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8. 11. 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은 1991. 12. 21.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78명을 사용하여 버스여객 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02. 5. 2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8. 1. 20. 07:25경 D터미널 기둥과 약 22.4m 떨어진 곳에 ‘(차량번호 1 생략)’ 버스 차량(이하 ‘이 사건 차량’)을 주차하고 내리면서 차량제동장치(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키지 않았다. 원고가 내린 후 이 사건 차량은 후면 방향으로 약 22.4m 미끄러졌고 터미널 기둥과 충돌하면서 정지하였다.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차량의 후면부 유리가 파손되고 루프 패널, 센터 패널, 엔진 도어, 리어 범퍼, 사이드 패널 등이 변형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12,000,000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2018. 1. 25. 단체협약 제28조 제9항을 이유로 원고에게 “2018. 1. 26.자로 당연퇴직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당연퇴직’).
원고는 이 사건 당연퇴직이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6. 20. 단체협약 제28조가 정한 당연퇴직 사유가 인정되고,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1. 6. 초심 지방노동위원회와 같은 취지로 이 사건 당연퇴직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8호증, 을나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관련 법령 및 규정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사고가 ‘일방사고로 물적 피해 10,000,000원 이상인 경우’라고 볼 수 없다.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사고차량 수리를 위하여 견적을 요청한 업체들은 E 4,850,780원, F 6,863,228원, G 286,000원로 합계 12,000,008원의 견적을 산출하였지만(이하 ‘최초 견적’), 최초 견적 내용은 참가인 회사와 지속적 거래관계가 있는 업체들이 작성한 것으로서 교환이 불필요한 부품의 부품비, 실제 작업이 필요하지 않거나 작업하지 않은 항목의 기술료(공임)가 포함되어 신빙성이 없다. 손해사정 전문업체인 H 주식회사는 2018. 12. 12.자 보고서에서 ‘부품비 2,875,580원, 기술료 4,280,351원 합계 7,155,931원’이 피해액이라고 평가하였고, 이 사건 차량이 실제 수리된 내역도 최초 견적 내용과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물적 피해가 10,000,000원 이상인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사고는 D터미널이 정류장소의 기울기를 수평으로 설치하지 않은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원고의 과실이 100%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일방사고’가 아니다.
이 사건 당연퇴직은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제한을 받으므로 근로관계 단절에 대해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 제24조 제2항은 ‘본인의 과실로 사고를 발생시켜 회사에 손실을 끼친 자’를 징계대상으로 삼고 있고, 단체협약 제28조 제9호와 함께 해석하면 본인의 과실로 사고를 발생시켜 999만 원의 손해가 발생하면 ‘징계’의 대상이 되고, 1,000만 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하면 당연퇴직 사유가 된다고 해석되는데 이와 같이 구분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사고가 주행 중이 아니라 운행을 마치고 주차장에서 발생한 점, 인명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점, 원고가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당연퇴직은 부당해고이다. 이와 다른 결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이 사건 사고는 2018. 1. 20. 07:24경 경상북도 상주시 I에 위치한 고속버스터미널인 D터미널에서 발생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차량을 주차하고 약 19초 정도 차량에서 머무르다가 하차하였고, 하차하면서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키지 않아 원고가 하차하고 약 2초 후 이 사건 차량이 후진을 시작하였으며 약 23초 후 버스 후면이 D터미널 건물 진입구 기둥과 충돌하였다.
원고는 2018. 1. 20. “07:40 터미널 3번 홈에 정차한 후 화장실이 급하여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겨놓지 않고서 내렸나 봅니다. 저의 조급한 마음이 이렇게 큰 실수를 하였습니다. 선처를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경위서를 작성하였다.
최초 견적 내용은 F(이하 ‘F’) 수리비 합계 6,863,228원, E 부품대 합계 4,850,780원, G 자동차유리 합계 286,000원이다. 최초 견적 중 F의 견적서는 공임에 대한 견적서로서 총 31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상기 견적은 외관상 견적입니다. 분해 해체후 추가, 감소되는 공임 및 부품은 별도 계산합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E의 견적서는 부품에 대한 견적서로서 총 47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상기 견적은 미확인 부품 추가시 금액변동 있으며, 상기 견적 금액 변동 있을 수 있습니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위 3개 업체는 2018. 2. 5. 위 금액에 대해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2018. 2. 12. 위 금액 합계 12,000,008원을 모두 지급하였다. 위 비용은 참가인 회사가 가입한 보험 등으로 전보되지 못하고 참가인 회사가 실제 부담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18. 2. 12. 원고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당사의 차량 피해에 대하여 2018. 2. 20.까지 차량수리비 12,000,000원을 배상하여 줄 것’을 통보하였다. 원고는 2018. 2. 19. 위 내용증명과 관련하여 “운전자의 기본적인 습관상 제동장치를 하지 않았다는 기억은 없다. 버스터미널 홈이 경사가 심하고, 방지턱을 설치하는 등 안전장치를 하지 않았으므로 모든 책임을 원고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최초 견적에 관하여 수리 부분의 파손 여부와 전문가 견적을 확인했어야 하고, 일방적으로 수리비를 요구하는 것이 부당하며 수리비의 타당성에 관해 엄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소속 조사관들은 초심 지방노동위원회 진행 과정에서 원고와 참가인 회사가 최초 견적 내용과 관련하여 상이한 주장을 하자, 2018. 6. 19. 아래와 같이 F의 공장장 J을 출장 면담하였다.
