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2. 2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02. 1. 14.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약 110명을 사용하여 골프장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05. 8. 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경리·회계 팀장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2019. 8. 8.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로 원고에 대한 정직 3개월을 의결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의 대표이사는 2019. 8. 9. 인사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하였고, 인사위원회는 2019. 8. 10.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의결하였다. 참가인은 2019. 8. 12. 원고에게 해고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
원고는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2019. 9. 20.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1. 15.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일부 인정되지 않고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19. 12. 2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2. 20.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일부 인정되지 않으나 징계양정이 적정하므로 정당하다'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나 제21, 22, 52, 5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절차적 위법 여부
인사위원회 구성의 위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인사위원회규정 제2조는 "위원회는 부장 및 과장, 노조대표와 여직원대표로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여직원대표를 위원으로 포함시키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
피고 및 참가인
인사위원회규정 제2조는 예시적 열거 규정이고 그 취지는 징계대상자가 여성근로자이거나 징계사유가 직장 내 성희롱 등 여성근로자의 인권과 관련된 경우 여성근로자의 인권을 보호, 존중하기 위한 것이다. 참가인은 최근 7년간 11건의 징계사건을 위한 인사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징계대상자가 여성근로자인 경우 또는 징계사유가 직장 내 성희롱인 경우에만 여직원대표를 인사위원회에 포함시키고, 여성근로자의 인권과 무관한 사건의 경우에는 여직원대표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참가인의 인사위원회 구성 관행에 비추어 볼 때 여직원대표를 당연직으로 볼 수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에 여직원대표를 포함시키지 않았더라도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인정사실
참가인의 내규와 단체협약 중 인사위원회 관련 부분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은 최근 7년간 11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징계절차에서 징계대상자가 남성근로자이고 안건이 여성근로자의 인권과 무관한 경우에는 여직원대표를 인사위원회 구성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는 위원장 H(경영지원부장), 위원 I(고객서비스부 영업팀장), J(코스관리부장), K(신코스팀장), L(경기과장), M(노조위원장)으로 구성되어 여직원대표는 위 인사위원회에 포함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23, 25, 26, 36, 37, 7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에서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경우 이와 다르게 징계위원회를 구성한 다음 그 결의를 거쳐 징계처분을 하였다면, 그 징계처분은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그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립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노사 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가지는데, 이러한 취업규칙의 성격에 비추어 취업규칙은 원칙적으로 그 객관적인 의미에 따라 해석하여야 하고,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벗어나는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7두7079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인사위원회의 구성에 관한 규정은 징계의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성이 있는 점, ② 인사위원회규정 제2조는 "위원회는 부장 및 과장, 노조대표와 여직원대표로 구성한다."고 규정하여 징계대상자의 성별이나 징계사유의 내용에 따라 위원회 구성을 달리할 수 있는 단서 또는 예외를 두고 있지 않은 점, ③ 취업규칙 제60조 및 이에 근거를 둔 인사위원회규정 제1조는 징계의 공정을 기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고, 단체협약 제20조 제4호는 "징계위원회에 노조위원장 1명, 여직원대표 1명을 인사 처리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하여 배석"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인사위원회의 구성에 여직원대표를 포함시키도록 규정한 취지는 여성근로자의 인권 보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사위원회 구성의 다양성을 보장함으로써 징계 등 인사 관련 논의에 다양한 관점 및 가치관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여 인사 처리의 공정을 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여직원대표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절차상 하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
이 사건 해고는 인사위원회 구성에 하자가 존재하므로 원고의 나머지 재심의 관련 절차상 하자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다.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참가인 대표이사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등 유출 관련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참가인의 1인 주주이자 지주회사인 사단법인 G(이하 'G')의 부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참가인 대표이사의 법인카드·경조비·화환대 사용내역, 취득세 추가 납부 및 가산세 내역, 세무조사 진행상황, 손해배상사건 관련 자료 등(이하 '이 사건 자료')을 제출하였고, 이 사건 자료는 사실이거나 사실로 보기에 상당한 근거가 있으므로 허위라고 할 수 없으며, 기밀이나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자료의 제출로 인하여 기밀이 외부로 유출되었다거나 대표이사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
피고 및 참가인
원고는 대표이사가 내부 자료를 외부에 제출하는 경우 대표이사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수차례 강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의 사전 승인 없이 비밀에 해당하는 이 사건 자료에 대표이사에 관한 부정적인 의견을 부기하여 E에게 제출함으로써 기밀을 누설하고 대표이사를 해임시키려는 E의 음모에 적극 동조하였다. 원고의 비위행위는 명령복종의무 위반, 비밀유지의무 위반, 접대비 지출 근거의 기밀성 위반, 내부자료 유출 금지 교육 위반 및 대표이사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
인정사실
G은 참가인의 주식 100%를 보유한 1인 주주로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원고는 참가인의 경리·회계 팀장과 G의 예·결산 총괄관리자를 겸하면서 참가인의 경리·회계 업무뿐만 아니라 G의 예·결산 총괄관리 업무, 이사회 보고자료 준비업무 등을 함께 담당하였다.
