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2. 10. 선고 2020구합6681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결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는 상시 약 2,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기초자치단체이고, 원고는 공공부문․운수․사회서비스 종사자로 구성된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D 지부에 약 120명, E 분회(이하 ‘원고 분회’라 한다)에 19명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19. 12. 24.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1. 1. 5. 법률 제1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3에 따라 참가인 교섭단위 중 수도검침원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해 줄 것을 신청하였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 20. 원고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인용하는 초심결정을 하였다(F 결정).

다.

이에 참가인이 불복하여 2020. 2. 2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5. 8. ‘근로조건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수도검침원과 기타 공무직 근로자 간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초심결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재심결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수도검침원은 무기계약직 등 B시의 다른 공무직 근로자와 비교할 때 고용형태 및 근로조건 등이 현격히 다르고, 참가인은 환경관리원 직군과 별도로 교섭하기도 하였으므로, 수도검침원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 이와 결론을 달리한 재심결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규정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 근로자들이 가입한 노동조합

가)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이 가입된 노동조합으로는 원고 지회 외에도 G노동조합과 H노동조합이 있고, 2020. 12. 기준 위 각 노동조합과 원고의 현황은 다음과 같다.

나)

참가인은 G노동조합과 무기계약직 근로자 직군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개별교섭․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H노동조합은 2019. 6. 5. 참가인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여 G노동조합이 교섭창구단일화절차에 참가하였고, G노동조합이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확정․공고되었으며, G노동조합은 참가인과 교섭을 진행하여 2019. 10. 1.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참가인은 환경관리원 직군 근로자와 G노동조합과 별도로 교섭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왔다.

2)

참가인 소속 근로자

가)

참가인 소속 근로자는 무기계약직 및 기간제, 청원경찰직, 환경관리원, 시립예술단원, 수도검침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참가인의 2020. 12. 기준 직종별 인력 현황은 다음과 같다.

나)

참가인은 2003. 4. 1.경부터 기존에 참가인의 기능직 공무원이 담당하던 상수도계량기 검침업무를 민간 수도검침원에게 위탁하였다. 수도검침원을 포함한 참가인 소속 근로자의 직군별 근로조건은 다음과 같다.

직급 해당 없음 해당 없음 해당 없음 해당 없음 해당 없음

다)

참가인 소속 근로자의 직군별 고용형태는 다음과 같다.

라)

참가인의 2021. 9. 30. 기준 청원경찰을 제외한 공무직근로자 현황은 다음과 같고, 환경관리원을 제외한 총 27개 직종이 ‘B시 공무직근로자 관리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마)

참가인의 교섭단위 내 직군별 교섭 관행은 다음과 같다.

4)

수도검침원의 근로자성 인정

가)

참가인은 2017. 3. 21. 수도검침위탁계약을 체결한 R(이하 ‘관련 사건 수도검침원’이라 한다)에 대해 민원 등을 이유로 위탁계약 해지통보를 하였고, 위 수도검침원은 2017. 3. 28.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수도검침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구제신청의 당사자 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나)

관련 사건 수도검침원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수도검침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위 수도검침원에 대한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참가인이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징계양정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였다(S, 이하 ‘관련 재심판정’이라 한다).

다)

참가인은 관련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제1심 법원은 2019. 8. 19. 관련 수도검침원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는 전제 하에 참가인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17구합82727), 이에 참가인이 항소하였으나 항소심법원도 2020. 2. 7. 참가인의 항소를 기각하여(서울고등법원 2019누

57130) 위 판결이 같은 달 27.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7(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구 노동조합법은 제29조의2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 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도록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규정하고, 제29조의3 제1항에서 “제29조의2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 단위(이하 ‘교섭단위’라 한다)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2항에서 “제1항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 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조합법 규정의 내용과 형식,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일정한 경우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하고 있는 노동조합법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구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관행 등의 사정이 있고, 이로 인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해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두39361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수도검침원과 참가인 소속 다른 근로자들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이나 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수도검침원만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교섭이 이루어지는 관행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수도검침원만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함으로써 달성하려는 이익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유지함으로써 달성되는 이익보다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수도검침원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결정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①

수도검침원의 계약 조건이 참가인 소속 다른 근로자들의 계약 조건과 근무형태․시간의 자율 여부, 임금구성항목, 퇴직금 등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참가인이 수도검침원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위․수탁계약상 수탁자라는 전제에서 계약을 체결한 것에 기인한 것이므로, 기존 계약에 따라 여러 조건에 차이가 있었다는 사정을 앞으로 교섭단위를 분리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의 근거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②

참가인은 관련 사건의 판결 확정으로 비로소 수도검침원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복무규정 등 관련 취업규칙을 신설하는 등의 실무 작업을 추진하고 있고, 아직 참가인과 수도검침원들 사이에 근로조건, 고용형태, 채용절차, 복무규칙 등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즉, 참가인은 수도검침원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수도검침원에 대한 고용형태(정규직, 무기계약직, 계약직 등), 채용절차, 근로조건(임금, 근로시간, 퇴직금 등), 복무규칙 등을 새로 형성해야 하는 상태이다. 참가인은 관련 사건 판결 이전에는 수도검침원을 수탁자로 인식하였으므로, 수도검침원과 사이에 단체교섭이 이루어진바 없어 교섭관행의 차이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③

무기계약직 및 기간제근로자의 경우 근무형태 및 근무시간이 원칙적으로 주 5일 09:00부터 18:00까지로 규정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참가인 소속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업무형태는 통일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업무형태의 조합원들이 한 직군을 이루어 함께 교섭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철도건널목안내원, 정수시설운영관리원 등은 4조 3교대, 주 7일 운영하는 교대근무의 형태로 근무하고 있으나, 이는 개별 직군의 업무특성에 기인한 것이고 위 직군의 무기계약직 근로자들도 G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주5일 09:00부터 18:00까지 근무하는 다른 무기계약직 근로자들과 함께 참가인과 단체교섭을 하고 있는바, 수도검침원의 근무형태가 교섭단위를 분리하여야 할 필요가 있을 정도로 다른 무기계약직 근로자들과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④

참가인 소속 공무직 근로자 중 청원경찰, 환경관리원을 제외한 총 27개 직종이 ‘B시 공무직근로자 관리규정’을 적용받고, G노동조합에 소속된 공무직 근로자의 종류도 다양하다. 수도검침원만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경우, 참가인 소속으로 근무하는 다른 공무직 근로자들 사이에 서로 다른 단체협약이 체결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노동조합 상호간 또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교섭 효율성의 저하, 교섭비용 증대, 노무관리의 어려움 등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

⑤

참가인의 교섭단위를 분리하지 않더라도 G노동조합 등 다른 노동조합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수도검침원 근로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단체교섭에 나선다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은 노동조합법 제29조의4에 따라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하게 되므로 수도검침원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이 부당하게 악화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⑥

동일한 사업장 소속 근로자라도 담당하는 업무의 특성에 따라 근로조건과 고용형태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근로조건과 고용형태에 다소간의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교섭단위 분리를 허용하게 되면, 복수 노동조합이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에 발생할 수도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사실상 형해화될 위험이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정웅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