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10. 25. 선고 2018구합6703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62. 1. 25. 설립되어 상시 약 47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기독교 방송 및 언론 등 미디어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은 2002. 2. 24. 원고에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2015. 10. 1.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람으로, TV 제작국 편성부 소속 OAP(그래픽)팀에서 근무하여 왔다.

나.

C은 2016. 3. 24.부터 2017. 2. 28.까지 원고 OAP팀에서 파견계약직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그 무렵 원고 OAP팀에는 총 4명의 직원이 근무하였는데 그 중 C만 여성이었다. C은 2017. 2. 27. TV 제작국 편성부 부장 D에게 참가인의 성희롱과 근태불량을 제보한 뒤 2017. 2. 28. 퇴사하였다.

다.

그 후 익명의 제보자가 2017. 3. 27. 원고 감사실에 참가인의 성희롱 및 근태불량에 관한 제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보'라 한다). 원고 감사실과 여직원협회는 제보내용에 대하여 조사한 뒤 2017. 4. 19. 참가인에 대한 성희롱 및 근태 관련 조사보고서를 작성하고, 같은 날 원고에게 '참가인이 복무규정 제3조(성실의무)를 위반하여 인 사규정 제44조(징계사유) 제1항, 제3항, 제12항에 해당한다'며 참가인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였다. 징계요구서에 기재된 징계요구 사유는 아래와 같다.

라.

원고는 2017. 4. 24. 참가인에게 징계위원회가 2017. 4. 27. 개최된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통보하였고, 참가인은 2017. 4. 26. 원고에게 소명서를 제출하였다.

마.

원고의 징계위원회는 2017. 4. 27. 참가인에 대하여 대기 3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원고는 2017. 4. 28.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징계통보서를 보냈으며, 2017. 5. 8. 참가인에 대하여 대기를 명하는 인사발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대기명령'이라 한다).

바.

원고는 대기기간이 종료되기 전인 2017. 8. 3. 원고에게 2017. 8. 7.에 대기사유 해소 여부를 심의하기 위한 징계위원회가 개최된다고 통보하였다. 2017. 8. 7. 개최된 위 징계위원회에서는 대기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아 참가인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였고, 이에 원고는 같은 날 참가인에게 '참가인을 2017. 8. 14.자로 해임한다'는 내용의 징계통보서를 보냈는데, 징계통보서에 기재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사.

참가인은 2017. 8. 11. 위 해임처분에 불복하여 재심신청을 하였고, 이에 따라 2017. 8. 17. 재심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으나 원심의 해임처분을 유지하여 확정하는 것으로 의결하였다(이하 위와 같은 일련의 절차를 거쳐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한 해임처분을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 한다).

아.

참가인은 이 사건 해임처분에 불복하여 2017. 10. 2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7부해2360호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12. 26. 참가인에 대한 성희롱, 근무태도 불량 등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징계사유에 비하여 양정이 과다하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해임처분이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고로 하여금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하였다.

자.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8. 1. 22. 중앙노동위원회에 2018부해112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4. 20. 위 초심판정이 정당하다며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차.

이 사건과 관계된 원고의 인사규정 및 복무규정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9 내지 17, 22, 3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의 성희롱, 근태불량을 징계사유로 하여 이 사건 대기명령을 하였지만, 참가인은 대기기간 동안 성희롱 피해자들에 대하여 진정 어린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지 않았고, C과의 합의과정에도 성실하게 임하지 아니하였으며, 상습적으로 지각하는 등 근태불량이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참가인의 대기사유가 해소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인사규정에 따라 참가인을 해임한 것은 적법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참가인의 대기사유가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며 이 사건 해임처분에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원고의 인사규정에 의하면, 원고는 징계처분 중 하나로 3개월의 범위 내에서 대기명령을 할 수 있고, 대기사유가 3개월이 지났음에도 해소되지 않았을 때는 휴직 또는 해임을 할 수 있다. 원고는 위 규정에 따라 참가인의 대기기간이 종료되자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한 것인바, 이 사건 해임처분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대기사유를 확정하고 그 사유가 해소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만약 대기사유가 모두 해소되었는데도 원고가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한 것이라면 이 사건 해임처분은 그 자체로 위법하겠지만, 대기사유가 완전히 해소되지 아니하였다면 이 사건 해임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추가적으로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나.