참가인의 대표이사 D는 2019년 G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직원들에게 수시로 회사의 내부 자료를 외부에 제출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대표이사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지시하였고, 매주 화요일 개최되는 업무회의 시에도 동일한 내용을 지시하였다.
2019. 3. 1. 개최된 G 정기총회에서 이사장으로 N, 부이사장으로 E이 각 선출되었다.
E은 2019. 3. 4.경 원고에게 D의 2016년 ~ 2018년 업무추진비(법인카드, 경조비, 화환대) 사용내역을 정리하여 아무에게도 보고하지 말고 자신이나 이사장 비서실에 제출하도록 요청하였다.
E은 2019. 3. 7.경 원고에게 연락하여 F 취득세 추가 납부 및 가산세 내역 관련 자료 등을 함께 제출하도록 요청하였다.
원고는 D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정리하면서 D가 소지한 법인카드로 업무추진비를 결제한 내역과 공용 법인카드로 D의 업무추진비를 결제한 내역을 함께 정리하였다.
2016년 ~ 2018년 기간 동안 D가 소지한 법인카드의 사용금액 합계는 41,150,720원인 반면, 이 사건 자료에 기재된 D의 법인카드 사용금액 합계는 58,432,400원으로서 아래 표 기재와 같이 17,281,720원이 더 크다.
원고는 2019. 3. 7. 내지 2019. 3. 8.경 G 이사장의 비서인 O에게 이 사건 자료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 자료 중 법인카드 사용내역은 일부 항목이 진한 글씨로 표시되어 있고 비고란에 "가족식사", "가족휴가", 하단 여백 부분에 "진한 글씨는 실제 사용하지 않고 기자를 통한 선결제로 판단됨."이라고 각 기재되어 있다. 화환대 사용내역은 일부 항목이 진한 글씨로 표시되어 있고 하단 여백 부분에 "진한 글씨는 업무무관 개인적인 사용으로 판단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E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에는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와 E의 2019. 8. 12. 통화내용 녹취록에는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 있다.
G의 전임 부이사장 P(2016. 3. 1. ~ 2019. 3. 1.), Q(2013. 3. 1. ~ 2016. 3. 1.)의 각 사실확인서에는 '본인은 G 부이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G의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B의 자료가 필요한 경우 G 이사장의 사전 승인을 얻은 후 B 대표이사와의 협의를 통해서만 자료를 제출받았고, B 직원에게 직접 지시하여 자료를 제출받은 사실이 없다'고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의 본부장 H, 영업팀장 I, 코스관리부장 K, 카트팀장 L의 각 사실확인서에는 '참가인과 G은 전혀 별개의 회사로 운영되어 왔고, 지금까지 업무를 하면서 참가인 대표이사의 승인을 받지 않고 G 이사장이나 부이사장, 감사 등에게 직접 자료 제공이나 업무 보고를 지시받은 바 없으며, 필요할 경우 항상 대표이사를 거쳐 자료 제공, 업무 보고가 이루어졌음을 확인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2019. 7. 20. 개최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회사의 내부 자료를 외부에 제출하는 경우 반드시 대표이사의 결재나 승인을 득한 후 외부에 제출하라는 지시를 들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22, 23호증, 을나 제3 내지 10, 28, 56, 62, 7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과 을나 제23, 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대표이사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E에게 이 사건 자료를 제출한 행위는 명령복종의무 위반, 내부자료 유출금지교육 위반, 비밀유지의무 위반, 대표이사의 접대비 지출근거와 기밀성 위반에 해당하나 명예훼손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취업규칙 제28조는 "종업원은 소속 부서장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 기타 업무수행을 함에 있어 복무규율은 별도의 복무내규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고, 복무내규 제16조는 "회사의 기본 통수계통은 대표이사-부장-과장-팀장-평직원-계약직의 체계로 되며 모든 종업원은 이 체계에 절대복종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취업규칙 제6조 제2호는 "상위자의 승인 없이 서류, 장부, 비품 등을 공개 또는 외부에 반출하지 못하며, 재직 시나 퇴직 시를 막론하고 회사의 비밀을 누설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복무내규 제2조 제3호는 "회사에 불이익한 행동을 하지 아니하며 재직 중 또는 퇴직 후라도 업무상 취득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은 민법상 사단법인인 G과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상법상 주식회사이다. G이 참가인의 주식 100%를 소유한 1인 주주라고 하더라도 참가인에 대한 지배·개입은 주주권 행사를 통해서만 가능하고, 참가인에 대한 주주권은 G의 대표자인 이사장이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G의 부이사장인 E은 원고를 비롯한 참가인 소속 임직원들에게 직접 참가인의 내부 자료를 제출하도록 지시할 권한이 없다.
