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12. 9. 선고 2020구합518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등

가.

원고는 상시근로자 약 30명을 사용하여 홈네트워크 시스템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 B(이하 ‘참가인’이라 한다)는 2019. 11. 11. 원고 회사에 입사하였다.

다.

원고의 대표이사 D이 2020. 4.경 형사사건으로 구속되자, 그 무렵부터 E 이사가 대표이사를 대신하여 회사 경영을 총괄하였으며, 2020. 5. 18. D의 처인 F이 원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이 사건 소가 제기된 이후인 2021. 2. 1. D이 다시 원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음).

라.

E 이사는 2020. 5. 29. 참가인을 불러 해고를 통보하는 한편,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해고통지 이메일을 보냈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하고, 아래 이메일에 기재된 해고사유를 ‘이 사건 해고사유’라 한다).

명백하므로 직권으로 위와 같이 정정하였다.

마.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20. 6. 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이 원고의 복직명령에 따라 2020. 6. 11. 출근하였지만, 복직 후 부여받은 업무가 청소업무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의 복직명령은 진정한 의사가 결여된 채 형식적으로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므로, 여전히 구제이익이 있다. 또한 참가인에 대한 해고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며,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절차상 하자도 인정된다.’는 취지의 판단 하에 2020. 7. 28.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여 ‘1.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2. 원고는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H,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바.

원고는 2020. 8. 31. 이 사건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0. 9. 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판단 하에 2020. 11. 13.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사.

원고는 2020. 12. 7.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0. 12.

15.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참가인의 업무부진과 매각제안 등 행위가 회사에 큰 혼란을 미친다고 판단하여 2020. 5. 29.자로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 그러나 이후 이 사건 해고를 철회하고 2020. 7. 31.자 인사발령을 통해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켰으며, 해고 전 보수와 동일한 급여를 전액 지급하였다. 따라서 더 이상 참가인의 이 사건 해고에 관한 구제신청의 이익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

관계 법령 등

이 사건과 관계된 법령 및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의 주요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9. 11. 11. 원고 회사에 입사하였는바, 당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참가인은 원고 회사 입사 후 원고의 기술연구소에서 신규 월패드(wall-pad, 비디오 도어폰 기능뿐만 아니라 조명·보일러·가전제품 등 가정 내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단말기) 하드웨어 개발 업무를 담당하였다.

2)

2020. 4.경 원고의 대표이사 D의 구속 이후 실질적으로 원고 회사의 경영을 총괄한 E 이사는 2020. 5. 18. 참가인을 불러 월패드 신규개발 중단 결정을 통보하면서 2020. 6. 19.자로 사직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3개월 치 임금의 지급을 요구하였는데, 원고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 참가인도 사직을 거부하였다.

3)

참가인은 2020. 5. 25. 원고 회사의 수석연구원 I과 함께 원고 회사의 대주주이자 관련사 대표인 G를 만나 원고 회사 매각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J 주식회사(이하 ‘소외 투자회사’라 한다)에 대해 설명하였고, 그 다음날 G에게 소외 투자회사 측으로부터 받은 이메일(투자 검토를 위해 자료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음)을 전달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I이 2020. 6. 11.자로 작성한 경위서(을가 제3호증)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4)

위에서 본 바와 같이, E 이사는 2020. 5. 29.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였다.

5)

참가인은 2020. 6. 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후 2020. 6. 3. 원고 회사의 기술연구소에 들어가 컴퓨터를 사용하였다. 이에 원고 측은 참가인에게 퇴거를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이 응하지 않자 경찰에 신고하였고, 참가인은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퇴거하였다.

6)

2020. 6. 5. 원고에게 구제신청이 접수되었다는 공문이 송달되었다. 이후 원고는 2020. 6. 8.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이 이 사건 해고를 취소하고 복직을 명한다는 내용이 담긴 ‘회사복직명령서’(을가 제5호증)를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였다(이하 위 ‘회사복직명령서’에 기한 복직명령을 ‘1차 복직명령’이라 한다).

7)

참가인은 1차 복직명령서를 받은 다음 2020. 6. 11. 원고 회사에 출근하였다. 그런데 원고 측은 참가인의 기술연구소 출입을 금지하고 참가인에게 청소업무를 부여하는 한편, 그와 같은 내용을 공고하기까지 하였다.

8)

또한 원고는 2020. 6. 11. 참가인에게 2020. 6. 17. 개최 예정인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는데, 그 출석통지서(을가 제8호증)에 기재된 징계사유는 ‘어려운 경영환경에 있는 회사에 해악 및 대외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영업력 악화(경영자에게 보고되지 않은 M&A 추진)’라는 취지였다.

