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2. 7. 20. 설립되어 상시 약 14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D(D, 이하 '이 사건 호텔'이라 한다) 등을 경영하는 주식회사이다.
참가인은 2016. 2. 15. 원고에 입사하여 조리팀의 팀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9. 1. 7. 참가인에게 '참가인과 근로조건 합의가 불가능하고 이미 8개월간 해결되지 않고 있어 근로계약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로 2019. 1. 31.자로 해고함을 통지하였다. 원고는 2019. 1. 28. 참가인에게 '위 해고통지서의 해고일을 2019. 1. 31.에서 2019. 2. 7.로 변경'하는 내용의 해고통지를 하였다(이하 2019. 2. 7.자 해고를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은 2019. 3. 8.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제주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5. 28. '원고와 참가인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한 것이 참가인의 귀책사유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7. 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근로계약서 체결 거부행위는 해고사유로 보기 어렵고 원고의 근로계약서 체결 요구에 대한 거부의 책임이 참가인에게만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이 연봉계약의 체결을 거부하고 협조하지 않아 근로계약의 존속이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렀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할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
원고는 심각한 경영상 위기에 직면하여 식음료 영업 부문을 전문업체에 양도하고 조리팀장인 참가인은 다른 부서로 전보조치하였으므로 임금 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기존에 수령하던 임금액만을 고집하고 근로계약 변경에 관한 합의를 거부하였는데, 이는 참가인이 근로제공의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 당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참가인이 노동조합에 개별 연봉협상을 위임하였다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의 근로조건 협의 절차에서 개별 근로자에 대한 임금 협상을 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노동조합이 아닌 참가인에게 개별 연봉협상을 요구하였다고 하여 참가인과의 연봉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귀책사유가 원고에게 있다고 볼 수 없다.
인정사실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계약 체결 및 갱신
참가인은 2016. 2. 15. 원고와 연봉금액을 50,000,000원으로 하는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연봉계약 체결 후 그 다음 연도부터는 매년 4월을 기준으로 근로자들과 연봉금액을 협의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 5월부터 적용하였다. 원고는 2017. 5. 1. 참가인과 연봉금액을 53,000,000원으로 증액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원고의 영업양도·양수 및 정리해고
원고는 2018. 4. 2. 식음·조리 전문회사인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와 영업양도·양수계약(이하 '이 사건 영업양도·양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8. 4. 25.자로 이 사건 호텔의 식음·조리 부문의 영업을 양도하였다. 원고와 E는 위 영업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하면서 "E가 식음·조리 부문 근로자의 고용관계를 모두 승계하기로 한다."는 약정을 포함시켰다.
원고는 이 사건 영업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한 후 해당 식음부문 소속 식음팀, 조리팀 근로자 56명에게 E로의 고용승계에 동의할 것을 요구하였고, E로의 고용승계를 거부한 43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2018. 4. 25.자로 자택 대기발령을 하였다. 위 43명의 근로자들 중 6명은 사직하였고, 원고는 2018. 5. 11. 최종 대기발령 근로자들인 37명을 정리해고하였다.
정리해고 대상자 중 일부 근로자들과 F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위 정리해고가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라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고, 제주지방노동위원회는 위 정리해고가 부당해고이자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모두 인용하였다. 원고가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 원고가 위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2018구합85204)은 2018. 6. 20.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다시 항소를 하였고 서울고등법원(2019누49566)은 2020. 1. 8. '원고가 이 사건 영업양도·양수계약을 함에 따라 식음·조리 부문에서 대량의 유휴인력이 발생하여 근로자들을 해고할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지만, 원고는 정리해고에 앞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고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지도 않았으므로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 부분은 적법하나, 원고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부당노동행위 부분은 위법하다.'는 이유로 위 재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 구제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은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로 확정되었다.
참가인에 대한 전보조치 및 참가인의 연봉계약서 서명 거부
원고는 참가인이 담당했던 조리부서가 폐지됨에 따라 2018. 4. 13.자로 참가인을 서울에 소재한 서울사무소 '마케팅&세일즈 부장'으로 전보조치하였다.
원고는 위 인사발령 후 참가인과 2~3차례 면담하여 2018년도 연봉을 24,000,000원으로 하는 연봉계약의 체결을 제안하였으나 참가인은 위 제안을 거부하고 2018년도 연봉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원고는 참가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참가인의 연봉금액을 24,000,000원으로 변경한 후 2018. 5.부터 참가인에게 변경된 임금을 지급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2018. 12.경 원고를 상대로 고용노동부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로 진정을 제기하였다.
원고는 2018. 8. 13. 참가인을 인사총무팀 소속 직원식당으로 인사발령하였다.
원고는 2018. 9. 21.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서 날인에 대한 재차 촉구'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서를 통보하였다.
원고는 2018. 12. 31. 참가인에게 '2019. 1. 7.을 기한으로 원고가 제시한 연봉 기준 근로계약서를 제출하기 바라며, 제출하지 않으면 참가인이 회사의 근로조건을 수용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고 근로계약이 성립되지 않아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음을 사전에 통보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 해지 예고' 문서를 송부하였다.
