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11. 18. 선고 2020구합8642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 근로자 약 190명을 사용하여 시내버스 운송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3. 8. 12. 원고에 입사한 운전직 승무사원으로서 ‘C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 A지부의 조합원이다.

나.

참가인은 2018. 12. 17. 근무 중 원고 소유의 시내버스를 운전하다가 교통사고(이하 ‘이 사건 교통사고’라 한다)를 일으켜, 2019. 6. 13. 서울북부지방법원 2019고약4472호로 별지1 기재와 같이 신호위반에 따른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의 범죄사실로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이하 ‘이 사건 약식명령’이라 한다)을 발령받았고, 이후 정식재판 청구기간이 지나 이 사건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

다.

원고는 2020. 2. 26.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취업규칙 제54조 제28호, 제66조 제1항 제24호 및 단체협약서 제30조에 근거하여 ‘교통사고를 발생시켜 회사경영에 피해를 입혔다’는 징계사유로 참가인에 대한 2020. 4. 18.자 해고를 의결하였고, 2020. 3. 10. 참가인에게 이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라.

참가인과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F/G),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6. 22. ‘징계절차는 적법하고, 이 사건 교통사고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정당하나, 징계양정이 부당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하며, 부당노동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일부 인용하였다. 원고, 참가인,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D/E),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0. 20.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위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마.

관계 법령과 원고의 규정은 별지2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내지 7, 11, 13,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이와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이 일으킨 이 사건 교통사고로 피해자(이하 ‘이 사건 피해자’라 한다)가 장애3급의 중상해를 입고 약 1년간 통원 및 입원치료를 받는 등 피해의 정도가 심각하다. 원고는 이 사건 피해자에게 H공제조합을 통해 치료비와 합의금으로 144,210,630원을 지급하였고,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원고는 서울시 보조금이 삭감되었으며, 원고의 H공제조합 차량보험료율이 할증되어 2020. 6. 말 기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 157,299,220원의 추가분담금을 내야 하는 등 회사경영의 심각한 손해가 초래되었다. 이 사건 교통사고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서 정한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중대한 교통법규 위반행위로서 참가인이 유죄판결을 받았고, 원고는 종래 무단결근 및 몰림운행으로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운행질서 문란행위 등을 한 전력도 있다. 따라서 참가인의 이와 같은 비위행위는 취업규칙 제54조 제19호, 제28호, 제66조 제1항 제24호 및 단체협약서 제30조에 따른 해고사유 내지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나.

징계사유의 범위

갑 제5호증의 1, 갑 제6호증의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에 앞서 참가인에게 징계위원회 회부 사실을 통보한 2020. 2. 13.자 징계사유서, 위 2020. 3. 10.자 해고 예고통보서에는 ‘징계사유 및 근거’로 취업규칙 제54조 제19호 내지 이 사건 약식명령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취업규칙 제54조 제19호(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은 자)에 따른 이 사건 약식명령의 확정 사실이 징계사유에 포함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위 예고통보서에는 ‘참가인이 단체협약서 제30조에 따른 면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를 기재하였는데, 이는 참가인이 이 사건 약식명령을 발령받았음을 전제로 하는 점, ② 징계사유서 등에서 징계사유로 명시된 이 사건 교통사고는 이 사건 약식명령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는 점, ③ 참가인에 대한 징계절차에서 원고와 참가인 모두 이 사건 약식명령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는 구제신청 단계에서 취업규칙 제54조 제19호를 징계사유의 근거로 주장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징계사유의 존재는 인정하되 징계양정의 부당성과 징계절차의 하자만을 주장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해고에서 취업규칙 제54조 제19호에 따른 이 사건 약식명령의 확정 사실도 징계사유로 삼았다고 볼 수 있다.

