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9. 15. 선고 2019구합89036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 10. 16.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F/G 병합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1. 10. 24.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140명을 사용하여 시내버스 운송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인천시 내의 간선버스 H번, I번, J번, K번과 지선버스 L번, M번 등 6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 A(N생)은 2009. 7. 9., 원고 B(O생)은 2009. 5. 21., 원고 C(P생)은 2009. 8. 17. 각각 참가인에 촉탁직 근로자로 입사하여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온 사람들(이하 원고 A, B, C을 모두 합하여 ‘원고 근로자들’이라 한다)이다. 원고 D노동조합(이하 ‘원고 노조’라 한다)은 운수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 대상으로 하여 2018. 5. 21.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산하에 참가인의 근로자를 조직 대상으로 하는 Q지회를 두고 있다.

나.

참가인은 원고 근로자들에게 2019. 1. 31. 구두로 ‘참가인과 원고 근로자들 사이의 각 근로관계가 2019. 1. 31. 기간 만료로 인하여 종료된다’는 취지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라 한다)

다.

원고들은 참가인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2019. 4. 3.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이에 대해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6. 27. ‘원고 근로자들에게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나, 참가인의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를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R/S 병합,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원고들은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9. 8. 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0. 16. 이 사건 초심판정과 동일하게 판단하여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F/G 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1)

참가인이 원고 A과 2013. 3. 13.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만 65세까지의 근로계약 갱신을 보장하였던 점, 참가인이 조직형태 변경 전의 원고 노조와 3017. 3. 28. 소속 근로자들의 만 65세까지의 고용 유지를 합의하였던 점, 참가인의 2017년 단체협약에서 2017. 8. 1.자 기준으로 모든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기로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참가인과 원고 근로자들 사이의 약정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

2)

설령 그렇게 볼 수 없더라도, 원고 근로자들에게는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데, 참가인의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참가인이 원고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3)

나아가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원고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원고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나.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이 가입하거나 설립한 노동조합 및 임금·단체협약 현황은 다음과 같다.

<1>

2)

원고 근로자들이 참가인에 입사한 후 참가인과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해온 경과 및 각 근로계약 사이의 공백 기간 현황은 다음과 같다.

3)

참가인은 2018. 1. 18. T 노동조합(이하 ‘T’이라 한다)과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였고, 같은 날 위 노사합의서의 내용을 참가인의 배차실 및 휴게실에 약 1달간 게시하였다.

4)

원고 근로자들은 2018. 1. 30. 및 2018. 1. 31. 참가인과 동일한 형식의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하고, 당시 작성한 근로계약서를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하였는데,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5)

원고 근로자들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촉탁직의 경우 근로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회사에서는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으며, 통상적으로 촉탁직의 경우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관계를 종료하더라도 해고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 기재된 확인서(을나 제2호증)에 서명하였다.

6)

참가인은 2012. 7.경 이후 일부 촉탁직 근로자들과 근로계약 갱신에 관련하여 분쟁을 겪어왔는데, 그 구체적인 분쟁의 경위 및 경과는 다음과 같다.

가)

참가인은 2012. 7. 31. 및 2012. 8. 12. 원고 A을 포함한 5인의 촉탁직 근로자들을 계약기간 만료로 이유로 퇴사 처리하였는데, 위 근로자들의 구제신청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 AH 사건이 진행되던 중, 참가인과 위 근로자들 사이에 2013. 3. 13. 합의서(갑 제23호증의 3)가 작성되어 위 사건이 신청취하로 종결되었다. 위 합의서 중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나)

참가인이 2014년 원고 B을 포함한 5인의 촉탁직 근로자들을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퇴사 처리하였는데, 위 근로자들의 구제신청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 AI 사건이 진행되던 중, 참가인이 위 5인의 근로자들을 복직시키기로 하는 화해가 성립되었다.