인정사실

1)

이 사건 제보 및 참가인에 대한 감사

가)

앞에서 본 2017. 3. 27.자 이 사건 제보의 구체적인 내용은 별지1 기재와 같다.

나)

이 사건 제보로 인하여 참가인에 대한 감사가 이루어졌고, 감사가 끝난 후인 2017. 4. 19. 참가인에 대한 조사보고서가 작성되었다. 위 조사보고서는 성희롱 관련 조사보고서와 근태 관련 조사보고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성희롱 관련 조사보고서에는 C이 성희롱 피해자로 특정되어 있고, 그 밖에 다른 여직원인 E, F 등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근태 관련 조사보고서에는 참가인의 지각, 음주 후 근무 등에 관한 참고인들의 진술이 기재되어 있다.

다)

참가인에 대한 감사과정에서 2017. 3. 31. C에 대한 면담이 이루어졌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라)

참가인에 대한 감사과정에서 이루어진 참고인들의 진술 내용을 요약하면 별지2 기재와 같다.

마)

참가인은 2016. 11. 7. 지각을 하여 '늦잠과 부주의에 의한 밤새 휴대폰 방전으로 지각을 하여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였음을 반성하고 향후 성실한 자세로 근무에 임하겠다'는 취지의 경위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적이 있다.

바)

참가인에 대한 감사과정에서 참가인이 진술한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2)

참가인의 사과문 낭독

참가인은 이 사건 대기명령을 받고 편성부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사과문을 낭독하였다.

3)

참가인과 C 사이의 합의 및 피해보상 경위

가)

참가인은 이 사건 대기명령 후 C과 합의를 추진하였다.

나)

C은 원고의 여직원협회 소속 직원인 J에게 2017. 7. 26.경 참가인과 합의가 잘 되지 않는다며 연락을 하였는데, '저희 어머니가 저 대신 통화하긴 했는데 제가 원했던 방향은 아니었거든요. 근데 참가인이 엄마한테 굉장히.. 하소연을 많이 해서 맘이약해지시니까 제 의견과는 다르게 합의금을 확 내리셨거든요.. 납득이 잘 안 된 상태에서 그렇게 결정 내리고 나서부터 참가인 태도가 반성하는 사람 태도도 아니고..', '제가 분명 합의서는 서로 정리가 된 다음에 제출한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까도 자기를 보여달라는 거에요. 합의서 어떻게 썼는지 예시를 봐야겠다면서.. 그래서 제가 전에도 당부했고 선입금 들어오면 그때부터 합의서 작성하겠다고 했는데 본인도 알았다고 했거든요. 근데 돈도 안 보낸 상태에서 합의서를 자꾸 보여달라는 거에요', '결론적으로 내일 주는 서류 봐서 거짓 정보가 있으면 더 이상 참가인이랑 합의 관련 대화 안 하고 회사 상대로 청구하려고 해요. 태도가 아주 엉망이에요..', '근데 회사 쪽이 확실히 아셔야 하는데 지금 합의가 안 된 상태에요. 왜 거짓말을 하죠..?', '지금 태도가 너무 불성실해서 그 서류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변심했어요... 3,000만 원 원래대로 할래요.. 앓는 소리해서 스트레스 받으면서 맞춰줄 필요가 없었던 것 같아요'라는 내용의 K 메시지를 보냈다.

다)

참가인은 2017. 7. 29. 합의금 선금으로 800만 원을 지급하였고, 2017. 8. 4. C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

라)

참가인은 2017. 8. 4. C과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K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마)

참가인에 대한 대기사유 해소 여부를 심의하기 위한 징계위원회가 2017. 8. 7. 개최되었는데, 원고 여성협의회 회장인 L이 같은 날 C에게 참가인으로부터 인감을 받았는지, 공증 신청은 된 상태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문자를 보냈고, 이에 C은 '인감 아직 못 받았어요. 보내신댔는데 안 보냈더라고요, 저는 이미 합의서를 보냈기 때문에 공증서 받을 때 같이 달라고 했는데. 제가 참가인에게 제가 지정한 변호사랑 연락해서 진행하랬는데 이번 주 안까지 끝내기로 했거든요... 근데 아직 말이 없네요. 명함이랑 연락처도 다 남겼고 변호사님한테도 미리 다 말해놨어요...', '변호사님한테 참가인이 전화해 본댔는데 방금 전화해봤더니 아무 연락 못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둘이 만나서 하라는데 그건 제가 불편해서 내일 오전에 위임장이랑 제꺼 인감 같이 변호사 사무실에 보낼 건데 그걸 변호사 사무실에서 받으시면 참가인이 본인 인감증명이랑 도장 들고 그 변호사 사무실 찾아가서 완료하면 공증과정이 끝나는 것 같아요'라고 답변하였다.

