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철도정책의 수립시행에 관한 조사, 철도기술의 연구, 개발, 육성 및 성과 보급 등을 목적으로 하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 설치된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원고 A은 2015. 10. 1. ~ 2018. 2. 13. 참가인의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원고 B은 2016. 3. 21. ~ 2018. 2. 13. 위 경영지원본부의 인력개발팀장으로, 원고 C은 2016. 3. 21. ~ 2019. 3. 10. 위 인력개발팀에서 파견근로자의 인사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각 근무한 근로자들이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 제6조 제2항은 ‘파견근로자의 파견기간을 연장하더라도 총 파견기간은 2년을 초과하여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규정함으로써 파견기간의 연장을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① 참가인의 파견근로자인 F이 2017. 8. 9.을 끝으로 파견기간 2년이 만료되자, 원고 C은 2017. 8. 10. F의 파견기간을 2017. 12. 31.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문서를 기안하였고, 위 문서에 원고 B의 중간결재를 거쳐 원고 A이 전결권자로서 최종결재를 하였다(이하 ‘제1차 연장’이라고 한다).
원고들은 위와 같은 방식으로 ② 2017. 9. 15. 파견기간 2년의 만료가 임박한 파견근로자 5명(만료일: 2017. 9. 20. ~ 2017. 11. 8.)에 대하여, ③ 2018. 2. 1. 파견근로자 10명(만료일: 2018. 2. 15. ~ 2018. 6. 26.)에 대하여 각 파견기간을 추가로 연장하였다(이하 각 ‘제2차 연장’ 및 ‘제3차 연장‘이라고 한다).
그 후 2018. 2. 14.자로 참가인의 경영지원본부장은 G로, 인력개발팀장은 H로 각 교체되었는데, ④ 원고 C은 그전과 마찬가지로 2018. 6. 29. 파견근로자 6명(만료일: 2018. 7. 4. ~ 2018. 9. 20.)에 대하여 파견기간 연장 문서를 기안하였고, 위 문서에 H와 G의 결재를 차례로 받았다(이하 ‘제4차 연장’이라고 한다).
또한 참가인은 파견근로자의 파견기간을 연장할 때 사용사업주(참가인), 파견사 업주(파견업체) 및 파견근로자 사이에 파견기간 연장 합의서를 작성하여 왔다.
그러나 ⑤ 원고 C은 위 합의서의 작성을 9차례(2017. 1. 1. 2회, 2018. 1. 1. 7회) 누락하였고, 2018. 11. 말경 위 사실을 발견하였으나 이를 상사에게 알리지 아니하고 스스로 해당 합의서 9건을 소급하여 작성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합의서의 사용사업주 란에 2018. 1. 24. 참가인의 원장으로 부임한 I의 이름을 표기하고, 그 옆에 2018. 4. 5.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직인을 날인함으로써 합의서상의 작성일자에 어긋나는 내용을 기재하였다(이하 ‘합의서 소급 작성’이라고 한다).
참가인의 상위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2020. 4. 6. ~ 2020. 6. 19. 참가인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하여 제1 내지 4차 연장 및 합의서 소급 작성 사실을 적발한 후, 2020. 8. 18.경 참가인에게 원고들에 대한 중징계 요구를 하였고, 이에 따라 참가인은 2020. 9. 1. 원고들을 대상으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위 징계위원회는 제1 내지 4차 연장 및 합의서 소급 작성 사실을 참가인의 징계요령(이하 ‘징계요령’이라고만 한다) 제3조 제1항 제1호(관계법령 위반), 제2호(직무태만), 제3호(D기관 명예 손상)에 정한 징계사유로 인정하고, 징계요령 [별표 제7호]의 징계양정기준 제1호 다목{성실의무 위반(직무태만 또는 회계질서 문란)}을 적용하여 원고들에게 각 정직 3개월 처분을 의결하였다.
참가인은 2020. 9. 2.경 위 의결 내용이 기재된 징계통지서를 원고들에게 교부하였고(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20. 9. 16. 참가인에게 재심청구를 하였으나, 참가인은 재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2020. 10. 8. 원고들에게 재심청구를 기각하는 통지를 하였다.
