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근로자 약 200명을 사용하여 ‘D 성형외과’(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를 2020. 1. 1.부터 운영하고 있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의사이다.
참가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 피부과 의사로 채용내정되었다가 2020. 3. 25. 부당해고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E),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7. 8. ‘원고가 참가인에게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채용내정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간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고, 원고의 채용내정 취소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함에도 이에 정당한 사유가 없으며 해고의 사유와 시기에 대한 서면 통지도 하지 않아 부당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위 초심판정서를 송달받은 이후인 2020. 8. 28. 참가인에게 ‘2020. 3. 25. 전후 참가인에게 입사가 이루어지지 못한 사유를 설명한 사실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참가인에게 채용내정자 지위가 인정됨을 전제로 과거 고지했던 사실들에 관하여 서면으로 재차 고지한다.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의한 경영상 필요로 인하여 참가인의 입사가 어렵게 되었음을 밝힌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한편,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1. 6. 원고가 재심신청에서 새로이 주장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함과 아울러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7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근로계약의 성립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채용 확정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원고의 직원인 F, G과 참가인 사이의 대화를 토대로 원고가 근로계약의 승낙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았으나 이들은 이 사건 사업장의 피부과 상담을 총괄하는 자에 불과하여 참가인과 같은 의료진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이 성립되지 않았다.
인정사실
원고는 2020. 1. 3. 이 사건 사업장의 피부과에서 근무할 봉직의를 구한다는 공고를 하였다.
당시 H의원에서 근무하던 참가인은 2020. 1. 6. 원고의 직원인 G 실장에게 자신의 이력서를 전자우편으로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2020. 1. 7. 이 사건 사업장에 방문하여 이 사건 사업장의 피부과 상담총괄인 F 이사에게 면접을 보았다.
참가인과 F은 2020. 1. 8.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참가인의 근무일, 근무시간, 급여 등을 논의하였으며, F은 2020. 1. 10. 참가인에게 ‘원장님, 3월 5일부터 출근 픽스할 게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참가인은 이를 수락하였다.
참가인은 2020. 1. 14. 이 사건 사업장의 대표원장인 원고와 면담하였다.
참가인은 위 면담 이후 같은 날 F에게 ’인사과 쪽에서 근무시간 10:00~18:30 조건이 조금 곤란하다고 해서 생각해봐야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2020. 1. 15. 원고의 직원인 I 인사팀장에게 ’시간 조정이 안 되면 힘들 것 같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⑦ 참가인은 2020. 1. 말경 H의원에 2020. 1. 31.자로 사직한다는 의사를 전달하였고, 이에 따라 퇴직처리되었다.
참가인은 2020. 2. 1. G에게 참가인의 윤곽흡입술(얼굴지방흡입술) 관련 포트폴리오 등을 전자우편으로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원고 측으로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수술 참여를 제안받았으나, 2020. 2. 1. G에게 입사 전 수술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는 답변을 하였다. ⑩ 이 사건 사업장의 인사팀원인 J은 2020. 2. 19.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업장에서 참가인이 사용할 수술근무복 및 신발의 각 치수, 신장, 명찰 제작을 위한 영문이름 등을 묻는 내용의 설문지를 보냈고, 참가인은 이를 작성하여 회신하였다.
G은 참가인에게 2020. 2. 25. ‘원장님, 근데 확정 아닙니다. 컨펌받고 연락할게요’, 2020. 2. 26. ‘원장님 4월에 뵈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G은 이 사건 사업장의 경영상 어려움과 관련하여 2020. 3. 17. 참가인에게 ‘병원 난리도 아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참가인은 G에게 2020. 3. 23. 이 사건 사업장의 사정이나 자신의 육아 등을 이유로 2주에서 한 달가량 자신의 출근을 미룰 수 있는지를 문의하였고, 2020. 3. 24. ‘한 달 뒤에 출근하겠다’고 알렸다.
