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및 내용
원고는 1995. 1. 3.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35명을 사용하여 음식물류 폐기물 수집·운반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 B은 2016. 5. 1. 원고에 입사하여 전라남도 F(이하 'F') 음식물류 폐기물수거 담당자로, 참가인 C는 2013. 10. 22., 참가인 D은 2015. 12. 7. 원고에 각 입사하여 F 음식물류 폐기물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8. 4. 3. 참가인 B, C에 대한 보직을 본사 기사, 본사 생산직으로 각 변경하고, 2018. 4. 16. 참가인 D에 대한 보직을 본사 기사로 변경하는 발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
참가인들은 2018. 4. 17.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인사발령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6. 11. '이 사건 인사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당하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8. 7. 1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0. 15.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참가인들에게 F 소재 다량배출사업장의 음식물류 폐기물을 원고의 사업장으로 운반하라고 지시하였으나 참가인들은 원고의 정당한 지시에 불응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의 대표이사는 형사처벌을 받았고 F과의 이 사건 대행계약을 해지당할 수 있는 경영상 위험이 발생하였다. 참가인들은 언론에 왜곡된 사실을 담은 투서를 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기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할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한다. 반면,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참가인들의 보직이 변경된다 하더라도 업무내용이나 임금, 출퇴근시간 등에 큰 차이가 없는 점, 인사발령에 대한 기존의 선례들 등에 비추어보면, 참가인들에게 생활상 불이익이 거의 초래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정당하다.
인정사실
원고는 2015. 7.경 F과 계약기간을 2015. 8. 1.부터 2017. 7. 31.로 정하여 F에서 발생하는 음식물류 폐기물을 F이 무상제공하는 차량을 이용하여 수집한 후 환경관리종합센터로 운반하여 처리시설에 투입하는 업무를 대행하기로 하는 'F 음식물류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을 체결하였고, 2017. 10. 27. F과 계약기간을 2017. 10. 27.부터 2018. 7. 31.까지로 정하여 위와 같은 내용의 '음식물류 폐기물 수집·운반 대행변경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대행계약'). 다만, F에서 발생한 것이라도 다량배출사업장의 음식물류 폐기물은 환경관리종합센터가 아닌 원고의 사업장으로 운반하여 처리하기로 하였다. 이 사건 대행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 B에 대한 2010. 5. 1.자 근로계약서에는 '근무장소(부서)'가 '원고(음식물수거)', '업무내용'이 'F 음식물 수거'로 기재되어 있고, 참가인 C에 대한 2015. 7. 30.자 근로계약서에는 '근무장소(부서)'가 'F 및 원고', '업무내용'이 '음식 수거 기사'로 기재되어 있으며, 참가인 D에 대한 2015. 12. 7.자 근로계약서에는 '근무장소(부서)'가 '원고', 업무내용이 'F 음식물 수거 기사'로 기재되어 있다. '근무형태'는 참가인들 모두 '외근직'이다.
F은 2017. 10. 27. 음식물류 폐기물의 처리 실태를 조사하여 원고가 이 사건 대행계약과 달리 다량배출사업장에서 수거한 음식물류 폐기물을 환경관리종합센터로 운반함으로써 F이 처리비용을 부담하였던 것을 발견하고 원고에게 위 처리비용을 F에 반환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7. 11. 27. F에 위 처리비용 11,134,570원을 납부하였다.
