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9. 10. 11. 선고 2019구합5003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2016. 9. 1.부터 원고가 설립·운영하는 D대학교(이하 '이 사건 대학교'라 한다)의 기획실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나.

원고 이사장은 2018. 3. 30. 이 사건 대학교의 사무처장을 통해 참가인에게 '오늘부로 그만두고 나오지 말라. '라는 취지의 의사를 전달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같은 날 집무실과 교직원 숙소의 짐을 정리하여 귀가하였다. 원고는 2018. 4. 6.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에 참가인이 2018. 3. 31.자로 의원면직한 것으로 교직원 퇴직신고를 하였다(이하 위와 같이 이루어진 참가인의 근로관계 종료를 가리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라 한다).

다.

참가인은 2018. 6. 5.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7. 30.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해고에 해당하며,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의 서면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부당한 해고에 해당한다.'라는 이유로 참가인의 신청을 인용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E).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8. 8. 3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1. 20. 위 초심판정과 동일한 취지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나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참가인은 원고 이사장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다가 이 사건 대학교 기획실장으로 취임하여 이 사건 대학교의 사무 전반을 총괄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였다. 참가인은 정관에 따른 정식 임용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고,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을 적용받지 않았으며, 집무실과 숙소, 차량을 제공받는 혜택을 누렸다. 따라서 참가인은 특수한 인적관계에 기하여 원고와 위임관계에 있으면서 위임사무를 처리하였을 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참가인의 독단적인 권한 행사와 근무태도 등으로 인하여 교직원 사이에서 평판이 나빠짐에 따라, 원고는 사무처장을 통하여 참가인에게 위임계약의 합의해지를 권유하였고, 참가인은 합의해지 권유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후 집무실과 숙소의 짐을 정리하여 귀가하였으며, 그 후 차량도 반납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참가인이 자발적인 의사로 원고의 위임계약 해지 권유를 받아들임으로써 이루어진 것이고,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한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와 참가인의 관계, 기획실장의 지위와 업무 등

가)

참가인은 아버지의 소개로 1988년경부터 원고 이사장 F이 설립·운영하는 주식회사 G에서 근무하였고, 2010년경부터 2016년경까지는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나)

참가인은 2016. 9. 1. 이 사건 대학교의 기획실장(기획실 일반직2급)으로 채용되면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위 근로계약서에는 참가인이 이 사건 대학교 총장의 명령·지시에 따라 이 사건 대학교의 업무에 종사하며 노무를 제공하고(제1, 2조), 기본급과 연장근로, 휴일근로, 야간근로에 대한 제수당, 식대를 포함하여 연봉금액을 8,000만 원으로 정하며(제5, 6조), 평일 근무시간은 09:00부터 18:00까지, 휴게시간은 1일 60분으로 정하고(제9, 10조), 휴직, 결근, 감봉, 정직 등의 경우에는 취업규칙상 관련 규정을 적용하여 연봉을 지급하며(제11조), 해당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취업규칙 및 근로기준법의 관련 조항을 준용한다(제12조)고 기재되어 있다.

다)

원고 정관 제90조 제2항은 기획실장을 조교수 이상의 교원, 참여(일반직2급) 또는 부참여(일반직3급)로 보하도록 규정하고, 위 정관 [별표 2] 대학 일반직원 정원에서는 이 사건 대학교의 일반직2급의 정원을 1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라)

이 사건 대학교의 업무분장규정 제7조에서는 "기획실은 대학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검토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참가인은 각 부서와 협조하여 대학운영 전반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였다. 기획실 산하에는 별도로 직원이나 팀이 존재하지 않고, 참가인은 평가팀 직원들과 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 사건 대학교의 통상적인 의사결정 시에는 사무처장, 기획실장, 총장의 순서로 결재가 이루어지며, 기획실장인 참가인은 전결권을 가지지 않아 최종 결재권한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2)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의 경위

가)

원고 이사장은 참가인이 신임 총장과 교수 등의 연봉을 독단적으로 정하였다는 이유로 2018. 3. 30. 사무처장을 통해 참가인에게 그만두라는 취지의 의사를 전달하였다. 녹취록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에 관한 참가인과 사무처장의 당시 대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나)

이 사건 대학교 총장은 2018. 4. 1. 참가인에게 전화하여, '월요일(2018. 4. 2.)에 학교에 나와서 이사장님께 찾아가 잘못했다고 말씀드리면 누그러지실 수 있다.'라는 취지로 제안하였고, 참가인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참가인은 2018. 4. 2. 09:00경 이 사건 대학교에 방문하였으나 이사장이 그날 출근하지 않아 만나지 못하였고,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제공받은 차량을 반납한 다음 귀가하였다.

[인정근거]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3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 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을나 제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참가인과 원고의 계약내용, 참가인의 업무내용과 근무형태 등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①

참가인은 이 사건 대학교 기획실장으로 채용될 당시 원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위 근로계약서 제1, 2조에서는 참가인이 이 사건 대학교 업무에 관하여 노무를 제공하고 원고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으며, 원고의 명령·지시에 따라 업무에 종사한다고 약정함으로써 참가인이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위 근로계약서에서는 참가인이 취업규칙 및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임금, 근로시간, 유급휴일 등의 제반 근로조건을 정하고 있으며, 달리 참가인이 원고와 위임계약관계에 있었다고 볼 만한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다.

