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및 내용
원고는 상시 근로자 약 1,000명을 사용하여 반도체재료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망 B(2019. 6. 22. 사망, 이하 'B')는 2018. 3. 21. 원고에 경력직으로 입사하여 상무보로 근무한 사람이다.
B는 2018. 4. 19. 소송업무 수행을 위하여 법원에 출장을 다녀온 다음 2018. 4. 20. 개인물품을 정리하고 귀가하였다. B는 2018. 4. 21. 원고 사무실에 방문하여 위와 같이 정리한 개인물품을 챙겨간 후 더 이상 출근하지 않았다.
B는 2018. 5. 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는 2018. 4. 19. B를 부당하게 해고 하였다.'라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7. 3. '원고는 2018. 4. 19.경 해고의 사유 및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고 B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라는 이유로 B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8. 8. 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1. 5.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소송절차 수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피고 보조참가인들(이하 '참가인들')의 2019. 7. 19.자 소송수계신청은 일신전속적 권리에 관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
판단
참가인들은 B의 상속인들로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233조 제1항에 따라 B에 관한 소송절차를 수계할 수 있다. B의 근로자 지위가 참가인들에게 상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B의 원고에 대한 임금지급채권은 참가인들에게 상속된다. 원고가 B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은 위 임금지급채권 존부 판단의 전제가 되므로, 참가인들은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할 이익이 있고, 참가인들의 소송수계가 부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판단에 배치되는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B는 2018. 4. 18.부터 2018. 4. 19.까지 동료 임원들에게 거듭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2018. 4. 20. 임원에게 제공되는 차량 열쇠를 스스로 반납하고 개인 물품을 챙겨 자진퇴사 한 것이므로, 원고가 B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B는 주식회사 G에 재직하던 중 헤드헌터의 권유를 받고 2018. 2. 12. 원고의 면접에 응시하였다. 원고는 2018. 3. 21. 연봉 1억 2,000만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B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B는 위 근로계약에 따라 상무보의 직위로 비서실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원고에 입사하기 전 B의 경력은 아래와 같다.
B는 2018. 4. 9. 16:11경 원고의 회장 J(이하 '회장')에게 "회장님, B 상무입니다. 제가 몸이 안 좋아서 내일 K병원 진료 차 휴가를 내고자 합니다. 지난 주 내내 절뚝거리다가 아주 힘들어서 휴가를 내고자 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B는 2018. 4. 14. 원고의 과장 L으로부터 회의소집 문자메시지를 받고, 같은 날 16:00경 회의에 참석하였다. 회장은 B에게 경영분석팀(원가계산팀)과 감사팀(진단팀)의 업무목적이 유사하고, 업무영역도 중복되므로 부서를 통합하여 유휴인력을 재배치하는 내용의 계획을 수립하여 보고하도록 지시하였다.
회장은 2018. 4. 16. B에게 부서조정 시안을 2018. 4. 18.까지 보고하도록 유선으로 지시하였다가, 2018. 4. 17. 위 시안을 2018. 4. 20.까지 보고하도록 다시 지시하였다.
회장은 2018. 4. 18. B에게 부서조정 시안을 2018. 4. 19.까지 보고하도록 지시하였다가, 같은 날 16:00경 회의를 소집하였다. 위 회의(참석자: 회장, B, 원고의 전무 M)에서 B는 회장의 부서조정 의견에 반대되는 의견을 진술하였고, 회장은 B를 질책한 후 "나가."라고 말하였다.
그 후 B는 회장의 지시대로 부서조정 시안을 수정한 후 2018. 4. 19. 14:00 M에게 보고하였다. 위 시안은 M이 회장을 독대하여 보고하기로 하였고, B는 예정된 소송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서울고등법원으로 출장을 나갔다.