G의 전임 부이사장 P, Q는 '재임기간 동안 참가인의 자료가 필요할 경우 G 이사장이나 참가인의 대표이사의 사전 승인이나 협의를 통해 관련 자료를 보고받았고, 참가인의 직원에게 직접 지시하여 자료를 보고받은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고, 참가인의 H, I, K, L은 '대표이사의 승인을 받지 않고 G 이사장이나 부이사장, 감사 등에게 직접 자료를 제공하거나 업무 보고를 지시받은 사실이 없고, 필요할 경우 항상 대표이사를 거쳐 자료 제공 및 업무 보고가 이루어졌다'고 진술하였다.
원고가 G의 경리·회계 업무와 참가인의 경리·회계 업무를 함께 담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의 경리·회계 팀장 지위에서 참가인의 내부 자료를 G에 제공하기 위해서는 참가인 대표이사의 사전 승인을 받는 등 정해진 절차에 따라 제공하여야 하고 참가인의 내부 결재라인을 무시한 채 함부로 이를 공유하여서는 안 된다. 따라서 원고가 G 부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자료를 제출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정당한 업무수행으로 볼 수 없다.
원고는 참가인이 매주 화요일 업무회의 시는 물론 2019년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수시로 내부 자료를 외부에 제출하는 경우 반드시 대표이사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지시 및 교육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의 승인을 받지 않고 이 사건 자료를 E에게 제출함으로써 명령복종의무와 내부자료 유출금지 교육을 위반하였다.
이 사건 자료는 참가인 대표이사의 업무추진비(법인카드·경조비·화환대) 사용내역, F 취득세 추가 납부 및 가산세 내역, 중부지방국세청 세무조사 진행상황, 손해배상 지급합의 요청서, 손해배상사건 합의서 작성의 건 품의서 및 합의서, 이사회 회의자료 등으로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아니한 참가인의 재정과 세무 및 법률분쟁에 관한 민감한 내부 자료이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아니하는 것이 참가인에게 이익이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비밀에 해당한다. 원고는 E에게 참가인의 비밀 내지 기밀에 해당하는 이 사건 자료를 제출함으로써 비밀유지의무와 대표이사의 접대비 지출근거의 기밀성을 위반하였다.
한편, 참가인은 원고가 대표이사를 음해할 목적으로 이 사건 자료에 대표이사가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하였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부정적인 의견을 임의로 기재하고 대표이사의 법인카드 사용금액을 허위로 부풀려서 기재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원고는 E이 '본인은 경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경리전문가인 원고가 보기에 특이하거나 문제가 있어 보이는 부분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체크를 해서 정리해 달라'고 부탁하여 원고의 의견을 기재하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E도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진술을 한 점, ② 원고가 법인카드 사용내역 중 진한 글씨로 표시한 부분은 근무시간 중 정액으로 결제되거나 식대로 보기에는 금액이 큰 부분 등으로서 원고가 해당 결제내역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현저히 자의적이거나 불합리하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③ 이 사건 자료에 기재된 법인카드 사용금액이 D가 소지한 법인카드의 사용금액보다 큰 것은 공용 법인카드로 D의 업무추진비를 결제한 내역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므로 원고가 D의 법인카드 사용금액을 허위로 부풀렸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대표이사를 음해할 의도로 이 사건 자료를 작성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가 이 사건 자료에 "진한 글씨는 실제 사용하지 않고 기자를 통한 선결제로 판단됨", "진한 글씨는 업무무관 개인적인 사용으로 판단됨" 등과 같이 대표이사가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하였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의견을 기재하여 제출함으로써 대표이사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위 문구를 기재하게 된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게 대표이사의 명예를 훼손할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해당 문구는 원고의 의견을 기재한 것일 뿐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대표이사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참가인은 원고가 이 사건 자료를 E에게 제출한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개인정보란 살아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의미하는데, 이 사건 자료에 기재된 법인카드 사용내역, 화환대 사용내역, 세무조사 진행현황 등은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가 E에게 이 사건 자료를 제출한 것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추가 경위서 작성 지시 불이행 관련
당사자의 주장
원고
D는 원고가 작성한 경위서에 대하여 자신의 일방적인 의견이나 평가를 포함시킨 경위서를 다시 작성하도록 지시하였다. 이러한 D의 요구는 대표이사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여 원고에게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강요하는 것으로서 부당한 요구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이를 거부한 것은 명령복종의무 위반이 아니다.