바)

참가인은 2017. 8. 7. 원고로부터 위 징계위원회 의결에 따른 해임처분을 통보받고, 그 다음 날인 2017. 8. 8. C과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K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사)

참가인은 2017. 8. 10. 공증인 M 사무소에서 등부 2017년 제142호로 이사건 합의서를 인증하였고, 같은 날 같은 사무소에서 증서 2017년 제56호로 이 사건 합의서에 따른 합의금 잔금 700만 원에 대하여 이를 2017. 9. 27.부터 2018. 9. 27.까지 매월 27일에 40만 원씩 분할 변제하기로 하는 내용의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

4)

이 사건 대기명령 후 참가인의 근태 관련 사항

원고는 대기기간인 2017. 5. 8.부터 2017. 8. 7.까지 참가인의 출퇴근시각을 확인하여 기록하였는데, 참가인은 대기기간 중 총 근무일 64일 중 18일을 지각하였다. 구체적인 출퇴근기록은 별지3 기재와 같다.

5)

원고의 기존 징계처분 사례

원고가 이 사건 이전에 사내 성희롱 행위와 관련하여 징계처분을 하였던 사례는 아래와 같다. 다만, 각 사례의 사실관계나 피해회복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하여 알 수 있는 자료는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17 내지 20, 26 내지 28, 35, 37호증, 을가 제2호증, 을나 제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대기사유가 해소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1)

대기사유의 확정

가)

C에 대한 성희롱과 근태불량이 대기사유에 해당한다는 점, 이 사건 대기명령이 정당하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

나아가 C을 제외한 다른 여직원들에 대한 성희롱이 대기사유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입장을 달리하는데, 앞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C을 제외한 다른 여직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은 이 사건 대기명령 당시 징계사유로 포함되어 있었다기보다는 징계양정에 고려된 사정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1)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반드시 징계의결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 소정의 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제출한 이 사건 대기명령과 관련된 징계위원회 자료(갑 제 6 내지 8호증)에는 징계위원회에서 이루어진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징계위원회에서 C을 제외한 다른 여직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을 징계사유로 삼았는지 여부를 알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대기명령에 관련된 나머지 증거들을 종합하여 대기사유를 확정할 수밖에 없다.

(2)

이 사건 제보는 참가인에 대한 감사 및 징계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 제보는 피해 여직원을 C으로 특정하면서, 참가인이 C 입사 후부터 반복적으로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여성을 비하하는 말을 하고, C이 듣는 자리에서 동료와 성적인 농담을 한다거나 성적 불쾌감을 야기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였으며, 이를 견디다 못한 C이 퇴사하였다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결론적으로 C에 대한 성희롱을 문제로 삼고 있다. 이 사건 제보에 E, F 등에 대한 내용도 언급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참가인의 언행이 평소에도 부적절하였음을 나타내기 위하여 언급된 내용으로 보이고, 이를 C에 대한 성희롱과 구별하여 별도의 제보내용으로 삼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참가인에 대한 감사 과정을 보면, 우선적으로 피해자로 특정된 C에 대한 면담이 이루어졌고, C이 진술한 내용을 기초로 하여 관련된 직원들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F, E 등에 대하여는 피해자가 아닌 참고인의 지위에서 조사가 이루어졌다. 또한 감사 후 작성된 조사보고서에도 C이 성희롱 피해자로 특정되어 있고, 그 내용 또한 대부분 C과 관련된 것임을 알 수 있다.

(4)

감사실과 여직원협회에서 제출한 참가인에 대한 징계요구서에는 참가인의 성차별적, 성희롱적 언행이 한두 사람에게 국한되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기재가 있기는 하나, 결론적으로는 피해자인 C에게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충을 주었다는 점을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자 한다는 내용이다.