다)

참가인이 2016. 4. 30. 및 2016. 5. 11. 원고 근로자들을 포함한 6인의 촉탁직 근로자들을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퇴사 처리하였는데, 위 근로자들의 구제신청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 AJ 사건이 진행되던 중, 원고 근로자들을 포함한 4인의 근로자들을 복직시키기로 합의하였고, 위 근로자들은 구제신청을 취하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3. 10. 나머지 2인의 근로자(AK, AL)에 대한 참가인의 근로관계 종료를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였고, 참가인이 이에 불복하여 서울행정법원 2017구합2864호로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1심 법원은 2018. 8. 16. 위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노동행위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부당해고에는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결하였다. 이에 쌍방이 서울고등법원 2018누64360호로 항소하였는데, 항소심 법원은 2019. 6. 14. 위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모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결하였고, 이에 대한 참가인의 상고(대법원 2019두44668호)가 2019. 9. 26. 기각됨으로써 다음날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라)

한편, 참가인은 2017. 3. 28. AG노조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서(갑 제4호증, 사본으로서 현재까지 원본이 제출된 바 없으나, 원고들이 2020. 11. 2. 제출한 위 문서의 컬러 스캔본에 위·변조를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고, 위 합의에 직접 참여한 Y의 합의서 작성 경위에 관한 진술을 신빙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그 원본의 존재 및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를 작성하였다.

마)

참가인의 이전 대표이사 AN은 2017. 5. 31. 실시된 교양교육 시간에 운전기사들에게 적어도 65세까지는 고용을 보장해주고자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7)

원고 근로자들의 2014. 1. 1. 이후 교통사고 발생 및 민원야기 현황은 다음과 같다.

8)

원고 A은 2017. 11. 7.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또는 당뇨병 질환 의심’ 판정을 받았고, 원고 B은 2018. 6. 25.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 의심’ 판정을 받았으며, 원고 C은 2017. 11. 21.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당뇨유질환자’ 판정을 받았다.

9)

원고 근로자들을 포함한 참가인의 근로자들은 2016년경 참가인의 임금체불 등을 이유로 참가인을 상대로 인천지방검찰청 및 중부지방노동청에 고소 및 진정을 제기하였다가, 참가인과의 2017. 3. 28.자 합의가 성립함에 따라 위 고소 및 진정을 취하하였다. 한편, 원고 C을 포함한 참가인의 근로자들은 2016. 11.경 참가인을 상대로 임금지급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1심에서 패소하였으나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인천지방법원 2016가합59071호, 서울고등법원 2018나2009058호, 대법원 2019다225606호). 그 후 원고 노조 위원장 X, 지회장 Y은 2018. 1. 24. 참가인의 이전 대표이사 AN을 임금체불 등의 혐의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하였는데,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2018. 4. 18. 위 임금체불에 관하여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인천지방검찰청에 송치하였다.

10)

참가인의 이전 대표이사 AN은 2019. 1. 31. 원고 근로자들과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대화하였다.

11)

원고 A은 2012. 9.경부터 2013. 2.경까지, 2016. 6.경부터 2016. 12.경까지, 2019. 3.경부터 2019. 5.경까지 각 실업급여를 신청하여 지급받았다. 원고 B은 2014. 10.경부터 2015. 4.경까지, 2016. 6.경부터 2016. 9.경까지, 2019. 3.경부터 2019. 4.경까지 각 실업급여를 신청하여 지급받았다. 원고 C은 2010. 12.경부터 2011. 2.경까지, 2016. 5.경부터 2016. 12.경까지, 2019. 2.경부터 2019. 3.경까지 각 실업급여를 신청하여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5, 12 내지 15, 20, 23, 24, 26, 27, 30호증, 을나 제1 내지 4, 6 내지 12, 13, 19, 38, 40호증의 각 기재, 음성 및 영상,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부당해고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1)

논의의 순서

원고 근로자들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모두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에 따른 만 55세 이상의 ‘고령자’에 해당하였고, 그 이전부터 참가인과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촉탁직 근로계약을 계속 체결하여 왔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제4호의 사용기간 예외가 인정되는 기간제근로자에 해당한다. 이처럼 원고 근로자들은 모두 기간제근로자에 해당하는바, 이하에서는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하여 참가인이 원고 근로자들과의 약정을 위반한 것으로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무효인지 여부,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 근로자들에게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인정된다면 참가인의 갱신거절에 합리적 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차례로 살펴본다.

