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C(D생)은 2016. 3. 2. 주식회사 E(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채용되어, 그 무렵부터 2018. 7.경까지 베네수엘라 소재 F회사 구내식당의 주방장으로 근무하였고, 2018. 8. 10.부터 멕시코 소재 G회사(멕시코 현지 법인으로 이하 'G회사'이라 한다) 구 내식당에서 주방장으로 근무하였다.
C은 멕시코 현지 시간 2018. 9. 12. 오전에 숙소에서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고, 구급대 도착 무렵 이미 사망하였다. 부검 결과 사망원인은 중대뇌동맥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출혈로 확인되었다.
원고들은 C(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부모이다. 피고는 2020. 1. 30. 원고들에게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는 인정되나, 망인은 해외법인에 채용되어 해외사업장에서 임금을 지급받았으므로 해당 국가의 노동법을 적용받아야 한다. 망인은 산재보험 가입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조는 '이 법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여기서 말하는 사업이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내에서 행하여지는 것만을 의미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두13064 판결 등 참조). 다만 예외적으로 대한민국 밖의 지역에서 하는 사업에 근로시키기 위하여 파견하는 사람(해외파견자)에 대하여 사업주가 피고에 보험가입 신청을 하여 승인을 받으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다(법 제122조 제1항).
이 사건의 경우 망인의 멕시코 근무와 관련하여 피고에 산재보험가입이 되어 있지 않은 사실에 다툼이 없다. 원고들은 망인이 이 사건 회사의 직원으로서 단순히 근로의 장소가 국외에 있는 것일 뿐 실질적으로 국내의 사업에 소속하여 국내 사업 사용자의 지휘에 따라 해외출장으로서 근무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피고는 망인의 근로형태는 해외파견 내지 해외법인 직접 고용에 해당한다며 다툰다. 앞서 든 증거, 갑 제5, 10, 11, 12, 14, 15, 16, 20, 23 내지 26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망인의 멕시코 근무를 이 사건 회사의 해외출장이라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 망인은 이 사건 회사의 해외파견자라 보는 것이 타당하고, 결국 사업주에 의하여 산재보험가입 신청 및 피고의 승인이 되어 있지 않은 이상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에 원고들이 주장하는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망인은 2016. 3. 2.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였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2018. 7.경까지 베네수엘라에서 근무하다가 2018. 8. 10.부터 멕시코로 근무지를 옮겼다. 베네수엘라 근무가 종료된 것은 망인의 희망에 따른 것이지만, 새로운 근무지는 이 사건 회사의 결정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망인이 이 사건 회사를 퇴사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망인의 멕시코 근무가 현지 법인인 H회사(이하 '멕시코 법인'이라 한다)와 관련된다는 사정만으로 망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업주가 변경된다고 볼 수 없다. 망인과 멕시코 법인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증명도 없다. 피고 또한 재해조사에서 망인이 이 사건 회사 소속임을 전제로 하였다(을 제2호증에 따르면 피고는 망인을 이 사건 회사의 해외파견 근로자로 보았다). 해외법인 직접 고용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망인은 이 사건 회사 소속으로서(따라서 고용관계에 관한 업무처리는 이 사건 회사가 담당하게 된다) 해외에서 근무하던 중 사망하였다.
망인이 이 사건 회사 소속임을 전제로, 이제 망인의 멕시코 근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정의규정을 참고한다면, 파견의 주요 징표는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는지' 여부라 할 수 있다(갑 제22호증의3 참조). G회사과 멕시코 법인은 케이터링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였고(갑 제14호증), 위 계약에 따르면 멕시코 법인은 케이터링 서비스에 필요한 인력을 제공·동원할 의무를 부담한다(원고들은 위 계약이 실질적으로 이 사건 회사에 의해 이행되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들이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여 받아들이지 않는다). 망인은 이러한 계약에 따라 멕시코에 파견되어 G회사 구내식당에서 근무한 것이므로, 결국 멕시코 법인은 망인을 파견 받은 사용사업주에 해당하고, G회사은 사용사업주가 지정한 작업현장의 관리자 내지 사용사업주의 고객사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멕시코 법인의 실제 운영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I(갑 제13, 14호증 참조)는 망인에게 식단 등을 포함한 구체적 업무지시를 하였다(갑 제10호증).
원고들은 I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 사내이사에서 퇴임하였지만, 그 이후 새로운 사내이사가 선임(2019. 11. 14. 사내이사 J 취임)되기 전까지는 대표자 지위를 계속 유지한다는 이유로 I의 망인에 대한 지휘·명령을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로서 행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I가 2017. 9. 19. 이미 이 사건 회사 사내이사에서 퇴임한 사실(갑 제1호증), 멕시코 법인과 G회사의 케이터링 서비스 계약이 2018. 1. 10. 체결되었고(갑 제14호증), I는 망인이 멕시코에 도착하기 이전부터 이미 멕시코에 체류하였던 사실(갑 제23호증의3)에다가 G회사 구내식당 운영에 관한 업무는 이 사건 회사가 아닌 케이터링 서비스 계약 당사자인 멕시코 법인의 업무에 해당하고, I가 망인에게 행한 업무지시는 위 구내식당의 식단 등에 관한 것인 사정(갑 제10호증) 등을 더하여 볼 때, I가 망인에게 한 업무상 지휘·명령은 멕시코 법인의 실제 운영자로서 행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이를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로서 행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망인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I 외 이 사건 회사의 다른 임직원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았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고, 이 사건 회사와 멕시코 법인이 일체라거나 소유에 있어 관계회사라는 증명은 없다(갑 제16호증 참조).
망인은 베네수엘라에서 2년 이상 근무하다가, 2018. 8. 10.부터 멕시코로 근무지를 이동하였다. 망인의 멕시코 근무 예정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 다만 멕시코 법인과 G회사의 케이터링 서비스 계약에서 정한 운영기간이 2020. 1. 9.까지이고, 반대의 의사표시가 없으면 자동 연장된다는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한 근무기간이 예정되어 있던 것은 분명하다. 이 사건 회사는 망인의 베네수엘라 근무 기간 동안 망인의 근무형태가 해외파견임을 전제로 2016. 3. 4.부터 2018. 7. 21.까지 산재보험에 가입하였다. 원고들이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근무 장소만 베네수엘라와 멕시코로 차이가 있을 뿐 근무 형태와 주요 업무내용이 대동소이한 양자 가운데 멕시코 근무만을 해외파견이 아닌 해외출장이라고 달리 평가하기에 부족하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국현(재판장) 이승운 정현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