참가인
원고는 D의 경위서 작성 지시에 대하여 무성의하고 진실하지 못한 태도를 견지하면서 지시에 불응하였으므로 명령복종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인정사실
원고는 2019. 5. 21. 참가인에게 대표이사의 승인을 받지 않고 E에게 이 사건 자료를 제출한 이유에 관한 경위서(이하 '1차 경위서')를 제출하였다.
D는 2019. 5. 23. 원고가 제출한 1차 경위서에 "업무지시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잘못" 등의 문구를 추가로 기재한 후 원고에게 해당 내용을 추가한 경위서를 다시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지시하였다.
원고는 2019. 6. 5. 1차 경위서와 동일한 내용의 마지막 줄에 "경위서 작성을 동일한 내용으로 제출합니다."라는 문구를 추가한 2차 경위서를 제출하였다.
D는 2019. 6. 5. 원고에게 경위서를 다시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지시하였다. 원고는 1차 경위서와 동일한 내용에 "사장님께서 추가로 경위서에 작성하라고 지시하신 내용은 당시의 경위서 작성에 포함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여 동일한 내용으로 제출합니다."라는 문구를 추가한 3차 경위서를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5호증, 을나 제12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취업규칙에서 사용자가 사고나 비위행위 등을 저지른 근로자에게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경우, 그 시말서가 단순히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사고 등에 관하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취업규칙 규정은 헌법에 위반되어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에 따라 효력이 없고, 그에 근거한 사용자의 시말서 제출명령은 업무상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두6605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D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자료를 E에게 제출하게 된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1차 경위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점, ② 이에 대하여 D는 원고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취지의 내용을 추가하여 경위서를 다시 작성하도록 요구한 점, ③ D의 이러한 추가 경위서 작성 요구는 원고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업무상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D의 추가 경위서 작성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명령복종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서류 위·변조 등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관련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원고의 일련의 행위가 신의성실의무 위반에도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징계사유가 되는 비위행위 내용의 구체성이나 명확성 없이 막연한 주장을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적법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
판단
원고가 대표이사를 음해할 목적으로 이 사건 자료에 "진한 글씨는 실제 사용하지 않고 기자를 통한 선결제로 판단됨", "진한 글씨는 업무 무관 개인적인 사용으로 판단됨"이라는 문구를 기재하였다고 볼 수 없음은 앞에서 판단하였고,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대표이사를 음해할 목적으로 E에게 F 취득세 추가 납부 및 가산세 내역 관련 자료를 위·변조하여 제출하였다거나 E이 원고에게 중부지방국세청 세무조사 진행 상황 관련 자료, 손해배상금 지급합의 요청서, 손해배상사건 합의서 작성의 건 품의서 등의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자발적으로 해당 자료를 E에게 제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이 사건 자료는 허위라고 할 수 없고 그 내용이 기밀 또는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 점, 이 사건 자료의 제출은 1인 주주이자 지주회사인 G 부이사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서 사적인 목적이나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고 위 자료를 외부에 유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는 점, 원고는 G 부이사장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운 지위에 있었던 점, 원고는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없고 성실하게 근무해 온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부당하다.
피고 및 참가인
원고는 참가인의 기밀 내지 업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이 사건 자료에 대표이사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임의로 기재하여 유출함으로써 대표이사를 해임시키려는 E의 부당한 목적 또는 음모에 적극 동조하였는바, 이는 대표이사에 대한 적대적·도전적 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원고는 참가인에게 위·변조된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참가인의 경위서 제출 지시에 불성실하게 임하였으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개전의 정이 없다. 원고의 비위행위로 인하여 직장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되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가 깨졌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판단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갑 제9호증의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그 권한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중 대표이사에 대한 명예훼손, 추가 경위서 작성 지시 불이행으로 인한 명령복종의무 위반, 서류 위·변조로 인한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자료를 자발적으로 제출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의 1인 주주이자 지주회사인 G 부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제출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자료를 작성하여 제출하게 된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대표이사를 음해할 목적으로 이 사건 자료를 작성하여 제출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원고가 G의 예·결산 총괄관리자 지위를 겸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입장에서 G 부이사장의 지시를 거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참가인은 E이 2019. 3. 1. G 총회에서 부이사장으로 선출되었으나 이사로 등기되지 않은 상태에서 2019. 3. 14. 사임하였으므로 부이사장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G의 정관에는 임원의 취임절차와 관련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점, 민법 제54조 제1항에 의하면 이사 변경 등기에는 실체적 효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E은 2019. 3. 1. 총회에서 부이사장으로 선출됨과 동시에 부이사장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약 14년 동안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없고, 2013. 2. 28. 참가인 회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공로패를 받는 등 성실하게 근무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소결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일부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재경 김언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