2)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약정 위반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참가인과 원고 근로자들 사이의 약정 위반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참가인과 원고 A 사이의 2013. 3. 13.자 합의서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은 원고 A이 갱신 기간 중 중대교통사고(대인 2백만 원, 대물 1백만 원) 등으로 승무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만 65세까지 보장한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그런데 이후 원고 A이 위 피해금액 기준을 초과하는 교통사고를 2회 일으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참가인이 위 교통사고 이력 등을 ‘승무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약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나)

참가인과 AG노조 사이의 2017. 3. 28.자 노사합의서에서 ‘참가인이 정년을 도과한 근무자에 대하여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만 65세까지 고용을 유지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참가인이 H번 노선을 타 회사에 양도하는 과정에서 잔류를 희망하는 근로자들에 대상으로 위 합의가 도출된 것인데, 결국 위 노선의 양도가 무산되었으므로 위 합의의 유효성 여부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위 합의서에서 ‘특별한 결격사유’에 관하여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이상, 원고 근로자들의 교통사고 이력 등이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이 위 노사합의서의 약정사항을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다)

참가인의 2017년 단체협약 제27조 본문에서 ‘참가인은 2017. 8. 1. 기준 재직 중인 근로자 중에서 기간제근로자(촉탁직 근로자 제외)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시킨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위 규정에 의하더라도 촉탁직 근로자는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됨이 명백한바, 촉탁직 근로자들인 원고 근로자들에 대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가 위 단체협약 규정 위반에 해당할 수 없음은 명백하다.

3)

원고 근로자들에게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8, 21호증, 을나 제2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 근로자들과 참가인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 근로자들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1)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조 제1항과 제9조 제11호에서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이 자동 종료되어 퇴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재취업이 안 될 시 갱신 기대에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조 제3항에서 근무성적 우수자 및 회사에 공헌도 등을 감안하여 촉탁직으로 재계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참가인의 2018년도 단체협약 제25조 제2항에서 ‘고령화 시대의 대비와 안정적인 고용 확보를 위하여 정년에 도달한 조합원을 촉탁직으로 재고용하고자 하는 때에는 노동조합과 협의하여 재고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취업규칙 제26조 제2항에서도 ‘필요한 경우 정년에 도달한 자라도 대표이사의 결재를 얻어 재계약에 의해 계속 고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근로계약서 관련 조항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일정한 기준이나 요건을 충족할 경우 촉탁직 근로자의 계약 갱신을 예정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2)

2018년 이후 참가인의 촉탁직 근로자들의 재계약 현황을 반영한 을나 제2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18년에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촉탁직 근로자들 총 46명 중 38명(원고 근로자들 모두 포함)의 근로계약이 갱신되었고, 2019년에는 위 38명 중 24명(원고 근로자들 모두 제외)과의 근로계약이 갱신되었음이 확인되는바, 참가인의 촉탁직 근로자들의 계약 갱신비율이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다. 실제로 위 46명의 촉탁직 근로자들 대부분이 1회 이상 재계약을 체결한 바 있고, 8회 이상 재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도 존재한다. 나아가 참가인의 이전 대표이사 AN은 2017. 5. 31. 소속 운전기사들에게 적어도 65세까지는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다.

(3)

