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4. 2. 선고 2020구합5994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93. 12. 31. 설립되어 상시 27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자동차 차체 부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광주공장, 서산공장 및 평택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참가인은 2003. 2. 17. 원고의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하여 광주 북구 D에 있는 광주 공장에서 근무하던 사람으로서, 원고의 유일한 노동조합인 E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나.

원고는 2019. 8. 28.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이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로 단체협약 제25조 및 취업규칙 제72조 등을 위반하였다며 참가인을 2019. 9. 5.자로 해고하기로 의결하고 이를 참가인에게 통보하였다.

다.

참가인은 2019. 9. 2. 원고에게 징계처분 항고서를 제출하였는데, 원고는 2019. 9. 9. 재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나.항의 징계사유 모두를 인정하고 참가인에 대한 2019. 9. 10.자 징계해고 처분(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을 확정하였다.

라.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며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1. 22.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1, 3징계사유만이 인정되고 위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부당하다. 그리고 이 사건 해고가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참가인의 구제신청 중 부당해고 부분은 인용하고, 부당노동행위 부분은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G/H,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마.

원고 및 참가인은 모두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제2-2징계사유도 징계사유로 인정하는 외에는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 및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C/I,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각 비위행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아니함에도 참가인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지 않은 점, 원고로서는 조직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하여 참가인에 대한 엄중한 징계가 불가피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그 징계양정 역시 적정하다. 따라서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징계처분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1)

제1징계사유 부분

가)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9. 7. 19. 오전 근무 중 SK SIDE MBR RH90 공정 및 100공정의 총 15개 제품에 동료 직원인 J의 성명을 매직펜으로 표기하였다.

(2)

참가인은 2019. 8. 14. 실시된 사고조사 당시 낙서를 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전에 불량이 났던 부분도 있고 계속 졸려서 잠도 깨려고 심하게 장난을 쳤다’고 진술하였다.

(3)

당일 작성된 작업일보에 기재된 각 라운드별 생산수량, 중단시간 및 비가동 내용은 다음과 같다.

(4)

J은 2019. 7. 19. 작성한 경위서에 ‘마지막 공정작업자인 본인이 확인해보니 완성제품 10개 정도 불량으로 제외시키고, 라인 공정 안에 낙서가 된 제품이 걸려 있어서 라인 반장인 K 반장에게 12:19경 전화해서 모든 상황을 보고했다’, ‘참가인을 쳐다보니 참가인이 장난이었다는 제스처를 취하였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

(5)

K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다음과 같은 취지로 증언하였다.

(6)

J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다음과 같은 취지로 증언하였다.

(7)

참가인과 같은 라인에서 근무하는 N, O은 2020. 9. 2. ‘2019. 7. 19. 2라운드 근무 종료시간(12:30) 몇분 전에 생산을 안하고 라인이 중단되어 있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내지 8, 16, 35 내지 3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1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K, J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의하면, 참가인이 근무 중 고의적으로 생산 제품에 동료 직원의 성명을 낙서함으로써 작업장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취업규칙 제72조 제3호, 단체협약 제25조 제3호의 비위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제1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①

참가인이 생산 제품에 동료 직원의 성명을 낙서한 행위 자체는 시인하고 있는데, 잠을 깨려고 장난으로 낙서를 하였다는 참가인의 변소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또한 이러한 낙서행위는 그 자체로 작업장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함이 분명하다.

