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의 경위 등
참가인은 상시근로자 약 220명을 사용하여 시내버스운송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1999. 4. 3.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시내버스 운수종사자로 근무해왔고, 2013년 설립된 F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 G지회 소속 조합원이다.
참가인은 총 87대의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7개 노선을 운행하고 있으며, 1대의 차량을 2명의 운전기사가 교대로 운행한다. 참가인은 운전기사의 퇴직, 고정기사에서 예비기사로의 배치전환, 대·폐차(운행 연한 9년이 지난 차량은 폐차) 및 신차구입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운전기사를 배치전환(차량변경 또는 노선변경)하는 등의 인사명령을 해왔다.
참가인은 2019. 12. 26. 정년퇴직 및 신차 2대 구입(H번, I번 노선 각 1대)등에 따른 차량 재배정의 필요에 따라 근로자 18명에 대하여 2020. 1. 1.자 인사명령을 하였는데, 위 신차 2대를 J 등 근로자 4명에게 배정하는 한편, I번 버스를 운행하던 원고에게는 노선변경 없이 기존 2012년식 차량(차량번호 1 생략)에서 2014년식 차량(차량번호 2 생략)으로 차량을 재배정하는 인사발령을 하였다(이하 원고에 대한 차량 재배정을 ‘이 사건 배차’라 한다).
원고는 2020. 2. 11.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에게 신차를 배정하지 않은 이 사건 배차는 부당배차이자 원고가 이 사건 노조 조합원임을 이유로 한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며 부당배차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4. 10. 원고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2020. 4. 28.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6. 25. ‘이 사건 배차는 업무상 필요에 의해 참가인의 인사재량권 범위 내에서 일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행해져 부당하다고 할 수 없고, 그 주된 목적이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불이익을 주려는 의사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한편, 참가인은 2020. 10. 23. 근로자 29명에 대하여 2020. 10. 27.자 인사명령을 하였는데, 원고에게 노선변경 없이 신차(차량번호 3 생략)를 배정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소의 적법 여부(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참가인은 이 사건 배차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제한을 받는 불이익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구제신청이 인정되지 않고, 따라서 처음부터 재심판정의 대상이 될 수 없었던 이 사건 배차와 관련하여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 역시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주기적으로 대·폐차 및 신차구입 등에 따라 배치전환(차량변경 또는 노선변경)을 실시해왔고, 이 사건 배차 역시 근로자 총 18명에 대한 2020. 1. 1.자 인사명령의 일환으로서 그중 일부만이 ‘신차 배정’ 대상자로 선발되어 근무환경이 개선되었다. 그런데 원고 주장과 같이 원고가 신차 배정 대상자로 선발대상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의 인사권 남용으로 인하여 그 대상에서 배제된 것이라면, 이는 원고에게 불이익한 인사명령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재심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20여 년간 성실히 근무해온 원고에게 신차가 아닌 노후화된 차를 배정한 이 사건 배차는 부당한 인사명령이자, 원고가 이 사건 노조의 조합원임을 이유로 한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의 사고 이력 등을 신차 미배정의 이유로드나, 이 사건 노조 소속이 아닌 근로자들은 사고 이력에도 불구하고 신차를 배정받아 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배차는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다른 결론에 이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부당배치전환 인정 여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므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전직처분 등을 할 때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등 참조).
위 인정 사실, 갑 제2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배차가 참가인의 인사권을 남용한 부당한 인사명령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와 참가인의 교섭대표노동조합인 K 노동조합(참가인 회사에는 위 노동조합과 이 사건 노조 등 총 5개의 노동조합이 있다)이 체결한 단체협약은 ‘조합원의 모든 인사권은 참가인의 대표에게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제29조), 취업규칙은 참가인이 업무상 필요에 따라 배치전환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0조). 또한 인사위원회 운영규정은 차량변경 등 모든 배치전환은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하고(제2조), 교섭대표노동조합 대표자는 위원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제5조 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배차가 포함된 2020. 1. 1.자 인사명령은, 정년퇴직(1명), 고정기사의 예비기사로의 배치전환(1명), 대·폐차 및 신차 2대 구입에 따라 전반적으로 차량을 재배정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에 따른 것이다. 이와 같은 차량 재배정은 참가인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온 것으로 원고 역시 그 업무상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고 있지는 않다.
참가인의 2020. 1. 1.자 인사명령에서 신차가 배정된 노선은 H번, I번으로 각 노선별로 2명씩 총 4명(J, L, M, N)의 근로자가 신차를 배정받았는데, 위와 같이 신차를 배정받은 근로자들은 모두 위 인사명령일 기준 직전 연도인 2019년에 사고 이력이 없었던 반면, 원고는 2019. 7. 15. 안전운전의무위반으로 인한 사고 이력 및 2019. 2. 8. 정차불이행으로 인한 행정처분(경고) 이력이 존재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신차 배정 근로자 4명 중 J, N은 2019년 행정처분 이력, L는 2018년 사고 이력 등에도 불구하고 신차를 배정받았으므로, 원고만 사고나 행정처분 이력을 이유로 신차 배정에서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선정된 근로자 4명은 2019년에는 사고 이력이 없었고, J, N은 2019년 행정처분 전력이 있으나 모두 원고가 받은 ‘경고’ 처분보다 가벼운 ‘주의’ 처분이었다. 따라서 신차 배정이 가능한 인원이 4명뿐이어서 일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참가인이 그 직전 연도인 2019년의 사고 및 행정처분 이력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한 것을 두고 공정성이나 객관성을 결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록 원고가 신차를 배정받지는 못하였으나 기존 2012년식 차량보다 덜 노후화된 2014년식 차량을 배정받았으므로, 이 사건 배차로 인하여 직접적인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근로환경이 개선된 신차 배정 대상자들과 비교하여 반사적 불이익을 받았다고도 볼 여지는 있으나, 위와 같이 한정된 신차 배정 인원 및 원고에 대한 배차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불이익은 운송업체의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범위 내의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본 단체협약, 취업규칙, 인사위원회 운영규정 등은 배치전환 대상자인 근로자와의 개별적인 협의절차에 대하여 규정하지 않고 있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따라서 참가인이 위 규정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그 의결절차에 따라 이 사건 배차를 결정한 이상, 여기에 어떠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부당노동행위 인정 여부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게 있다. 따라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징계나 해고 등 기타 불이익한 처분을 한 경우 그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그 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사용자의 그와 같은 불이익한 처분이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이 사건 배차가 포함된 2020. 1. 1.자 일괄 인사명령을 함에 직전 연도인 2019년의 사고 및 행정처분 등 이력을 기준으로 신차 대상자를 선정하였다. 설령 원고 주장과 같이 기존에 이 사건 노조 소속 조합원이 같은 조건의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신차 배정 대상자로 선정되는 비율이 더 낮은 경향이 있었다 하더라도, ‘직전 연도 사고 및 행정처분 이력’이라는 참가인의 신차 배정 대상자 선정기준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결과적인 사정만으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배차가 원고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려는 의사에서 행하여졌다고 단정하기는 부족하다(참가인은 이후 2020. 10. 27.자 인사명령에서 2020년도 사고 및 행정처분 이력, 연비절감 실적 등을 기준으로 원고에게 신차를 배정하기도 하였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위수현 임윤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