최초 견적으로부터 변경․추가된 내역을 포함한 이 사건 차량의 실제 수리비는 합계 11,616,800원(부가가치세 포함)이다. 그중 F의 수리비(공임)는 7,783,520원이고 E의 부품비는 3,547,280원이며 G의 부품비 및 공임비는 286,000원이다.
H 주식회사는 2018. 12. 12. 아래와 같은 보고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손해사정보고서’).
감정인 K이 사건 사고 당시를 기준으로 최초 견적 내용과 실제 수리내역의 적정성 등을 감정한 내용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한편 손해사정 보고서에 의하면, 작성자들은 최초 견적 중 E의 부품 견적에서 ‘후유리고무, 실리콘, 하단골주 파이프, 실내골주 파이프, 실내합판, 실내합판 매트, 백코너판넬, 루프속 골주’ 등에 관하여 “수리에 반드시 필요한 항목이 아니거나 실제 수리에 사용된 근거와 증빙자료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또한 가산정비서의 수리비 견적에서 ‘루프 리어 내측 엠버 교환, 루프 방음제 탈착, 실내 내장’ 등의 항목은 “실제 작업이 필요하지 않거나 작업하지 않은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감정서에 의하면 부품비 내역 중 ‘후유리고무, 실리콘, 하단골주 파이프, 실내합판, 백코너판넬’ 등은 실제 수리에 사용되었고, ‘실내합판 매트, 루프속 골주’ 등은 수리에 사용되지 않았으나, ‘판금’으로 변경되어 수리가 이루어졌으며 그 외 ‘워터파이트, 백도어한지’ 등 최초 견적서에 없던 내역이 추가된 내역이 있다. 공임비 내역 중 ‘루프 리어 내측 엠버’는 ‘판금’으로 변경 진행되었고, ‘루프 방음제 탈착, 실내 내장 중 좌측’은 실제 작업이 진행되었으며, 실내 내장 ‘우측’ 등 일부 견적서와 달리 제외된 내역이 있고, 반면 ‘워터파이트 탈착’, ‘프레임 판금’ 등 최초 견적서에 없던 내역이 추가된 내역이 있다.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 중 본인과실율 100%로 물적 피해 1,000만 원 이상의 교통사고를 유발한 근로자는 원고 외 3명이 있었다. 그중 L는 2016. 12. 27. 버스운행 중 좌석 밑 부분에 떨어뜨린 물품을 쳐다보다가 핸들 조작을 하지 못하여 버스 차량이 수로에 빠져 17,570,000원의 재산상 손실을 초래하였고, M은 2017. 11. 2. 출근 전 수면제를 두통약으로 오인하여 복용한 후 졸음운전을 하여 버스차량을 전신주에 충돌하여 42,902,560원의 재산상 손실을 초래하였으며, N은 2018. 1. 9. 빙판길인 커브길을 주행하며 안전운행을 하지 않아 13,210,330원의 재산상 손실을 초래하였다. L와 M은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N에 대하여는 ‘눈으로 인한 빙판길 버스운행 도중 발생한 사고인 점, 제설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던 점’ 등을 이유로 당연퇴직절차가 아닌 징계절차가 진행되었으며 참가인 회사는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결정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전 2004. 8. 14. 정직 15일(오토바이 운전자 진로방해 교통사고), 2006. 3. 7. 정직 20일(경북지방노동위원회 화해를 통해 최초 징계처분인 정직 2월을 정직 20일로 감경), 2009. 9. 18. 견책(지각), 2009. 5. 18. 정직 15일(경북지방노동위원회 화해를 통해 최초 징계처분인 정직 1월을 정직 15일로 감경), 2010. 1. 28. 정직 1개월(택시 후미추돌 사고), 2015. 11. 12. 정직 30일(노인 승객에게 욕설하여 상주시 민원고발)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6, 7, 8, 9호증, 을나 제1, 2, 3, 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갑 제5호증, 을나 제6, 8호증의 각 영상, 감정인 K의 감정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당연퇴직 사유 해당 여부
당연퇴직사유인 ‘일방사고로 물적 피해 1천만 원 이상인 자(견적서에 의함)’의 해석
취업규칙 등에 당연퇴직사유로서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유를 규정한 경우 그 의미는 그 규정 취지나 다른 당연퇴직사유의 내용 등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두2067 판결 참조).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 제24조 제2호는 ‘본인의 과실로 사고를 발생시켜 회사에 손실을 끼친 자’를 징계 대상으로, 취업규칙 제56조 제1호는 ‘직무상의 고의 또는 중대과실로 인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친 자’를 징계 대상 및 해고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와 구분하여 단체협약 제28조 제9호와 취업규칙 제37조 제12호는 ‘운전자의 중대교통사고 11개 항목과 일방사고를 발생시킨 자 중 다음 사유 해당자’를 당연퇴직 대상으로 정하면서 구체적으로 가. 내지 다.항에서 대상 사고를 ‘사망사고’, ‘8주 이상 1명 또는 중상 3명과 경상 3명 이상인 자’, ‘물적 피해 1천만 원 이상인 자(견적서에 의함)’로 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당연퇴직의 근거가 된 규정을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규정된 다른 당연퇴직사유는 근로자가 근로제공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1월 이상 결근한 자), 성질상 근로제공을 할 수 없는 경우(음주운전이 적발되어 행정처분을 받거나 형사상 구금된 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된 “중대교통사고 11개 항목”과 “일방사고”가 아니라, 과실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는 일반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규정의 체계 및 이 사건 규정은 “사망사고”, “8주 이상 1명 또는 중상 3명과 경상 3명 이상”을 유발한 사고와 “물적 피해 1천만 원 이상인 자”를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참가인 회사는 다수 승객의 생명․신체의 안전과 관계된 버스여객 자동사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기업질서를 유지하고자 근로관계 소멸사유가 아닌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규정은 버스운전기사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에서 규정하는 1 내지 12호(다만 위 규정은 ‘11개 항목’으로 정하고 있다)를 위반하여 사고를 발생시키거나, 상대방 과실의 개입 없이 본인의 과실로 ‘일방사고’를 발생시키고 해당 사고가 특정한 규모의 기준을 초과하여 여객운송업자가 소속 근로자와의 근로관계 유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이 사건 차량에서 하차하며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키지 않아 발생하였고, 최초 견적 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물적 피해는 1천만 원 이상이다.
