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 7. 1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D/E(병합)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내린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B은 1993. 4. 14.부터, 참가인 C은 2000. 9. 14.부터 각각 F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사람들이다. F 주식회사는 2014. 12. 16. 원고를 설립하여 물적 시설을 모두 양도하였고, 참가인들과 사이의 근로관계 역시 원고에게 승계되어 참가인들은 품질보증팀 차장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주식회사 G은 2015. 8. 1. 원고 발행주식 50%를 인수하면서 F 주식회사와 함께 원고를 운영하게 되었다. 주식회사 G은 2016년까지 그 생산조직인 와이퍼제조 공장을 종전대로 대전에 유지하다가 2017. 1. 1. 이를 대구로 이전하면서 비로소 F 주식회사와 주식회사 G 소속이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체계와 인사기준이 통합되었다.
원고는 2019. 1. 29. 참가인들을 포함한 3명의 근로자에게 경영상 이유에 의해 2019. 2. 1.부로 해고한다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들 이외의 근로자 1명은 이후 권고사직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참가인들은 2019. 2. 15. 원고를 상대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H/I(병합)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4. 10.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참가인들의 나머지 구제신청을 기각한다는 취지의 초심판정을 내렸다.
원고와 참가인들은 이에 불복하여 각각 중앙노동위원회에 D/E(병합)로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7. 11.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에서 원고와 참가인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내렸다(이하 위 재심판정 중 이 사건 해고의 부당함에 관한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 사업장에는 2019. 4.경 다음과 같은 두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었다. 그중 J 노동조합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다.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는 J 노동조합과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시행하고 있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9호증, 을나 제3,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해고를 회피하고자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하였으나, 결국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일부 근로자들을 경영상 이유로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 원고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과 13차례 협의하여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정한 다음, 그에 따라 참가인들을 대상자로 정하여 해고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관련 법령 및 관련 법리
관련 법령은 별지 기재와 같다.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실시일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하는바,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0두9373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따라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는데, 이때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확정적·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해야 하는 경영상 이유, 정리해고를 시행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시행 당시의 사회경제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고 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 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11310 판결 등 참조).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인정되는지 여부
갑 제3, 7, 8,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가 2014. 10. 21. Q회계법인으로부터 현물출자 재산에 대한 감정을 받을 당시 원고의 사업분야인 자동차 부품 시장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적으로 연 평균 약 4.1%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었다.
원고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적게는 약 55억 원에서 많게는 362억 원에 이르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였다. 그와 관련하여 해당 기간 원고의 주요 회계정보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는데, 판매비와 일반관리비 중 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원고는 2016. 11. 23. 이사회를 개최하여 합계 약 15억 원의 보통주를 발행하여 자본금을 확충하는 한편, 2018. 12. 13. 주주인 주식회사 G으로부터 약 46억 원을 차용하였다.
원고는 2018. 7. 16. 주요 납품처 중 하나인 R 주식회사로부터 재무상태가 불량한 D등급으로 평가되어 그로부터 거래를 계속할 것인지 심의를 받기도 하였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이루어진 2019. 1.경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을 삭감할 합리적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이는바, 이 사건 해고에 대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인정된다.
원고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매해 큰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였고, 그와 함께 부채총계액이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재정상황은 일응 지속적으로 악화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보면 원고의 매출액 및 매출총이익이 2016년 크게 증가하였다가 이후 2018년에 이르기까지 점차 감소하여 그중 매출총이익은 2016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 반면, 급여를 포함한 판매비와 일반관리비는 2016년 크게 증가한 이래 2018년에 이르기까지 그다지 줄어들지 않아서 원고의 사업은 구조적으로 영업이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고의 2015년 판매비와 일반관리비 중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9.5%에 지나지 않았는데, 2016년 판매비와 일반관리비가 크게 증가하는 와중에도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1.2%로 크게 늘었고, 2017년에는 그 비중이 약 24.7%로 거듭 증가하였으며, 2018년에도 그 비중은 약 23.9%로 머물러 크게 줄어들지 아니하였다[각각 위 1) ②항 표 중 해당연도의 ‘급여’란 기재 금액 ÷ ‘판매비와 일반관리비’란 기재 금액, 백분율 소수점 둘째자리 이하는 버림]. 이처럼 원고의 매출활동이 개선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악화된 데 비하여 급여가 원고의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한 채 머물러 있었다.