그러자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이 부당정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0. 11. 25.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J),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2. 2.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과중하지 아니하며, 징계절차에 하자가 존재하지도 아니한다’라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내렸다.
원고들은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1. 3. 1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E),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5. 14.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10, 14, 29, 32, 37, 49, 50호증, 을나 제1, 3, 8,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이 사건 처분의 절차적 하자에 관하여
원고들의 주장 요지
참가인이 원고들에게 교부한 징계통지서에는 원고들의 징계원인사실이 충분히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적시되어 있지 않고, ② 위 징계통지서 및 징계위원회에서 작성한 징계의결서 중 어디에도 원고들에게 적용된 징계감경사유가 무엇인지 전혀 기재된 바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들의 방어권을 중대하게 침해한 절차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관련 법리
사용자가 징계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당해 서면에 징계사유를 구성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함으로써 근로자의 처지에서 징계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하지만, 징계대상자가 이미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징계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두50642 판결의 취지 참조).
판 단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갑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에 원고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에 대한 징계통지서(갑 제2호증)의 내용을 살펴보면, 제1 내지 4차 연장 행위의 일시 및 계약상대방인 파견근로자의 인적사항, 제1 내지 4차 연장 과정에서 원고들이 위반한 내부 절차규정, 제1 내지 4차 연장으로 인하여 참가인의 명예가 훼손된 경위 등이 다소 포괄적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① 제1 내지 4차 연장 행위에 관한 핵심 쟁점은 다름 아닌 ‘원고들이 제1 내지 4차 연장이 파견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인바, 위 각 행위의 일시와 계약상대방, 관련 내부규정 및 위 각 행위로 인하여 참가인의 명예가 훼손된 경과 등은 징계사유의 성부를 본질적으로 좌우하는 요소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원고 B, C은 징계위원회에 직접 출석하여 소명의 기회를 가졌으므로(갑 제1호증 제16쪽), 그 자리에서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게 되었을 것이라 보이는 점, ③ 더욱이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참가인에게 재심청구를 할 때까지도 징계사유의 특정 여부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재심청구서(갑 제3호증)를 통하여 제1 내지 4차 연장에 이르게 된 경위를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 및 징계양정을 적극적으로 다툰 점 등을 아울러 감안하면, 원고들이 징계사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거나 알고 있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 통지에 관하여 원고들의 방어권을 침해할 정도의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적어도 징계위원회와 재심청구 등 후속절차를 거치면서 그러한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들은 모두 장관급 이상의 표창을 받은 공적이 있고(을나 제13호증), 이는 징계요령 제10조 제1항에 정한 징계감경사유에 해당하기는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징계요령 제10조 제3항 단서 제7호에서 직무태만을 이유로 징계하는 경우에는 공적을 이유로 한 징계감경을 불허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 원고들의 공적은 징계감경사유에서 제외된다.
또한 징계요령 제10조, 제12조 제1항, 제13조의 내용을 종합하면, 징계의결서에 기재하거나 징계대상자에게 통지하여야 할 징계감경사유는 어디까지나 [별표 제2호]에 정한 바와 같이 징계의 종류를 하향시키는 감경사유에 한정되는 것이고, 단지 징계의 기간을 단축하는 데 그치는 감경사유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
그렇다면 설령 참가인이 앞서 본 원고들의 공적을 비롯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이 사건 처분의 정직 기간을 3개월로 낮추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들까지 징계의결서에 기재하거나 원고들에게 통지할 의무는 없다 할 것이다.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파견근로자가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확정된 상황에서 파견기간(2년)의 만료가 임박한 경우에는 해당 전환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파견기간을 추가 연장할 수 있다”는 취지의 정부 지침을 신뢰하여 제1 내지 4차 연장을 하였고, 각 연장행위에 앞서 담당 공무원에게 위 정부 지침의 내용을 거듭 확인하였으며, 상사에게도 진행 상황을 충실히 보고하였다.
또한 원고 C이 소급하여 작성하였다는 파견기간 연장 합의서는 참가인과 파견업체가 작성하는 파견계약서의 부속서류에 불과한바, 위 파견계약서의 존재만으로도 파견 기간의 연장 사실이 드러나므로, 원고 C이 제1 내지 4차 연장을 은폐할 의도를 가지고 파견기간 연장 합의서를 편법으로 소급하여 작성한 것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결과적으로는 제1 내지 4차 연장이 파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제1 내지 4차 연장 및 합의서 소급 작성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직무를 태만히 하였거나, 이로 인하여 참가인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볼 수 없다.
