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들의 자녀인 망 ○○○(생년월일생략,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8. 9. 17.경부터 2019. 5. 20. 사망할 때까지 ○○○○ ○○공장(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서 근무하였다.
망인은 2019. 3. 26. 이 사건 회사 공장에서 실린더를 카세트 브라켓으로부터 수동으로 분리시키는 작업을 하던 중 실린더가 빠져나오면서 그 반동으로 손가락이 고정브라켓에 부딪쳐 오른쪽 2수지가 골절되는 재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재해’라 한다).
망인은 이 사건 재해를 당한 후 약 6주간 부목과 깁스를 이용한 보존적 치료를 받고 약 1주간의 재활치료를 마친 다음, 2019. 5. 16. 이 사건 회사에 복귀하여 2019. 5. 19.까지 정상근무를 하였다.
망인은 2019. 5. 20. 11:20경 이 사건 회사가 제공한 숙소인 ○○시 소재 아파트 베란다에서 이불을 털던 중 균형을 잃고 밖으로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망인의 직접사인은 저혈량성 쇼크이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하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망인의 숙소를 ‘이 사건 숙소’라 한다).
원고들은 망인이 이 사건 재해로 인한 손가락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불을 터는 과정에서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추락한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2019. 10. 31. 이 사건 사고와 이 사건 재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유를 들어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다.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재해로 인한 손가락 부위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악력이 정상보다 상당히 감소된 상태였고, 이로 인해 이불을 털던 중 이불을 놓치게 되자 다시 이불을 잡아당기려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추락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재해 및 그로 인한 망인의 손가락 부위 부상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이 사건 회사는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숙소를 제공하면서 근로자들로 하여금이 사건 숙소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이 사건 회사가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의 재해로 발생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산재보험법 제5조 제1호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 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ㆍ질병ㆍ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또는 위 질병에 따른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6두8204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각 증거와 갑 제2, 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대학교 ○○병원장(정형외과)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재해 및 그로 인한 망인의 손가락 부위 부상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거나, 이 사건 사고와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법원의 ○○대학교 ○○병원장(정형외과)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재해 전보다 오른손 부위 악력이 다소 감소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망인은 2019. 3. 26. 이 사건 재해를 입은 후 약 6주 동안 깁스를 하며 부모인 원고들의 집에서 요양하였고, 당시 담당의사는 2019. 4. 26. 망인에게 앞으로 3주 이상 무리한 활동을 하지 말고 안정하여야 한다고 진단하였다. 망인은 2019. 5. 9. 깁스를 풀고 약 1주간의 재활치료를 마친 다음 위 진단일부터 약 3주가 지난 2019. 5. 16. 이 사건 회사에 복귀하였다. 망인은 복귀 후 2019. 5. 16.(목요일)부터 2019. 5. 19.(일요일)까지 4일 동안 15:00부터 23:00까지 이 사건 재해 전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며 정상적인 근무를 하였다. 망인은 2019. 5. 19. 차량을 직접 운전하여 출근하였고, 업무를 마친 다음 23:00경부터 다음날 02:00경까지 직장동료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지면서 소주를 마셨으며, 대리운전기사를 불러 귀가하였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사고 발생 직전에 망인이 한 업무수행과 일상생활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재해를 당하기 전보다 오른손의 악력이 다소 감소한 상태에 있었던 것을 넘어, 그로 인하여 일상생활이나 업무수행에 상당한 지장이 있는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망인은 술자리를 마치고 귀가하여 잠들었다가 약 9시간 후인 2019. 5. 20. 11:00경 이 사건 숙소 베란다에서 창문 밖으로 이불을 털던 중 균형을 잃고 밖으로 추락하여 사망하였다(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숙소 부근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었고, 고층인 아파트 13층에 위치한 이 사건 숙소의 경우에는 지상보다 바람이 더 세게 불었을 것이므로,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라도 창문 밖으로 몸을 기울여 이불을 털던 중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자칫 균형을 잃고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실제 이러한 유형의 사고가 가끔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불을 터는 행위는 망인의 업무의 일환이라거나 망인의 업무와 어떠한 직ㆍ간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망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이다. 더구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창문 밖으로 몸을 기울여 이불을 터는 것은 그 자체로 사고발생의 위험성이 상당히 있고, 망인과 같이 손의 악력이 다소 감소한 사람이라면 그 잠재적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이 통상적인 일상생활을 하던 중 손가락 부위 부상이 주된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위와 같은 상당한 위험성을 감수한 다소 이례적인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망인은 사망 당시 만 24세의 성인이고, 이 사건 숙소의 제공자인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숙소에서 이불을 터는 등 망인의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속하는 부분에 대해서까지 보호ㆍ감독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이 사건 숙소 베란다가 통상적인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시설이라고 볼 자료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판사1 판사판사2 판사판사3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