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8. 12. 선고 2020구합375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2006. 2. 1.부터 D라는 상호의 정밀기계 제조업체(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를 운영하는 사업주이고, 원고는 2019. 1. 21.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하여 설계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이다.

나.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2019. 10. 25.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며 2019. 11. 19.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이에 참가인은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하면서 2019. 11. 21. 원고에게 ‘2019. 11. 27.자로 이 사건 사업장에 복직하여 정상 출근하라’는 원직복귀명령(이하 ‘이 사건 복직명령’이라고 한다)을 보냈다. 그리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은 2020. 5. 26. ‘참가인의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되었다.

다.

원고는 이 사건 복직명령을 받은 지 약 2개월이 지난 2020. 1. 29. 아침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였다가 참가인으로부터 “오늘 그냥 사무실에서 나가주세요”라는 말을 들었고, 같은 날 13:00경 이 사건 사업장에서 나오게 되었다.

라.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거하도록 요구한 것(이하 ‘이 사건 퇴거 요구’라고 한다)은 정당한 사유 없는 부당해고 또는 부당휴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0. 1. 29.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E)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3. 27. ‘이 사건 퇴거 요구는 해고 또는 휴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내렸다.

마.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5. 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7. 30.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호증, 을가 제1, 2,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성

가.

이 사건 퇴거 요구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2)

판 단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1호증, 을가 제3, 4, 7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참가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퇴거 요구를 할 때 “오늘은 원고가 미리 연락을 안 하고 출근했기 때문에 이 사건 사업장 측에서 준비가 안 되었다”, “다음에 출근할 때에는 미리 참가인에게 연락을 하라”, “오늘은 그냥 사무실에서 나가 달라”라는 취지로 말하였을 뿐이므로(을가 제3호증), 참가인이 원고의 출근을 종국적으로 거부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참가인은 원고가 이 사건 복직명령에 대하여 거절 의사를 표시하다가 약 2개월 만에 사전 연락 없이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한 사실을 지적하고는 있으나(을가 제3호증 제6쪽, 을가 제4호증 제2쪽), 그로 인하여 이 사건 복직명령의 효력까지 소멸하였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고 보이는 점, ③ 오히려 참가인은 이 사건 복직명령의 효력이 그대로 존속하고 있음을 전제로, 2020. 2. 17.경 및 2020. 2. 24.경 2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출근명령 통보를 한 점(을가 제7, 11호증), ④ 참가인은 2020. 3. 30.경에 이르러서야 원고의 무단결근 및 경력 허위기재 등을 이유로 원고에게 해고예고통지서를 발송하였고, 2020. 4. 30.경 비로소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갑 제1호증 제15, 20쪽)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와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킬 의사로 이 사건 퇴거 요구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퇴거 요구는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퇴거 요구가 휴직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휴직’은 어떤 근로자를 그 직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 불능이거나 또는 적당하지 아니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 근로자의 지위를 그대로 두면서, 일정한 기간 그 직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사용자의 처분을 뜻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사용자의 ‘휴직’ 처분에 따라 근로자의 근로제공의무는 정지 또는 면제되는 것이다(대법원 1999. 11. 23. 선고 99다45246 판결, 2013. 11. 28. 선고 2011다39946 판결 등의 취지 참조).

2)

판 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을가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참가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퇴거 요구를 하면서 향후 출근을 금지하는 발언을 하지는 않은 점, ② 오히려 참가인은 원고에게 ‘앞으로는미리 참가인에게 사전 연락을 하고 출근하라’는 취지로 요구한 점, ③ 그 후 원고는 참가인에게 출근을 위한 사전 연락을 취하지 않다가, 2020. 2. 18.경에 이르러 참가인에게 ‘원고가 언제부터 출근을 하면 되는 것인지 알려 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가 제 10호증)을 보낸 점, ④ 참가인은 원고가 이 사건 퇴거 요구일인 2019. 1. 29. 이후에도 출근할 의무가 있었음을 전제로, 2020. 2. 17.경 및 2020. 2. 24.경 원고에게 2차례 출근명령 통보를 하면서 “원고는 2019. 10. 28.부터 출근명령일인 2020. 2. 17.(또는 2020. 2. 24.) 현재까지 ‘무단결근’을 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한 점(을가 제7, 11호증) 등의 사정들을 알 수 있다.

위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퇴거 요구는 참가인이 원고의 불시 출근을 신의성실에 좇은 근로의 이행 제공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그 자리에서 이행 제공의 수령을 거부하고, 원고로 하여금 다시 근로의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 제공을 하도록 최고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그 후에는 원고가 출근 시도를 하지 않았으므로, 참가인도 이 사건 퇴거 요구를 1회 한 것 외에는 달리 원고의 출근 시도를 저지한 바 없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퇴거 요구에 이어 원고에게 지속적으로 출근을 독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그동안 참가인이 원고의 근로제공을 금지하거나 원고의 근로제공의무를 정지 또는 면제하여 준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참가인의 수령거부가 민법 제400조에 정한 채권자지체에 해당 하는지 여부, 참가인의 수령거부로 인하여 원고가 민법 제401조에 따라 근로제공의무의 불이행책임을 면하게 되는지 여부, 나아가 원고가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참가인으로부터 수령을 거부당한 근로에 상응하는 임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 퇴거 요구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정한 휴직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

다.

소결론

이 사건 퇴거 요구는 해고 또는 휴직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각주1) 채권자가 이행을 받을 수 없거나 받지 아니한 때에는 이행의 제공 있는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다.

각주2) 채권자지체 중에는 채무자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불이행으로 인한 모든 책임이 없다.

각주3)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 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에 당사자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도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