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6. 22. 선고 2021구합2063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4. 1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재단법인 B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8. 12. 4.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 및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 위탁소년 및 비행청소년의 선도와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위한 공익사업을 행함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상시 약 5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전국에 8개(의왕, 대전, 부산, 광주, 대구, 안양, 전북, 강원)의 청소년자립생활관을 운영·관리하고 있는 비영리재단이다.

나.

원고는 2018. 9. 3. 참가인과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2018. 9. 3.부터 2019. 9. 2.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다음 참가인에 입사하여 D생활관(변경 전 명칭: E생활관, 이하 ‘이 사건 생활관’이라 한다) 관장으로 근무하였고, 이후 2019. 9. 3. 위 근로계약기간을 2019. 9. 3.부터 2020. 9. 2.까지로 한차례 갱신하였다.

다.

참가인은 2020. 7. 31.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만료를 의결하고, 같은 날 원고에게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지 공문을 시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연장 거절’이라 한다).

라.

원고는 2020. 9. 21.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통지를 함으로써 일반직 전환을 거절하고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2. 22. ‘원고에게 일반직 전환기대권은 인정되나, 참가인이 일반직 전환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F).

마.

원고는 2021. 1. 22.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1. 1. 2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4. 13. ‘원고에게 일반직 전환기대권이 인정되나, 참가인에게 원고에 대한 일반직 전환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고,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원고의 근로관계는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정당하게 종료되었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G,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바.

원고는 2021. 5. 14.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2호증, 을나 제8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는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1>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계약연장 거절에는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

1)

중대한 절차 위반

가)

원고를 포함한 재계약 평가 대상자들의 근무평정을 실시하기 위한 인사위원회(이하 ‘이 사건 인사위원회’라 한다)는 참가인 이사장 H, I생활관 관장 J, K대학교 교수 L 등 총 3명으로 구성되었는바, 당초 2014. 10. 27. 개정된 참가인 직제·인사·보수 규정(이하 ‘종전 규정’이라 한다) 제16조 제1항은 “위원회는 위원장 1인과 3인 이상 5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음에도, 원고가 이 사건 이 사건 계약연장 거절에 대하여 문제제기를 하면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자, 참가인은 마치 위 규정이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회의 개최일 이전에 이미 적법하게 개정되었던 것처럼 소급하여 그 내용을 변경하였을 뿐이므로, 결국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구성이 적법한지 여부는 종전 규정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인사위원회는 평정위원이 총 3명에 불과하므로 종전 규정 제16조 제1항에 위반된다.

나)

설령 참가인이 종전 규정에 대한 개정 과정을 거쳤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은 취업규칙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라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듣거나 혹은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하고, 또한 같은 법 제14조 제1항에서 정한 바와 같이 새로운 기업 내 규범인 것을 널리 종업원 일반으로 하여금 알게 하는 절차, 즉 적당한 방법에 의한 주지를 필요로 하는데, 참가인은 위와 같이 근로자의 의견을 듣거나 동의를 받은 사실이 없을뿐더러 법령의 공포에 준하는 절차를 거친 사실도 없는바, 따라서 2016. 12. 1. 개정된 참가인 직제·인사·보수 규정(이하 ‘개정 규정’이라 한다)은 효력이 없으며, 이를 근거로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구성이 적법한지 여부를 판단하거나 원고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할 수는 없다.

다)

개정 규정에 의하더라도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은 사무총장이 되고, 위원은 직원 중 위원장이 임명하며(제16조 제2항), 위원장이 위원을 임명함에 있어서는 직원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배분하여야 하는데(제16조 제3항), 이 사건 인사위원회는 참가인 사무총장이 아닌 참가인 이사장 H이 스스로 위원장이 되었을 뿐더러 위원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도 아니하였고, 나아가 개정 규정은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구성할 때 외부 위원을 임명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인데(제16조 제4항), 이 사건 인사위원회는 계약기간 만료자의 재계약 여부나 수습기간 만료자의 임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었음에도 참가인 이사장 H이 자신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L을 외부 위원으로 임명하였으므로, 결국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구성은 개정 규정 제16조 제2항 내지 제4항에 의하더라도 위법하다.

라)

참가인은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연장 거절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면서 재계약이 불가한 사유를 알려달라고 요청하였음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회의일 당시에는 원고에게 평가의견서의 평가 내용 등에 대하여 소명할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았다.