9)

참가인은 2020. 6. 11.에는 청소업무를 수행하였으나, 2020. 6. 12. 아래와 같이 1차 복직명령에 대한 이의 취지가 담긴 ‘항변서’(을나 제11호증)를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고 그날부터 원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10)

원고는 2020. 7. 17.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참가인을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였다. 그러나 2020. 9. 3. 참가인에 대하여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다(을나 제22호증). 그 불기소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1)

위에서 본 바와 같이, 2020. 7. 2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취지의 이 사건 초심판정이 내려지자, 원고는 그 다음날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회사 원직 복직 명령서’(을나 제12호증)를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였다(이하 위 ‘회사 원직 복직 명령서’에 기한 복직명령을 ‘2차 복직명령’이라 한다).

12)

참가인은 2020. 7. 30. 위 내용증명 우편을 수령한 후 그 다음날인 2020. 7.

31.

원고 회사의 기술연구소로 출근하였다.

13)

그런데 원고 측은 참가인이 위와 같이 기술연구소로 출근하자마자 2020. 7. 31.자 ‘인사발령통지서’(갑 제5호증, 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통지서’라 한다)를 교부하면서 참가인에게 A/S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하였고,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발령통지서의 하단 ‘인사발령 대상자’란에 서명하였다. 이 사건 인사발령통지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4)

원고는 위 인사발령 당일인 2020. 7. 31. 참가인에게 2020. 8. 10. 개최되는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다(을나 제13호증). 위 출석통지서에 기재된 징계사유는 ‘근무지를 이탈하여 G를 찾아가 회사의 매각을 제안한 행위 등’이라는 취지이다.

15)

원고는 위 인사발령을 통해 참가인을 기술연구소가 아닌 다른 곳으로 자리를 이동시켰고, 아래와 같은 내용의 2020. 8. 3.자 공고를 통해 참가인의 기술연구소 출입을 금지하였다(을나 제14호증). 한편 원고는 2020. 8. 3. 참가인에게 고객지원팀 자재창고를 정리하라는 업무지시를 내리기도 하였다(을나 제15호증).

16)

원고는 2020. 8. 3. 아래와 같은 내용의 ‘협조전’(을나 제17호증)을 통해 참가인에 대하여 휴대전화 사용 및 녹음, 녹화 등을 금지하였다. 위 협조전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7)

원고는 2020. 8. 4. 참가인에게 근무부서 변경에 따라 연봉을 33,600,000원으로 조정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는바(을나 제16호증),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8)

참가인은 2020. 8. 19.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원직복직 미이행 및 급여변경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내용이 담긴 이의제기서(을나 제19호증)를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였다.

19)

참가인은 2020. 8. 27.에는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원직복직 및 급여원상회복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요청서(을나 제20호증)를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였다.

20)

참가인은 2020. 8. 4. 이후 여러 차례 연차휴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2020. 8. 21.자 내용증명 우편 등을 통해 참가인이 연차휴가 사용에 관한 회사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출근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참가인에게 출근할 것을 독촉하였으나, 참가인은 위와 같이 2020. 8. 19.자 및 2020. 8. 27.자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한 후에도 계속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21)

그러자 원고는 2020. 9. 10.자로 참가인을 의원면직 처리한 다음 근로복지공단에 참가인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상실일: 2020. 9. 11.) 신고를 하였다.

22)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2. 4. 이 사건 초심판정에 따른 원직복직 및 임금상당액의 지급에 관한 구제명령 중 원직복직 부분의 불이행을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5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하고, 2020. 12. 10. 원고에게 5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납부할 것을 고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3호증, 을가 제1 내지 8호증, 을나 제1 내지 9, 11 내지 17, 19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라.

구제이익의 존부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근로자가 부당전보 내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전보명령과 해고처분의 효력을 다투던 중 사용자가 그 전보명령과 해고처분을 철회 내지 취소하고 근로자를 복직시켰다면, 근로자로서는 구제를 구하는 사항이 위 복직 등에 의하여 실현됨으로써 구제신청의 목적을 달성하였으므로, 새로운 근무지로의 전보에 대한 효력을 다투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더 이상 구제절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되어 구제이익은 소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2. 8. 선고 2000두7186 판결 참조).

한편 구제이익은 구제명령을 할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247 판결 참조),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당시에 구제이익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중앙노동위원회가 그 구제명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 당시에 구제이익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두22136 판결의 취지 참조).

