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 법인은 상시 약 2,9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E대학교 등 9개의 교육기관과 F병원 및 G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참가인 C는 1994. 3. 1., 참가인 B은 2013. 9. 1. G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에 각 입사하여 참가인 C는 원무팀 계장, 참가인 B은 기능기사(셔틀버스 운전기사)로 각 근무하던 중 참가인 C는 ① 병원의 정보통신망에 침입, ② 인사총무팀 기밀문서의 외부 유출, ③ 개인정보 외부 유출(이하 위 순번에 따라 개별적으로 ‘제○ 사유’라고 지칭한다)을 징계사유로, 참가인 B은 제1, 2 사유를 징계사유로 2020. 8. 13. 각 파면되었는데(이하 ‘이 사건 각 해고’라 한다), 참가인별 구체적인 징계사유는 아래와 같다.
<1>
참가인들은 이 사건 각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1. 26. 이 사건 각 해고가 부당징계라고 판단하여 참가인들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이에 원고 법인이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3. 17. ‘제1 사유는 징계사유가 부존재하나, 제2, 3 사유는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양정이 과중하므로 이 사건 각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 법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법인 주장 요지
참가인들은 공모하여 이 사건 병원의 인사 기밀문서를 외부로 유출하였고, 해당 자료들이 원고 법인이 진행 중인 소송에서 상대방에 유리하게 사용되도록 하는 등 이 사건 병원에 손실을 끼쳤으며, 이러한 비위행위로 참가인들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등을 위반하였으므로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 역시 타당하므로 이 사건 각 해고는 정당하다.
관계 규정
이 사건과 관계된 법령 및 원고 법인의 I병원 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징계사유 존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6 내지 10호증, 을나 제21, 22, 2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제2 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제1, 3 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볼 수 없다.
참가인 B은 이 사건 병원에 정규직 운전기사로 취업을 하였는데도 계약직 급여를 받는 부당함에 대하여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하는데 도와달라고 참가인 C에게 부탁하면서 자신의 이 사건 병원 그룹웨어(인터넷주소 1 생략)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참가인 C는 참가인 B이 소속된 인사총무팀 문서를 열람하여 진정서 제출에 필요한 관련 자료를 찾아주기로 한 사실, 참가인 C는 2018. 5. 24.경부터 2018. 6. 7.경까지 이 사건 병원 그룹웨어 사이트에 참가인 B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접속하여 인사총무팀 문서를 열람하였고, 그 과정에서 ‘의무기록실 서무원의 직종변경 요청건’ 문서와 ‘의무기록과 서무원 직종변경 요청’ 문서(이하 ‘이 사건 각 문서’라 한다)를 발견하자 참가인 B에게 이 사건 각 문서를 행정소송 등에 사용하기 위해 다운로드하겠다고 이야기한 후 이를 다운로드받아 H 외 2명이 행정소송을 하는 것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이들의 소송대리인인 변호사 L에게 제공한 사실, 이 사건 각 문서에는 H 외 2명과 M, N, O, P, Q, R의 개인정보가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참가인 B은 인사총무팀 소속으로 이 사건 병원 그룹웨어의 인사총무팀 문서를 열람할 권한이 있고, 참가인 B이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문서만 열람할 권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참가인 C는 참가인 B의 요청 및 승낙을 받고 참가인 B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해 이 사건 병원 그룹웨어 사이트에 접속하여 이 사건 각 문서를 열람하였으므로 참가인들이 권한 없이 이 사건 각 문서를 열람하였다거나 거짓이나 그 밖에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이 사건 각 문서에 기재된 개인정보를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 법인은 ‘참가인들이 공모하여 2018. 5. 24. 허용된 접근권한을 초과하여 이 사건 병원 그룹웨어에 접속하는 방법으로 침입하여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하였다’는 등의 내용으로 참가인들을 고소하였으나, 참가인들은 검찰에서 위 정보통신망법위반 피의사실에 대하여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또한, 의정부지방법원은 2022. 8. 31. ‘참가인들은 공모하여 2018. 5. 24.경부터 2018. 6. 7.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각 문서를 포함한 18건의 문서파일을 출력하고, 휴대전화기로 촬영한 후 카카오톡으로 L 변호사에게 전송하여 제공함으로써 부정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이 처리하고 있는 개인정보를 취득한 후 이를 부정한 목적으로 제3자에 제공하였다.’는 요지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2020고단6363호), 이에 대한 검사의 항소가 기각(의정부지방법원 2023. 9. 22. 선고 2022노2561 판결)되어 위 제1심 판결이 2023. 10. 5.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만 제2 사유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일반직원 복무규정은 “직원은 법령, 정관 및 제 규정을 준수하여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며”(제3조), “직원은 재직 중은 물론 퇴직 후에도 직무상 지득한 비밀을 엄수하여야 한다.”(제5조)라고 규정하고 있고, 일반직원 인사규정 제34조 제1항은 “법령, 정관 및 제 규정에 위반되었을 때”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각 문서는 직종변경 등 이 사건 병원의 직원 인사와 관련한 다수인의 개인정보(주민등록번호, 근로계약 내용 등)가 포함되어 있어 그 문서의 성질상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므로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한 것은 비밀준수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근로자는 사용자의 이익을 배려해야 할 근로계약상의 성실의무를 지는데, 참가인들이 업무와 무관하게 이 사건 병원 그룹웨어에 접속하여 이 사건 각 문서를 획득하여 이를 H 외 2명의 소송대리인에게 제공한 것은 원고 법인의 인사발령에 불응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한 H 외 2명을 일방적으로 돕기 위한 것이었는바(소송에서 위 인사발령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었다), 이 사건 각 문서의 성격과 제공 경위 및 목적 등에 비추어 이는 성실의무 위반에도 해당한다.
징계양정의 적정성 여부
관련 법리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4다13457 판결 등 참조).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원고 법인이 가장 무거운 파면으로 징계양정을 정한 것은 참가인들에 대하여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하여 그 정도가 현저히 무거워 징계처분의 정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들에 대하여는 범죄행위인 제1 사유나 제3 사유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비난가능성이 적은 제2 사유만이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참가인들이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거나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목적으로 제2 사유의 비위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해당 행위로 인하여 원고 법인에 어떠한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볼 만한 증거도 없어 그 비위행위의 정도가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
파면은 사립학교 직원에 대한 징계 중 가장 무거운 것으로서 파면처분을 받은 참가인들은 직원 신분이 박탈될 뿐 아니라 일반직원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구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2022. 10. 18. 법률 제18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1항, 공무원연금법 제65조 제1항 제2호,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61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퇴직급여가 1/2로 감액되는 등의 불이익을 입게 된다.
소결
이 사건 각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바,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원고 법인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 법인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변이섭 심용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