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8. 27. 선고 2019구합522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4. 7. 1.부터 서울 금천구 D호텔(이하 ‘이 사건 호텔’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자이다. 원고는 2018. 8. 9.부터 이 사건 호텔에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18. 10. 12. 이 사건 호텔에 마지막으로 출근한 이후 그 다음 근무일인 2018. 10. 14.부터 이 사건 호텔에 출근하지 않았다.

다.

원고는 위 나.항 기재와 같은 근로관계의 종료가 부당해고이고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도 위반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3. 7. 원고가 주장하는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E,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6. 7.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이 원고가 주장하는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18. 10. 12. 허리 질환의 요양을 위하여 이 사건 호텔의 부장 F에게 병가를 신청하였으나, F이 병가 승인을 거부하면서 원고에게 해고를 통지하였다.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부당해고이고,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서면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무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에 대한 해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보아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이 사건 호텔에는 2020. 3. 5. 기준으로 참가인을 포함하여 13인이 근무하였고, 그 중 객실 정리 및 세탁 담당이 6명, 프론트 및 당번, 주차 담당이 6명이다. 프론트 담당의 경우 3명씩 2조로 나누어 격일 2교대제로 근무하였다.

2)

원고는 호텔 직원 구직사이트 ‘G’에서 이 사건 호텔의 구인광고를 보고 2018. 8. 6. 이 사건 호텔의 지배인 내지 부장의 직함을 사용하는 F과 면접을 보았다. F은 다음 날인 2018. 8. 7. 원고에게 전화하여 2018. 8. 9.부터 출근하라고 하였고, 원고는 2018. 8. 9.부터 이 사건 호텔에 출근하여 근무하였다. 다만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근로계약은 구두로 이루어졌고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 또한 원고에 대한 4대 보험 가입은 2018. 9. 12. 무렵 이루어졌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호텔에서 프론트 업무를 담당하면서 객실 정리, 시트 교체, 맥주 운반 등의 업무도 아울러 수행하였다.

3)

원고는 2018. 10. 12. 11:30 이 사건 호텔에서 근무하던 중 허리에 통증을 느껴 F의 허가를 받고 H병원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았다. 원고는 같은 날 H병원에서 허리뼈의 염좌 및 긴장으로 2주간 안정가료를 요한다는 소견서를 발급받았다.

4)

원고는 2018. 10. 12. 16:00 무렵 이 사건 호텔에 복귀하여 F에게 허리 질환을 이유로 병가를 신청하였다. F은 원고의 병가신청에 대하여 ‘격일 교대제 근무인데 원고에게 병가를 주면 근무를 할 사람이 없어서 안된다’고 하였다. 원고와 F이 면담할 당시 참가인은 이 사건 호텔에 없었다.

5)

F은 2018. 10. 12. 17:27 ‘G’에 구인광고 비용을 48,000원을 송금하였고, 그 무렵 ‘G’에 구인광고를 게시하였다. 원고는 2018. 10. 12. 이후 다음 근무일인 2018. 10. 14. 이 사건 호텔에 출근하지 않았고, 2018. 10. 12.로부터 4일 후 원고의 자리에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였다.

6)

참가인은 2018. 10. 29. 원고에게 2018. 10. 1.부터 원고가 마지막으로 출근한 2018. 10. 12.까지의 임금으로 1,045,161원(공제 후 740,871원)을 지급하였다.

7)

원고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에 참가인에 대하여 ‘근로계약서 미작성 및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합의금 50만 원을 받고, 2018. 12. 26. 처벌 불원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진정취하서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에 제출하였다.

8)

원고는 2018. 11. 2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신청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2018. 12. 17. 위 신청을 취하한 후 2019. 1. 8. 다시 이 사건 초심판정을 구하는 1. 다.항 기재 구제신청을 하였다.

9)

원고는 2019. 3. 7. 진행된 이 사건 초심판정의 심문회의에서, “2018. 10. 12. 당일 F에게 병가신청을 하고 참가인에게는 병가신청을 하지 않았으며, 참가인에게 해고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고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10)