②

당일 점심시간 이전에 생산라인 중단이 있었는지에 관한 증인 K과 J의 진술이 서로 상반되는데, J에게 라인을 임의로 멈출 권한이 있는지 여부가 불명확하고, J이 제품을 검수하면서 낙서가 된 제품을 파렛트에 적재하지 않고 따로 빼두기만 한 것이라면 생산라인 자체는 중단되지 않았을 개연성이 있는 점, 객관적인 증거인 작업일보에 12:19부터 12:30까지의 라인 중단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참가인이 근무하는 라인의 공법기준 UPH(시간당 생산량)와 실제 UPH가 일치하지 않을 여지가 있어 공법기준 UPH만으로 생산라인 중단 여부를 명확히 추단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당일 점심시간 이전에 생산라인이 실제 중단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나 생산라인 자체가 중단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J이 낙서가 된 제품을 선별하여 따로 빼두는 일련의 과정에서 J의 업무 수행에 지장이 초래된 것은 분명하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위와 같은 범위 내에서는 여전히 정당하다. 또한, 당일 작업일보에도 3라운드에 ‘불량 부족수량 15EA 생산 및 선별 이적 작업’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참가인이 근무하는 공정은 4명이 1개조로 구성되는데, 14:20부터 14:40까지 참가인 및 J이 경위서를 작성하고 참가인이 낙서를 지웠다면 그 시간동안 해당 라인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노조교육이 종료된 이후 약 20분 정도는 실제 생산라인이 정지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만약 참가인이 낙서한 제품이 미처 발견되지 못하여 출고되었을 경우, 도급업체인 P로부터 클레임을 받거나 원고가 평가상의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었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2)

제2-1징계사유 부분

가)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9. 7. 26. 19:50경 사내 협력업체인 L에서 운영 중인 SK HOOD, SK T/GATE 라인에 들어가서 현장 사진을 수차례 촬영하였다.

(2)

L 관리자인 Q 차장은 2020. 5. 29.자 문답서에서 ‘참가인이 헤밍프레스 등을 촬영하는 것을 목격하였고, 참가인이 본인을 보고는 사진촬영을 중단하고 급히 자리를 떠났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

(3)

참가인은 2019. 8. 14. 실시된 사고조사에서 사진 촬영사실을 인정하면서 ‘노조활동을 하면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천장 비 새는 것, 용접 흄 상태 및 채광 부분 때문에 찍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4)

촬영 장소인 L의 작업라인은 정문 경비실에서 탈의실로 가는 경로 도중에 있는 독립된 별도의 건물 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위 건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별도의 출입문을 거쳐야 한다.

(5)

참가인은 2017년까지 이 사건 노동조합의 광주지부장으로 활동하였고, 2018. 1.경부터 같은 해 7.경까지 광주지부 교육부장 직책을 수행하였다. 한편, 2018. 2. 21. 실시된 R노조 10기 1년차 노동안전 기획교육 위험성평가(호남권) 참석자 명부에는 참가인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노안부장 자격으로 참석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노동조합 광주지부에서는 참가인에게 ‘광주지부 노안부장’ 명찰을 제작하여 주기도 하였다.

(6)

이 사건 노동조합의 광주지부장 S은 각 사실조회에 대하여 ‘광주지부에는 별도의 임원 규정이나 집행부 설치 규정이 없지만, 그동안 관행적으로 지부장이 지부집행부장을 임명해왔다’, ‘별도의 임명절차는 없고, 노동안전부장의 명함을 제작해주거나 노조 조끼에 착용할 수 있는 명찰을 제작하여 지급하는 방식으로 임명한다’, ‘참가인은 현 지부장의 요청으로 2018. 1. ~ 7. 및 2019. 6. ~ 2019. 9. 교육부장과 노동안 전부장에 선임되어 활동하였다’, ‘참가인이 노조안전부장으로 활동할 당시 안전관련 활동의 일환으로 의문이 드는 작업장 등에 대한 사진촬영 후 노동조합 지부장과 공유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논의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7)

원고의 광주공장 정문 경비실 앞에는 회사 내에서의 사진촬영이 금지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5, 16, 22, 42호증, 을나4, 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사건 노동조합 및 이 사건 노동조합 광주지부에 대한 각 사실조회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1)

취업규칙 제68조 이하에서는 ‘취업규칙이나 회사 일반규칙에 위반된 행위를 하였을 때’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원고의 표준보안규정 제1.4 역할과 책임 중 1.4.1.3)에서는 임직원 및 계약관계에 있는 모든 인원이 영업비밀을 과도하게 취득, 보관하거나 사외로 무단 반출하는 등 보안사고의 개연성이 있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L 작업라인에 들어가서 현장 사진을 수회 촬영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이 위와 같은 촬영행위로 인하여 원고의 표준보안규정을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2-1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

①

이 사건 노동조합 광주지부의 노동안전부장 임명 절차 및 참가인이 노동안전부장으로 실제 활동한 이력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광주지부 노동안전부장 직위에서 노조활동의 일환으로 이 부분 촬영행위를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설령 참가인이 노동안전부장의 직책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안전보건을 위한 활동 자체가 금지되는 것도 아니다.