다.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참가인이 근무 중 원고 소속의 시내버스를 운전하다가 이 사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사실, 이로 인하여 신호위반에 따른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죄로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3 내지 6, 10, 11,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피해자에게 H 공제조합을 통해 치료비와 합의금 명목으로 144,210,630원을 지급한 사실,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원고의 서울시 보조금이 삭감되고, 원고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 약 1억 5,000만 원의 추가분담금을 지급해야 하는 사실이 인정된다. 나아가 이 사건 교통사고의 경위, 이 사건 약식명령에서 인정된 범죄사실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중과실로 일으킨 이 사건 교통사고에 관하여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단체협약서 제30조 후단에 따라 징계책임이 면책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참가인에게는 취업규칙 제54조 제19호(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은 자), 제66조 제1항 제24호(교통사고를 발생시켜 회사경영에 피해를 입힌 자)에 따른 징계사유가 존재한다.

라.

징계양정의 적법 여부

(1)

관련 법리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4다13457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8, 17 내지 19, 25, 26호증, 을가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 징계양정이 부당하다.

(가)

이 사건 약식명령의 확정 사실은 해고사유를 정한 취업규칙 제54조 제19호(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은 자)의 규정에 형식적으로 해당하기는 한다. 그러나 약식명령에 따른 범죄사실의 내용, 죄책의 경중 등은 사안별로 매우 다양할 수 있으므로, 근로자에 대한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언제나 해고가 정당하다고 볼 수는 없고, 위 법리와 같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해고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해고사유를 정한 취업규칙 제54조의 각 호는 앞서 본 제19호(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은 자) 이외에 ‘고의로 회사 물품을 파손한 자 또는 고의로 중대한 교통사고를 발생시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자’(제6호), ’종업원의 귀책사유로 고용노동부령의 해고예고 예외인정을 받은 자‘(제24호) 등을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에 의하면, 원고 소속 승무사원이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경우에 관한 해고사유에 있어서, ① ‘고의로’ 중대한 교통사고를 발생시켰거나, ②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구 근로기준법 시행규칙(2021. 4. 5. 고용노동부령 제3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별표] 규정에 따른 해고 예고의 예외가 인정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로서 ‘영업용 차량을 임의로 타인에게 대리운전하게 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사업장의 기물을 고의로 파손하여 생산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 경우, 그 밖에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을 규정함으로써 교통사고 발생에 관한 근로자의 ‘고의’를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취업규칙 제54조 제6호는 고의에 의한 교통사고를 해고사유로 정하고 있을 뿐 달리 중과실 등 과실에 의한 교통사고를 해고사유로 정하고 있지 않고, 취업규칙 제66조 제1항 제3호는 ‘업무태만 또는 고의로 사고를 발생케 한 경우’, ‘교통사고를 발생시켜 회사경영에 피해를 입힌 자’를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정들은 고의에 기한 교통사고와 중과실 등 과실에 기한 교통사고 사이의 징계 수위를 달리 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따라서 해고사유 내지 징계사유를 정한 취업규칙의 해석상 원고의 근로자가 교통사고를 일으켜 약식명령이 확정된 경우 해고사유가 인정되기 위하여는 고의에 기하여 중대한 교통사고를 발생시켰거나, 적어도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나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에 대하여 참가인의 고의는 없었고, 이 사건 약식명령의 범죄사실 및 그 처벌 수위, 이 사건 교통사고의 내용 및 경위, 참가인이 이 사건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감안하더라도 고의로 중대한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것에 준하는 경우로서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약식명령의 확정 사실을 들어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나)

참가인은 원고에서 약 17년간 근무하면서 2016년경 무단결근 1일을 이유로 견책처분을 받은 것 이외에 다른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이 없고, 이 사건 교통사고를 제외하고는 근무 시 교통사고 이력이 없었다.

(다)

설령 참가인이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운행질서 문란행위 등을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근로자의 생계유지수단을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해고처분을 정당화하기 어렵다.

(라)

원고가 2015경년부터 2019. 7.경까지 취업규칙 제66조 제1항 제24호에 따른 교통사고의 발생을 근거로 징계한 60여 명의 근로자 중 참가인을 제외하고는 정직 또는 견책을 받았는바,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징계형평에 반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와 같이 중대한 사고 발생 시 근로자가 자진사직하는 경우가 많아 위와 같은 징계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나, 징계형평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진사직자가 아닌 징계대상자들 사이에서 균등한 대우가 이루어졌는지를 주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마)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취업규칙 제54조 제28호(상기 각호 외에 해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되는 자)에 따른 해고사유도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마.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양정이 부당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같은 취지에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