2)

평가원칙, 기준 방법을 위반한 부당한 평가

참가인은 출원생 직원들을 비호하고, 원고가 출원생 직원들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에 대한 보복적 조치로서, 원고의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도 없이 미리 결과를 정하여 낮은 평가 점수를 부여한 다음 이를 근거로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연장 거절을 통보하였는바, 이는 참가인의 평가원칙, 기준 방법에도 위반되는 것이어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추었다고 평가할 수 없으며, 참가인이 그 인사권을 남용하여 부당한 해고를 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나.

관계 법령 및 참가인의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중대한 절차상 위반이 존재한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가)

참가인은 2016. 12. 1. 제27회 정기이사회를 개최하여 ‘⑴ 제 1호 의안 : 2017년 사업계획(안) 승인의 건, ⑵ 제 2호 의안 : 2017년 예산(안) 승인의 건, ⑶ 제 3호 의안 : 규정 개정(안) 승인의 건, ⑷ 제 4호 의안 : 일반자금대출(안) 승인의 건’을 안건으로 심의한 다음 2016. 12. 6.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소년과장에게 위 정기이사회 결과를 보고하였다.

나)

참가인 사무총장이었던 M은 2019. 12. 31.자로 정년퇴직하였고, 참가인이 같은 날 N생활관 관장 O를 사무총장 직무대행으로 지정하여, 위 O가 2020. 1. 2.부터 2020. 4. 19.까지 참가인 사무총장 직무대행으로서 활동하였는데, H이 2020. 4. 20. 참가인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부터 참가인 사무총장은 공석이 되었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서 원고를 포함한 근무평정 대상자 총 11명에 대하여 근무평정을 실시하였고, 회의록 상 기재된 평정위원은 “1. H 참가인 이사장, 2. J I생활관 관장, 3. L K대학교 교수” 등 총 3명이다.

라)

한편, 참가인 직제·인사·보수 규정은 2006. 8. 1. 개정되어 같은 날부터 시행된 이래 2010. 4. 28., 2011. 3. 21., 2014. 10. 27., 2015. 12. 1., 2016. 2. 19., 2016. 12. 1., 2017. 2. 21., 2017. 11. 22., 2018. 2. 22., 2018. 11. 20., 2019. 2. 19., 2019. 7. 11., 2020. 3. 4., 2020. 4. 8.까지 총 15차례에 걸쳐 개정된 사실이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1, 22, 55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종전 규정에 대한 개정 과정을 거친 사실이 없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종전 규정 제16조 제1항은 2016. 12. 1. 개정 규정 제16조 제1항으로 변경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이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회의일 이후에서야 마치 개정 과정을 거친 것처럼 위 조항을 소급하여 변경하였을 뿐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참가인은 2016. 12. 6.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소년과장에게 제27회 정기이사회 결과를 보고하였는데, 여기에는 ‘규정 개정(안) 승인의 건’이 안건으로 분명하게 포함되어 있고, 나아가 첨부된 이사회 의사록에는 출석한 이사들이 실제 위 규정 개정(안)에 대하여 질의하거나 의견을 제시한 회의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도 한바, 달리 위보고 문건이나 의사록이 위조된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나 정황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2016. 12. 1. 종전 규정 제16조 제1항을 개정 규정 제16조 제1항과 같은 내용으로 개정하는 참가인 이사회의 의결이 있었던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나)

원고는 위 이사회 의사록에 임금피크제도 등에 대한 논의만이 기재되어 있고, 인사위원회의 구성에 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으므로, 2016. 12. 1.자 정기이사회에서 의결한 2017년 규정 개정(안)에는 개정 규정 제16조 제1항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였던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직제·인사·보수 규정 개정(안) 신·구대조표에 의하면, 2016. 12. 1.자로 개정된 조항은 제4조 제3항, 제5조 제1항, 제10조, 제16조 제1항, 제18조 제1항, 제30조 제1항, 제35조 제2항, 제3항, 제43조 제1항, 제3항, 제44조 제2항, 제3항 등인데, 그 중 직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근로조건인 정년, 보수 및 수당, 퇴직금에 관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던 탓에 이사들이 해당 부분을 집중적으로 질의하고 의견을 개진하였던 것뿐이라고 보이는바, 오로지 이사회 의사록에 개정 규정 제16조 제1항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다는 사정만을 들어 위 조항이 2016. 12. 1. 무렵 개정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단순히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을 넘어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의심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다)

