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9. 16. 선고 2020구합85283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9. 1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중앙 D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발생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주식회사 B, 주식회사 C는 각각 컴퓨터 및 주변기기 제조, 판매업 및 소프트웨어의 개발, 제작, 유통,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E이 운영하고 있다.

나.

원고는 온라인 영업 경력직을 모집한다는 주식회사 B의 채용공고를 보고, 대표자인 사내이사 E의 면접 후 2020. 1. 13.부터 위 회사들의 소재지로 출근하였다.

다.

원고는 2020. 1.경 E과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프리랜서 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라.

원고와 E은 업무 내용에 대하여 이견이 있었고, 원고는 2020. 2. 4. 다음과 같은 내용의 프리랜서수당지급합의서의 서명란에 날인하거나 서명하지는 아니하고, 서명란 아랫줄에 단순히 이름, 은행, 계좌번호만을 자필로 기재하였다. 이후 원고는 출근하지 않았다. 주식회사 C는 2020. 2. 4. 원고에게 1,936,405원을 지급하였다.

마.

원고는 2020. 4. 6. 2020. 2. 4.자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6. 2. 구제신청을 제기하기 전에 계약기간이 종료되어 구제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바.

원고는 2020. 7. 13.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9. 10.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2호증, 을나 제4호증의 1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가)

원고는 구제신청을 하기 전 2020. 2. 21. 서울북부고용노동지청에 부당해고, 급여체불을 이유로 진정을 하였다. 이후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의 근로감독관의 안내에 따라 2020. 3. 30. 국민신문고에 추가로 민원을 제기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구제이익이 존재한다.

나)

E은 원고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였고, 해고절차를 지키지 아니하였다.

2)

피고보조참가인들

가)

원고는 근로계약기간이 2020. 2. 28. 종료 된 후 구제신청을 하였는바, 구제이익이 없다.

나)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은 2020. 2. 4. 이 사건 계약을 합의해지 하였으므로, 해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원고가 근로자인지 여부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등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나)

위 인정사실 및 갑 제10, 13, 18, 19, 20,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주식회사 B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이 사건 계약은 그 제목이 프리랜서계약이고, 원고가 사업자로 기재되어 있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서에는 근무장소, 업무내용, 근무시간, 임금, 연차휴가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다.

(2)

원고는 고정된 금액인 월 2,667,000원의 보수를 받고,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고정되어 있으며 주식회사 B 대표자인 E에게 업무 내용을 보고하기도 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3)

주식회사 B의 채용공고에는 근무조건, 근무환경 등이 기재되어 있다.

(4)

주식회사 B의 물류팀장이었던 F은 여러 종류의 계약서가 작성되었고, 공공기관 신고용, 사내보관용의 조건, 내용이 달랐다고 진술하고 있다.

(5)

E은 원고에게 주식회사 B의 ‘E-Commerce 팀장’이라는 명함을 만들어주었다.

2)

해고의 존재 여부

가)

피고보조참가인들은 2020. 2. 4. 이 사건 계약이 합의해지되었다고 주장한다.

나)

원고가 프리랜서수당지급합의서 아래에 계좌번호 등을 기재해 준 점, 2020. 2. 4. 이후 출근하지 아니한 점은 앞서 본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1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E이 2020. 2. 4. 원고와 대화중 “그만두세요”라고 이야기한 점, 원고가 미지급 임금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취지의 프리랜서수당지급합의서에 서명하지 아니한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이 합의해지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보조참가인의 일방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고 보이므로, 원고는 해고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해고절차의 준수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피고보조참가인들은 이 사건 계약의 합의해지만을 주장할 뿐 이러한 해고절차를 거쳤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는바, 원고에 대한 해고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절차상 위법하다.

4)

구제이익의 존재 여부

가)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 내용과 목적 및 취지, 임금 상당액 구제명령의 의의 및 그 법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되므로 구제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다툴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

나)

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더라도, 부당한 해고라는 사실을 확인하여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도록 하는 것도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의 목적에 포함되는 점,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 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은 물론이지만, 그와 별개로 신속·간이한 구제절차 및 이에 따른 행정소송을 통해 부당해고를 확인받고 부당해고로 입은 임금 상당액의 손실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점, 기간제근로자의 경우 근로계약기간이 짧아 해고기간 중의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신속히 받도록 하는 것이 의미가 있어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위 법리는 구제신청 당시 근로계약이 종료된 이후라고 하더라도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갑 제7,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0. 2. 21.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서울북부고용노동지청에 진정을 한 사실, 원고가 2020. 3. 31. 국민신문고에 해고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민원을 접수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4. 6. 위 민원을 근로기준법 제28조 부당해고등의 구제신청 사건으로 접수하였다는 취지의 회신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라)

그렇다면 비록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이 사건 계약의 기간이 종료 후에 제기되었다고 하더라도 구제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5)

소결론

원고가 주식회사 B의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에 대한 해고는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으며 구제이익이 있으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