2018. 4. 19. 18:00경 B, M, 원고의 상무인 N은 원고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의 1층 카페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B는 위 대화 이후 2018. 4. 19. 22:18경 원고의 상무 O에게 "M 전무의 저에 대한 전언은 회장님으로부터 언제 지시받은 건지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O는 "글쎄요, 오전에는 M 전무, 오후엔 N 상무로 들었어요."라는 문자메시지로 회신하였고, B는 다시 O에게 "어제 회장님께 양쪽 업무가 다르다고 제가 말씀드려 (회장님이) 저를 보고 '나가.'라고 한 이후에 M 전무님이 혼자 남았는데 그때 그 자리에서 지시받은 것 같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B는 2018. 4. 20. 오전 사무실에 나와 개인물품을 정리하고 임원에게 제공되는 승용차 열쇠를 반납한 다음 11:00경 귀가하였다. B는 2018. 4. 21. 아내와 함께 원고 사무실에 방문하여 개인물품을 챙겨간 후 더 이상 출근하지 않았다.
B는 2018. 4. 20. 원고의 차장 P에게 "저 어제 M 전무로부터 회장님이 저 내보내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08:28), "짐 챙겨서 집에 가고 있습니다."(11:29)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회장이 주도하여 2018. 4. 20. 오전 원고의 서울사무소 전 직원이 참여하는 조회가 개최되었고, 원고의 부장 Q는 위 조회가 끝난 후 B와 통화하면서 회장으로부터 들은 내용을 B에게 전달하였다. 위 통화 내용 중 주요 부분은 아래와 같다.
B는 2018. 5. 30. 회장에게 복귀의사가 있음을 밝히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송부하였으나 아무런 회신도 받지 못하였다.
원고의 취업규정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11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3,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따로 특정하지 않는 한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와 B 사이 근로관계의 종료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9, 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M, N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B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해고에 따라 종료되었다고 판단된다.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다음과 같은 사정들은 원고가 B에게 해고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점을 넉넉히 뒷받침한다.
⑴ 회장은 2018. 4. 18. 회의 도중 본인의 의견에 반대되는 의견을 진술하는 B를 질책하며 "나가."라고 말하였다.
⑵ 그 후 M, N은 원고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의 1층 카페에서 B를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B와 Q의 2018. 4. 20.자 전화통화 내용("내가 올라가려고 그러니까 기다리래.")에 따르면, 사무실이 아닌 1층 카페에서의 만남은 원고의 주장과 달리 M과 N의 의도에 따른 것이었다. 위 만남에서 B가 M, N에게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⑶ 오히려 B가 위 만남 직후 O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의 내용("M 전무의 저에 대한 전언은 회장님으로부터 언제 지시받은 건가요?") 및 이에 O가 회신한 문자메시지의 내용("글쎄요, 오전에는 M 전무, 오후엔 N 상무로 들었어요.")에 따르면, 회장은 2018. 4. 19. 오전 무렵에는 M에게, 2018. 4. 19. 오후 무렵에는 N에게 B를 해고하겠다고 말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B가 2018. 4. 20. P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의 내용("저 어제 M 전무로부터 회장님이 저 내보내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에 따르면, M은 위 카페에서의 만남 당시 B에게 해고를 통보하였음을 알 수 있다.
⑷ B와 Q의 2018. 4. 20.자 전화통화 내용에 따르면, 2018. 4. 20. 오전 개최된 조회에서 회장은 '구조조정 업무에 관한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B를 해고하였다.'라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한편 원고는, M이 '경영진단팀과 경영분석팀을 통합하여 원가관리감사팀으로 통합하고, 담당임원을 B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업무통합 관련 보고자료(2018. 4. 19. 14:30경 최종 저장)를 2018. 4. 19. 오후 회장에게 보고하였다는 사정을 들면서, 위와 같은 사정은 회장이 2018. 4. 19. 오전 M에게 B를 해고하라는 말을 하였다는 것과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위 자료는 B가 작성하였고 M은 B로부터 위 자료를 건네받아 회장에게 보고한 것인 점, ② 회장이 M에게 최초로 B를 해고하겠다는 말을 한 시점은 2018. 4. 19. 오전이고, 이는 M의 위 보고가 이루어진 시점과 큰 간격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회장의 관심사는 어디까지나 2개 부서의 통합이었으므로, 보고자료 상 원가관리감사팀장의 성명이 누구로 되어 있었는지는 중요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과 같은 사정들은 B가 2018. 4. 18. 주변 사람들에게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 없는 근거가 된다.