원고가 제출한 ‘협회 직제·인사·보수 규정 안내’라는 제목의 업무연락(갑 제56호증)에 의하면, 위 문서의 작성일이 2017. 12. 29.인데도 불구하고, “현행 규정(제35조)”을 2015. 12. 1. 개정된 조항으로 기재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2015. 12. 1. 개최된 제23회 이사회에서 비로소 일반직 직원의 정년을 종전보다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하기로 의결함에 따라 위 개정일을 전후하여 입사한 직원들 사이에 정년이 다르게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하여 설명하는 과정에서 “종전 규정(제36조)”과 “현행 규정(제35조)”으로 대비하여 기재하게 된 것으로 보일 뿐, 위 2015. 12. 1.부터 2017. 12. 29.까지 사이에 참가인 직제·인사·보수 규정이 전혀 개정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라고 해석할 것은 아닌바, 위 증거만으로는 앞서 인정한 사실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4)

개정 규정이 원고 및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 대하여 효력이 없는지 여부

가)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으나, 다만 근로기준법 제94조의 규정에 의하여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특히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얻어야 하는 제약을 받는바,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필요한 근로자의 동의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임을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다. 그러므로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함에 있어서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경우에 그 변경으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그 변경의 효력이 미치지 않게 되어 종전 취업규칙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되지만, 그 변경 후에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당연히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하고, 기득이익의 침해라는 효력배제사유가 없는 변경 후의 취업근로자에 대해서까지 그 변경의 효력을 부인하여 종전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 위와 같은 경우에 취업규칙변경 후에 취업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기존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병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행의 법규적 효력을 가진 취업규칙은 변경된 취업규칙이고, 다만 기존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기득이익침해로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종전 취업규칙이 적용될 뿐이므로, 하나의 사업 내에 둘 이상의 취업규칙을 둔 것과 같이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1991다45165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취업규칙이라 함은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사업장에서의 근로자에 대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정한 것으로서 노사 간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일정의 법규범이므로, 개정 규정 제16조 제1항은 직원의 인사에 관한 중요사항인 기간제 근로자의 재임용 내지 일반직 임용 여부를 심의하기 위한 인사위원회의 인적 구성에 대한 조항으로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기는 하나, 단지 위 인사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위원장 1인과 3인 이상 5인 이내의 위원’에서 ‘위원장을 포함하여 3인 이상 5인 이내의 위원’으로 변경한 것만으로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설령 위와 같이 변경한 것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가 개정 규정의 시행일 이후에 입사한 이상 위와 같은 불이익 변경에 관하여 기존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원고에 대하여는 개정 규정 제16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다)

나아가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신설 또는 변경하기 위한 조항을 정한 경우 그 효력이 생기기 위해서는 적어도 법령의 공포에 준하는 절차로서 그것이 새로운 기업 내 규범인 것을 널리 종업원 일반으로 하여금 알게 하는 절차, 즉 어떠한 방법이든지 적당한 방법에 의한 주지가 필요함은 물론이지만, 이러한 절차가 결여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기존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새로운 취업규칙의 효력이 없고, 이러한 규칙을 근거로 기존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상당할 뿐이지, 취업규칙이 신설 또는 변경된 이후에서야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까지 효력이 없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근로기준법 제14조 제1항에서 정한 취업규칙의 게시 또는 비치에 의한 주지의무는 단속법규에 불과할 뿐 효력규정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사용자가 이러한 규정들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바로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닌바, 결국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4)

이 사건 인사위원회가 개정 규정 제16조 제2항 내지 제4항에 위반되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2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위원회는 개정 규정 제16조 제2항 내지 제4항을 위반하여 구성된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고, 이 사건 계약연장 거절은 위와 같이 구성상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는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서,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하다고 평가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계약연장 거절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가)

개정 규정 제16조 제2항은 ‘위원회의 위원장은 사무총장이 되며, 위원은 직원 중 위원장이 임명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19조는 ‘위원장이 사고로 인하여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이사장이 지명하는 위원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 의하면,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이 되는 사무총장이 사고로 위원장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이사장이 지명하는 위원이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직무를 대행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사장이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의 직무를 대행할 위원을 지명하지 아니한 채, 더 나아가 인사위원회의 위원도 아닌 이사장 본인이 직접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의 직무를 대행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며,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무총장이 궐위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나)