원고의 사업분야가 세계적으로 완만하게나마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었음에도 실제로는 위와 같이 매출활동이 악화된 데 따라 원고의 영업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보통주를 발행하여 자본금을 확충하거나 주주인 주식회사 G으로부터 거액을 빌린 것은 이러한 어려움이 외부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원고는 주요 납품처로부터 거래를 계속할 수 있는지 심의받기까지 하였는바, 향후 영업이 계속될 수 있는지 가능성에 대하여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의문이 제기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
갑 제14, 16호증, 갑 제18호증부터 갑 제37호증까지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18. 5.경 전동 사출기 등 유휴설비를 합계 3억 5,000만 원에 매각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2018. 11. 22. ‘2019년 개선 계획’을 통해 합계 약 125.9억 원의 원가를 개선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해당 계획은 ㉠ 판매 단가 인상, ㉡ 재료비 단가 인하, ㉢ 시스템 라인 이전 및 부품 내작화, ㉣ 경비 절감, ㉤ 정부보조금 지원 요청, ㉥ 공정 품질비용 감소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실제로 원고는 2019년 위 ‘2019년 개선 계획’에 따라 납품처에 공급하는 평균단가를 2018년 대비 낮게는 4.5%부터 높게는 19.1%까지 인상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위 ‘2019년 개선 계획’에 포함된 내용만으로 앞서 본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보아 2018. 11. 27.경부터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J 노동조합과 협의를 시작하여 2018. 12. 21경 전 임직원으로부터 2019년간 기본급 및 상여금 중 직급에 따른 일정 비율을 반납받고, 설‧추석 선물 등의 복리후생비를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결정하였다.
원고는 2018. 12. 27.경 같은 해 2월에 입사한 계약직 근로자들 중 29명과 근로계약이 만료되기 이전에 이를 해지하기로 합의하였다. 그중 6명은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위 근로계약 해지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었고,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S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6. 20. 그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내렸다.
원고는 2019. 1. 4.경부터 재차 J 노동조합과 일부 근로자를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해고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며 협의를 시작하였고, 2019. 1. 10. 사무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3명의 사무직 근로자가 희망퇴직하였고, 그 과정에서 4명의 근로자가 관계사로 전출하였으며, 1명의 근로자가 이직을 이유로 사직하였다.
원고는 2019. 1. 17.경부터 J 노동조합과 여전히 일부 근로자를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해고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며 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하였다. 원고와 위 노동조합은 2019. 1. 22.경까지 3회에 걸친 회의 끝에 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에 합의하였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건대 원고는 2018. 11.경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음을 인지한 뒤, 경영수지 개선을 위한 유휴설비 매각 및 납품단가 인상, 계약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우선적인 근로계약 해지 등을 실시하고,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쳐 그 결과에 따라 임금 일부 반환, 희망퇴직까지 실시하는 등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외에 긴박한 경영상 필요를 해결하는 데 적합한 수단을 모두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
해고 대상자 선정의 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하였는지 여부
갑 제2, 39, 45호증, 갑 제34호증부터 갑 제36호증까지, 갑 제41호증부터 갑 제43호증까지(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을나 제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와 J 노동조합은 2019. 1. 17.경부터 2019. 1. 22.경까지 3회에 걸친 추가 협의 끝에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이하 ‘이 사건 선정 기준’이라 한다)을 마련하였다. 그에 따르면 경영상 필요에 따른 해고 대상은 J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아니한 사무직 과장급 이상인 근로자 10명으로 하고, 평가요소는 ㉠ 근무평가(가중치 30%), ㉡ 가족근무 여부(가중치 20%), ㉢ 정년 도래일까지 남은 기간(가중치 15%), ㉣ 진급누락 여부(가중치 15%), ㉤ 징계 여부(가중치 20%), ㉥ 직업적 자격 정량 10점으로 정하였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위 추가 협의 도중 해고 대상자로 고려되는 사무직 과장급 이상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부장 직급의 T, 과장 직급의 U에게 참석을 요청하였고, T은 2019. 1. 17., U는 2019. 1. 18. 각각 협의에 참석하여 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에 관한 의견을 표명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선정 기준을 마련한 이후 사무직 과장급 이상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사무직 과장급 이상인 근로자 7명이 권고사직에 동의하였다.
