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3. 12. 27. 설립되어 상시 636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철도운송사업을 영위하는 공공기관이고, 참가인은 2016. 11. 7. 원고에 입사하여 C에서 기장 매니저로 근무해왔다.
국토교통부는 2017. 11. 6.부터 같은 달 10.까지 및 2017. 12. 4.부터 같은 달 15.까지 원고의 채용관련 비리의혹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면접평가 점수를 임의로 변경하여 채용한 사례 등을 적발하여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였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위 수사의뢰에 따라 수사를 진행한 뒤, 원고에게 부정채용 대상자등 명단을 통보하였다. 위 명단에는 참가인이 면접에 불참하였음에도 면접점수가 조작되어 채용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원고는 2018. 9. 2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참가인을 2018. 9. 22.자로 직권면직(이하 '이 사건 면직'이라 한다)하는 것으로 의결한 뒤, 2018. 10. 4. 이를 참가인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였다.
참가인은 2018. 12. 20. 이 사건 면직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2. 14.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D).
원고는 2019. 3. 22.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5. 13. '채용 과정의 공정성을 해친 것은 원고이고, 참가인에게 책임을 찾아볼 수 없어 이 사건 면직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B,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원고가 실시한 9단계 공개채용 과정에서 면접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과 밀접한 친분관계가 있는 E 등의 적극적인 면접점수 조작이라는 부정행위를 통해 부정채용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면직은 정당하다.
인정사실
원고는 2016. 12. 9. 고속철도 SRT를 개통하여 운영해왔는데, 2016. 3.경부터 같은 해 10.경까지 사이에 고속철도 SRT를 개통하기 위한 인적·물적 준비과정에 있었다.
원고는 2016. 8. 1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개통준비 8단계 공개채용'을 통해 경력직 15명 등 총 77명을 채용하기로 의결하고, 2016. 8. 12. 원고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공고를 하였다. 한국철도공사 C의 팀장으로 근무하던 참가인은 위 채용절차에 지원하여 면접전형까지 합격하였으나, 연봉협상이 결렬되어 채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원고는 2016. 9. 2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개통준비 9단계 공개채용'을 통해 기장매니저 분야 1명 등 총 12명을 경력직으로 채용하기로 의결하고, 2016. 9. 27. 원고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공고를 하였다. 참가인은 위 채용절차에 지원하였다.
기장 매니저 분야 채용공고에 참가인을 포한하여 3명이 지원하였는데, 참가인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은 서류 전형에서 불합격하였고, 참가인만이 서류전형을 통과하여 면접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참가인은 2016. 10. 7. 면접심사에 참석하라는 통지를 받고, 원고의 직원을 통해 '파업으로 근무를 변경할 수 없어 면접에 참석할 수 없다'고 알렸다. 그런데 면접위원 E, F, G은 참가인이 면접에 참석한 것처럼 면접점수 86점, 85점, 92점을 부여하였고, 참가인은 2016. 10. 7. 최종합격자로 선발되었다.