원고는 이 사건 규정이 물적 피해의 규모를 ‘견적서’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정당성과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으므로 최초 견적을 기준으로 이 사건 규정의 해당 여부를 평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 수리비를 기준으로 사고의 규모를 평가하는 경우도 견적 이후 수리비가 변동되거나 실제 수리가 끝날 때까지 당연퇴직사유 해당 여부를 확정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있고, 실제 수리비를 기준으로 사고의 규모를 평가하는 방법이나 견적서를 기준으로 하는 방법 중 특정 방법이 보다 우월하거나 정당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어떤 기준을 바탕으로 물적 피해의 규모를 결정할 것인지는 사용자가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여 사업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인사재량권을 행사하는 범위 내에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규정은 노사협의를 바탕으로 ‘견적서’를 사고 규모 평가기준으로 하기로 결정함에 따른 것으로 보이므로, ‘견적서’를 사고 규모의 기준으로 하는 것은 일응 상당성을 갖추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D터미널의 지면 기울기가 “2퍼센트”로써 관련 규정을 위반한 위법이 있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차량이 내림 경사로 인해 미끄러진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는 원고의 ‘일방과실’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8조 제1항은 터미널사업의 면허를 받은 자(터미널사업자)는 시설하려는 터미널의 공사계획을 수립하여 공사시행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시․도지사는 제1항의 공사계획이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구조와 설비기준 등에 적합하다고 인정하면 공사시행을 인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여객자동차터미널 구조 및 설비기준에 관한 규칙」 제6조는 정류장소의 설치기준과 관련하여, “자동차 1대가 정류할 수 있는 장소(이하 ”단위정류장소“는 길이 13미터 이상, 너비 3.5미터 이상으로 하고 구획선 등 적당한 방법으로 그 위치를 명시할 것”(제1호), “지면의 기울기가 1.5퍼센트 이내일 것”(제2호)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여객자동차터미널은 위 설비기준을 준수하여 설치․인가되어 운영되고 있다고 기대할 수 있고, 갑 제11호증, 을나 제2호증의 11의 각 영상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차량을 주차한 곳이 위 규정을 위반하여 설치되어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 이에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D터미널은 참가인 회사 소속 버스가 자주 이용하는 장소이고 원고는 2002년경부터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하였으므로 주차 장소의 현황에 대하여 잘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② 위 설치기준에 의하더라도 터미널 지면의 기울기는 1.5퍼센트 이내에서 허용되고 있고, 가사 D터미널이 완전무결한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터미널을 이용하는 버스운전기사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이용방법을 바탕으로 상대적인 안전성을 갖추었다면 D터미널의 결함이 이 사건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우며, 통상적으로 버스운전기사들이 버스 차량을 주차할 때에는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킬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할 것인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사고는 D터미널의 설치상 문제 등과는 무관하게 원고의 과실로 인한 ‘일방사고’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원고는 최초 견적 내용의 객관성이 인정될 수 없고 제반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물적 피해는 1천만 원 이하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감정인은 최초 견적 내용에 관하여 ‘통상의 수준에서 견적하였고 일반적인 정비 수준에 비추어 적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초 견적이 일부 변경․추가된 실제 수리내역 비용의 합계는 11,616,800원 상당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감정인의 감정 결과는 그 감정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2, 67619 판결 참조). 또한 원고가 주장의 근거로 삼는 손해사정 보고서는 외관상 보이지 않는 수리내역이나 최초 견적 내용과 변경된 수리내역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최초 견적과 수리 상황에 따라 변경을 거친 실제 수리비용과 합계에 큰 차이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최초 견적은 통상적인 수준에서 산정된 금액으로서 객관성과 적정성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사고는 물적 피해 1천만 원 이상을 초래하였다고 할 것이다.
