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64. 1. 18. 설립되어 상시 6,00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교육 및 의료서비스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산하에 충주시 G 소재 H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두고 상시 근로자 630여 명을 사용하여 병원업을 운영하고 있다. 참가인 B은 2002. 3. 18. 이 사건 병원에 입사하여 영상의학과 기사장 서리로 근무하였던 사람이고, 참가인 C은 1997. 2. 17. 이 사건 병원에 입사하여 간호부 외래간호팀장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그리고 참가인 노조는 1998. 2. 27. 보건의료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설립된 전국단위 노동조합으로서 조합원 수는 7만 2천여 명이고, 이 사건 병원 지부의 조합원 수는 330여 명이다.
참가인들은 원고가 참가인 근로자들에 대하여 한 2020. 2. 29.자 각 보직해임(이하 ‘이 사건 보직해임’이라 한다)이 부당보직해임, 불이익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0. 4. 27.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이에 대해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6. 18. ‘이 사건 보직해임은 원고의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행하여진 인사명령으로서 정당하고,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I/J 병합,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참가인들은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7. 2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이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0. 14. ‘이 사건 보직해임은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참가인 근로자들의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하며, 원고가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부당보직해임에 해당한다. 또한 원고가 참가인 노조에 대한 반조합적 의사를 대외적으로 표출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보직해임을 하였으므로 이는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다만,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까지 성립한다고는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초심판정 중 부당보직해임 및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위 해당 부분에 관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E/F 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보직해임은 참가인 근로자들의 현저한 근무 태만을 이유로 한 것으로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그로 인한 참가인 근로자들의 생활상 불이익이 사회통념상 수인 가능한 정도를 벗어나지 아니하며, 절차적으로도 특별한 하자가 없으므로 정당한 인사명령에 해당한다. 나아가 이처럼 이 사건 보직해임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참가인 근로자들이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해 원고와 갈등을 빚었다고 볼 만한 상황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를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이 사건 병원에는 참가인 노조와 K노동조합(이하 ‘제2노조’라 한다)이 조직되어 있는데,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를 기준으로 한 각 노조별 현황은 다음과 같다.
참가인 B은 2002. 3. 18. 이 사건 병원에 입사한 후 2014. 3. 1. 기술직6급 주사로 승진하였으며, 2019. 8. 16.부터 영상의학과 기사장 서리로 근무하였다. 참가인 C은 1997. 2. 17. 입사한 후 2018. 3. 1. 간호직5급 부참사로 승진하였으며, 이후 간호교육행정팀, 응급실, 인공신장실 등에서 팀장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 B은 2006. 7. 1. 참가인 노조에 가입하여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조직차장으로 활동하였다. 참가인 C은 1997. 2. 17. 참가인 노조에 가입하였는데, 노동조합 내 직책을 맡아 활동한 사실은 없다.
원고는 2018. 10. 23.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하여 참가인 노조가 2019. 1. 7.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다. 이 사건 병원의 노사는 2019. 5. 23. 단체협약(유효기간은 체결일로부터 1년)을 체결하였는데, 같은 날 보충교섭에 대한 교섭원칙에 합의하여 2019. 7. 10.까지 실무교섭을 포함하여 6차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다.
원고는 2019. 7. 30. R(이하 ‘이 사건 병원장’이라 한다)을 2019. 8. 1.자로 이 사건 병원의 원장으로 임명하였는데, 이 사건 병원장은 2019. 9. 4. 참가인 노조에 추가적인 단체교섭을 할 수 없다는 취지를 통보하였고, 이후 단체교섭이 중단되었다. 이에 참가인 노조는 이 사건 병원에 ‘교섭 거부를 중단하고 2019. 9. 5. 4차 본교섭에 성실히 임하라’는 취지의 항의 공문을 보냈다.
이 사건 병원의 총무팀장 S는 2020. 1. 10. 이 사건 병원장에게 ‘참가인 B이 2019. 10. ~ 12. 월례조회 및 2020년 시무식에 의도적으로 참석하지 않는 등 보직자로서 공식적인 병원일정 참여를 회피하고 직장 문화를 훼손하고 있으므로 부서장으로서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는 취지의 근태 관련 보고를 하였다. 한편, 이 사건 병원의 간호부에서는 2020. 2. 4. ‘참가인 C이 외래간호팀장의 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고 팀장 보직만 가지고 있으며, 간호부장 보좌 및 간호운영에 대해 소극적인 참여와 태도를 취함’이라는 인사 발령사유를 기재하여 참가인 C의 팀장 보직해임을 건의하였다.