G은 2020. 3. 25. 참가인에게 참가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할 수 없음을 알렸고, 위 일자와 2020. 3. 26.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참가인과 I는 2020. 3. 26., 2020. 3. 30.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 13호증, 을가 제2 내지 7호증, 을나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목적으로 체결된 것으로서 기본적으로 낙성, 불요식의 계약이고, 근로자가 요건을 갖추어 임용절차에 응하는 것은 근로계약의 청약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사용자가 서류전형 및 면접전형 등을 거쳐 최종합격통지와 함께 채용내정통지를 함으로써 근로계약(채용내정계약)의 승낙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만 채용내정 단계에서는 채용내정을 취소할 수 있는 권리, 즉 근로계약에 대한 해약권이 유보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11. 28. 선고 2000다51476 판결,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다25910 판결 참조).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참가인이 원고에 의하여 채용내정됨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2020. 3. 25. 이루어진 채용내정의 취소는 실질적으로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에 해당한다.
이 사건 사업장의 채용절차에 응한 참가인은 이 사건 사업장의 피부과 상담총괄로서 이사 직함을 가지고 있는 F으로부터 면접을 본 뒤 근무일, 근무시간, 급여 등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협의하였고, 이후 F은 2020. 1. 10. 참가인에게 2020. 3. 5.이라는 확정적인 근무개시일을 통보함으로써 참가인에 대한 채용내정의 의사를 외부적으로 명확히 표시하였다. 그로부터 4일이 지난 2020. 1. 14. 원고가 직접 참가인에 대한 면담을 진행하였는데, 당시 참가인에 대한 채용내정 사실에 변동이 있음을 표시한 바 없었다. 이후 원고 소속 직원들은 참가인에게 수술 참여를 제안하거나 참가인의 근무복 치수 등을 문의하였으며 참가인의 출근시기를 4월로 통지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일련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에게 채용내정의 의사표시를 한 F은 그 표시권한을 원고로부터 위임을 받았거나 설령 그러하지 않더라도 원고 자신이 진행한 면담을 통하여 참가인에 대한 채용내정을 추인하였다고 볼 것이다.
참가인이 2020. 1. 14. 원고 측에 근무시간에 관한 조정 의사를 전달하였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근로계약의 청약의 의사표시에 관한 철회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그 이후 참가인은 종전에 다니던 H의원에서 퇴사한 데에 이어 원고 측에 수술 관련 포트폴리오 등을 제출하였고, 2020. 3. 말경 원고 측에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근무를 전제로 출근시기의 조정 의사를 전달하였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소속 직원들은 참가인에게 수술 참여를 제안하거나 참가인의 근무복 치수 등을 문의하였으며 참가인의 출근시기를 4월로 통지하였다. 이와 같이 참가인 및 원고의 직원들이 보인 언행들은 참가인이 원고에 의하여 채용내정되었다고 보았을 때 합리적으로 설명된다.
따라서 원고 측이 2020. 3. 25.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할 수 없음을 통지한 것은 채용내정의 취소에 해당하고, 원고의 주장과 같이 단순히 근로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중단되었음을 통지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한편 참가인이 원고 측으로부터 채용내정의 취소 사실을 통보받고 ‘내가 갈 곳이 아니었나 봅니다’라고 답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참가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지 못하게 된 감정적인 아쉬움을 표현한 것에 불과할 뿐 채용내정 사실을 부인할 사정이 될 수 없다.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참가인과의 채용내정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고 2020. 3. 25. 당시 채용거부의 의사를 표시하였고, 그것이 초심판정 이후에야 비로소 해고 통보로 판단된 사정을 고려하면, 초심판정서가 원고에게 송달된 2020. 8. 6. 이후 신의칙상 상당한 기간 내인 2020. 8. 28.자 통보로써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서면통지 의무를 다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취지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므로(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해고처분 이후에 이루어진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는 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해고에 관한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는 그 해고일인 2020. 3. 25.로부터 상당 기간이 지난 2020. 8. 28.에야 있었으므로, 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따른 서면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해고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해고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로서의 당부와 관계없이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같은 결론에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