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 약 1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은 2017. 7. 10. 원고에 입사하여 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18. 4. 16. 참가인을 매니지먼트사업부 영업직에서 전략기획부 수익모델 개발업무 담당으로 변경하면서 외근직에서 내근직으로 발령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직').
참가인은 2018. 6. 1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전직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8. 10.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이 사건 전직을 다툴 구제신청의 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18. 9. 1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2. 4. '참가인이 이 사건 전직 이후 해고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해고의 효력을 둘러싸고 법적 다툼이 계속되고 있고 이 사건 전직의 정당성 여부가 위 해고의 사유와도 직접적 관련이 있으므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은 구제의 이익이 있고, 전직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이 사건 전직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전직은 원고의 업무상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사용자의 재량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다. 원고는 회사의 업무개편 차원에서 수익모델 개발업무를 담당할 사람이 필요하였고, 참가인은 20여 년간 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였기 때문에 원고의 경영상 판단에 따라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전직을 명한 것이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17. 12. 21. 원고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로 해고(이하 '1차 해고')를 통보받고, 2018. 3. 1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1차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D).
원고는 2018. 4. 5. 참가인에게 2017. 12. 22.부터 2018. 4. 15.까지의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약속하면서 2018. 4. 16.자로 원직에 복직하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참가인은 원고의 위 내용증명을 받아본 후 2018. 4. 9. 원고에게 근로자의 명예회복을 위한 원고의 정식 사과, 해고기간 임금 및 지연이자(20%) 지급, 명절(구정) 상여금 및 지연이자(20%) 지급 등을 '복직명령에 따른 선결 요구사항'으로 기재한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18. 4. 11. 참가인에게 위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과 함께 2018. 4. 16.에 원직 복귀할 것을 명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2018. 4. 12. 원고에게 '원고로부터 원직복직 명령을 통보받았으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고, 근로관계를 원상회복할 마음이 있다면 이전 내용증명서 기재 요구사항을 이행하여 줄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18. 4. 13. 참가인에게 2017. 12. 22.부터 2018. 4. 15.까지의 임금 상당액 1,340만 원을 지급하였고, 참가인은 2018. 4. 16. 원고의 사무실로 출근하였다.
원고는 2018. 4. 16. 오전 10시 30분경 참가인에게 "지금 상황에서는 저희 프로필을 들고 밖으로 바로 나가시기에는 좀 힘들 것 같습니다"고 말하며 기존 영업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를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참가인이 구체적으로 무슨 업무인지 묻자 원고는 추후에 다시 알려주겠다고 말하였고, 참가인은 업무 변경에 대한 답변을 보류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오후 15시경 참가인에게 이 사건 전직을 명하였고, 원고의 대표이사 E과 참가인은 그 과정에서 아래와 같은 대화를 하였다.
원고의 1차 해고가 있기 전까지 참가인은 G 본부장, H 팀장과 함께 영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1차 해고 후에 참가인을 대신하여 영업 업무를 담당할 인원이 충원된 사실은 없다.
원고의 인사위원회는 2018. 7. 4. 참가인에 대하여 '회사(대표자)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허위로 유포, 복직 후 근태 문제, 업무지시 불이행(수익모델 개발 관련 업무, 상세한 세부사항에 대한 업무 불이행)' 등을 징계사유로 하여 '2018. 7. 7.자 해고'를 의결하였다(이하 '2차 해고'). 참가인은 2018. 9. 2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차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1. 27. 참가인의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I). 이에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1. 27. 원고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J).
한편, 참가인은 2018. 4. 19. 원고의 대표이사 E을 상대로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시법원에 위법한 1차 해고 및 이 사건 전직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2018가소9829), 위 법원은 E이 참가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를 1,000만 원으로 산정하고 위 1,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E이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의정부지방법원 2019나203454).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위 D 사건에서 2018. 5. 9. '1차 해고 후 참가인이 2018. 4. 16. 복직되었으며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도 지급받았으므로 구제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였고, 참가인이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18. 8. 16. 같은 이유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K).
이 사건 전직의 정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원칙적으로 근로자에 대한 전직처분은 인사권자인 사업주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에 대한 전직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므로,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전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 전직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는 당해 전직처분의 업무상 필요성과 전직처분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5. 9. 선고 93다51263 판결, 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직으로 참가인의 경력단절을 초래할 수 있는 반면 이 사건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을 찾아보기 어렵고, 원고가 이 사건 전직을 명하는 과정에서 참가인과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충실히 거쳤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이 사건 전직은 부당하다.
원고는 회사의 영업 업무를 위하여 참가인을 채용하였고, 참가인은 실제로 1차 해고 전까지 영업 업무만을 담당하였다. 참가인이 원고의 이 사건 전직명령에 따라 수행하게 된 내근직 수익모델 개발업무는 참가인의 기존 업무와는 그 내용 및 성격이 전혀 다르다.
수익모델 개발업무는 참가인이 복직하기 전까지 전략기획본부의 F 팀장이 담당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제출한 회사 조직도에 의하면 전략기획본부에는 F 팀장 외에도 L 직원이 한 명 더 있다. 참가인이 회사에 복직할 무렵에 수익모델 개발업무량이 참가인까지 그 업무를 하여야 할 만큼 급격히 증대되었다거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참가인에 대한 1차 해고가 있은 후 영업을 담당하는 매니지먼트 사업본부에 인원 충원은 없었고 영업 업무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도 않아 참가인의 직무를 변경하여야 할 업무상 이유가 없다.
원고는 참가인이 회사에 복직한 첫 날 이 사건 전직을 명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기존에 해왔던 업무 내용과 전혀 다르다는 이유로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기존 영업 업무를 주로 하면서 원고가 지시하는 수익모델 개발 아이디어도 함께 내겠다는 취지로 제안하기도 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절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전직을 명할 당시 참가인과의 대화 내용에 비추어보면, 원고는 참가인과 충분히 협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전직을 명하였고, 전직의 필요성에 대한 합리적 이유도 찾기 렵다.
원고는 직장 질서와 다른 근로자들과의 인화 문제를 고려하면 전직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참가인에 대한 1차 해고가 있기 전에 참가인과 다른 직원들 사이에 함께 근무하지 못할 정도로 심한 갈등이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고, 설령 갈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은 주로 외근직으로 업무를 수행하여 개별 활동이 많아 복직과 동시에 전직이 필요하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참가인의 채용 경위, 기존 경력 등을 고려하면 원고도 참가인이 이 사건 전직에 대하여 불만을 가질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원고는 충분한 협의 없이 이 사건 전직 명령을 하였고 새로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교육 또는 지원도 없었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전직이 부당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언지 이원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