판 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5 내지 9, 13, 16, 27, 37, 42 내지 44, 49, 51호증, 을나 제2, 6, 2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1 내지 4차 연장 및 합의서 소급 작성은 원고들에게 부여된 성실의무를 위반한 행위로서 징계요령 제3조 제1항 제1호(관계법령 위반), 제2호(직무태만), 제3호(D기관 명예 손상) 소정의 징계사유를 구성한다고 판단된다.
파견법 제6조 제2항은 파견근로자에 대한 총 파견기간의 상한을 2년으로 명시하고 있을 뿐, 위 상한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하위 법령에 위임한 바 없다.
그렇다면 정부의 지침으로는 파견법에 정한 총 파견기간의 상한을 적법하게 변경할 여지가 전혀 없으므로, 위 상한에 관련된 정부 지침들은 모두 파견법상의 제약을 대전제로 두고 있다고 보아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정부 지침이 위 상한에 관하여 파견법에 반하는 내용을 규정하였다고 보려면, 해당 지침에서 그러한 이례적인 해석을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뚜렷한 명문의 근거가 드러나야 할 것이다.
제1차 연장이 이루어지기 전에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7. 6. 2.자 ‘공공부문 소속 외 근로자 정규직화 관련 협조 요청’(갑 제5호증) 및 2017. 7. 20.자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갑 제6호증, 이하 위 각 공문을 통틀어 ’가이드라인‘이라고 한다)에 따르면, “가까운 시일 내에 파견계약이 만료되는 경우 신규계약을 추진하기보다 기존 계약을 한시적으로 연장” 또는 “파견계약이 만료되었으나 파견근로자 정규직 전환 준비에 시간이 필요한 경우, 일시적으로 계약을 연장하는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파견계약이 만료된다고 하더라도 해당 파견근로자의 총 파견기간이 2년에 달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모두 존재하는바, 만일 가이드라인을 총 파견기간이 2년에 달한 경우까지 계약기간 연장을 허용하는 취지로 해석한다면 파견법 제6조 제2항에 정면으로 위배되는데다, 가이드라인의 전체 문언을 살펴보아도 그와 같은 취지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명시적인 문구<1>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가이드라인의 의미를 “파견계약이 만료된 파견근로자 중에서 ’총 파견기간이 2년에 미달하는 경우에 한하여‘ 잔여 파견기간의 한도 내에서 정규직 전환 준비에 필요한 기간만큼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으로 제한하여 해석하여야만 파견법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고, 그렇게 보더라도 가이드라인의 문언과 모순되지 아니한다.
설령 원고들의 주장처럼 가이드라인의 적용범위가 모호하다고 보더라도, 원고들은 모두 참가인의 인사 관련 부서에서 장기간 근무한 사람들로서, 파견근로자의 총 파견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 파견법의 내용을 잘 알고 있었고(갑 제51호증의 3 제9, 10쪽), 특히 파견법에서 정한 파견기간 제한을 위반할 경우에는 사용사업주인 참가인이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할 뿐 아니라(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3호), 나아가 형사처벌까지 받게 될 수 있으므로(파견법 제43조 제2호), 원고들로서는 파견법 위반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의 해석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의무가 있었다.
더구나 원고 B은 2017. 8. 10. 제1차 연장을 실행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파견업체의 인사담당자로부터 “가이드라인의 표현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으로는 보이나, 가이드라인에서 말하는 ’계약기간 만료‘는 총 파견기간이 2년에 미달한 경우만을 가리킨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가이드라인의 내용에도 불구하고 제1차 연장은 여전히 파견법에 위반되는 불법파견에 해당하므로 재고를 요청한다”라는 취지로 제1차 연장에 반대하는 내용의 이메일(을나 제2호증)까지 수신하였다.