나)

사용주가 지방노동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해고되었던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해고 이후 복직시까지 해고가 유효함을 전제로 이미 이루어진 인사질서, 사용주의 경영상의 필요, 작업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복직 근로자에게 그에 합당한 일을 시킨 경우, 그 일이 비록 종전의 일과 다소 다르더라도 이는 사용주의 고유권한인 경영권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므로 정당하게 복직시킨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47074 판결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가)

1차 복직명령에 의하여 참가인의 구제신청 목적이 달성되었는지 여부

참가인은 2020. 6. 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에 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원고는 2020. 6. 5. 구제신청이 접수되었다는 공문을 송달받은 후 2020. 6. 8.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를 취소하고 복직을 명하는 내용의 1차 복직명령을 하였으며, 그에 따라 참가인은 2020. 6. 11. 원고 회사에 출근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원래 근무 장소이던 기술연구소의 출입을 금하고 청소업무를 하도록 명령하였다.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 전에 원래 수행하던 업무가 월패드 하드웨어 개발업무였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이 원고가 참가인에게 청소업무를 부여한 것을 두고, 도저히 복직한 참가인에게 합당한 일을 시켰다고 볼 수는 없다(심지어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58조 제7호에 열거된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유형에 해당할 여지가 있어 보임). 더구나 참가인은 2020. 6. 11. 하루만 출근한 후 그 다음날 원고에게 ‘원고가 업무지시 공고문을 통해 청소업무를 명한 것을 고려할 때, 1차 복직명령은 그 진정성이 인정될 수 없고, 여전히 부당해고 상태이다.’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항변서(을나 제11호증)를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고 더 이상 출근하지 않음으로써 1차 복직명령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의사를 명백히 하였다.

따라서 1차 복직명령에 의하여 참가인이 구제를 구하는 사항이 실현됨으로써 구제신청의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원고도 2021. 10. 31.자 준비서면 제9면에서 ‘원고가 주장하는 원직복직은 2020. 6. 11.자 청소업무를 지시한 것이 아니라, 2020. 7. 31.자 유지보수업무로의 인사발령 통지이다.’라는 취지로 입장을 정리한 바 있음).

나)