이 사건 선정 기준에 따라 참가인 C은 평가 결과 61점, 참가인 B은 평가 결과 67점을 받아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두 사람으로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대상자로 분류되었다. 이때 ‘근무평가’는 주식회사 G이 원고 경영에 참여한 2017년도 이후부터 고려하고, ‘진급누락’은 현재 직급에서 다음 직급으로 진급하지 못한 횟수만 고려하되, 현재 직급에 이르기까지 진급하지 못한 횟수는 고려하지 아니하였으며, ‘징계’는 2018년도의 전력만을 고려하였다.
원고는 이에 따라 2019. 1. 29. 참가인들을 포함하여 이 사건 선정 기준에 따라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근로자 3명에게 해고를 통보하였다(제1의 나항 기재 ‘이 사건 해고’).
원고가 이 사건 소송 도중 분석한 결과 이 사건 선정 기준에 부양가족 수, 연 근로소득 등 이른바 근로자적 요소를 추가로 고려하거나, 2016년도 이후의 근무평가와 징계전력을 고려하는 경우 다음과 같이 참가인들의 평가 결과가 달라졌다.
㉠ 부양가족과 근속기간을 추가로 고려한 경우: 참가인 C은 60.7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되고, 참가인 B은 65.2점으로 두 번째로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되지만, 참가인 B과 같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두 명 더 있다.
㉡ 2016년도 이후의 근무평가와 징계전력을 고려하는 경우: 참가인 C은 64.5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되고, 참가인 B은 66.3점으로 세 번째로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된다.
㉢ 부양가족, 근속기간과 연 근로소득을 추가로 고려한 경우: 참가인 B은 56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되고, 참가인 C은 57.5점으로 두 번째로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되지만, 참가인 C과 같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2018. 12.경 직급 및 직무에 따른 원고 근로자들의 급여조건은 다음과 같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선정 기준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이고, 참가인들은 이 사건 선정 기준이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된 결과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대상자로 분류된 것이다.
원고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과 여러 차례 협의하여 이 사건 선정 기준과 해고할 근로자의 인원 수 및 범위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는데, 이는 사용자와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 사이에서 합리적이고 상당한 기준으로 이해된 것이므로 위 협의 과정이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러 원고가 자의적으로 해고 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게 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선정 기준의 내용과 그를 적용한 해고 대상자 분류 결과는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근로기준법이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 앞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과 협의하도록 정한 것은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실질적 요건이 충족되도록 담보함과 아울러 불가피한 경영상 해고라 하더라도 협의과정을 통한 쌍방의 이해 속에서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3다69393 판결 등 참조). 원고는 그 근로자들 전원 중에서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고자 이 사건 선정기준을 마련한 것인데, 그 과정에서 J 노동조합은 원고 근로자들 중 과반수로 조직된 이상 원고 근로자들 전부를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는 노동조합으로서 원고와 협의를 한 것이므로 특정 직급의 근로자가 조합원 자격이 없다는 이유만으로는 위 협의 과정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볼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비록 원고 근로자들 중 과반수로 조직된 J 노동조합은 과장급 이상의 근로자들을 조합원의 범위에서 제외하였지만, 원고는 이 사건 선정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과장급 이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 T, U 등을 협의에 참석하도록 하였고, 그 결과 이 사건 선정 기준이 과장급 이상의 근로자들에게 미칠 영향까지 충분히 고려되었다고 보인다.
