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1. 27. 선고 2021구합53382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12. 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D 부당휴직 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내린 재심판정 중 2020. 3. 12.자 휴직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보조참가로 인한 소송비용의 75%는 원고가, 25%는 피고보조참가인들이 각 부담하고, 나머지 소송비용의 75%는 원고가, 25%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 기재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 B(개명 전 이름 E)은 2012. 1. 9., 참가인 C은 2013. 1. 1.부터 각 원고의 보험범죄특별조사팀(Special Investigation Unit 운영파트)에서 보험사기행위에 관한 조사업무를 담당한 근로자들이다.

나.

원고를 포함한 10곳의 보험사는 2019. 10.경 금융감독원과 F협회에 자동차 공업사인 ‘G’ 등의 보험사기 혐의에 관하여 공동조사를 신청하였다.

다.

F협회는 2020. 2. 14. 서울강서경찰서에 ‘참가인들이 2019. 9. 30. G 공동대표인 H, I에게 경찰의 압수수색 일정을 누설하였다’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12조 위반 사실(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고 한다)을 비롯하여 증거인멸, 배임수재 등 혐의로 참가인들을 고발하였다.

라.

원고는 2020. 3. 12.경 참가인들에게 2020. 6. 11.까지 3개월간 무급휴직(이하 ‘1차 휴직처분’이라고 한다)을 명하였다.

마.

서울강서경찰서는 2020. 5. 29. F협회에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하여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비밀유지의무) 혐의가 인정되므로, 참가인들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라는 취지의 사건처리 중간통지를 하였다.

바.

원고는 2020. 6. 12.경 참가인들에게 1차 휴직기간을 2021. 3. 11.까지 9개월간 연장한다고 통보(이하 ‘2차 휴직처분’이라고 한다)하였다.

사.

참가인들은 1차 및 2차 휴직처분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J, K(병합)},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8. 7. “1차 및 2차 휴직처분의 업무상 필요가 인정되고, 생활상의 불이익도 사회통념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각 휴직처분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하여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내렸다.

아.

참가인들은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9. 1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D),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2. 4. “1차 및 2차 휴직처분의 업무상 필요는 인정되나, 그에 따른 참가인들의 생활상 불이익이 감수하여야 할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났고, 원고가 위 각 휴직처분을 하기 전에 참가인들에게 충분한 소명기회를 부여하거나 참가인들과 성실히 협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이유를 들어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인용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10 내지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리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므로, 휴직명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나,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때 휴직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① 그 휴직명령이 갖는 업무상의 필요성과 ②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③ 근로자와의 협의 등 휴직명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다만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휴직명령이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 판결 등의 취지 참조).

나.

1차 휴직처분에 관하여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4 내지 7,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1차 휴직처분에 따른 참가인들의 생활상 불이익을 감안하더라도 1차 휴직처분을 할 업무상 필요가 높다고 인정되고, 사전에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1차 휴직처분을 권리남용으로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1)

원고의 취업규칙(갑 제4호증, 이하 ‘취업규칙’이라고만 한다) 제45조 제4호는 ‘보험사기 혐의 수사로 인하여 계속 근무가 부적당할 때’를 휴직사유로 정하고 있다.

이 사건 비위행위는 보험사기행위 조사업무를 맡고 있던 참가인들이 도리어 보험사기범죄를 저지른 업체에게 경찰의 압수수색절차에 관한 정보를 누설하여 보험사기 수사를 방해한 것인바, 참가인들의 지위, 행위 태양, 결과 등 여러 면에 비추어 비위의 정도가 중대하다.

따라서 이 사건 비위행위에 관한 수사가 개시되었다는 사정만으로도 이미 참가인들에 대한 신뢰는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으므로, 위 수사를 받고 있는 참가인들에게 업무수행을 맡기는 것은 적당하지 아니함이 분명하다.

2)

취업규칙 제46조 제1항은 보험사기 혐의 수사로 인한 휴직기간을 원칙적으로 3개월 이내로 규정하였다. 1차 휴직처분에서 휴직기간을 3개월로 정한 것은 위 규정의 한도를 준수한 것이고, 실제로 원고는 1차 휴직처분을 한 지 2개월 반이 지나서야 경찰로부터 이 사건 비위행위에 관한 사건처리통지를 받을 수 있었으므로, 1차 휴직처분의 휴직기간도 적정하다고 볼 수 있다.

3)

참가인들은 취업규칙 제48조 제4호에 따라 1차 휴직처분의 휴직기간인 3개월 동안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입게 되나, 1차 휴직처분이 전적으로 참가인들의 귀책사유에 기인한 것인 점을 감안하면, 위와 같은 불이익은 참가인들이 감수하여야 할 범위 안에 있다고 판단된다.

4)

원고는 1차 휴직처분의 휴직기간이 개시되기 전날인 2020. 3. 11.에 이르러서야 참가인들에게 다음날 휴직기간이 개시된다는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하였을 뿐이고(갑 제22호증), 달리 1차 휴직처분에 관한 협의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 ① 원고가 이 사건 비위행위에 관하여 관련자들의 녹취록이나 진술 등 상당한 증거를 확보하여 경찰에 고발한 점(갑 제5 내지 7호증), ② 이 사건 비위행위 자체의 내용이 중한 만큼, 이에 대응하여 참가인들을 신속하게 업무에서 배제할 필요가 높아 보이는 점, ③ 앞서 본 취업규칙의 내용을 종합하면 근로자에 대한 보험사기 혐의 수사가 개시되는 경우에 근로자가 최대 3개월의 무급휴직명령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예상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들이 사전에 1차 휴직처분의 사유나 기간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1차 휴직처분을 위법하게 만들 정도의 절차적 흠결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2차 휴직처분에 관하여

반면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2차 휴직처분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그에 따른 참가인들의 생활상 불이익이 과중하며, 그럼에도 사전에 협의절차조차 거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1)

보험사기 관련 수사가 3개월 안에 종결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 보임에도, 취업규칙 제46조 제1항은 휴직기간을 원칙적으로 3개월로 제한하였다. 이는 원고로 하여금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만연히 기다리지 말고, 가급적 3개월 안에 자체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정하여 휴직대상자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하도록 함으로써, 근로자를 장기간에 걸쳐 불안정한 휴직 상태에 두는 것을 방지하려는 취지의 규정으로 풀이된다.