이로써 원고들은 가이드라인의 진의 및 제1차 연장의 문제점을 분명하게 인식할 계기가 있었음에도, 나아가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등 가이드라인의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제1차 및 제2차 연장을 감행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파견업체 직원의 개인적인 의견만을 들어 가이드라인을 해석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제1차 연장에 앞서 고용노동부 공무원에게 수차례 가이드라인의 내용에 관하여 질의를 하였고, 해당 공무원으로부터 ’가이드라인은 제1차 연장을 허용하는 취지이다‘라는 답변을 받았으므로, 원고들이 위 답변을 더욱 신뢰한 나 머지 가이드라인의 진정한 취지를 오해하였더라도 거기에 귀책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수신하였다는 2017. 8. 10.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계약기간 만료 도래자에 대한 조치요령 송부‘(갑 제9호증)는 파견근로자가 아닌 기간제근로자에 관한 내용이고, 원고들 뿐만 아니라 855개 공공 기관에 일제히 송부된 것이라고 보이므로, 위 공문만으로는 그 무렵 원고들이 고용노동부에 제1차 연장에 관한 질의를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위 사실을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한편 원고 B, C은 검찰 조사에서 “원고 C이 고용노동부의 K 사무관에게 ’총 파견기간 2년이 도래한 파견근로자의 계약기간 연장 가부에 관하여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모호하니, 이를 구체화하는 지침을 달라‘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K 사무관은 기간제근로자에 관한 2017. 8. 10.자 조치요령(갑 제9호증)을 송부하면서 ’기간제근로자에 해당되는 조치 내용을 파견근로자에게 적용해도 된다‘라고 답변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으나(갑 제51호증의 3 제10, 11쪽), 위 진술 내용에 따르더라도 당시 원고 C이 K 사무관에게 정확히 ’파견근로자의 파견기간을 연장함으로써 총 파견기간이 2년을 초과하게 되더라도 파견법 위반은 면책되는 것인지‘ 문의하거나 그에 대한 확답을 받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제3차 연장 시행 전인 2017. 11. 9. 고용노동부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관련 협조사항 및 Q&A 송부‘라는 제목의 공문(갑 제16호증)을 시달하였고, 그중 Q&A 항목(이하 ’Q&A‘라고만 한다)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었다.
Q&A의 내용에 따르면, 파견근로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 협의가 진행되는 도중에 총 파견기간 2년의 만료가 도래한 경우에는 일단 파견계약을 종료한 상태에서 정규직 전환 협의를 속행하여야 한다. 그런데 고용노동부가 위와 같이 Q&A를 통하여 총 파견기간의 상한은 예외 없이 준수되어야 한다는 점을 더욱 분명히 하였음에도, 원고들은 다시금 제3차 연장을 실행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Q&A에서는 정규직 전환 여부가 결정되기 전에 총 파견기간 2년이 만료된 경우의 조치방안만을 언급하고 있으므로, 결국 Q&A에 따르더라도 정규직 전환 여부가 이미 결정된 상태에서 총 파견기간 2년이 만료되는 파견근로자에 대하여는 추가로 파견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Q&A에 그와 같은 취지를 명시한 표현이 없을 뿐더러, 원고들이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2017. 11. 9.자 공문을 받아 결재하기는 하였으나, 그중 Q&A의 내용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특정감사를 받을 때 비로소 인지하게 되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갑 제49호증 제25쪽), 제3차 연장 당시에 원고들이 Q&A의 표현으로 인하여 어떠한 오해를 일으켰다고 볼 여지도 없고, 오히려 원고들이 정규직 전환 과정에 있는 파견근로자의 파견기간 연장 여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도 해당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Q&A의 내용을 면밀히 살피지 아니한 과실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고용노동연수원은 2018. 3. 21. 시행한 ’공공부문 정규직전환 담당자과정‘ 교육에서 Q&A의 내용을 재차 확인하였는데(을나 제6호증 제17쪽), 원고 C은 위 교육에 참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18. 6. 29. 제4차 연장을 반복하였다.
원고들은 제1 내지 4차 연장을 실행하기에 앞서, 해당 내용을 상사인 I 원장이나 L 부원장(원장대행)에게 보고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위 주장의 근거로 제시한 보고문서(갑 제7, 8, 13, 27호증)를 살펴보면, 위 문서들에는 모두 ’정규직 전환 추진 기간 중 계약기간이 만료된 파견근로자의 경우 완료시한까지 한시적으로 연장계약하여 불이익이 없도록 조치‘라는 일반적인 원칙만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나아가 연장계약의 대상이 되는 개별 파견근로자의 총 파견기간이 얼마인지는 밝히고 있지 않으므로, 위 보고문서의 내용만을 보아서는 제1 내지 4차 연장과 같이 총 파견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 예상하기 어렵다 할 것이다.