2차 복직명령에 의하여 참가인의 구제신청 목적이 달성되었는지 여부

2020. 7. 2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취지의 이 사건 초심판정이 내려지자, 원고는 그 다음날 참가인에게 이 사건 초심판정을 받아들여 복직을 명한다는 내용의 2차 복직명령을 하였으며, 그에 따라 참가인은 2020. 7. 31. 다시 원고 회사의 기술연구소로 출근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참가인이 출근하자마자 이 사건 인사발령통지서를 통해 참가인에게 A/S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하고, 기술연구소가 아닌 다른 곳으로 참가인의 근무 장소를 이동시켰다. 또한 원고는 2020. 8. 3.에는 공고를 통해 참가인의 기술연구소 출입을 금지하는 한편, 참가인에게 고객지원팀 자재창고를 정리하라는 업무지시를 내리기도 하였으며, ‘협조전’을 통해 참가인에 대하여 업무 중 사진촬영, 영상촬영, 녹음, 메신저사용과 업무와 관련 없는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기까지 하였다. 더구나 이 사건 해고 전 참가인의 임금은 연봉 5,800만 원(월급 4,833,340원)이었는데, 원고는 2020. 8. 4. 참가인에게 근무부서 변경을 사유로 하여 연봉을 3,360만 원(월급 280만 원)으로 삭감하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인사발령통지를 통해 참가인의 자리를 기술연구소에서 기술지원팀이 사용하는 자리로 배치한 점, 일방적으로 급여를 삭감하는 변경 통지를 한 점, 참가인에게만 근무시간 50분, 휴식시간 10분의 업무시간을 강제하거나 근무 중 일체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관리부 직원들에게 참가인을 감시하라는 업무지시를 하는 등 참가인을 괴롭힌 점 등을 고려할 때, 2차 복직명령은 진정성이 없으며, 참가인은 여전히 부당해고 상태이다.’라는 내용이 담긴 2020. 8. 19.자 이의제기서(을나 제19호증)와 참가인을 기술연구소로 복직시키는 인사 발령통지와 급여를 원상회복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함으로써 이 사건 초심판정을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2020. 8. 27.자 요청서(을나 제20호증)를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였고, 그 전·후로 더 이상 원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 전에 원래 수행하던 업무는 월패드 하드웨어 개발업무로서 2차 복직명령 이후 이 사건 인사발령통지에 의하여 지시받은 A/S 업무(갑 제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A/S 업무는 하드웨어 메인보드의 불량 여부를 점검하고 이를 수리하는 단순 업무에 불과함)와는 그 업무의 성격이 질적으로 다른 점, ② 참가인은 위와 같이 자신에 대하여 A/S 업무를 지시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이 사건 인사발령통지서에 서명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 사건 인사발령통지서의 제목과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위 서명은 참가인이 위 통지서를 수령하였음을 확인하는 취지임은 분명하나, 더 나아가 참가인이 위 통지서에 기재된 업무지시에 따라 A/S 업무를 담당하는 것에 동의한다거나 더 나아가 이를 이 사건 초심판정에 따른 원직복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취지로까지 해석하기는 어려운 점, ③ 원고는, 참가인이 2020. 7. 2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심문회의에서 ‘유지보수업무라면 원직복직으로 볼 수 있을 텐데도 청소업무를 지시하였다.’는 말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2021. 10. 13.자 준비서면 제4면), 위 심문회의 녹취록(갑 제6호증)에 의하면, 참가인은 단지 ‘컴퓨터를 활용하지 않고 종사할 수 있는 업무가 청소업무 밖에 없었다.’는 취지의 원고 측 주장에 대하여 반박하면서 ‘A/S와 같은 업무도 있는데 청소업무를 시켰다는 것은 참가인을 괴롭혀서 다시 자진퇴사를 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혔을 뿐, 원고의 위 주장과 같이 참가인이 A/S 업무라면 원직복직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이 없는 점, ④ 더구나 원고는 2차 복직명령에 따라 참가인이 다시 출근하기 시작한 이후 참가인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급여를 삭감[이 사건 해고 전 연봉 5,800만 원(월급 4,833,340원)에서 연봉 3,360만 원(월급 280만 원)으로]하는 통지를 하였으며, 참가인이 이에 동의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참가인은 2020. 8. 19.자 이의제기서와 2020. 8. 27.자 요청서를 통해 위와 같은 일방적인 급여 삭감에 대해 반대한다는 취지를 명백히 밝힌 점, ⑤ 2차 복직명령 및 그에 따라 참가인이 2020. 7. 31. 원고 회사의 기술연구소로 출근하였을 무렵, 원고의 기술연구소 운영이 중단되었다거나 원고의 사업 자체가 중단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⑥ 아래 마.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점, ⑦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참가인을 특정하여 기술연구소 출입을 금하거나 근무 중 사진촬영, 영상촬영, 녹음, 메신저 사용 등을 금지하는 등 참가인에 대해서만 불이익한 조치를 취한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아무리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상 ‘원고가 업무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사전에 통보하고 참가인의 근무 장소 또는 업무를 변경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역시 원고가 2차 복직명령에 따라 복직한 참가인에 대하여 합당한 일을 시켰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사용주의 고유권한인 경영권을 이유로 정당화 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2차 복직명령에 의하여 참가인이 구제를 구하는 사항이 실현됨으로써 구제신청의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

3)

소결

이와 같이 1, 2차 복직명령에 따른 복직에 의하여 참가인이 구제신청의 목적을 달성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참가인으로서는 여전히 구제절차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참가인의 구제이익이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배치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마.

해고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해고사유의 요지는 ‘참가인이 G에게 찾아가 원고 회사를 매수하고 싶어 하는 회사가 있으니 M&A 의사가 있으면 고려해 보라고 권하였다. 이 행위는 원고의 대표이사인 D 회장의 긴급한 개인 사정으로 대표이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어 대표이사가 변경되는 등 어려운 경영 환경 하에 있는 회사에 해악을 끼치는 행위로 판단한다. 직원들이 동요하게 되고 이 내용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대외 신뢰도 하락 등으로 인해 영업력 약화 등 회사에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는 취지이다.

그런데 이 사건 해고사유는 그 자체로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49조 각 호의 해고사유, 즉 금치산, 한정치산 선고를 받은 경우(제1호),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제2호), 신체 또는 정신상 장애로 직무를 감당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의사의 소견이 있는 경우에 한함)(제3호), 휴직자로서 정당한 사유 없이 휴직기간 만료일 후 7일이 경과할 때까지 복직원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제4호), 징계위원회에서 해고가 결정된 경우(제5호), 기타 제1호 내지 제5호에 준하는 경우로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제6호) 또는 위 다. 1)에서 본 근로계약상 해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하다.