⑴ B는 2018. 4. 19.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부서조정 시안을 M에게 보고하고, 담당하던 소송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법원에 출장을 나갔다가 18:00경 복귀하였다.
⑵ B는 2018. 4. 18. 16:00경의 회의에서 회장의 의견에 반대되는 의견을 진술하여 질책을 받은 후 회장의 의견에 따라 부서조정 시안을 수정하여 2018. 4. 19. M에게 건네주었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B가 회장의 질책에 반발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사직의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면, 위와 같이 회장의 의견에 순응하여 부서조정 시안을 수정한 것을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⑶ 원고의 과장 L이 작성한 진술서(갑 제9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L은 2018. 4. 20. 오전 B의 사무실에서 B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당시 B는 L에게 '회장님께 "월급을 안 받고서라도 열심히 일하겠다."라고 말씀드리면 어떻겠는지'에 관한 조언을 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계속적인 근로를 원하는 취지의 발언으로서, 2018. 4. 18. 이래 지속적으로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근로자의 발언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취업규정 제42조 및 제43조는, '사원이 퇴직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1개월 전에 퇴직원 및 퇴직서류(퇴직자 면담 확인서, 회사기밀준수에 관한 서약서, 퇴직자 PMS체크시트, 인수인계확인서 등)를 제출하여야 하고, 제출한 날로부터 20일간은 종전의 업무를 수행한다.', '서울 총무팀은 퇴직자로부터 퇴직서류를 접수하여 인사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에 퇴직발령을 하고, 퇴직 관련 서류에 대한 부서장 및 회장의 결재를 득한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B의 근로관계 종료와 관련하여 위와 같은 절차는 전혀 적용되지 않았고, 원고는 이에 관해 아무런 설명도 하지 못하고 있다.
B는 주식회사 G의 감사로 재직하던 50대 중반의 나이에 헤드헌터의 제의를 받고 원고의 상무보로 스카우트되었다. B의 나이와 경력에 비추어 원고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될 경우 재취업은 매우 어려웠을 것으로 보여, B가 다른 직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퇴직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B가 주변 사람들에게 '전에 근무하던 회사에서 돌아오라고 했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는 B의 건강상태 및 근무태도가 사직 결심의 배경이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원고 직원들이 작성한 각 진술서(갑 제2, 5, 6호증)를 제출하였으나, 위 각 진술서는 이 사건 소 제기 이후 원고의 부탁에 따라 그 근로자들이 작성한 것으로서 그 내용을 믿기 어렵고, 위 각 진술서에 B의 사직의 의사를 추단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N은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회장이 2018. 4. 19. 오후에 B를 해고하라는 내용의 지시를 한 적이 없다. 2018. 4. 19. 저녁 무렵 카페에서 B를 만난 것은 해고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B를 다독이기 위해서였다. B는 카페에서 사직의 의사를 내비쳤다.'라는 내용의 증언을 하였고, M도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B가 재직 도중 본인에게 "전 직장에서 다시 돌아오면 받아주겠다고 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회장이 2018. 4. 19. B를 해고하라는 내용의 지시를 한 적이 없다. 2018. 4. 19. 저녁 무렵 카페에서 B를 만난 것은 해고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B를 다독이기 위해서였다. B는 카페에서 사직의 의사를 내비쳤다.'라는 내용의 증언을 하였다. N과 M이 작성한 각 진술서(갑 제7, 8호증, 갑 제11호증의 4)의 기재도 위 각 증언과 같은 내용이다. 그러나 위 각 증언 및 위 각 진술서의 기재는, ① 앞서 살펴본 것처럼 원고가 B에게 해고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점, ② N, M은 원고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원고의 전무 또는 상무의 지위에 있는 사람인 점 등에 비추어 믿을 수 없다.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
원고는 B를 해고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원고는 B를 부당하게 해고한 것이다.
소결론
원고가 B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는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언지 이원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