②

그러나 참가인이 노동안전부장의 직위에 있었는지 여부, 그리고 이 부분 촬영행위가 정당한 노조활동의 일환이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그 촬영행위로 인하여 원고의 영업비밀을 과도하게 취득함으로써 보안사고의 개연성이 발생하였다면 이는 보안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참가인이 당시 촬영한 사진이 제출되지 아니하여 촬영대상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 Q의 진술내용만으로는 참가인이 실제로 원고의 헤밍프레스를 촬영하였는지 여부, 위 헤밍프레스 등이 원고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이 부분 촬영행위로 인하여 원고의 영업비밀이 과도하게 취득, 보관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③

원고가 원칙적으로 공장 내 사진촬영을 금지하는 취지는 영업비밀 보호 등 보안을 위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를 외부인이 아닌 근로자가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안전보건을 위해 사진촬영을 하는 행위까지 금지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부당하다.

3)

제2-2징계사유 부분

가)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9. 7. 26. L에서 운영 중인 SK PNL ASSY 라인에 들어가서 SK PNL OP BOX-2 고정 조작판(이하 ‘이 사건 조작판’이라 한다)을 눌러 임의로 조작하였다.

(2)

참가인이 임의조작한 조작판이 위치한 L의 SK RR FLR ASSY 라인에서는 P의 T 차량에 들어가는 리어플로어를 조립하여 납품하는데, OP박스는 제품을 조립하는 로봇의 작업 프로그램 입력 및 수정, 생산 설비의 운영시스템 입력 및 수정, 공정차종 흐름의 변경 등을 담당하는 기계이다. 그리고 L는 P가 사양별 주문에 따라 제공한 서열 정보를 바탕으로 생산지시서를 작성하여, 소속 근로자들이 정해진 수량의 제품을 생산하도록 하고 있다.

(3)

참가인은 2019. 8. 14. 실시된 사고조사에서 이 사건 조작판을 조작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차종을 서열 때문에, 가끔씩 한번씩 보는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4)

참가인과 같은 SK SIDE MBR 라인에서 근무하는 O은 ‘참가인이 근무하는 라인에서는 하나의 사양만을 생산하기 때문에 L회사 SK RR FLR 라인에서 생산하는 리어플로어의 종류나 수량을 확인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그리고 L 소속으로서 SK PNL OP BOX-2 고정 조작판이 있는 공정에서 근무하는 U은 ‘2019. 1. 1.부터 현재까지 원고 측 직원이 본인에게 오늘 리어플로어를 몇대 생산하느냐고 물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취지로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5)

증인 K은 이 법정에서 ‘원고의 직원이 평소 협력업체 사업장의 조작판을 직접 조작하는 경우를 보거나 들은 바 없다. 그런 행위를 할 경우 생산 서열이 꼬이거나 설비에 에러가 발생하여 L 작업장 라인이 멈출 수 있다’, ‘OP 판넬 조작판으로 남은 수량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반면, 증인 J은 이 법정에서 ‘참가인과 증인이 속한 공정 근무자들은 당일 생산물량을 L 직원들에게 물어보거나 작업자가 없으면 SK PNL OP BOX-2 고정 조작판을 눌러 확인하기도 하였다’, ‘참가인과 증인이 속한 공정의 생산물량이 L 라인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므로, 야간 근무조가 해야할 작업량이 궁금하여 조작판을 눌러서 확인한 것이다’, ‘조작판을 잘못 누를 경우 L 라인이 중단될 수도 있을 것이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6)