②

기획실의 업무분장이 이 사건 대학교 운영 전반에 걸쳐 있어 참가인이 광범위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참가인에게 이 사건 대학교의 인사나 재정 등 주요 행정업무에 관한 최종적인 결정권한까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오히려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무렵 이루어진 참가인과 총장, 사무처장의 대화내용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신임 총장과 교수의 연봉을 정하는 과정에서 이사장에게 가능한 금액 범위를 보고하고 설명한 다음 이사장이 직접 연봉금액을 결정하는 방식을 취하는 등 이사장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인다. 또한 이 사건 대학교의 위임전결규정이나 결재절차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참가인은 총장의 결재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 일정한 범위의 업무를 원고로부터 위임받아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이 사건 대학교 정관에서는 임원의 범위를 이사 8인과 감사 2인으로 규정하면서 그 임기와 선임·해임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고(제22조 이하), 일반 직원의 복무, 신분보장, 징계 등에 관하여는 사립학교 교원에게 적용하는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제84조 이하), 일반직2급에 해당하는 참가인은 형식적인 지위나 명칭에 의한 임원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비록 참가인이 이사장과의 인적관계에 기하여 이 사건 대학교 기획실장으로 근무하게 됨에 따라 원고 정관과 인사규칙 등에서 정하는 공개채용 등의 임용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학교 운영 전반을 관할하는 기획실장 직위에 관하여 참가인의 근무능력에 관한 실증이 있다고 보아 채용하였다는 경위만으로 위임계약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다.

④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숙소와 집무실, 차량을 제공받은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대학교는 이천시에 소재하여 참가인의 주거지로부터 출퇴근하는 데 장시간이 소요되어 참가인이 기숙사와 차량을 제공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 외에도 주거지와의 거리가 먼 교직원들은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었다. 참가인의 직급이나 직위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개인 집무실에서 근무한 것이 특별한 혜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위임관계의 존재를 추단할 만한 본질적인 요소라고 보기도 어렵다.

2)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의 권유를 받아들여 자발적인 의사로 사직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가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 참가인을 해고하였음이 인정된다.

①

원고는 2018. 3. 30. 사무처장을 통해 참가인에게 근로관계를 종료할 것을 종용하는 이사장의 뜻을 전달하였는데, 이는 사전에 어떠한 통지가 이루어졌다거나 구체적인 설명도 이루어지지 않은 일방적인 통보 형식이었다. 참가인은 이사장이 '참가인이 신임 총장과 교수 등의 연봉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하여 이 사장의 기억이 왜곡되었다며 반박하기도 하였고, 사무처장도 이에 동조하였다.

②

참가인이 2018. 3. 30. 사무처장에게 한 발언 내용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의 권유를 받아들여 사직하기로 하는 합의가 성립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록 참가인이 당시 사무처장에게 명시적으로 항의나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사무처장은 참가인보다 낮은 직위에 있는 사람이자 참가인의 근로관계 종료에 관하여 실질적인 권한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이 반대 의사를 표시하였더라도 이를 이사장에게 전달할 수 있었을지 불명확한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의 권유를 수용하였다기보다는 일방적인 통보에 대응하여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개진하기 어려웠던 상황으로 보인다.

③

참가인은 2018. 4. 1. 이 사건 대학교 총장이 '참가인이 직접 찾아와서 잘 못했다고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이사장님이 서운해 하시는 것 같으니, 월요일에 한 번 더 학교에 나와서 이사장님께 잘못했다고 해보자. '라는 취지로 권유하자, 이를 받아들여 다음 날 이 사건 대학교에 찾아가겠다고 하였으며, 2018. 4. 2. 실제로 이 사건 대학교에 방문하였다. 위와 같은 참가인의 행동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2018. 3. 30. 당시 사직권고를 수용하였다거나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참가인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이사장은 1924년생이고, 참가인은 1960년생이다) 이사장과의 사이에서 오랫동안 형성된 상하 관계와 경험 등에 비추어 이사장의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고 생각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이 2018. 4. 2. 이 사건 대학교를 찾아갔음에도 이사장이 출근하지 않자 위와 같은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2018. 4. 1. 사과와 설득을 권유하는 총장에게 '이사장님은 고집을 부리시면 그것을 안 꺾으신다.', '제가 이사장님이 어려워서 뭐라고 얘기를 합니까.'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다.

⑤

참가인은 2018. 4. 3. 이 사건 대학교 총무과장과, 2018. 4. 5. 이 사건 대학교 인사부장과 각 통화를 하였다. 참가인은 통화 당시 '잘렸잖아. 금요일 날 갑자기 그렇게 통보를 하더라고. 나오지 말라는데 그럼 어떻게 나가, 못 나가지. 원래 회장님(이사장님)이 그런 일 있으면 피해, 당사자를. 월요일 날 갔는데 안 오셨잖아. 그래서 왔지 뭐.', '잘렸으니까, 응 잘린 거고. 난 지금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내가 개인사정으로 학교 못갈 일이 뭐가 있냐. 내가 돈 해먹은 거 있냐? 내가 내 마음대로 한 거 있냐? 다 승인하는 대로 했지. 원칙대로 처리하고 잘렸다고 공식발표 그대로 해라.'라고 말하였다. 이러한 표현과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졌음이 인정된다.

3)

해고의 적법 여부

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참가인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한 사실이 없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한 해고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서면통지 절차를 위반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마.

소결론

참가인은 원고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지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해고에 해당하며,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강지성 지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