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2003. 3. 11. 설립되어 상시 약 26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시설 유지·관리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2018. 1. 1.부터 서울 금천구에 있는 D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건물 관리를 도급받아 수행하고 있다. 원고는 2019. 1. 21. 참가인에 입사하여 이 사건 건물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해왔다.
참가인은 2020. 1. 7. 원고에게 '원고가 2019. 1. 21.부터 2019. 12. 31.까지 근로계약기간을 정하여 이 사건 건물의 소장으로 재직한 후 사직서를 제출한 자로, 2019. 12. 31.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이 사건 건물에 출근 금지를 명한다'는 취지의 명령(이하 '이 사건 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의 이 사건 명령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3. 10. '원고에 대한 해고가 존재하지 않으며,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E,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7. 13.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이 이 사건 명령으로써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종료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위법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실체적 하자
원고가 제출한 사직서는 위탁관리계약이 종료될 경우를 대비하여 비진의로 작성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는 점, 참가인이 건물위탁관리 재계약이 이루어지면 근로계약을 갱신하겠다고 원고와 약속한 점, 원고가 근로계약기간 만료 후에도 2020. 1. 7.까지 근무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기간제근로자로서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참가인이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명령으로써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절차적 하자
참가인은 이 사건 명령을 원고에게 통지하면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실질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취지만을 통보하였는데, 이는 해고사유의 서면통지를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절차적으로 위법하다.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17. 12. 12. 이 사건 건물의 F 협의회(이 사건 건물의 입주자로 구성된 관리단으로서, 이하 '이 사건 협의회'라 한다)와 계약기간을 2018. 1. 1.부터 2019. 12. 31.까지로 하는 건물 도급관리 위탁계약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이 사건 건물의 관리 업무를 도급받아 수행하였다.
원고는 2019. 1. 21. 참가인과 사이에 관리소장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후 이 사건 건물에서 관리소장으로 근무하였는데, 이 사건 근로계약서(을 제1호증) 중 이 사건에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참가인은 2019. 11. 18. 원고를 포함한 소속 근로자 12명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였고, 이에 원고는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기재한 사직서를 참가인에게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2019. 12. 31.경 이 사건 협의회와 이 사건 건물의 도급관리 위탁계약을 갱신(계약기간 : 2020. 1. 1. ~ 2022. 12. 31.)하여 체결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협의회는 2019. 12. 말경 참가인에게 '근무자세 불량, 업무지시 불이행, 관리단 임원과의 잦은 마찰' 등을 이유로 원고를 관리소장에서 교체해줄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그 무렵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을 2020. 1. 20.까지로 연장할 경우 연차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하였다.
원고는 2020. 1. 7.까지 참가인에 출근하여 근무하였는데(실제 근무일수는 4일), 참가인은 위 기간에 대한 임금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참가인은 2020. 1. 6. 원고에게 2020. 1. 20.까지의 근로계약기간 연장을 다시 제안하였는데, 원고가 이미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다며 이를 거절하자 다음날 원고에게 이 사건 명령을 통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5호증,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가 기간제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갑 제6,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참가인과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기간제근로자'에 해당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이 '2019. 1. 21.부터 2019. 12. 31.까지'로 명시되어 있고, '기간 만료 30일 전에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에는 근로관계는 당연 종료되는 것으로 간주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계약기간이 형식적 기재에 불과하고, 참가인이 건물관리위탁계약이 갱신될 경우 그 갱신기간에 맞추어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갱신해주겠다고 구두로 약속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의 전기 및 소방안전관리자로서 특별히 임기를 정하지 않은 채 선임신고를 마쳤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그 업무의 특성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한편, 원고가 계약기간 만료 후에도 2020. 1. 7.까지 참가인에서 근무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원고가 일방적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다고 주장하며 계속 출근하고, 참가인이 원고에게 계약기간을 2020. 1. 20.까지 연장할 것을 제안한 상태였기 때문이므로, 이러한 사정으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관계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간 만료 30일 전에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에는 근로관계는 당연 종료되는 것으로 간주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원고나 참가인이 계약기간 만료일인 2019. 12. 31.로부터 30일 이전까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하여 별도의 합의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오히려 원고가 2019. 11. 18. 참가인에게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한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사직서가 비진의로 작성되었고 이를 참가인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을 입증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나아가 설령 위 사직서 제출이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갱신된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참가인의 취업규칙은 제53조 제6호에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를 당연 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을 뿐, 별도로 근로계약 갱신에 관하여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원고는 2019. 1. 21. 참가인에 처음 입사하였고, 기존에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갱신한 적이 없다. 또한 참가인이 원고와 같은 관리소장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다는 등의 사정도 인정하기 어렵다(오히려 원고 주장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 이전의 1년 동안 4명의 관리소장이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구두로 약속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이 사건 협의회가 참가인에게 원고를 관리소장에서 교체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참가인이 원고에게 연차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할 테니 2020. 1. 20.까지만 계약기간을 연장하자고 제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신뢰가 형성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참가인과 이 사건 협의회 사이의 건물위탁관리계약이 원고의 노력으로 인하여 2020. 1. 7. 비로소 갱신되었으므로, 참가인은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8, 9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설령 원고가 건물관리위탁계약 체결에 도움을 주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연장하여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다.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그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등 참조).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은 그 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원칙적으로 종료되고, 다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갱신의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종래의 근로계약과 동일한 내용으로 근로계약의 갱신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근로자는 갱신에 의한 근로관계의 지속에 관하여 '예외적·추가적'인 기대와 신뢰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반면 해고는 존재하던 근로관계가 사용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단절되는 것이므로, 이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가 '원칙적․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근로관계의 지속에 관한 기대나 신뢰를 침해하게 된다. 이러한 기대나 신뢰는 사용자가 애초에 근로계약의 체결을 통해 근로자에게 약속하고 보장한 것이므로 그 보호가치가 크다. 이와 같이 근로자의 보호필요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의 경우는 해고에 비해 근로자를 보호할 필요성 및 그 정도가 낮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8. 6. 28.자 2018두39430 판결로 확정된 서울행정법원 2017. 7. 6. 선고 2016구합8623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명령은 그 실질이 해고가 아니라 근로관계의 종료에 따른 갱신의 거절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고에 관하여 적용되는 근로기준법상의 절차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명령 당시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실질적인 이유를 제시할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달리 이 사건 명령이 해고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