한편 원고는 2019. 11. 28.경 근로복지공단에 이 사건 호텔 근무 시 세탁물 운반 업무를 수행하여 ‘제4-5요추 협부형 척추전방전위증’ 및 ‘제5요추 척추분리증’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요양급여 및 휴업급여를 신청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2019. 8. 2. 원고의 위 신청에 대하여 불승인 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2020. 1. 2.경 이 사건 호텔 재직 시 수행한 업무로 인하여 ‘제4-5요추 추간판탈출증’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며 재차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2020. 5. 18. 원고의 위 신청에 대하여 원고가 이 사건 호텔 재직 시 일부 중량물 취급 업무를 수행하긴 하였으나 그 작업 비중이 근무시간의 40% 정도로 많지 않고, 척추전방 전위를 동반한 척추분리증이 기왕증으로 있었으며, 기왕증이 추간판탈출증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 불승인 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위 불승인 결정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였다.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21. 1. 14. 원고가 비록 약 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척추분리증과 척추전방전위증 기왕증이 있는 상태에서 세탁물 운반 및 정리, 맥주 운반, 침대 시트 교체 작업 등의 업무를 수행하여 이로 인하여 요추 질병의 발생 및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이유로 위 불승인 결정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5, 7, 증인 F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와 관계없이 근로자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종류의 근로계약관계 종료를 의미하는데, 근로계약관계가 이와 같은 해고 등으로 종료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2)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가)

원고는 F이 원고가 병가를 신청하자 이를 거부하면서 F이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나, F은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을 부인하고 있고, F이 원고에게 해고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는 제출된 바 없다. 또한 갑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F에게 ‘사장님이 병가신청하면 너 나가라 그러지’, ‘사장이 너네 주휴수당도 안주고 월차도 돈으로 안 주는 사람인데 네가 병가 쓴다고 그러면 나가라 그러지’, ‘본인은 당장에 은행에 돈 부치러 간다고, 날 보고 결정을 하라며요?’라는 발언을 F이 하였다는 사실에 대해 확인을 구하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설령 F이 원고의 주장과 같이 위 각 발언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각 발언은 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확정적으로 원고에게 해고를 통지한 것이라기보다는 병가가 승인될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 계속 일할지 아니면 그만둘지 여부를 원고가 결정하라는 취지인 것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의 병가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참가인의 취업규칙은 병가의 승인 여부 및 병가 시 급여의 지급 여부를 사용자가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F이 병가를 불승인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설령 원고가 주장한대로 F이 원고에게 이 사건 호텔에 그만 출근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F이 이 사건 호텔에 근무하는 근로자를 해고할 권한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즉, 이 사건 호텔은 총 인원이 13명가량인 소규모 사업장이고, 참가인이 비정기적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 호텔을 관리할 목적으로 출근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중간관리자인 F에게 근로자의 해고 권한을 부여할 합리적 필요가 인정되기 어렵다. 또한 F은 자신이 채용 면접을 보고 참가인에게 이력서 및 면접 결과를 보고하고 채용 승인을 받는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실제로 원고의 경우에도 F과 면접 후 즉시 채용이 결정된 것이 아니라, 그 다음 날 채용되었다는 사실을 통보 받았다. 나아가 F은 원고의 부재로 인한 교대제 업무의 공백을 자신이 메꾸어야 했다고 증언하기도 하였는바 F 입장에서도 원고가 이 사건 호텔을 즉시 그만두는 것은 원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는 F이 참가인으로부터 근로자를 해고할 권한을 위임받았다거나 이 사건 해고 후 참가인으로부터 사후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뒷받침 할 정황은 찾기 어렵다.

다)

F이 원고와 면담 도중 구인사이트인 G에 구인광고비를 송금하기 위해 이 사건 호텔 밖으로 나갔다는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 갑 제7, 12, 13호증의 각 기재가 있으나, 위와 같은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구인사이트에 송금한 것 만으로는 다른 근로자의 채용이 확정된 것이 아니고, F로서는 원고가 허리 질환으로 계속 일할 수 없는 상태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사직을 염두하고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인광고를 서둘렀을 여지도 있으므로, 위 사실만으로 F이 원고를 해고한 것이라고 보기는 부족하다.

라)

또한 갑 제6호증에는 통화내역의 수신/발신 여부가 표시되지 않아 원고가 전화기를 꺼두었다가 선택적으로 전원을 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는 하나, 일응 위 기재대로 2018. 10. 12. 이후 참가인이나 F이 원고에게 통화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인정될 수 있다. 참가인이나 F이 2018. 10. 12. 이후 원고에게 전화를 하였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이는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지 않았다는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지만, 반대로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만으로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를 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오히려 F과 원고와 같은 근무 조인 I은 2018. 10. 12. 원고가 이 사건 호텔을 나간 이후 수회 원고에게 전화연락을 시도하였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는바, 이는 원고가 F 등의 통화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마)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최초로 구제신청을 할 당시에도 본인이 병가를 승인받지 못해 ‘그만두었다’고 신청서에 기재하기도 하였고, 이후 위 구제신청을 취하하기도 하였으며, 이 사건 초심판정 심문회의에서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참가인에게 해고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고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았다고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허리 질환의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호텔에 더 이상 출근하지 않을 것을 스스로 결정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