할 의무는 근로기준법 제56조에 의하여 곧 바로 발생하는 것이지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 3]에 따른 이사건 각 시정지시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시정지시로 원고들의 법률상 지위에 어떠한 변동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 각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일정한 불이익조치가 예정되어 있다면 그에 따를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이 사건 각 시정지시의 처분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시정지시에 불응한다고 하여 원고들에게 어떠한 불이익조치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근로기준법 제109조에 의한 형사처벌은 근로기준법 제56조 위반에 대한 제재이지 이 사건 각 시정지시 불응에 대한 제재가 아니다).

3)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단서 제4호는 '고의 또는 중과실로 주요 근로조건을 위반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즉시 범죄인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즉시 범죄인지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과 같이 고의 또는 중과실로 주요 근로조건을 위반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볼 여지가 있는 사건에 관해서는 이 법원이 이 사건 각 시정지시를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원고들에 대한 범죄인지를 할 수 있다. 또한 원고들 소속 제빵기사들과 카페기사들은 이 법원이 이 사건 각 시정지시를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민사법원에 원고들을 상대로 미지급 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시정지시의 처분성을 인정하여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도록 하더라도 원고들의 법적 불안을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각 시정지시의 처분성을 인정할 실익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마.

소결론

이 사건 각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들의 소는 모두 부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소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이슬기 강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