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취지 기재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이라 한다)의 경위
원고는 'D병원'이라는 병원을 운영하다가 2018. 1. 2. E에게 영업양도하였고, E이 2018. 6. 18. 원고에게 다시 영업양도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8. 3. 15. E과 근로계약(계약기간 1년, 수습기간 3개월)을 체결하고 D병원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E은 2018. 5. 31. 참가인에게 다음과 같은 이메일을 보냈다(이하 '이 사건 계약해지통지'라 한다).
참가인은 원고, E을 피신청인으로 하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0. 23. 'E은 당사자적격이 없다', '원고는 당사자적격이있다', '이 사건 계약해지통지는 해고통지임에도 해고사유를 명시하지 아니한 이메일로 이루어졌는바,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취지의 이유를 들어 'E을 피신청인으로 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각하하고 '원고를 피신청인으로 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2. 14.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 갑 제11호증의 1, 갑 제20, 21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다른 서증에서도 가지번호를 특정하지 아니하는 한 같다), 을가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원고는 참가인의 사용자가 아니므로 노동위원회 판정 관련 당사자적격이 없었다. 참가인을 채용하고, 참가인이 근무하는 동안 병원을 운영한 자는 E이다. 원고는 참가인이 퇴사한 이후 영업양수를 하였고, 이로써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는 단절되었다.
참가인의 근로계약은 합의해지로 종료되었다.
설사 참가인이 해고되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은 이미 해고사유를 명확히 알고 있었고, E이 참가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해고사유를 미리 알리기도 하였기에, 해고통지를 위한 이메일에 해고사유를 기재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은 아니다.
참가인은 수습근로자였으므로 해고사유가 폭넓게 인정되고, 실제로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었다. 참가인은 현수막 설치 및 방수공사 관련 업무 처리 과정에서 병원에 손해를 입혔고, 불필요한 야간근무에 따른 추가수당을 요구하기도 하였으며, 원무과의 네트워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등 업무 처리가 원활하지 못하였다. 사업주와 원무과 직원들 사이의 불화를 조성한 적도 있다.
관련 법령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당사자적격에 관한 판단
피고는 'E이 2018. 1. 2.부터 2018. 6. 18.까지 D병원의 대표자로 있던 기간에도, 원고가 병원 운영에 관해 실질적·구체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원고는 병원 운영과 관련한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였다'면서 원고에게 당사자적격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이에 반해 원고는 'E이 D병원의 대표자로 있던 기간 동안 원고는 병원 운영에 일체 관여한 바 없다', '원고는 2018. 6. 18. 영업양수 이후에서야 D병원을 다시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원고에게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E이 D병원의 대표자로 있던 기간에 원고가 병원 운영에 관한 실질적·구체적인 결정을 하였는지 여부'는 당사자적격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하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근로자가 영업양도일 이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경우 양도인과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여전히 유효하고, 해고 이후 영업 전부의 양도가 이루어진 경우라면 해고된 근로자로서는 양도인과의 사이에서 원직 복직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므로, 영업양도 계약에 따라 영업의 전부를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이전받는 양수인으로서는 양도인으로부터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원칙적으로 승계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8두54705 판결 등 참조).
참가인은 부당해고를 당하였다면서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D병원 관련 영업양도는 참가인이 주장하는 해고일 이후에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참가인은 실제로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그 이후의 영업양수인인 원고가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참가인은 원고를 사용자로 보아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피신청인으로 삼을 수 있으므로, 원고에게는 당사자적격이 인정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근로관계 종료의 성격에 관한 판단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뜻한다.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성질상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정한 제한을 받는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참조).
갑 제1, 2, 15, 16호증, 갑 제20호증의 4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이 동료 직원들 및 관련 업체의 사장에게 '계약일자가 만료되어서 퇴사한다',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다', '퇴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던 사실, E이 2018. 5. 29. 참가인에게 다음과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던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 즉 ① 참가인이 '동료직원이나 다른 업체에 사직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고 하여 곧바로 'E에게도 사직의사를 밝혔던 적이 있다'고 인정할 수는 없는 점, ② 참가인은 사직서를 작성한 적이 없는 점, ③ 원고는 E의 2018. 5. 29.자 카카오톡 메시지를 들어 '근로계약 종료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나, 이는 E이 일방적으로 발송한 메시지일 뿐이고, 그에 대한 참가인의 동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④ E이 2018. 5. 31. 참가인에게 한 이 사건 계약해지통지의 내용 중에는 '수습기간 중 계약해지함을 통지'라는 문구가 있는데, 근로계약 해지합의가 존재했다면 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합의를 통해 근로계약 종료에 이르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참가인은 그 의사에 반하여 퇴사하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참가인은 해고되었다고 볼 것이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해고사유 서면통지의무 준수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한편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E이 2018. 5. 31. 참가인에게 보낸 이메일(이 사건 계약해지통지)에는 해고사유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이 해고사유를 이미 잘 알고 있었다거나, E이 2018. 5. 29. 참가인에게 해고사유를 기재한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다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위법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분명히 정하고 있다. 나아가 같은 조 제3항은 '사용자가 제26조에 따른 해고의 예고를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명시하여 서면으로 한 경우에는 제1항에 따른 통지를 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였는데, 이는 해고사유의 서면통지의무가 다른 방식으로 쉽게 대체될 수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조항이라고 보인다.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해고사유의 서면통지의무가 면제, 대체된다고 볼 수는 없다(더구나 E이 참가인에게 보낸 2018. 5. 29.자 카카오톡 문자메시지에는 참가인이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실질적인 해고사유가 포함되지 아니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
참가인은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받지 못한 채 해고되었는바, 해고사유의 정당성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위법이 있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그리고 원고에게는 당사자적격이 인정된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박중휘 박종원
각주1) 원고는 'E이 참가인에게 보낸 2018. 5. 29.자 카카오톡 문자메시지가 해고통지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였는데, 위 카카오톡 메시지의 내용, 이 사건 계약해지통지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카카오톡 메시지를 해고통지로 볼 수는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