노동조합의 개별 연봉협상
참가인은 2018. 4. 1. 이 사건 노동조합 조합장에게 노동조합 가입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9. 1. 2. 임금교섭에서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에 따라 복직된 직원들'에 대한 연봉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9. 4. 23. 원고에 '개별 연봉협상에 대한 답신건'이라는 제목으로 '노동조합과 사측의 연봉에 대한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교섭이 결렬되었고 법적인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단체협약 제39조에 의거 조합원의 임금교섭은 노동조합에 위임하였으므로 노동조합과 먼저 교섭을 진행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문서를 발송하였다.
원고는 2019. 4. 23. 이 사건 노동조합 위원장을 수신인으로 하여 '노동조합이 개별 연봉협상을 대리하겠다면 당사자의 위임장과 대리인 선임신고서를 2019. 4. 25.까지 회사에 제출하여 주기 바란다. 2019. 4. 26. 오후 2시부터 노동조합이 대리하는 인원에 대한 연봉협의를 개최함을 통보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발송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10 내지 12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된다. 여기서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 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되,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사유 하나씩 또는 그중 일부의 사유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과 근무성적, 해당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을 하면서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사회통념상 참가인과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임금은 직종 및 기능에 따라 개별근로계약으로 정하고(취업규칙 제49조 제1항), 새로운 연봉합의가 되지 않았을 시에 전년도 연봉을 적용하는 것은 기존 업무, 직책, 직무 및 업무실적이 동일한 경우에 한한다(연봉제 규정 제7조). 참가인은 '마케팅 & 세일즈'부를 거쳐 인사총무팀 소속 직원식당으로 인사발령되어 그 직무내용이 변경되었는데, 이는 원고가 이 사건 영업양도·양수계약 체결로 식음·조리 부문의 영업을 양도함에 따른 경영상의 이유에 기인한다.
이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은 참가인의 새로운 직종 및 기능에 따라 임금을 새로 책정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조는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와 참가인은 근로계약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 임금에 대하여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으며, 원고가 제시한 연봉금액에 대하여 참가인이 동의하여야 할 어떠한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2018. 4.경 참가인을 면담하면서 2018년도 연봉금액을 24,000,000원으로 제안하였고 참가인은 위 제안을 거부하고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한 2019. 1.경까지도 원고와 연봉금액에 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참가인이 위와 같이 장기간 원고와 연봉금액에 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원고와 참가인이 2017. 5. 1. 책정한 연봉금액이 53,000,000원이었던 것에 비하여 원고가 제안한 2018년도 연봉금액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 24,000,000원이어서 현실적으로 수용하기가 어려웠던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참가인도 직접 또는 이 사건 노동조합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연봉협상에 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이는 원고가 제안한 2018년도 연봉금액이 참가인이 기존에 지급받던 연봉금액과 비교하였을 때 지나치게 적어 연봉협상을 통한 합의는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었기 때문으로 보여 연봉협상이 되지 않은 책임이 참가인에게만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에는 '임금 삭감을 내용으로 하는 근로계약서 작성 거부행위'를 통상해고사유로 정하고 있지 않다. 연봉제 규정 제8조는 "30일간 협의기간을 연장하여 매년 5월 30일까지 3차 협의를 진행하며, 이후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 근로조건 불합의에 의한 근로계약해지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원고와 참가인이 연봉금액에 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 오로지 참가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는 위 규정을 근거로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원고와 참가인은 2016. 2. 15. 및 2017. 5. 1.에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018년에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지 못하였다고 하여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에 변동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원고가 근로자들과 사이에 매년 4~5월경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는 것도 새로 협의된 연봉금액으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하기 위해서이고 다른 근로조건에는 아무런 변경이 없다. 참가인이 2018년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한 것은 원고가 제시한 연봉금액을 수용하기
려웠기 때문으로, 이를 이유로 참가인에게 근로제공의 의사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참가인이 이 사건 노동조합에 연봉금액에 관한 협상권한을 위임하고 그 사실을 원고에 고지하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앞에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개별 근로자에 대한 임금협상 권한을 노동조합에 위임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노동조합에 개별 연봉협상 권한을 위임할 수 없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고, 실제로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임금교섭 과정에서 '2018. 5. 11. 정리해고되었다가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따라 복직한 직원들'의 연봉에 대하여 논의를 하였다. 2018. 5. 11. 정리해고된 근로자들은 참가인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영업양도·양수계약으로 양도된 식음 부문 소속 근로자들로 복직 후 참가인과 같은 기준을 적용한 연봉금액을 제시받은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은 이 사건 노동조합에 연봉협상 권한을 위임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므로,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의 협의 결과에 따라 참가인에 대한 연봉금액을 정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노동조합과 원고의 정기 임금협상 결과를 기다리며 원고와의 개별 연봉협상에 적극적으로임하지 않았다고 하여 참가인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소결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재경 김언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