앞서 본 대로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생긴 원고의 사업비용에서 다른 성질의 비용과 달리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소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선정 기준이 ‘근무평가’, ‘진급누락’, ‘징계’, ‘직업적 자격’ 등의 평가요소를 정한 것은 비교적 높은 원고의 인건비 비중을 낮추는 과정에서 생산성이 높은 근로자를 해고 대상에서 제외하여 사업의 계속을 도모하려는 취지로 보이므로 객관적 합리성을 갖추었다고 보인다. 특히 ‘근무평가’를 원고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체계와 인사기준이 통합된 2017년 이후의 범위에서 반영한 것은 F 주식회사와 주식회사 G 소속이던 근로자들 사이에서 공정하게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로 보이므로 일응 객관적 합리성을 갖추었다고 보인다.
또한 이 사건 선정 기준이 과장급 이상의 근로자들을 해고 대상으로 삼으면서 그중 ‘정년도래’ 기간이 짧은 사람에게 더 낮은 점수를 부여하도록 정한 것은 정년까지 남은 기간이 짧은 과장급 이상의 근로자가 원고 근로자들 중 비교적 높은 액수의 급여를 수령한다는 점에서 원고가 처한 긴박한 경영상 필요를 해결하고자 높은 인건비 비중을 낮추는 데 특히 효과적이므로 객관적 합리성을 갖추고 있다.
동시에 이 사건 선정 기준이 ‘가족근무’를 평가요소로 고려한 것은 해고로 인하여 가계에 미치게 될 영향이 적은 근로자를 우선 해고 대상자로 분류하려는 취지이므로 이 사건 선정 기준은 ‘정년도래’와 같이 일률적인 기준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차별적 효과를 보완하려는 내용을 포함함으로써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부양가족, 근속기간과 연 근로소득 등의 요소를 추가로 고려하더라도 참가인들은 여전히 원고가 이 사건 선정 기준에 따라 분류하여야 하는 해고 대상자의 규모인 3명(= 당초 협의한 10명 – 이 사건 선정 기준의 적용 이전에 권고사직에 동의한 7명) 이내에 일응 해당하므로 이 사건 선정 기준의 내용이 객관적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거나, 그 적용 결과 참가인들이 해고 대상자로 분류된 것이 불공정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선정 기준은 평가요소 중 ‘진급누락’과 ‘징계’에 대하여 그 대상기간을 한정하지 아니하고, 단지 진급이 누락된 횟수나, 징계전력의 수위에 따라서만 평가점수를 정하여 두었다. 그럼에도 원고는 실제로 위 선정 기준을 적용하면서 명시되지 아니한 시간적 적용범위를 두어 ‘진급누락’은 근로자들이 ‘현재 직급에서 다음 직급으로 진급하지 못한 횟수’만을 고려하였고, ‘징계’는 2018년도의 전력만을 고려하였다.
이 사건 선정 기준을 위와 같이 적용하면 원고에게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생긴 현재 근로자들의 근무태도를 중점적으로 반영할 수 있고, 지나치게 오래된 진급누락이나 징계이력이 고려됨에 따라 점차 근무태도가 개선된 근로자를 도리어 해고 대상자로 분류하는 불합리를 피할 수 있다. 결국 이 사건 선정 기준 중 ‘진급누락’과 ‘징계’에 관한 부분은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원고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체계와 인사기준이 통합될 무렵인 2017년 전후의 징계전력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참가인들이 여전히 해고 대상자의 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 선정 기준이 불공정하게 적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 기준에 대하여 성실한 협의가 있었는지 여부
다음과 같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 단체협약에서는 과장급 이상의 관리자가 아닌 근로자는 모두 J 노동조합에 가입하여야 한다고 정하였고, 또한 원고는 ‘기업축소 또는 부득이한 사유로’ 근로자를 해고하려는 경우 해고일로부터 60일 전에 위 노동조합에 통보하고, 그 방법에 관하여 협의하도록 정하였다.