또한 L도 검찰조사에서 “제1, 2차 연장에 관한 내용을 모두 보고받았다”라는 막연한 진술을 하였을 뿐이므로(갑 제51호증의 3 제14, 15쪽), 위 진술을 보태더라도 원고들이 L에게 제1, 2차 연장에 따라 총 파견기간이 2년을 초과하게 된다는 내용까지 정확하게 보고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참가인이 통상 2년 이내의 범위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여 온 실무에 비추어 볼 때, 위 보고문서에 기재된 ’계약기간이 만료된 파견근로자‘는 곧 계약기간 2년이 만료된 경우를 의미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실제 참가인의 파견근로자 사용현황을 살펴보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참가인의 사업장에 파견된 근로자 중 불과 4.5%만이 2년간 파견계약을 유지하였고, 나머지 파견근로자들의 계약기간은 23개월 이하였으므로(갑 제37호증 제19쪽), 이러한 인사실무를 고려한다면 오히려 위 보고문서는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으나 총 파견기간은 2년에 미달하는‘ 대다수의 파견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삼았다고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사전에 상사에게 제1 내지 4차 연장 사실을 보고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다른 증거가 없다.
참가인 및 참가인의 대표자 I 원장은 제1 내지 4차 연장에 따른 파견법위반죄로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을나 제29호증). 위 사실만으로도 참가인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참가인과 파견업체 둘만이 당사자가 되어 작성하는 파견계약서(갑 제42호증, 제43호증의 1, 제44호증의 1)와는 달리, 파견기간 연장 합의서는 참가인, 파견업체 및파견근로자 3자가 작성하는 것인바(갑 제43호증의 2, 제44호증의 2), 파견기간 연장 합의서는 파견근로자의 의사표시까지 담고 있으므로 파견계약서와 구별되는 독자적인 중요성을 지닌다.
그럼에도 담당 직원인 원고 C이 위 합의서의 작성을 9건이나 누락하고, 그 사실을 상사에게 보고하는 대신에 날짜를 소급하여 합의서를 작성하는 편법을 사용한 것은 인사 담당자로서의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행위로 평가함이 상당하고, 단지 원고 C이 위 합의서 누락에 더하여 제1 내지 4차 연장까지 함께 은폐할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하여 달리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처분의 징계양정에 관하여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판 단
앞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갑 제19 내지 27, 30, 37호증, 을나 제5, 10,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의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징계요령 제2조 제6항은 ’해임, 강등, 정직‘을 중징계로, ’감봉, 견책‘을 경징 계로 분류하는 한편, 제10조 제3항에서 “행정기관의 감사처분요구에 의한 징계는 중징계, 경징계 내에서만 감경할 수 있다”라고 정하였다.
참가인은 행정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부터 원고들에 대한 중징계 요구를 받은 것이므로, 위 징계요령에 따라 해임, 강등 또는 정직 중 하나만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징계요령 [별표 제7호]의 징계양정기준에 의하더라도, 원고들의 비위유형은 성실의무 위반 중 직무태만에 해당하는바, 그 비위의 정도가 약할 뿐 아니라 과실도 가벼운 경우에 한하여 감봉 이하의 경징계가 가능하다.
그런데 ① 원고들은 파견업체의 파견법 위반 경고 메일, 고용노동부의 Q&A 공문, 고용노동연수원의 2018. 3. 21.자 교육 등을 통하여 2년을 초과한 파견기간 연장의 위법성을 감지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이드라인에 대한 독자적인 해석을 고수하면서 제1 내지 4차 연장을 강행한 점, ② 제1 내지 4차 연장에 관하여 사전에 전문가의 자문을 받거나 상사에게 별다른 보고를 하지 않았고, 더욱이 상사로부터 위 각 연장을 시행하라는 적극적인 지시를 받았다고 보이지도 않는 점, ③ 다른 공공기관에서 원고들과 같은 방식으로 가이드라인을 잘못 해석하여 파견법을 위반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점, ④ 원고 C이 9건에 이르는 파견기간 연장 합의서의 작성을 누락한 실책도 가볍지 않은데다, 상사에 대한 보고 없이 위 합의서를 소급하여 작성한 것은 본인의 과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행한 비위행위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 모두에게 중대한 과실이 인정된다.
