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12. 9. 선고 2021구합218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 약 5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근로자파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B과 C(이하 함께 가리킬 때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는 원고의 파견근로자로서 사용사업주인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에서 방역마스크 재단 및 포장작업을 담당하였다.

나.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0. 8. 21.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근무지는 수시로 변동될 수 있고, 단 근무지 변경 시 구두 통보하며, 본인의 동의 의사표시로 변경하는 데 합의한다. 파견기간은 90일을 초과할 수 없고, 만일 근로자가 90일을 초과하여 이의 없이 계속 근무 시 3자간에 합의한 것으로 간주하며 90일을 연장한다. 또한, 합의가 없을 시 90일, 합의가 있을 시 180일 이후에는 근로계약이 자동 해지하는 것으로 합의한다’고 정하였고,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0. 8. 24.부터 E의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

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0. 9. 5. 일과를 마친 뒤 E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가입되어 있는 단체채팅방에서 퇴장을 당하고 E 측으로부터 더 이상 사업장에 나오지 말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원고는 2020. 9. 7.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2020. 9. 5.까지의 임금을 지급하였다.

라.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0. 10. 20.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2020. 9. 5. 원고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구제를 신청하였는데(F),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가 파견근무지를 변경하면서 이 사건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기존의 근로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였고 해고도 인정하고 있으므로 해고는 존재하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이익이 있으며,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의 서면 통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중대한 절차상 위법이 있어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D),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과의 근로관계가 2020. 9. 25. 종료되었으므로 이는 해고에 해당하고,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내지 8호증, 을 제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구제이익의 존재 여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 이전인 2020. 12. 31. 폐업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구제이익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중앙노동위원회가 각하판정을 해야 함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그러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

(2)

관련 법리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 내용과 목적 및 취지, 임금 상당액 구제명령의 의의 및 법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되므로 구제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다툴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3)

판단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0. 12. 31. 폐업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만약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할 경우 이 사건 근로자들은 원고로부터 해고된 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으므로, 구제신청에 관한 구제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전고등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누10904 판결(대법원 2021. 3. 11.자 2020두56391 판결로 심리불속행 상고기각됨)의 취지 참조].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해고의 존재 여부

(1)

원고의 주장

E이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의 불성실한 근무태도 등을 이유로 사용거절 및 파견근로자 교체를 통지하여 원고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을 위하여 해고가 아닌 새로운 사업장을 찾아 전직명령을 하였음에도 이 사건 근로자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였는바, 불합리한 이유로 근로를 거부하는 것은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의사로 보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근로자들의 근로제공거부에 의하여 2020. 9. 7. 근로관계가 자동적으로 종료되었다. 또한, 원고가 해고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2)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3)

판단

갑 제8, 13 내지 1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E이 2020. 9. 6.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사용거절 및 파견근로자 교체를 통지한 이후, 원고는 2020. 9. 초순경 G 주식회사, H 측과 인력파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B에게 위 회사로의 파견을 제안하였는데, B이 이를 거절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6 내지 8, 13호증, 을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2020. 9.경 이 사건 근로자들을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존재한다.

①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근무지 변경 시 근로자 본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B이 원고가 제안한 근무지 변경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하거나 종료시키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②

B의 부친은 2020. 9. 24. 원고의 감사 I에게 B의 근로제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항의하였고, 이에 I은 ‘일이 없어서 조금 쉬라고 한 것인데, 이제는 일이 있으니 다시 입사시켜 드리겠다’고 답하였다. 이에 의하면, B은 원고에서 계속 근로할 의사가 있었던 반면,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종료시켰음을 전제로 위와 같은 언동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B은 E의 사업장에서 근무하지 못하게 된 이후 생계유지를 위하여 2020. 9.경 하루가량 원고의 관여 없이 다른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 이에 의하면, 당시 2개월가량 계약기간이 남아 있던 B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할 동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④

원고의 직원이자 이 사건 근로자들을 관리한 J은 B에게만 연락을 취하였고 B이 C에게 J의 이야기를 전하기는 하였으나, C가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 또는 종료에 관한 의사표시를 한 사실은 없었다.

⑤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합의해지하기로 하였다거나 그 의사에 관계없이 자동소멸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⑥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근로계약을 유지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할 것임에도, 원고는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종료시켰는바, 이는 해고에 해당한다.

다.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가 이 사건 해고 당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따라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같은 법 제27조 제2항에 따라 해고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위 해고는 부당하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므로, 이와 같은 취지에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각주1)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①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②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