원고는 위 추가 협의 도중 해고 대상자로 고려되는 사무직 과장급 이상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부장 직급의 T, 과장 직급의 U에게 참석을 요청하였고, T은 2019. 1. 17., U는 2019. 1. 18. 각각 협의에 참석하여 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에 관한 의견을 표명하였다.
갑 제18호증부터 갑 제23호증까지, 갑 제27호증부터 갑 제30호증까지, 갑 제34호증부터 갑 제36호증까지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18. 11. 27. J 노동조합과 긴박한 경영상 필요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방안을 협의하기 시작하였는데, 같은 날 1차 협의에서 원고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음을 알림과 함께 ‘규모에 맞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경비요소를 절감하는 데 협력하여 달라’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하여 위 노동조합은 ‘공정개선 및 일반 경비절감 등 가능한 부분은 적극 협력하겠다. 그러나 근로자 고용과 처우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원고는 2018. 11. 29. 2차 협의 이후로도 인력 감축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고, 위 노동조합은 임금과 인력 감축은 받아들이기 어려우니 사업 운영과 관련된 부분에서 비용을 더욱 감축하여 달라는 의견을 밝혔다.
원고와 위 노동조합은 협의를 계속한 끝에 2018. 12. 7. 6차 협의에 이르러 임금 일부를 반환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고, 이후로도 원고는 인력 감축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밝히며 협의를 계속하여 2019. 1. 10. 10차 협의에서는 사무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원고와 위 노동조합은 여러 차례에 걸쳐 계속된 협의 끝에 2019. 1. 22. 사무직 과장급 이상인 근로자를 해고 대상으로 한 이 사건 선정 기준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위 협의 과정에서는 ‘근무평가’, ‘가족근무’, ‘정년도래’, ‘징계’, ‘직업적 자격’ 등 평가요소가 제안되는 한편, 위 평가요소를 적용할 때에도 ‘외벌이와 맞벌이는 차이를 둘 필요가 있다’, ‘징계전력도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과정에서 과실로 인한 경우라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일 잘 하는 사람, 일 더 해야 하는 사람이 잘못된 기준으로 해고되지 않아야 한다’와 같은 사항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실질적인 의견이 제시되었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보건대 원고는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참가인들을 해고하기에 앞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게 해고를 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였다고 보인다.
원고는 참가인들에게 통보한 해고예정일인 2019. 2. 1.로부터 원고 단체협약이 정한 60일 전인 2018. 11. 27.부터 J 노동조합에게 긴박한 경영상 필요를 해결하고자 근로자 중 일부를 해고할 필요성이 있음을 알리고, 그에 관한 협의를 시작하였다.
원고와 위 노동조합은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피하고자 임금 일부 반환, 희망퇴직 등 가능한 방안을 여러 차례 모색하였고, 이후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실시하기로 하면서도 이 사건 선정 기준을 마련할 때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실질적인 협의를 반복하였다.
원고와 이 사건 선정 기준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한 위 노동조합은 원고 근로자 중 과반수 이상으로 조직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과장급 이상의 관리자가 아닌 모든 근로자가 가입하도록 강제되므로 원고 근로자들을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는 노동조합에 해당한다. 또한 앞서 본 대로 이 사건 선정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그 해고 대상인 사무직 과장급 이상인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T, U를 협의에 참석하게 하였으므로 위 노동조합에 과장급 이상인 근로자가 가입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와 위 노동조합 사이의 협의가 형식적이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의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인정되고, 원고는 이 사건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인다. 원고가 해고 대상자를 분류하고자 마련한 이 사건 선정 기준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었고, 위 선정 기준은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되었다. 이 사건 선정 기준을 마련하기까지 원고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되어 충분한 대표성을 가진 노동조합과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이나 해고 기준을 두고 여러 차례 실질적인 협의를 거쳤다. 결국 이 사건 해고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것으로서 정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장낙원
판사 박중휘 박종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