원고는 2020. 2. 6. 이 사건 병원 근로자들에 대한 2019년도 인사평가 결과를 확정하였는데, 참가인 B은 100점 만점에 50.2점을, 참가인 C은 100점 만점에 61.2점을 받았으며, 이는 ‘직원인사고과요강’ 제8조에 의할 때 모두 ‘미흡’ 등급에 해당한다. 한편, 참가인 근로자들의 최근 3년간의 인사평가 결과는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20. 2. 25. 2020년 상반기 정기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회의 진행 중 이 사건 병원 경영지원부장이 당초 안건으로 포함되지 않았던 ‘인사고과 미달자에 대한 호봉 승급 제한에 관한 안건’을 상정하였으나, 참가인 노조 지부장이 반대하여 안건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
이 사건 병원장은 2020. 2. 27. ‘2020. 2. 29.자로 참가인 근로자들을 비롯한 6명의 현재 보직을 면하고, 2020. 3. 1.자로 참가인 근로자들을 비롯한 27명을 전보 발령한다’는 취지의 ‘일반직원 전보 발령제청’을 시행하였고, 원고가 2020. 3. 5. 이를 승인하였다. 그 결과 참가인 B은 진료부 영상의학과 기사장 서리에서 같은 과 계장으로, 참가인 C은 간호부(응급실) 외래간호팀장에서 같은 부 수간호사로 보직이 변경되었다.
이 사건 병원의 취업규칙 제30조에 의하면, 직원의 직군은 일반직, 간호직, 기술직, 기능직으로 구분되는데, 그 중 일반직 및 기술직의 직군별 직급 및 직위는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19. 8. 15. 참가인 노조의 전(前) 사무국장 T를 구매관리팀장에서 보직해임하였고, 2019. 9. 25. 참가인 노조 조합원 T 및 U에 대하여 각 직위해제를 하였는데, 이에 대한 구제신청 사건에서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가 2019. 9. 25. T 및 U에 대하여 한 각 직위해제가 부당하다고 판정하였다(V, W/X 병합). 한편, 원고는 2019. 12. 12. T를 파면하고 U을 해임하였는데, 이에 대한 구제신청 사건에서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위 파면 및 해임이 모두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정하였다(Y, Z/AA, AB 병합).
원고는 2019. 8. 15. 이 사건 병원 영상의학과 팀장 AC을 보직해임하였는데, 이에 대한 구제신청 사건에서 충북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는 모두 위 보직해임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판정하였다(AD/AE, AF/AG).
원고는 2019. 8. 참가인 노조의 지부장, 사무장을 명예훼손죄, 개인정보보호법위반죄 등으로 고소·고발하였으나 2019. 11. 22. 죄가안됨,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았고, 2019. 10.경 참가인 노조의 지부장, 사무장을 공동폭행 및 모욕죄로 고소·고발하였으나 2020. 3. 30.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죄가안됨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원고는 2019. 10.경 참가인 노조의 지부장, 사무장, 조직2차장을 업무방해 및 협박죄로 고소·고발하였는데, 협박죄에 대하여는 각하 처분이 내려졌고, 업무방해죄에 대하여는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0고약2902호로 각 벌금형의 약식명령이 내려졌다가 피고인들의 정식재판 청구로 인하여 같은 법원 2021고정35호로 1심 재판이 진행되어 2021. 10. 6. 각 벌금형이 선고되었다(이에 피고인들이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재판이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5, 8호증, 을가 제1 내지 9, 12, 13, 15호증, 을나 제2, 3, 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부당보직해임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두204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보직해임의 업무상 필요성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10,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업무능률의 증진 및 근로자들 사이의 인화 등을 위하여 참가인 근로자들의 보직을 해임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참가인 근로자들의 심각한 근무 태만의 증거로서 이 사건 병원의 총무팀장 및 간호부장이 2021. 3. 3. 