(5)

이 사건 대기명령에 관한 징계통보서에는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감사결과 성희롱 건과 관련하여 복무규정(제3조), 인사규정(제44조 제1항, 제3항, 제12항)을 위반하였다'는 내용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6)

이와 같이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대기명령이 이루어진 경위를 살펴보면, 주로 피해자를 C으로 특정하여 감사 및 징계절차가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징계대상자인 참가인의 입장에서 C에 대한 성희롱 외에 다른 여직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까지 징계사유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다)

따라서 참가인의 대기사유는 C에 대한 성희롱과 근태불량이고, C을 제외한 나머지 여직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2)

대기사유의 해소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성희롱 부분에 대한 판단

(1)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C에 대한 성희롱 부분은 참가인과 C이 2017. 8. 4. 원만하게 합의함으로써 대기사유가 해소되었다고 판단된다.

(가)

C이 OAP실의 유일한 여성 직원이었고, 파견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었던 점, 원고의 많은 직원들이 참가인의 부적절한 언행이 수차례 반복되어 왔고 그로 인하여 C이 많이 힘들어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결국 C은 원고를 퇴사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C이 당시 참가인의 성희롱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반복되는 성희롱으로 수치심을 느끼고 적지 않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분명해 보인다.

(나)

그러나 참가인은 감사과정에서 자신의 부적절한 언행이 C으로 하여금 성적인 불쾌감을 느끼게 하거나 상처를 주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였고, 이 사건 대기명령 이후부터 C과 합의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결과적으로 참가인은 2017. 8. 4. C과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고, 그보다 앞선 2017. 7. 29. C의 요구에 따라 합의금 선금으로 800만 원을 송금하여 주었다.

(다)

다만 C이 참가인에게 합의금으로 3,000만 원을 요구하였고, 참가인은 C에게 합의금을 낮추어달라고 요구하면서 합의가 신속하게 진행되지는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C은 그 과정에서 원고 여성협의회 측 직원에게 합의에 어려움이 많고 참가인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며 불쾌한 감정을 표출하기도 하였던 사정이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참가인이 합의금의 조정이나 감액을 요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합의에 불성실하게 임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라)

또한 참가인이 이 사건 합의서 작성 후인 2017. 8. 7. C에게 합의금 잔금 700만 원 중 200만 원을 감액하여 줄 수 있는지 여부를 문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기는 어렵고, 이 사건 합의서 작성에도 불구하고 원고로부터 이 사건 해임처분을 받게 되자 합의금 잔금 지급과 관련하여 경제적인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참가인은 C이 참가인의 제안을 거절하자 바로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대로 합의금 잔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마)

참가인은 C과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원고로부터 이 사건 해임처분을 받게 되었지만, 2017. 8. 10. 이 사건 합의서의 인증을 마치고,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는 등 C과의 합의절차를 끝까지 마무리하였다.

(바)

이 사건 합의서에는 '참가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C은 참가인과 원만히 합의하였으므로 참가인에 대하여 민·형사상 일체의 법적 책임을 묻지 않고, 원고에 대하여도 참가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하기로 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

(2)

원고는 참가인이 C을 제외한 나머지 여직원들에 대하여도 부적절한 언행을 하였는데 이에 대한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대기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C을 제외한 다른 여직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이 대기사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것인데, 이 부분이 대기사유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음은 위 1)항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설령 그러한 사정이 대기사유에 포함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참가인은 이미 TV 제작국 편성부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문을 낭독한 바 있으며, 달리 참가인이 대기기간 중에 여직원들에 대하여 부적절한 언행을 계속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나)

근태 관련 부분에 대한 판단

참가인이 대기기간인 2017. 5. 8. 부터 2017. 8. 7. 까지 총 64일의 근무일 중 18일을 지각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물론 참가인이 지각한 시간이 모두 출근시간으로부터 10분 내외에 있었던 점에 비추어 근태가 현저하게 불량하였다고까지는 볼 수 없지만, 당시 참가인은 근태불량으로 대기기간 중에 있었던 점, 원고가 대기기간 중 참가인의 근태가 개선되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하여 참가인의 출퇴근 시각을 매일 확인하였고, 참가인도 그러한 사정을 모두 알고 있었음에도 지각일수가 근무일의 약 1/4 내지 1/3 정도에 이르는 점, 참가인이 대기기간 초반부에는 거의 지각을 하지 않다가 점점 지각하는 회수가 빈번해졌던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의 근태불량과 관련된 부분은 대기사유가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다)

소결론

따라서 대기사유 중 성희롱 부분은 참가인과 C의 합의로 그 사유가 해소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근태불량 부분은 그 사유가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해임처분은 그 사유가 일부 인정된다.