나아가 ① 원고들의 비위행위로 인하여 파견기간이 불법 연장된 근로자가 총 22명에 달하는 점, ② 위 파견기간 연장에 따른 직접고용의무의 발생 여부를 둘러싸고 참가인과 파견근로자 사이에 민사상 분쟁이 일어나는 단초를 제공한 점, ③ 나아가 참가인과 그 대표자가 파견법위반죄로 기소되어 형사처벌의 위험에 놓였고, 위 사 실로 공공기관인 참가인의 명예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 점, ④ 제1 내지 3차 연장이 잘못된 선례로 작용함에 따라 원고 A, B의 후임인 G, H까지도 같은 실책을 범하기에 이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범한 비위행위의 결과도 무겁다고 판단된다.
다만 ① 제1 내지 4차 연장 대상 파견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고용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정규직 전환 계획이 추진되고 있었는바(갑 제19 내지 27, 30호증), 그 과정에서 원고들 나름대로 위 파견근로자들의 고용 단절 내지 공백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비위행위에 이르게 된 점, ② 위 파견근로자들 중 대부분은 2019. 11.경 참가인의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됨에 따라 실직의 위험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이는 점(을나 제5, 10호증), ③ 현재까지 참가인과 그 대표자가 파견법위반죄로 유죄확정판결을 받은 상태는 아니고, 위 범죄의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남아 있어 보이는 점 등 원고들에게 유리한 사정들을 최대한 참작하여 비위 정도를 평가한다면, 원고들의 비위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다.
징계양정기준은 위와 같이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이 있는 직무태만에 대하여는 강등 내지 정직을 선택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참가인이 원고들에게 정직처분을 한 것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중징계 요구는 물론이고 자체 징계양정기준에도 부합한다.
원고들은 모두 장관급 표창을 받은 공적이 있으나(을나 제13호증), 징계요령 제10조 제3항 제7호에서 직무태만의 경우에는 공적을 이유로 한 감경을 불허하고 있고, 달리 원고들에 대한 징계의 종류를 감경시킬 사유를 찾아볼 수 없다.
정직의 기간은 최대 6개월까지 정할 수 있는데(징계요령 제9조 제1항 제3호), 참가인은 위에서 본 원고들의 공적과 그 밖의 유리한 정상들을 참작하여 정직 기간을 각 3개월로 결정한 것이라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참가인이 ① 원고들과 같은 종류의 비위를 저지른 후 임자 G, H에 대하여는 감봉 1개월의 경징계를 하였을 뿐이고, ② 명백한 고의범인 성관련 비위나 연구비 편취 행위를 저지른 직원들에게도 원고들과 같은 정직 3개월 처분을 한 전례를 볼 때, 이 사건 처분은 형평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G, H는 후임자로 부임한 지 불과 4개월이 경과하여 업무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원고들이 행한 제1 내지 3차 연장의 선례를 좇아 비위행위에 이른 것이라 보이므로, 그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② G, H는 제4차 연장에만 가담하였으므로 비위행위의 횟수와 규모도 원고들에 비하여 적은 점, ③ G, H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부터 (경)징계 요구를 받은 데 그친 점(갑 제37호증 제24쪽), ④ 원고들의비위행위가 장기간에 걸쳐 수차례 반복되었고, 그동안 원고들은 고의에 가까울 정도로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⑤ 원고들의 비위행위로 인하여 참가인 본인이 직접 형사처벌의 위험에 처하게 된 점, ⑥ 그럼에도 원고들은 현재까지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며 개전의 정을 보이고 있지 아니한 점 등을 두루 감안하면, 원고들이 제시하는 사례들과 비교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처분의 양정이 명백히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절차상 하자가 보이지 않고, 징계사유도 모두 인정될 뿐 아니라, 징계양정 역시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부당한 징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결 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