작성한 각 근태 관련 보고서(갑 제4, 6호증)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각 보고서 중 이 사건 보직해임 이후의 참가인 근로자들의 근태에 관한 부분은 이 사건 보직해임의 정당성의 판단자료로 삼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 각 보고서가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된 후에야 작성되어 이 법원에 제출된 점에 비추어 그 신빙성을 높게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는 참가인 B이 월례회의 및 시무식에 불참하는 등 근무를 태만히 하였음을 이 사건 보직해임의 사유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병원의 월례회의는 사실상 조회의 의미를 가지는 행사로서 직원들의 참석률이 높지 않고, 원고가 특별히 참석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통상 부서장들이 월례회의에 빠짐없이 참석한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참가인 B이 영상의 학과 기사장 서리로 계속 근무하는 것이 부적당할 정도로 근무를 태만히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참가인 C이 간호관리자 회의 등에 다수 불참하고 지시받은 업무를 자주 불이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 C은 외래간호팀장으로 근무하면서도 응급실 E근무 및 주말 근무에 자주 투입되어 평일에 휴무하였기 때문에, 주로 평일에 이루어지는 간호관리자 회의에 참석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AH위원회 불참석은 2020. 3.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보직해임의 사유로서 고려될 수 없는 점,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 C이 지시받은 업무를 자주 불이행하였음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 C이 외래간호팀장으로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부적절할 정도로 근무를 태만히 하였다고 볼 수 없다(게다가 참가인 C은 이 사건 보직해임 이후에도 외래간호팀장으로서 수행하던 업무 대부분을 그대로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보직해임의 주요 근거가 된 참가인 근로자들의 2019년 인사평가 결과의 경우, 그 평가결과의 객관성·공정성·합리성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나아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근로자들의 근무 태만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이들이 2017년, 2018년과 비교하여 2019년에 현저히 저조한 인사평가 결과를 받을 만한 합리적인 사정을 찾기 어렵다.
이 사건 보직해임으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직해임으로 인하여 참가인 근로자들이 겪는 생활상의 불이익은 통상 수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 보직해임으로 인하여 실제 참가인 근로자들은 보직수당, 상여금, 직무향상 수당액 등 합계 약 10만 원씩의 임금이 감소되는 경제적 불이익을 받았다.
참가인 B은 이 사건 보직해임 이후 출장검진 업무의 부담당자로 배치되었는데, 그 이전에 위 보직을 담당하던 직원들은 모두 주임(7급) 미만의 평사원 직급에 해당하였다. 또한 참가인 C은 이 사건 보직해임 이후에도 응급실 수간호사로 근무하면서 기존의 외래간호팀장으로서 수행하던 업무 대부분을 그대로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직해임은 사실상 강등과 유사한 하향 인사조치로서 ‘모든 직원은 능력과 적성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한 취업규칙 제43조 제2항<1>, 직원의 직군별 직급 및 직위를 정한 취업규칙 제30조 제2항 별표 1<2>의 취지에 반할 여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참가인 근로자들이 현저한 근로의욕 저하 및 수인하기 어려울 정도의 모멸감을 경험하였을 것이 넉넉히 예상된다.
원고가 참가인 근로자들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준수하였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보직해임에 관하여 참가인 근로자들과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 절차를 거쳤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보직해임이 경영상 필요에 따른 인사명령으로서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징계에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참가인 근로자들에 대한 불이익한 인사조치에 해당함은 분명하므로 원고로서는 사전에 참가인 근로자들과 신의칙상 요구되는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치는 등의 노력을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보직해임 과정에서 참가인 근로자들에게 인사명령의 사유 및 근거에 관하여 설명하거나, 의견 제출의 기회를 부여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설령 원고 주장과 같이 보직해임에 있어서 별다른 절차를 거치지 않는 관행이 존재하고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러한 관행이 합리적이거나 정당하다고는 볼 수 없다).