2)

취업규칙 제46조 제2항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최대 1년까지 휴직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예외를 정하고 있기는 하나, 앞서 본 원칙규정인 제46조 제1항의 취지를 고려한다면, 여기서 ‘특별한 사정’이라 함은 원고가 수사기관의 도움 없이는 자체적으로 휴직대상자의 보험사기 혐의를 파악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3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혐의를 특정할 수 있을 만큼 수사가 진척되지 못한 경우를 가리킨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3)

그런데 원고는 1차 휴직기간 중인 2020. 5. 29. 경찰로부터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혐의가 인정되므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사건처리통지를 받았다.

그렇다면 참가인들에 대한 보험사기 혐의는 오히려 수사과정에서 신속하게 밝혀졌으므로, 휴직기간을 연장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4)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들에 대하여 이 사건 비위행위 이후에도 ① 보험사기 의심을 받는 업체인 ‘G’의 대표와 부적절하게 접촉하여 원고의 법인카드로 식사비용을 결제한 점, ② ‘G’와 관련된 원고 내부자료를 출력하여 간 점, ③ 상사인 부서장에게 욕설․폭언을 하며 사무실에서 난동을 부린 점 등 추가적인 비위행위가 잇따라 드러나는 상황이었으므로, 2차 휴직처분을 통하여 휴직기간을 연장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비위행위와는 달리 위와 같은 추가 비위행위들은 그 자체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에 해당하는 ‘보험사기 혐의’로 보기 어려운데다, 그로 인하여 이 사건 비위행위에 관한 수사가 특별히 지연되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참가인들의 추가적인 비위행위는 취업규칙 제39조 제2항 제1호 라목에 정한 ‘사내․외 물의를 일으킨 경우’로서 대기발령사유가 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나아가 휴직기간의 연장사유까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5)

원고는 참가인들에 대한 검찰수사가 장기화되자 2020. 9. 11.경부터 참가인들에 대한 자체조사에 착수하였고, 2020. 10. 27.경에 이 사건 비위행위를 비롯한 여러 징계사유들을 확정하고 참가인들에게 면직 통보를 할 수 있었다(갑 제13, 14, 28, 29호증).

그렇다면 설령 원고가 1차 휴직처분 이후로 참가인들의 휴직기간을 연장할 필요는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위와 같이 2개월이 채 걸리지 아니한 자체조사의 속도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2차 휴직처분에서 휴직기간을 9개월이나 연장한 것은 필요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된다.

6)

원고는 1차 휴직처분에 이어서 2차 휴직처분 역시 무급휴직으로 정하였다. 이에 따르면 참가인들은 총 1년간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것인데, 이러한 조치는 단순히 참가인들에게 금전적 손실을 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참가인들의 기초적인 생계유지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인다.

7)

원고는 1차 휴직처분과 마찬가지로 2차 휴직처분에 관하여도 참가인들에게 처분 전날에 일방적으로 처분 예정을 통보하였을 뿐이다(갑 제23호증).

라.

원직 복직 명령에 관하여

1)

원고의 주장 요지

구 노동위원회규칙(2021. 10. 7. 노동위원회규칙 제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0조 제1항 제6호는 ‘신청하는 구제의 내용이 법령상이나 사실상 실현할 수 없거나 신청의 이익이 없음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 구제신청을 각하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런데 참가인들은 이 사건 재심판정 전에 모두 해고되었으므로, 그 시점에서 참가인들이 구제명령을 받아 복직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1차 및 2차 휴직처분의 당부와 관계없이 참가인들의 구제신청 중 원직 복직을 구하는 부분은 각하하였어야 함에도, 그 부분 신청까지 인용한 것은 위법하다.

2)

판 단

현행 노동위원회규칙 제60조 제1항 제6호를 ‘신청하는 구제의 내용이 법령상이나 사실상 실현할 수 없음이 명백한 경우’로 문구를 축약하여 개정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구 노동위원회규칙 제60조 제1항 제6호는 ‘신청하는 구제의 내용이 법령상이나 사실상 실현할 수 없음이 명백한 경우이거나 신청의 이익이 없음이 명백한 경우’로 해석하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고 보인다.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일인 2020. 12. 4.에 앞선 2020. 10. 27. 이 사건 비위행위 등을 이유로 들어 참가인들에게 면직 처분을 하였음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1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들이 2021. 1. 15. 위 면직 처분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L),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3. 15.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내렸으며, 참가인들이 재심신청을 하지 아니하여 위 초심판정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 역시 인정할 수 있다.

위 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 재심판정일 현재 참가인들이 위 면직 처분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에 적법하게 구제신청을 제기할 수 있는 상태였으므로, 향후 위 면직 처분이 구제명령을 통하여 취소될 여지가 남아 있었다 할 것인바, 피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을 내릴 당시에 참가인들의 복직이 법령상이나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 명백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소결론

1차 휴직처분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있는 인사명령으로 볼 수 있으나, 2차 휴직처분은 그 범위를 벗어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1차 휴직처분에 관한 부분은 위와 결론이 달라 위법하고, 나머지 부분은 위와 결론을 같이하여 적법하다.

4.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