원고 근로자들이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은 시내 버스의 운전으로서 해당 버스 노선이 폐지되지 않는 이상 계속적, 상시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에 해당한다. 나아가 인천광역시 운전직근로자 공개채용 기준안 제5조 제2항에서는 시민안전을 고려하여 버스기사를 가급적 만 65세까지 근무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바, 2019. 1. 31. 당시 모두 만 65세 미만이었던 원고 근로자들의 계약이 갱신되더라도 곧바로 작업능률 저하 및 위험성 증가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원고 근로자들은 정년을 넘긴 이후에도 참가인과 계속하여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왔는데,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원고 근로자들과의 각 근로계약 사이마다 일정한 기간의 단절이 존재하고, 해당 기간에 원고 근로자들이 실업급여를 수령한 점 등에 비추어 이를 근로계약의 갱신으로 보아서는 안 되고, 원고 근로자들이 확정적으로 퇴사한 후 재고용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 근로자들의 각 근로계약 공백 기간 중 7개월을 초과하는 장기간의 경우는 참가인의 일방적인 퇴사 처리에 대한 구제절차에 소요된 기간으로 보이고, 1개월을 전후한 단기간의 경우는 참가인이 퇴직금 등의 문제로 형식적인 퇴사 후 재입사 절차를 밟는 데 소요된 기간으로 보이는 점, 원고 근로자들이 구제절차에 소요된 기간에 한하여 실업급여를 수령한 것으로 보이는바, 위 실업급여 수령사실만으로 원고 근로자들이 근로계약의 확정적 단절을 수용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원고 근로자들이 각 근로계약 체결 후 수행한 업무의 범위나 내용에 별다른 변동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근로계약의 공백 기간이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원고 근로자들이 그동안 참가인에서 실질적·확정적으로 퇴사 후 재입사를 반복하여 왔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국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이전까지 원고 근로자들과 수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해왔다고 할 것인바, 원고 근로자들로서는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 만료 이후에도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고 신뢰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4)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가)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22호증, 을나 제14, 15, 23 내지 26, 34, 37, 39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고 근로관계를 종료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

(1)

참가인의 최근 3년간 사고발생률이 계속 증가(2017년 100.00% → 2018년 108.77% → 2019년 129.82%)하여 BB공제조합 인천지부 내 다른 회사들의 평균(2017년 64.69% → 2018년 64.78%, → 2019년 64.69%)을 훨씬 상회하고 있고, 그로 인해 참가인이 위 공제조합에 납부하는 분담금이 최대 약 5,000만 원까지 증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교통사고를 자주 일으키는 근로자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판단할 합리적인 이유나 동기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① 참가인이 원고 근로자들의 과거 교통사고 이력에도 불구하고 2018. 1. 말경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각 체결하였는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 근로자들의 2018년 이전의 사고 발생이력을 새삼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사유로 삼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 점, ② 원고 A의 2018년 이후 사고 발생횟수는 2건, 원고 B, C은 각 1건에 불과하고, 특히 원고 A의 2018. 7. 18.자 사고는 타차과실 비율이 80%에 달하는 점, ③ 참가인의 촉탁직 근로자들 중 BC(을나 제29호증 연번 11번, 이하 연번으로만 표시한다), BD(31번), BE(13번), BF(37번), BG(45번)은 2018년 이후 각각 2회씩 교통사고를 발생시키고 본인과실도 80% 내지 100%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2018. 8. 1.부터 2019. 7. 31.까지 사이에 근로계약이 모두 갱신되었던 점, ④ 2018년 이후 발생한 교통사고 피해액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원고 A은 1,604,000원, 원고 B은 750,000원에 불과하고, 비록 원고 C은 10,720,820원이나 근로계약이 갱신된 BC(11번, 30,587,034원), BD(31번)보다는 피해금액이 적거나 비슷한 수준인 점, ⑤ 2018년 이후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촉탁직 근로자들 중 연령순으로 보더라도, 원고 근로자들보다 나이가 많은 BE(13번), BD(31번), BH(35번) 등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근로자들이 사고 발생에도 불구하고 재계약을 체결한 다른 촉탁직 근로자들에 비하여 교통사고를 훨씬 많이 발생시켰다거나, 그로 인한 피해가 현저히 크다거나, 고령으로 인하여 사고 발생의 위험성이 현저히 높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이 교통사고 발생 위험성이나 고령 등을 이유로 원고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

(2)