원고는 참가인 근로자들에게 장기간에 걸쳐 업무불이행을 지적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보직해임 과정에서 성실한 협의 절차가 거쳤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또한 원고는 2020. 2. 25.자 인사위원회에서 인사고과 미달자들의 평가점수를 공개하고 논의하였으므로 최소한의 정보제공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인사고과 미달자들의 호봉 승급을 제한하는 안건이 참가인 노조 지부장의 반대로 인하여 논의되지 못하였고, 인사고과 결과가 참가인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보직해임의 근거로서 제공된 바도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부당노동행위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1. 1. 5. 법률 제1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노동조합을 조직하려고 하였거나 기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에서 말하는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하고 사용자가 이를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을 주는 차별적 취급행위를 한 경우라야 하며, 그 사실의 주장 및 증명책임은 부당노동행위임을 주장하는 측에 있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7두37031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불이익 조치 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가입·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 불이익조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근로자의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실질적인 불이익조치 사유로 한 것인지의 여부는 사용자측이 내세우는 불이익조치 사유와 근로자가 한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의 내용, 불이익조치를 한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동종의 사례에 있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에 대한 제재의 불균형 여부, 종래 관행에의 부합 여부, 사용자의 조합원에 대한 언동이나 태도, 기타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제반 사정 등을 비교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의 취지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14호증, 을나 제1, 4,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사건 보직해임은 참가인 근로자들의 정당한 노동조합 가입·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조치로서 구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가 별다른 업무상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 근로자들에게 별다른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사실상의 하향 인사조치에 해당하는 이 사건 보직해임을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는 이 사건 병원장이 부임한 이후부터 참가인 노조 조합원들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보직해임 등의 인사조치 및 파면 등의 징계처분을 하는 한편, 참가인 노조의 집행부를 상대로 수차례 고소·고발을 하여 왔다. 이러한 사정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병원장 부임 이후 경영컨설팅 도입 문제로 인하여 노사 갈등이 첨예해지자 참가인 노조에 대한 반조합적 의사를 가지고 이를 대외적으로 표출해왔던 것으로 보이고, 그 연장선에서 참가인 노조의 조합원인 참가인 근로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보직해임을 하였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피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참가인 노조와 제2노조의 조합원 비율이 6:1 정도인데 비해 팀장 등 보직자 비율은 13명:12명이다’, ‘제2노조가 2018. 8. 설립되어 조합원이 20여 명 정도 유지되다가 2019년부터 조합원 수가 증가하여 2019. 11.경 67명에 이르렀다’고 인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소송에서 ‘참가인 노조의 조합원수가 2019. 7. 기준 391명(중복가입 3명), 2020. 7. 기준 339명(중복가입 9명), 2021. 7. 기준 392명(중복가입 9명)이고, 제2노조의 조합원수는 2019. 7. 기준 14명(중복가입 3명), 2020. 7. 기준 47명(중복가입 9명), 2021. 7. 기준 48명(중복가입 9명)이다’, ‘2020. 3. 1. 당시 총 팀장보직자 수는 17명인데, 그 중 참가인 노조 소속은 2명, 제2노조 소속은 8명이다. 2021. 7. 기준 총 팀장보직자 수는 18명인데, 그 중 참가인 노조 소속은 3명, 제2노조 소속은 12명이다’라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조합원 수 및 팀장 등 보직자 비율에 관하여 서로 다른 피고의 사실인정과 원고의 주장을 각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가 이 소송에서 제출된 바는 없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2020. 7. 이후 참가인 노조와 제2노조 조합원수 비율은 약 7:1 정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이는데, 팀장 등 보직자의 비율은 2020. 3. 1. 및 2021. 7. 모두 1:4로서 제2노조 소속 조합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 비록 2019. 10. 17. 참가인 노조 운영규정이 개정되기 전까지 5급 이상 팀장 등 보직자가 참가인 노조에서 자동 탈퇴되었다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2019. 10. 17. 이후부터는 4급 이상 팀장 등 보직자만 참가인 노조에서 자동 탈퇴되는 것으로 운영규정이 개정된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 주장에 따르더라도 참가인 노조와 제2노조 사이의 팀장 등 보직자비율의 불균형이 2020. 3. 당시보다 2021. 7. 당시 더욱 심화되었는데, 이를 단순히 팀장 이상급 근로자들이 제2노조 가입을 선호한 결과로만 치부하는 것은 불합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 노조 소속 근로자들을 제2노조 소속 근로자들에 비하여 불리하게 취급하였다고 봄이 자연스럽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보직해임은 부당보직해임 및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유환우
판사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