L 대표 V은 2019. 7. 29. 참가인이 임의로 L의 조작판을 조작한 행위에 대하여 항의하며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16, 24, 25, 28, 44, 45, 54, 55호증, 을나 제16, 17호증의 각 기재, 증인 K, J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L 라인에 있는 고정 조작판을 임의로 조작한 행위는 정상적인 조업에 위험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수 있는 행위로서 취업규칙 제68조 제1호 등에서 규정하는 회사의 일반규칙에 위반하는 행위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제2-2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①

참가인이 속한 공정에서는 L의 서열에 상관없이 단일한 사양의 제품만을 생산하므로 굳이 L 라인의 차종이나 생산물량을 확인하기 위해 고정 조작판을 조작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②

L의 경우 P의 요청에 맞추어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서열에 따라 생산하므로, 참가인 등이 L 라인의 생산물량을 확인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 등이 속한 공정에서 수행하여야 할 정확한 생산량을 알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설령 L의 생산물량 확인을 통해 참가인 등이 생산하여야 할 대략적인 물량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 등에게 협력사인 L의 고정 조작판을 임의로 조작할 아무런 권한이 없음이 명백한 이상, 위와 같은 행위를 규칙에 위반되지 않는 정당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 ③ 참가인 등 원고 측 직원이 L의 고정 조작판을 잘못 조작하였을 경우 L의 생산라인이 중단될 수 있는 위험성이 충분히 있고, 이 경우 원고의 생산 공정에도 영향을 미치거나 원고가 손해배상 등의 책임 등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4)

제3징계사유 부분

가)

인정사실

(1)

참가인은 1991.경 F전문대학 건축과에 입학하여 1997.경에 졸업하였는데, 위 대학교는 참가인의 재학 당시에는 2년제 전문대학이었다가 2012.경부터 4년제 전문대학으로 변경되었다.

(2)

참가인이 2003. 2. 17. 원고에 입사할 당시 제출한 이력서에는 위와 같은 참가인의 대학교 관련 학력이 누락되어 있는데, 원고는 2019. 8. 12. 이 사건 징계절차에서 다른 징계사유에 관한 사실관계를 조사하다가 이를 확인하였다.

(3)

참가인이 원고에 입사할 당시, 원고는 현장직 사원을 모집 및 채용할 때 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이하인 자를 자격요건으로 하고 있었는데, 참가인은 채용을 위한 면접과정에서도 자신의 대학교 졸업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6 내지 48, 59호증, 을나 제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1)

취업규칙 제72조 제4호 및 단체협약 제25조 제4호는 모두 ‘위장취업하여 취업 후 적발되었을 때’를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2)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49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대학교 졸업사실을 이력서에 기재하지 않은 행위가 곧바로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에서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위장취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로 사용자인 원고와의 신뢰관계가 훼손된 것은 명백하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 중 학력을 허위 기재함으로써 노사간의 신뢰관계를 훼손한 부분에 한하여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①

‘위장취업’을 징계해고 사유로 규정한 취지는 고학력자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노동을 제공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 조직 및 활동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최종학력을 낮게 기재하고 생산직 근로자로 취업한 후 노사분쟁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 측면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따라서 근로자가 위와 같이 본래의 목적을 숨기고 거짓으로 취업하였음이 인정되지 않는 단순한 학력 허위 기재까지 ‘위장’취업에 포섭하여 곧바로 징계해고사유로 보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취지에 비추어 그 정당성을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

②

게다가 참가인의 입사 당시의 취업규칙(2001. 11. 1. 변경, 2002. 1. 1. 시행) 제88조 제2항은 ‘입사서류에 학력 및 경력, 자격 등을 허위로 작성하여 부당한 방법으로 채용된 자’는 해고 조치한다고 규정하였던 반면, 이 사건 해고 당시의 취업규칙(2019. 7. 11. 개정) 제72조 제4호는 ‘위장취업하여 취업 후 적발되었을 때’를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바, 각 규정의 문언 및 취지에 비추어 이 사건 해고 당시에도 여전히 취업규칙에서 ‘학력의 허위 기재’를 해고사유로 포함하고 있다고 해석하기 어렵다.