2)

한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2020. 5. 25. 원고 회사의 수석연구원 I과 함께 원고 회사의 대주주이자 관련사 대표인 G를 만나 원고 회사 매각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외 투자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그 다음날 G에게 소외 투자회사 측으로부터 받은 이메일(투자 검토를 위해 자료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음)을 전달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의 대표이사가 실제로 2020. 4.경 구속된 사정과 원고가 참가인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업무방해로 고소한 사건에서 참가인에 대하여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이 내려진 이유 등 제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원고 회사에 해악이 초래되었다거나 대외 신뢰도 하락 및 영업력 약화 등으로 원고 회사에 막대한 손실이 초래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참가인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을 두고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62조 각 호 소정의 징계사유, 그중에서도 특히 ‘업무상 비밀 및 기밀을 누설하여 회사에 피해를 입힌 자’(제2호), ‘회사의 명예 또는 신용에 손상을 입힌 자’(제3호), ‘회사의 영업을 방해하는 언행을 한 자’(제4호), ‘회사가 정한 복무규정을 위반한 자’(제8호), ‘기타 이에 준하는 행위로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한 자’(제10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해고를 통상해고로 보든, 징계해고로 보든 그 해고사유의 존재가 인정되지 않는다.

바.

해고절차의 준수 여부에 대한 판단

1)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뜻한다. 사용자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정하고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성질상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정한 제한을 받는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참조).

한편 특정사유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징계해고사유와 통상해고사유의 양쪽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뿐 아니라 징계해고사유에는 해당하나 통상해고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그 사유를 이유로 징계해고처분의 규정상 근거나 형식을 취하지 아니하고 근로자에게 보다 유리한 통상해고처분을 택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용자의 재량에 속하는 적법한 것이다. 그러나 근로자에게 변명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더라도 해고가 당연시될 정도라는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징계해고사유가 통상해고사유에도 해당하여 통상해고의 방법을 취하더라도 징계해고에 따른 소정의 절차는 부가적으로 요구된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징계해고사유로 통상해고를 한다는 구실로 징계절차를 생략할 수는 없는 것이니, 절차적 보장을 한 관계규정의 취지가 회피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에 불안정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588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단체협약 등의 징계규정에 징계대상자에게 소명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러한 징계절차를 위반하여 징계를 하였다면, 이러한 징계권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절차적 정의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1. 7. 9. 선고 90다807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과거비위행위에 대한 제재로서 하는 불이익 처분이 단체협약 등의 징계규정에 징계절차를 밟아야 하는 징계의 일종으로 규정되어 있다면, 원칙적으로 그 불이익 처분은 징계절차를 밟아야만 유효하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2두10666 판결 참조).

2)

원고의 E 이사가 2020. 5. 29. 참가인에게 보낸 해고통지 이메일에 기재된 이 사건 해고사유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통상해고를 한 것인지, 징계해고를 한 것인지 다소 모호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해고사유의 핵심적인 부분은, ‘참가인이 G를 찾아가 원고 회사를 매수하고 싶어 하는 회사가 있으니 M&A 의사가 있으면 고려해 보라고 권한 행위가 회사에 해악을 끼치는 행위에 해당하고, 그 내용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대외 신뢰도 하락 및 영업력 약화 등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는 취지인바, 만약 그와 같은 사유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이는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62조 제2호, 제3호, 제4호, 제8호, 제10호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따라서 설령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통상해고를 하려는 의사였다고 하더라도 징계해고에 따른 소정의 절차는 부가적으로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3)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64조 제1항은 ‘징계위원회의 위원장은 징계의결을 위한 회의 7일 전까지 징계대상 사원에게 서면으로 통보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징계위원회는 의결 전에 해당 사원에게 소명할 기회를 부여한다.’고 규정하며, 제65조는 ‘징계결과통보는 해당 사원에게 서면으로 통보한다.’고 규정하고, 제66조 제1항은 ‘징계처분을 받은 사원은 징계결정이 부당하다고 인정될 때 징계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재심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함에 있어 위와 같은 징계해고를 위한 절차를 거쳤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며(원고도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 다투지 않고 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에 대한 해고사유의 존재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참가인에게 변명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더라도 해고가 당연시될 정도라는 등의 특별한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여지도 없다.

4)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 정의에 반하여 무효이다.

사.

소결론

1, 2차 복직명령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에게는 여전히 구제이익이 인정되는데, 이 사건 해고사유의 존재는 인정할 수 없으며, 원고는 적법한 해고 절차를 준수하지도 않았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에 원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정웅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