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6. 16. 선고 2021구합505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2013. 8. 16.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13명을 사용하여 전기ㆍ소방ㆍ통신공사업 등을 행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20. 12. 7. 위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D의 추천으로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근로계약서에는, 원고의 임금으로 일급 13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2020. 12. 7.부터 근로를 시작하되 근로계약 종료일 및 공사현장명은 ’공란‘으로 기재되어 있다.

당시 참가인은 ① 주식회사 E 신공장 신축공사 중 전기·통신·소방공사(이하 ‘E 신공장 공사’라고 한다) 및 ② 주식회사 F 당진공장 신축공사 관련 전기공사(이하 ‘F 공사’라고 한다), ③ 주식회사 G 당진공장 증축공사 중 전기공사(이하 ‘G 공사’라고 한다)에 관한 공사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후 참가인은 2020. 6. 23. 주식회사 E과 ④ 위 회사 기숙사 신축공사 중 전기·통신·소방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 이 사건 공사의 본래 계약기간은 2020. 6. 23.부터 2020. 12. 31.까지였으나, 발주자의 사정으로 인해 2020년 중 도급업무가 개시되지 못하여 2021. 1. 4. 공사기간을 2021. 5. 30.까지로 변경하는 변경계약이 체결되었다.

다.

원고는 계약일로부터 2021. 3. 17.까지 E 신공장 공사, F 공사, G 공사에 D과 함께 전기배선 설치 등 업무에 투입되었고, 이 사건 공사의 전기배선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1. 3. 18.부터는 해당 현장으로 출근하였다. 원고의 마지막 근무일자는 2021. 4. 8.이다.

라.

참가인 소속 현장소장 H은 2021. 4. 6. 원고에게 “5일간 시간을 줄 테니 다른 사업장을 알아보라”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마.

원고와 D은 2021. 5. 11.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7. 7.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이에 참가인이 2021. 8.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0. 14. ‘원고와 D은 일용직 근로자가 아니라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에 해당하나 2021. 4.경 공사현장의 전기 관련 일이 종료되었으므로 원고들은 원직복직을 요구할 수 없고, 2021. 4. 30.까지의 임금상당액에 대하여만 구제이익이 있다’며 초심판정 중 원직복직 부분 및 해고 당일부터 2021. 4. 30.까지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명한 부분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바.

원고는 2021. 12. 1.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고 2021. 12. 2.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가.

절차적 하자

원고는 2021. 10. 14. 예정된 심문회의 이틀 전인 2021. 10. 12.에 참가인이 제출한 ‘재심이유서(2)’를 송달받았고, 원고는 방어권 행사를 위하여 2주간 심문회의를 연기하여 줄 것을 신청하였으나, 피고 위원회는 원고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예정된 심문회의에 심문을 진행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의 발언권이 부당하게 제한된 상태에서 심문회의를 진행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나.

실체적 하자

1)

원고는 참가인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현장명이 공란이고, 근로기간 종료일은 기재되어 있지 않으며,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해 변경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참가인은 이 사건 공사 뿐 아니라 2019. 7. 5.부터 E 신공장 공사를, 2020. 3. 24.부터 F 주식회사 당진공장 신축공사를, 2020. 12. 15.부터는 G 공사와 당진공장 증축공사의 각 전기공사 등을 수행하였는데, 위 모든 공사에 동원되었다. 이처럼 원고의 근로현장이 이 사건 공사 현장만으로 한정되었던 것이 아니라 원고는 참가인이 수급한 여러 사업장의 공사에 필요시마다 동원되었고, 이 사건 공사가 마무리 되면 또 다른 사업장에 가서 일을 하도록 예정되어 있었다. 따라서 원고는 참가인과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원고가 참가인과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보더라도, 원고에게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임금 산정기간 근거가 된 이 사건 공사는 2021. 5. 30.에 종료되었다.

3.

참가인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주장

원고가 2021. 12. 1.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고, 2021. 12. 2.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지만, 소 제기시 청구원인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절차상 하자뿐이었고, 2022. 11. 3.에서야 내용상 하자를 청구원인으로 주장했으므로, 실체적 하자에 관한 청구는 제소기간이 도과된 이후에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

나.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소장에는 원고가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전반적인 취지는 이 사건 통보에는 실체적 하자도 있으므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모두 인용한 초심판정을 일부 취소한 재심판정이 위법하다는 것으로, 원고가 소 제기시 이 사건 통보의 실체적 하자를 다투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판단

가.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1)

갑 제2 내지 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이 2021. 10. 6. 제출한 재심이유서(2)를 원고가 2021. 10. 12. 송달받은 사실, 원고는 같은 날 피고에게 위 재심이유서(2)에 대한 반박을 위해 심문기일을 2주간 연기해줄 것을 요청한 사실, 피고 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본래 예정되어 있던 2021. 10. 14.에 심문을 개최한 다음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2)