라.

이 사건 해임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1)

참가인의 대기사유가 완전히 해소되지 아니하였음은 위 다.항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는 일은 인사규정 제43조 제5항, 제30조 제8항의 규정에 따라 참가인에 대하여 해임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인사규정 제23조 제7항, 제43조 제5항은 대기사유가 해소되지 않았을 때 해임 외에도 3개월의 범위 내에서 휴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는 대기사유가 해소된 정도, 피해회복의 정도, 재발 우려 등 대기명령 이후의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임과 휴직 중 적당한 조치를 선택할 수 있다.

나아가 이 사건 대기명령에 이은 이 사건 해임처분을 일체로서 관찰하면 이는 결국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대기명령이 인사규정 등에 의하여 정당하게 내려졌더라도 그 후에 이루어진 이 사건 해임처분이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정당한 처분이 되기 위해서는 이 사건 대기명령 당시에 이미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존재하였거나 대기기간 중 그와 같은 해고사유가 확정되었어야 하며,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두1460 판결 참조).

2)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임처분은 그 양정이 지나치게 과중하여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이를 남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가)

이 사건 대기명령의 직접적인 계기이자 주된 징계사유는 근태불량이라기보다는 C에 대한 성희롱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참가인은 이 사건 대기명령 이후 C과 합의에 이르렀고, 합의서와 관련한 인증 및 공증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사건 해임처분을 받았음에도 합의절차를 끝까지 마무리하였으며, C에게 이 사건 합의서에서 정한 대로 합의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게 진지한 반성과 피해회복의 의지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대기사유 중 C에 대한 성희롱 부분은 그 사유가 해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는 참가인에 대한 징계양정에 있어서 참가인에게 유리한 요소로 고려되어야 한다.

나)

결국 대기사유 중 근태불량에 관한 부분만이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데, 이 사건 대기명령 이전의 근태불량에 관한 근거자료는 대체로 원고 직원들의 진술이어서 정확한 근무태만의 정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반면, 참가인이 2016. 11. 경 지각에 대한 경위서를 한 차례 제출한 것 외에는 달리 근무태만으로 징계를 받았다는 등의 객관적인 자료는 찾아볼 수 없어서, 원고의 주장 및 제출 증거만으로는 참가인의 근태불량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운 점, 이 사건 대기명령 이후 참가인의 출퇴근내역을 살펴보면 지각한 날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10분 내외의 범위에서 늦은 것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근태불량과 관련하여 이 사건 대기명령 당시에 이미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존재하였거나 대기기간 중 그와 같은 해고사유가 확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원고는 참가인이 대기기간 중에 지각 외에도 여전히 불량한 근무태도를 보였다며 갑 제31 내지 3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을 증거로 제출하였지만, 위 증거들은 참가인의 동호회 활동과 관련된 자료에 불과하고, 이와 같은 자료만으로는 참가인이 대기기간 중에도 동호회 활동 때문에 업무시간 중 근무를 소홀히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참가인이 대기기간 중에도 동호회 활동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대기기간 중 근무태도가 불량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라)

그 밖에 참가인이 2002년경부터 원고에 입사하여 오랜 기간 근무하여 왔고, 이 사건 이전에 특별히 징계처분을 받았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원고는 그간 사내 성희롱 행위에 대하여 대체로 정직, 대기, 감봉 등의 징계를 하여 왔고 최종적으로 해임의 징계를 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은 대기기간 중 대기사유 해소를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이전에는 특별히 직원들에 대하여 체계적인 근태 관리·감독을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관리·감독 체계를 정비하여 참가인의 근태불량이 반복되는 것을 차단하거나 그에 대한 합당한 제재를 가하는 것이 가능한 점, 원고는 참가인의 대기사유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사유로 3개월 범위 내에서 휴직 조치도 할 수 있었던 점, 그런데도 원고는 근로자가 상당한 생활상 불이익을 입을 수밖에 없는 가장 중한 해임을 선택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해임처분은 참가인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측면이 있다.

마.

소결론

따라서 참가인의 대기사유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기는 하였지만, 원고가 해임의 징계를 선택한 것은 참가인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 해임처분에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방진형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