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5. 29. 선고 2019구합8212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D를 운행하며 철도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공기업이다. 참가인은 2016. 5. 9. 공개채용 절차를 통해 원고에 신입 역무원으로 입사하여 근무해온 자이다.

나.

원고는 2018. 12. 12. 참가인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은 사유가 원고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직권면직 사유인 ‘채용결격사유가 발견되었거나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직권면직을 의결하였고, 2018. 12. 15. 참가인에 대하여 위 직권면직 처분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권면직’이라 한다).

다.

참가인은 2019. 3. 11. 이 사건 직권면직에 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5. 8. 참가인이 부친의 채용청탁으로 인해 부정하게 채용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직권면직은 정당하다고 보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J).

라.

이에 참가인은 2019. 6. 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8. 14. 이 사건 직권면직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보고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 4,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부친의 채용청탁으로 원고에 입사하였으므로 이는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에 해당하여 이 사건 직권면직은 적법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령 등

다.

인정사실

1)

원고의 공개채용 계획 내용

가)

원고는 ‘개통준비 6단계 공개채용’(이하 ‘이 사건 공개채용’이라 한다)을 실시하기 위해 2016. 3. 1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공개채용 계획을 의결하고, 2016. 3. 11. 이 사건 공개채용을 공고하였다.

나)

이 사건 공개채용 계획에 따르면 당초 채용요청인원은 총 188명이었고 그 중 역무원 신입직 분야 인원은 70명이었으나, 최종 합격자는 총 64명, 그 중 역무원 인원은 27명으로 결정되었다.

다)

이 사건 공개채용 계획에 따르면 신입직 채용절차는 ‘서류전형 → 면접전형 → 신체검사’로 구성되었다. 서류전형의 심사는 K, L 등 외부업체에 평가를 위탁한 후 평가결과를 통지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서류전형 합격자는 평가점수 고득점자 순으로 채용예정 인원의 5배수를 선발하였다. 면접전형은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실시되는데, 다수의 면접위원이 부여한 점수 합계를 평균하여 100점 만점으로 최종점수를 산출하고, 면접전형 합격자는 평균점수 80점 이상 취득자 중 고득점자 순으로 선정하도록 되어있었다.

2)

참가인의 채용 경위

가)

참가인의 부친인 F은 이 사건 공개채용 당시 원고의 영업본부장(상임이사)으로 근무하였던 E과 한국철도공사에서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다. F은 E에게 전화하여 ‘자신의 딸인 참가인이 신입 역무원 분야에 지원하려고 하니 잘 챙겨달라’고 부탁하였다.

나)

이 사건 공개채용의 면접위원 기획처장 H, 인사노무팀장 I, 경영전략본부장 G, 영업처장 M는 2016. 3. 31. 경영전략실에 모여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기 위한 회의를 하였는데,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위 면접위원들은 E에 대한 관련 형사사건(아래 4) 다)항 참조)의 법정에서 아래 표와 같은 취지로 증언하였다. 또한, I을 제외한 H, G, M는 공통하여 참가인이 최초 면접합격자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으나 여성비율을 20% 이하로 조정하기 위해 여성 중 나이가 가장 적은 참가인을 탈락시킬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참가인을 제외하는 것으로 했는지에 대하여는 진술들이 일치하지 않으나 적어도 그 논의가 최종적이지 않았다는 것에 대하여는 진술들이 일치한다), 논의 끝에 결국 참가인이 최종 면접 합격자 명단에 포함되고, N가 제외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다)

참가인의 입사지원서 출력물에는 ‘부-코레일-F-65년생, 모-O-회사원-72년생, 영업본부장님’이라고 I이 면접 당시 메모한 흔적이 발견되었고, 역무(신입) 서류전형 평가표 중 B의 비고란에도 I이 ‘영’이라고 기재해 두었다.