참가인은 원고 A의 운전 중 핸들봉 및 휴대폰 사용, 원고 B의 동종 유형의 사고 반복 및 차내 흡연, 원고 C의 정류장 무시 행위 등에서 알 수 있는 원고 근로자들의 업무 부적합성을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사유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을나 제38호증의 내용은 원고 B이 운전하는 버스에서 담배 냄새가 많이 났다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근거로 원고 B이 차내 흡연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참가인이 주장하는 사실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정도로 원고 근로자들이 버스 운전업무에 부적합하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참가인이 원고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 갱신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사유를 고려하였다거나, 원고 근로자들에게 위와 같은 갱신 거절 사유를 고지하였음을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으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3)

참가인은 원고 근로자들이 ‘고혈압 또는 당뇨병 질환 의심’, ‘이상지질혈증 의심’, ‘당뇨유질환자’ 등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어 업무 수행의 적격성이 낮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기저질환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버스 운전기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볼 객관적인 통계자료나 의학적 근거가 제시된 바 없으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4)

참가인의 대표이사 AN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 만료일인 2019. 1. 31. 원고 근로자들에게 갑작스럽게 갱신 거절을 통보하면서, 그 이유가 원고 근로자들이 원고 노조에 가입하여 참가인이나 참가인의 이전 대표이사인 AN을 고발하였기 때문임을 분명하게 고지하였고, 이 과정에서 원고 근로자들의 교통사고 발생이나 민원 야기이력은 전혀 언급한 바 없다. 또한 2018년 이후 교통사고 발생이력이 있음에도 근로계약이 갱신된 근로자들의 상당수가 참가인에 친화적인 노조인 T 소속 근로자들에 해당하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의 직접적인 원인은 원고 근로자들의 참가인에 비판적인 노조활동 때문이라고 봄이 합리적이다(이에 대해 참가인은 원고 C이 T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근로계약 갱신이 거절되었다며 반박하나, 원고 C은 2018. 8.경 비로소 T에 가입하였을 뿐이고, AN이 2019. 1. 31. 원고 C의 고발장 제출을 이유로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고지한 점에 비추어 참가인의 반박은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마.

부당노동행위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근로자의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실질적인 해고사유로 한 것인지의 여부는 사용자측이 내세우는 해고사유와 근로자가 한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의 내용, 해고를 한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동종의 사례에 있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에 대한 제재의 불균형 여부, 종래 관행에의 부합 여부, 사용자의 조합원에 대한 언동이나 태도, 기타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제반 사정 등을 비교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28, 29, 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원고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원고 노조의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지배·개입 또는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 근로자들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참가인이 원고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음에도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를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근로자들을 포함한 원고 노조 소속 근로자들은 참가인의 퇴사 처리에 반발하여 구제신청을 제기하거나, 참가인의 임금체불 등을 이유로 참가인을 상대로 고소, 진정 및 민사소송 등을 제기하였는데, 참가인의 이전 대표이사 AN은 2019. 1. 31. 원고 근로자들에게 위와 같은 원고 노조의 활동을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를 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고지하였다. 이에 의하면 참가인의 부당노동행위의 의사는 비교적 용이하게 추정된다고 할 것이고, 원고 근로자들의 일부 노조 활동이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이전에 이루어졌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다)

참가인의 이전 대표이사 AN은 중앙노동위원회 AJ 사건에서 원고들을 비롯한 4인(모두 원고 노조의 전신인 AG노조 소속)과 합의하여 위 근로자들이 구제신청을 취하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2018. 4. 24. ‘위 근로자들이 근로계약 만료로 인하여 해제된 기사들인데 이를 속이고 허위로 마치 부당하게 해고되었다고 노동청에 고발하여 노동청에서 이를 부당한 해고라고 갱신기대권을 내세워 채용하라고 한 것에 대하여 징계하고자 한다’는 허위의 공고문을 사내에 게시하기도 하였다.

라)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를 전후하여 사고 이력이 있는 촉탁직 근로자들과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참가인에 비판적인 원고 노조 소속 근로자들보다는 참가인에 친화적인 T 소속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을 다수 갱신하였는바, 이는 원고 노조 소속 근로자들을 T 소속 근로자들에 비해 특별히 불리하게 취급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바.

소결론

결국 참가인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이 달라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