③

참가인이 입사할 무렵에는 취업자들의 평균 학력 수준이 상승하여 대학 졸업자가 생산직에 근무하는 것이 더 이상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려웠던 점, 참가인은 2년제 전문대를 졸업한 것으로서 생산직에 지원하는 것이 이례적인 하향취업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현재는 전문대 졸업자도 원고의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점, 참가인이 대학 시절에 노동운동을 적극적으로 주도하였다거나, 원고에 입사하여 약 16년간 근무하면서 노사분쟁을 야기하거나 그로 인해 징계를 받은 사실도 찾아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단순히 학력을 허위 기재하였다는 사정을 넘어 임금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노동운동 등 다른 목적을 위한 ‘위장’취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④

참가인을 채용할 당시 원고가 현장직 사원의 학력요건을 고졸 이하로 정하여 채용공고를 하였음에도 참가인이 허위의 학력을 기재한 것은 원고의 직원 채용에 관한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원고의 신뢰관계를 훼손한 것이다(참가인은 원고가 협력업체 직원이던 참가인을 특정하여 채용하였다고 주장하나,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5)

제4징계사유 부분

(1)

인정사실

가)

K은 2019. 8. 13. ‘참가인이 2019. 8. 12. 07:45경 현장 휴게소에서 본인, W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지방노동위원회 사건 진행 중에 공익위원이 변경되었다. 원고가 지방노동위원회에 돈을 주고 로비를 해서 회사가 승소하게 만들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나)

원고 직원 X는 2019. 11. 7. ’참가인이 2019. 7. 30. 08:00경 현장 흡연실에서 “원고가 노동위원회에 돈으로 로비를 해서 지방노동위원회 사건을 승소했다”는 말을 하였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L 직원 Y은 2019. 8. 13. ’참가인이 2019. 7. 29. 12:50경 흡연실에서 “원고와 L에서 노동위원회에 돈으로 로비를 해서 파견 관련 사건에서 승소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다)

K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2019. 8. 12. 07:45경 참가인으로부터 원고가 노동위원회에 돈을 주어 유리한 판정을 받았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고, 당시 W은 좀 떨어진 곳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으므로 참가인과 증인의 대화에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고 증언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29, 30, 34, 61, 62호증의 각 기재, 증인 K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K이 위증죄의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허위사실을 증언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비록 X와 Y의 각 진술 내용이 2019. 8. 12.에 있었던 참가인의 발언을 직접 대상으로 하고 있지는 않으나, 그 무렵 참가인이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동료 직원들에게 하였다는 내용으로서 K의 증언의 신빙성을 높여주기에는 충분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2019. 8. 12.경 이 사건 제4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발언을 함으로써 원고의 명예와 위신에 손상을 주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제4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라.

징계양정의 적정성에 관한 판단

1)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8069 판결,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두22211 판결 등 참조).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법인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앞서 정당성을 인정한 징계사유들만으로는 사회통념상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말미암아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부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가)

참가인의 낙서 행위로 인하여 원고의 생산 라인이 잠시 중단된 것은 사실이나, 생산 라인이 중단된 시간이 최대 20분을 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이 스스로 낙서를 모두 제거하여 해당 제품이 모두 정상적으로 다음 공정에 투입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위 비위행위가 원고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거나 그로 말미암아 작업장의 질서가 현저히 문란해졌다고 보기 어렵다.

나)

참가인이 협력업체 공정에 있는 고정 조작판을 임의로 조작한 행위로 인하여 생산 라인이 정지되는 등의 피해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는바, 그 규율 위반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

다)

참가인이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부분이 다른 징계사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발견된 것이고, 참가인이 원고에 입사하여 약 16년간 근무하면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다른 직원들과의 관계나 회사의 기업질서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라)

비록 참가인이 이 사건 징계 과정에서 대부분의 징계사유를 부인하면서 별다른 개전의 정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 원고가 이 사건 해고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직장 분위기 쇄신 및 기업질서 문란 행위에 대한 엄정한 대응이라는 가치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 등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참가인과의 고용관계를 단절시키는 이 사건 해고의 징계처분은 과도하게 무거운 것으로 판단된다.

마.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일부 징계사유에 대하여 판단을 달리한 부분은 있으나 결론에 있어 위와 동일하므로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