라)

원고의 ‘면접전형 결과보고’ 문서는 인사노무처장 결재본과 대표이사 결재본이 존재하는데, 전자에서 후자로 변경됨으로써 합격인원이 25명에서 27명으로 증가하였고, 합격자 명단에서 N가 제외되는 대신 P, Q, R이 추가되어 남성 합격자 비율이 증가하였다. 참가인은 변경 전후 모두 합격자에 포함되어 있었다.

마)

참가인은 2016. 4. 18. 최종 합격자로 선발되었다.

3)

공공기관 및 공직유관단체 채용비리 특별점검 실시

가)

국토교통부는 2017. 11.~12. 원고 등의 채용절차 전반에 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였고, 2018. 1. 12. ‘원고의 직원 4명에 대하여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였고, 원고에게 직원 9명에 대한 문책을 요구한다.’라는 내용의 점검 결과를 발표하였다.

나)

국토교통부를 포함한 정부 관계부처들은 2018. 1. 29.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 후속조치 및 제도개선 방안’을 합동 발표하였는데, 그 중 ‘부정합격자 퇴출’ 항목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었다.

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8. 1. 29. ‘공직유관단체 채용비리 특별점검 결과 및 후속조치’를 발표하였는데, 그 중 ‘부정합격자 면직’ 항목에는 ‘공공기관의 부정합격자 제재기준‧절차에 따라, 검찰 수사결과 본인 또는 관련자가 기소될 경우 제재‧퇴출 등을 추진한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4)

관련 형사사건의 경과 등

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는 2018. 5. 28. ‘E이 참가인의 부친 F으로부터 참가인이 신입 역무원 분야에 지원하니 참가인을 잘 챙겨달라는 부탁을 받고 2016. 3. 31. M로부터 여성합격률이 20%를 초과하여 참가인이 최종탈락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같은 날 면접위원들에게 참가인을 합격시키라고 지시하여 면접자 합격자 명단에 없었던 참가인을 합격자 명단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2016. 4. 18. 참가인을 최종 합격자로 선발되게 하였다.’라는 내용을 포함하여 E이 다수의 합격자 선발에 관여함으로써 위계로 원고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업무방해죄의 범죄사실로 E을 기소하였다.

나)

원고는 2018. 6. 5. 서울특별시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참가인이 포함된 부정채용 대상자 명단을 통보받았다. 이에 원고는 2018. 6. 18. 참가인을 직위해제하고, 2018. 12. 12. 개최된 인사위원회에서는 참가인이 참석한 가운데 참가인에 대한 직권면직을 의결하였으며, 원고는 2018. 12. 15.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직권면직을 하였다.

다)

E에 대한 위 형사사건에서, 제1심 법원은 2019. 1. 18. 참가인에 관한 업무방해죄의 공소사실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단3211).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2019. 7. 25. 참가인에 관한 공소사실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며(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노405), 상고심 법원이 2019. 11. 28. 위 공소사실 부분에 관한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대법원 2019도11979).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내지 8, 1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이고, 위와 같이 취업규칙 등에 당연퇴직사유로서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유를 규정한 경우 그 의미는 그 규정 취지나 다른 당연퇴직사유의 내용 등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9. 3. 선고 98두18848 판결,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두206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원고의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는 ‘채용결격사유가 발견되었거나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를 직권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때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이란 채용절차의 공정성을 해하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채용에 관한 일체의 행위를 통틀어 지칭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지원자가 직접 부정행위를 한 경우는 물론이고, 지원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타인이 지원자를 위하여 부정행위를 하였다면 그 부정행위의 이익을 받게 될 지원자가 그러한 부정행위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지원자가 부정행위로 인하여 공정하게 선발된 자로 평가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채용 역시 부정행위에 의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 7. 13. 선고 2006다23817 판결의 취지 등 참조).