참가인은 부정채용 관련 수사절차에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E은 부정채용 관련 수사절차에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F는 부정채용 관련 수사절차에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G은 부정채용 관련 수사절차에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I, E, F는 '면접에 참석하지 않은 참가인에게 면접 점수를 부여함으로써 공모하여 위계로 원고의 채용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업무방해죄 등으로 기소되었고, 관련 형사소송 절차에서 참가인 채용에 관련된 업무방해죄는 모두 유죄로 인정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단3211호, 2019고단4020호), 참가인 채용과 관련된 I의 업무방해죄에 관한 제1심 유죄판결은 항소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노405호), 상고심(대법원 2019도11979호)을 거쳐 그대로 확정되었고, E의 업무방해죄에 관한 제1심 유죄판결은 E이 항소하지 않아 확정되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원고의 인사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 내지 14호증, 을가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령 및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
사용자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도래, 근로계약 기간의 만료 등)가 아닌 사유를 면직사유로 정하면서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 징계해고와 달리 정한 경우에도 그에 따른 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두2067 판결 등 참조).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두97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면직은 참가인에게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면직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이루어졌고, 위 면직사유는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바, 원고의 인사규정에서 이 사건 면직에 관한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 절차와 달리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면직은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면직이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하는 이상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인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면, 참가인이 면접절차에 참석하지 않았음에도 조작된 면접점수가 부여되어 참가인이 채용되었으므로, 이는 원고의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직권면직 사유인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위 인사규정 조항은 규정상의 요건이 충족되기만 하면 곧바로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면직되는 것과 같은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이러한 사유에 기한 직권면직도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하는 이상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므로, 위 인사규정 조항은 '정당한 이유'라는 내재적 제약을 가지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해고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라 함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인정되는 것이므로, 참가인에 대한 채용이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어서 위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채용 과정에 있어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인정되어야만 위 조항에 따른 면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참가인이 면접일시를 통보받고 원고 측 직원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면접에 불참하더라도 합격이 가능한지 윗선에 물어봐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 외에 달리 참가인이 자신의 채용에 관하여 청탁을 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F는 수사기관에서 E이 '인사장사'를 한다는 취지의 소문을 들은바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이는 E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는 것에 불과하고 위와 같은 소문이 참가인과 어떠한 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참가인이 원고 측 직원에게 '면접에 불참하더라도 합격이 가능한지 윗선에 물어봐달라'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은, 코레일 파업으로 인해 면접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미 8단계 공개채용 면접전형에 응시하여 합격하였는데 다시 9단계 공개채용 면접에 참여해야 하는지 여부를 면접관에게 물어봐달라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면접에 참여할 수 없었던 참가인이 면접절차에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지 여부를 원고의 직원에게 '문의'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참가인이 '문의'를 넘어 원고 측 직원 혹은 면접위원 등에게 자신이 면접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합격시켜 달라고 청탁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참가인이 직접 채용과 관련된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참가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타인이 참가인을 위해 부정행위를 하였다면 그 채용 역시 부정행위에 의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대법원 2006. 7. 13. 선고 2006다23817 판결의 취지 등 참조), 이러한 경우에는 참가인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볼 여지도 있을 것이다.
이에 관하여 보건대, 참가인이 수사기관에서 'E을 코레일에서 근무할 당시 업무상 알고 지냈다. I이 코레일 본사 간부여서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 E 역시 수사기관에서 '참가인을 2004년경 코레일에서 근무하면서 알고 있었다. 참가인과 I이 모두 코레일 운전분야에서 근무하였기 때문에 서로 아는 사이일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 F가 수사기관에서 'E이 코레일에서 참가인을 알고 있었고, 어떻게 일하는지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의하면, 참가인과 E이 코레일에서 근무할 당시 업무상 알고 지냈던 사이였고, 참가인이 I의 이름을 알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나, E 혹은 I이 참가인에 대한 부정채용을 적극적으로 도모할 정도로 참가인과 친분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는 없다. 결국, 참가인의 부정채용을 지시하거나 적극적으로 주도한 I, E 등이 참가인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참가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가 참가인의 채용을 위한 부정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처럼 참가인 혹은 참가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가 원고로 하여금 면접절차를 거치지 않은 참가인을 채용하게 하고자 어떠한 부정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E의 수사기관 진술에 의하면, 참가인을 면접절차 없이 채용한 것은 원고 측의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고 보인다. 즉, 원고 측은 개통을 앞두고 경력 있는 기장 매니저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에 적합한 참가인을 채용하기 위해 면접절차를 거치지 않은 참가인을 임의로 선발한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 측이 필요에 의해 스스로 정한 채용절차를 위반하여 참가인을 선발한 것을 두고 참가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
소결
이 사건 면직은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각주1) 이 사건 면직 당시 징계절차가 아닌 면직절차에 따른 것이 절차상 하자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당사자들 및 참가인이 모두 이에 관한 주장을 하지 않았으므로 이에 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