살피건대, 노동위원회규칙 제107조 제1항은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경우 원칙적으로 60일 이내에 사건을 처리하도록 하고, 노동위원회규칙 제53조에서 정한 연기신청이 있거나 다수인 사건 등 조사에 상당기간이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노동위원회위원장의 승인을 얻어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원고의 연기신청은 노동위원회규칙 제53조엥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뿐더러, 위 재심이유서(2)의 실질적 내용이 포함된 부분은 4면 정도에 불과하고 그 전반적인 취지는 초심 및 재심에서 참가인이 기제출한 답변서 등과 유사한 점, 위 재심이유서(2)에 첨부된 입증자료 역시 I 부장이 작성한 2면 정도의 진술서가 전부인 점, 이러한 재심이유서(2)의 내용을 살펴볼 때 원고로서도 심문회의시 이를 반박하는 데 아주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을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위원회가 원고의 심문기일 연기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조치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절차적 하자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실체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고가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따라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란 건설공사, 특정 프로그램 개발 또는 프로젝트 완수를 위한 사업 등과 같이 객관적으로 일정 기간 후 종료될 것이 명백한 사업 또는 특정한 업무에 관하여 사업 또는 업무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까지로 계약기간을 정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 갑 제14, 15호증, 을나 제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어도 이 사건 공사가 종료될 때까지 근로하기로 한 기간제근로자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E 신공장 공사 및 F 공사, G 공사,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였는데, 위 각 공사는 모두 공사기간이 정해진 건설공사로서 객관적으로 일정 기간 후 종료될 것이 명백하다.

②

원고는 참가인의 위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던 D의 소개로, D과 함께 참가인 회사의 현장직으로 근무하기 시작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참가인의 기존 공사가 완료되고 새로운 공사수주량도 감소하여 인력 투입이 필요한 공사현장이 줄어들면 원고가 투입되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량도 함께 줄어들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다.

③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기간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데, 이는 참가인이 공사를 수주하였을 때 비로소 그 공사현장에 투입되는 현장직의 특성을 감안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④

원고의 임금은 근무일수에 일당 130,000원을 곱하는 방식으로 합의하였는데, 이 역시 현장상황에 따라 원고의 근무 가능성이나 업무량이 유동적일 수 있음을 감안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2)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에 관한 판단

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든 증거 및 을나 제10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의 갱신이나 연장에 관한 규정이 없다. 참가인의 취업규칙에도 원고와 같이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대하여 이를 자동갱신한다거나,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을 갱신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다는 자료는 없다.

②

참가인은 전기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발주처로부터 관련 사업을 수주하여야 사업을 수행할 수 있고, 참가인이 수주한 전기공사 등 계약은 공사목적물의 준공기간 등에 따라 대체로 그 공사기간이 사전에 특정된 채로 체결된다.

위와 같은 전기공사업의 특성으로 인하여 참가인은 수주 상황 등에 맞추어 현장직 근로자의 채용 여부 및 그 규모를 결정하여 왔고, 참가인이 채용한 현장직 근로자의 수는 공사업무의 증감에 따라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최소 3명에서 최대 45명까지 수시로 변동되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참가인이 고용하였던 현장직 근로자들 중 계약이 반복적으로 갱신된 근로자들이 있다는 자료는 없다.

③

이러한 현장직 근로자들의 고용형태 및 규모는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하는 상용직 근로자들의 고용형태 및 규모(약 13~16명 사이로 큰 변동 없음)와 많은 차이가 있고, 참가인은 근로자들이 가입하는 국민연금 사업장도 상용직의 경우 ’주식회사 B‘으로, 현장직의 경우 ’주식회사 B(일용) 및 공사명‘으로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 이처럼 참가인이 현장직과 상용직 근로자들 간 고용형태 및 규모에 차이를 둔 것은, 현장직 근로자들의 경우 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계약이 당연히 종료됨을 전제로 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공사의 완료시기에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을나 제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는 2021. 3.말경 일부 유지보수 공사 외에 주공사가 완료된 사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2021. 4. 19. 이 사건 공사의 수변전설비 공사가 완료되어 사용준비가 완료되었다는 내용의 사용전검사 확인증을 발급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이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는 이 사건 재심판정과 같이 적어도 2021. 4. 30.에는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4)

소결론

따라서 원고를 적어도 이 사건 공사가 종료될 때까지 근로하는 기간제근로자로 보아, 원직복직 청구 부분을 각하하고, 다만 위 공사가 종료된 2021. 4. 30.까지의 임금 상당액에 대한 지급을 명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이은경 김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