나)

먼저 E이 신규 및 경력직 사원의 채용에 있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사실, 참가인의 부친과 E 사이에는 친분관계가 있었던 사실, 참가인의 부친이 E에게 참가인이 원고에 입사지원한 사실을 알리며 잘 부탁한다고 말하였던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위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의 부친은 참가인의 채용과 관련하여 E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의도로 E에게 연락하여 참가인을 잘 부탁한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일응 참가인의 부친이 E에게 참가인의 채용에 관련된 청탁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있다(원고는 부정청탁 사실만으로 원고의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 위반이 인정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위 인사규정 문언의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은 청탁과 채용 사이의 인과관계를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E이 면접위원들에게 참가인이 합격을 지시하였다거나 위와 같은 지시에 의하여 참가인이 합격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참가인은 부정행위로 인하여 선발된 자로 볼 수 없어 참가인에게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의 직권면직 사유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I이 참가인의 입사지원서 및 서류전형 평가표에 기재한 메모는 E이 어떤 방식으로든 참가인의 채용에 대하여 이야기 하였을 개연성을 뒷받침하기는 하지만, 그 것만으로 E이 (불합격으로 결정된) 참가인을 합격시키라고 지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면접위원들이 2016. 3. 31. 최종 합격자를 논의할 당시 E이 회의 장소인 경영전략실장실에 방문하였는지에 관하여 위 면접위원들 및 배석했던 M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고, E이 경영전략실장실을 방문하였다고 진술한 사람 중에서 원고의 채용과 관련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I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믿을 수 있다고 보이는 H은 E이 ‘원래 27명을 뽑기로 했는데 왜 원래대로 안 뽑느냐, 참가인은 면접 점수가 좋은데 왜 빠지느냐’고 물었다는 것인데 영업본부장인 E은 왜 당초 채용계획을 변경하였는지, 왜 면접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참가인을 탈락시켰는지 물어 볼 수 있다고 보여지므로 위 진술에 의하더라도 E이 면접위원들에게 참가인의 채용을 지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③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 절차 및 E에 관한 관련 형사절차에서 참가인이 포함되지 않은 ‘면접합격자 명단’을 제출한 사실이 없으며, 이 법원에도 위와 같은 자료는 제출된 사실이 없다. 오히려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면접전형 결과보고’ 문서 기재에 의하면 합격자 수 및 여성 합격자 비율 조정에 관계없이 참가인은 합격자로 기재되어 있었으며, 위 문서의 순번 기재는 면접점수의 순위 내지 등수로 보이는데 참가인의 순번은 18번이고 참가인보다 후순위로도 여성합격자가 존재한다. 한편 위 조정에 의해 순위 및 합격 여부가 변경된 N는 변경 전 문서 기재에 의할 때 25번, P, Q, R은 변경 후 문서 기재에 의할 때 25, 26, 27번으로 위 조정은 면접점수가 합격과 불합격의 경계에 있었던 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관련 형사사건에서 I을 제외한 면접위원들 진술에 의하면 참가인은 순번이 18번이기는 하지만 나이가 어리고 여자라는 이유로 조정 대상에 포함할지를 논의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 진술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의 불합격이 확정되지 않았다.

④

행정재판에 있어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행정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다69148, 69155(병합)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28240 판결 등 참조}. E에 대한 형사사건의 항소심은 위와 같은 취지에서 E이 면접위원들에게 참가인의 합격을 지시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고 참가인은 처음부터 인사위원회의 최종 결정시까지 줄곧 합격자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참가인의 채용이 업무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고가 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에 비추어 볼 때 위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

⑤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 있어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주장․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하므로(대법원 1995. 2. 14. 선고 94누506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직권면직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원고가 그 입증책임을 부담한다. 그런데, 원고가 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참가인이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되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유환우

판사 박남진 지선경

각주1) 원고는 2018. 2.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었고, 2019. 2.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변경 지정되었다.

각주2) E의 직위인 영업본부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각주3) 경영전략본부장 G, 기획처장 H, 인사노무팀장 I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