원고에게 이 사건 규정에 의한 당연퇴직사유를 인정할 수 있다. 이와 다른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필요한지 여부 및 정당한 사유의 인정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당연퇴직처분이 유효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위 대법원 2007다6284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당연퇴직 처분이 유효하려면 같은 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다만 그 정당성의 판단에 있어서 이와 같은 당연퇴직 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규정의 취지가 존중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참조).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사업주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사고를 야기한 것은 단체협약상의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하나, 이는 근로관계의 자동소멸 사유가 아니므로 참가인이 이를 이유로 당연퇴직을 통보한 것은 성질상 해고이고 이 사건 당연퇴직이 적법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어야 한다.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가 12,000,008원을 부담하였고 위 비용이 보험 등으로 전보되지 않아 참가인 회사가 실질적으로 상당한 재산상 손해를 입은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전에도 견책 등 경징계를 제외하고도 5회의 정직 징계를 받았던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버스 운송사업자들의 경영상 필요성, 안전의식이나 운전기능의 문제로 위험운행을 하는 버스로부터 승객이나 교통에 관여하는 일반 대중을 보호할 필요성 등 참가인 회사가 주장하는 제반 사정을 을 아울러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는 사회통념상 참가인 회사가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인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키지 않고 하차하여 발생하였으므로 원고의 과실이 사고의 유일한 원인이 되었다는 사정은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규정에서 귀책사유와 관련하여 ‘일방사고’와 병렬적으로 규정하는 ‘교통사고 11개 항목’, 사고의 규모와 관련하여 병렬적으로 규정하는 ‘사망사고’, ‘8주 이상 1명 또는 중상 3명과 경상 3명 이상인 자’와 비교해 보았을 때 그 행위의 비난가능성이 병렬적으로 규정된 다른 귀책사유에 상응하는 정도라거나, 사회통념상 근로자에 대한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교통사고는 버스 운송사업자인 참가인 회사에 큰 불이익을 초래하고, 향후 교통사고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경각심의 고취 내지 경고의 필요성 또한 부인할 수 없으므로, 참가인 회사로서는 사고를 발생시킨 운전기사에게 귀책사유의 정도 및 피해의 경중에 상응하는 엄격한 책임을 추궁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중한 제재를 가할 필요성 자체는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규정에 근거한 당연퇴직사유는, 근로자가 안전하고 원활한 여객운송업의 수행을 위해 근로제공의무를 다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여 평가함이 타당한데, 이 사건 사고는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거나 운행 중에 발생한 것은 아니고, 이 사건 사고의 경위나 내용에 비추어,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안전의식이나 운전기능을 신뢰할 수 없는 정도에까지 이른다고 보기는 부족하다.
이 사건 사고는 11,616,800원의 물적 피해를 발생시켰다. 위 금액은 당연퇴직사유의 기준이 되는 “1천만 원”을 크게 초과하지는 않는다. 참가인 회사는 13,210,330원의 물적 피해를 초래한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빙판길’이었다는 사정 등을 고려하여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결정하기도 하는 등 교통사고 발생 운전기사들에 대하여 이 사건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여 왔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정도 있다.
비록 원고가 종전에도 중징계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으나 이 사건 사고까지 약 15년간 근무하던 중이었고, 그중 교통사고가 원인임이 분명한 내역은 2004년과 2010년의 징계처분임을 감안하면, 여객운송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로서 기대되는 근로제공의무를 신뢰할 수 없다거나 사회통념상 신뢰관계가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깨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소결론
이 사건 당연퇴직은 당연퇴직사유가 인정되나,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의 성질을 지니고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법하다. 이와 다른 결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