개정 규정 제16조 제4항은 ‘이사장은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구성할 때 공정성을 위하여 1인 이상을 외부 위원으로 임명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이는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구성할 때에는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무총장이 직원 중에서 임명하는 위원만으로 인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이사장이 임명하는 외부 위원 1인 이상을 포함시켜 인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보이므로,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사무총장만이 인사위원회 위원을 임명할 권한을 가지며, 위원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참가인의 직원에 한하는 것으로 봄이 개정 규정 제16조 제2항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상당하고, 설령 인사, 포상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한 인사위원회에 외부 위원을 포함시키는 것 자체가 금지되지는 아니한다고 해석하더라도, 위 개정 규정 제16조 제2항, 제4항의 취지를 감안할 때 최소한 절차의 공정성을 위하여 개정 규정 제16조 제3항에 따라 직원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배분하여야 할 것인데,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위원 중에 참가인 이사장 H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외부 위원이 포함되어 있는 점, P과 J 사이의 대화내용(갑 제23호증, 제3, 4면)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 과정에서 이사장 H의 의사가 가장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인적 구성이 직원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였다거나 최소한 공정성을 갖추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다)

개정 규정 제3조 제2항은 참가인 본부에 이사장과 사무총장을 두도록 정하였고, 제4조는 참가인 직원의 직급을 1급부터 9급까지로 구분하면서 ‘본부에 두는 사무총장은 1급, 보호사업팀장은 2급 또는 3급, 행정지원팀장은 3급으로(제2항), 생활관에 두는 관장은 3급, 실장은 4급~7급으로(제4항) 보하도록 각 정하였으며, 한편 개정 규정 제6조 제4항은 이사장은 2급 이상 직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을 법무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규정 내용에다가 앞서 살핀 바와 같은 인사위원회의 구성에 관한 사무총장의 지위 및 권한 등을 보태어 보면, 인사위원회가 구성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사무총장이 사고 또는 궐위로 인하여 인사위원회 위원장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이사장은 참가인의 직원 중에서 사무총장 직무대행자를 지명하여 그로 하여금 인사위원회 위원 임명 등 위원장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도록 함이 상당할 뿐, 이사장 본인이 직접 사무총장의 직무를 대행하여 인사위원회 위원장의 직무를 수행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설령 참가인 이사장 H이 최초의 상근 이사장으로서 이 사건 인사위원회를 구성할 무렵 사무총장 직위는 장차 폐지될 예정이어서 사무총장을 새롭게 임용할 수 없는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의 관련 규정이 미처 정비되지도 아니한 상태에서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아니한 채 개정 규정의 내용이나 취지에 반하면서까지 만연히 이사장이 직접 인사위원회 위원장이 되어 인사위원회 위원을 임명하고 인사위원회를 구성한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며, 또한 이는 취업규칙인 참가인 직제·인사·보수 규정이 이사장의 자의적인 인사권 행사를 예방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 심사를 통해 조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둔 취지에도 반한다.

라)

한편, 참가인은 이 사건 계약연장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므로 해고와 달리 절차적 정당성은 문제되지 아니하고, 나아가 ’인사‘와 ’임용‘은 구분되므로 원고에게는 개정 규정 제14조의 적용이 문제될 뿐이지, 제16조는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지만, 살피건대, 앞서 관련 법리에서 본 바와 같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가 정당한지 여부뿐만 아니라,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 여부도 살펴야만 하는 것이고, 또한 문언적 해석상 ’인사‘에는 ’임용‘이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그 사전적 의미나 통상의 용례에 비추어 상당한바, 결국 참가인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마)

따라서 참가인 이사장 H이 2020. 4. 20.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공석 상태에 있는 참가인의 사무총장을 지명할 권한이 있는데도 사무총장을 지명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인사위원회를 구성함에 있어 이사장 자신이 직접 인사위원회 위원장이 되어 인사위원회 위원을 지명한 것은 개정 규정 제16조 제2항 내지 제4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그 구성에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라.

소결론

이상에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연장 거절은 이를 심의·의결하기 위한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구성에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무효라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김규현 김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