원고는 2017. 12. 18.경 참가인들을 포함한 6명의 직원들에게 원고가 부담한 위 처리비용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였다. 당시 원고는 위 직원들에게 '수고들 많으십니다. 말씀드렸던 8~11월 급여 소급분 입금 부탁드릴게요. D님 : 2,150,010원, C님 : 2,227,775원, B님 : 2,062,487원'(다른 직원들에 대한 부분 생략)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참가인들은 2017. 12. 18. 아래와 같은 내용의 확인서(이하 '이 사건 각 확인서')를 작성하였고, 2018. 1.경 원고가 급여 소급분으로 입금한 금액을 다시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참가인 B, D은 2018. 3. 14. F과 고용노동부에 '원고는 원고에 부과된 금액을 참가인들을 포함한 6명의 근로자들에게 부당하게 입금하게 하였고, 계속 근무를 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원고가 요구하는 돈을 입금하였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원고의 취업규칙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7, 12, 15호증, 을가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인사발령의 정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원칙적으로 근로자에 대한 전직처분은 인사권자인 사업주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에 대한 전직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므로,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전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 전직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는 당해 전직처분의 업무상 필요성과 전직처분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5. 9. 선고 93다51263 판결, 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원고가 이 사건인사발령을 하기 전에 참가인들과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충실히 거쳤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참가인들에게 구두로 다량배출사업장에서 수거한 음식물류 폐기물은 원고의 사업장으로 운반하여 처리하라는 지시를 하였음에도 참가인들이 위 지시에 불응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참가인들에게 위와 같은 지시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는 상당 기간 동안 참가인들이 해당 업무지시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확인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들이 원고의 업무지시에도 불구하고 음식물류 폐기물을 F의 환경관리종합센터로 운반할 유인이 전혀 없다.
원고의 다른 직원인 G, H은 원고로부터 다량배출사업장에서 수거한 음식물류 폐기물의 양만큼은 원고의 사업장에서 처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확인서(갑 제18호증)를 작성하였으나, 그 확인서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참가인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지시를 한 것인지 개별적으로 지시를 한 것인지, 누가, 언제, 어디에서 그러한 지시를 한 것인지 등 그 경위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위 확인서의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참가인들이 작성한 이 사건 각 확인서는 그 내용이 모두 동일하여 원고가 불러준 그대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F에 납부한 처리비용을 참가인들이 부담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재가 없어 참가인들이 원고의 지시불이행을 인정하는 취지로 위 각 확인서를 작성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참가인들은 원고가 F과 협의하여 이 사건 대행계약에 따른 임금인상분을 처리비용에 충당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믿고 이 사건 각 확인서를 작성하여 준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데, 원고는 2017. 12. 18.경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대행계약에 따른 임금인상분을 지급하면서 이를 다시 반납하도록 한 점,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 전까지 참가인들뿐 아니라 참가인들과 함께 위 처리비용을 부담한 다른 직원들에게 지시불이행을 이유로 한 아무런 징계를 한 사실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오히려 참가인들의 위 주장이 설득력 있다.
원고는 참가인들이 언론에 투서를 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음식물 쓰레기 위탁업체의 불법 운영과 관련된 뉴스가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될 뿐 참가인들이 언론에 투서한 사실은 인정되지 않는다.
설령 참가인들이 원고의 지시에 불응하고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징계사유 내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할 뿐 원고의 취업규칙에서 보직변경 사유로 정한 '회사의 경영상 필요'와는 무관하다. 본사기사 또는 생산직으로 근무하던 직원의 퇴사 등의 이유로 본사에 충원이 필요하였다는 사정도 찾아볼 수도 없다.
원고와 참가인들이 작성한 근로계약서의 내용에 비추어보면, 참가인들은 원고에 입사할 당시부터 F의 음식물류 폐기물 수거 담당자 또는 운전기사 업무를 담당하기로 한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들이 기존에 하던 업무는 외근직으로 F 일대를 돌아다니며 음식물류 폐기물을 수거하는 업무였으나,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하게 된 업무는 원고의 본사 공장에서 음식물류 폐기물을 처리하고 퇴비를 제조하는 업무로 근무환경 및 업무내용에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원고는 참가인들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였다.
이 사건 대행계약에 따르면, F 음식물류 폐기물 수거 담당자 및 운전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참가인들의 경우 원고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더라도 F으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고, 대행업체가 원고가 아닌 다른 업체로 변경되더라도 고용이 승계될 가능성이 있으며, 일정 금액 이상의 인건비가 보장된다는 점에서 일반 본사 직원과는 차이가 있다.
소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언지 이원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